옛날에 옥피리를 아주 잘 부르는 사람이 살았었습니다.
그는 오직 옥피리를 부는 것을 낙으로 삼고 오늘도 바람이 곡조를 잘 실어다가 나눠 줄 언덕빼기에 앉아 자신의 소리로 천지에 배달하였습니다. 자신의 신세를 타령하듯 아주 구슬프게 맛의 가락을 넣어 심취하고 있었지요. 한참을 불고 있는데 어디선가 그윽한 향기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러더니 자신의 앞에 왠 아름다운 선녀가 홀연히 나타나 서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말로 아름다운 향기나는 선녀를 눈앞에 두고 깜짝 놀라 일어나 피리를 감추고 뒤로 물러섰습니다. 향기나는 아름다운 선녀를 바라보고만 있는데 선녀가 먼저 입을 열어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계속해서 옥피리를 불러 주세요 너무나 피리소리가 아름답고 구성지어서 들으려 왔으니 당신의 옥피리 소리를 계속해서 들려주세요” 향기선녀의 말에 피리소리는 해가 너머 한 밤중까지 이어져 새벽녘까지 불었습니다. 향기선녀의 아름다운 모습과 피리소리의 구성진 소리가 온 밤을 지새우게 하였습니다. "고마워요 너무나 아름다운 옥피리소리에 제가 너무 늦었습니다. 이제 얼른 가야겠습니다" 하며 향기선녀는 서두르는 것이였습니다. 공손히 인사를 하며 하늘로 올라 갈 준비를 하니 옥피리를 불던 사내의 마음은 섭섭하고 다급했습니다. 언제까지나 붙들어 두려고 그렇게 열심히 불었건만 기왕에 같이 살자고 말하려 했건만 새벽닭이 울어 대니 하늘로 가야 한다니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많았습니다. "향기선녀님 가지 마시오. 이리 홀연히 왔다 홀연히 나의 마음을 앗아 가신다니 가지마시오. 평생 피리소리로 행복하게 해 주겠소" 향기 나는 선녀는 이미 하늘로 올라 갈 준비로 피리 부는 사내의 곁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었습니다. " 아니됩니다. 그냥 가지 마시오. 그러면 그리 가신다니 어쩔수가 없게소. 많은 내가 평생 선녀를 생각할 수 있는 정표라도 주시고 가시오"하며 간절해 하는 것이였습니다. 향기선녀는 이내 사내 앞으로 다가와서 자신의 머리에 꼽고 있었던 옥비녀를 말없이 사나이의 손에 꼬옥 쥐어 주고는 사르르 하늘로 올라 가 버리는 것이였습니다. 하늘로 따라 올라 가고픈 사내의 마음은 이미 넋이 나가 그만 손에 쥐고 있던 향기선녀의 옥비녀를 땅에 떨어 뜨리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홀연히 사라진 선녀의 하늘 길을 따라 하늘만 멍하니 바라 보고만 있었던 것이였습니다. 아주 한참 만에야 선녀가 주고 간 정표를 손에서 찾으려니 찾을 수가 없었어요. 저 만치 낭떨어지에 떨어진 옥비녀가 눈에 띄였습니다. 그래 그것을 주우려 내려가 보니 옥비녀는 없어지고 그곳에 향기선녀의 향기가 나는 옥비녀를 닮은 백옥같은 하얀 꽃봉오리가 망울져 피여 있으니 그 꽃의 꽃봉오리가 선녀가 던져 주었던 옥비녀와 흡사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꽃을 옥잠화(玉簪花) 즉 '옥비녀꽃'이라고 부른답니다.
꽃말: 조용,사랑, 침착 옥잠화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중국이 원산지다. 정갈한 잎 사이로 비녀 같은 깨끗한 줄기와 하얗고 길쭉한 꽃모습이 선녀가 남기고 간 옥비녀와 같다고 해서 옥잠화라 부르며 꽃은 8~9월에 피고 흰색이며 향기가 매우 좋아 최근에는 향수로 개발되기도 했다. 옥잠화는 관상용, 식용이나 한방에 두루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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