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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대화 스크랩 관능적인 황진이
백귀숙 추천 0 조회 167 12.10.31 17:37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관능적인 황진이

 

 

제목인 '관능적인 황진이' 에 관해 글을 쓰기 전에

황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신

중학교 때 국어선생님부터 소개를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야 겠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은 158cm정도의 작달막한 키에

장난끼있고 유머러스한 그 당시 30대 초반의 남자분이셨다.

 

선생님께선 간혹 황당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곤 하셨는데,

 

예를 들면, 자신의 연애 경험담이나,

어린 학생들 앞에 야한 이야기도 서슴치 않고 하곤 하셨다.

 

선생님은 작은 키에 쌍꺼풀진 눈이 유난히도 부리부리하고,

늘 술취한 듯 홍조띤 얼굴로 외모가 좀 느끼하고 익살스럽게 생기셨는데,

선생님의 웃기는 경험담 중 하나를 꼽자면,

 

" 애들아, 내 버릇 중에 사람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버릇이 있는데,

내가 몇년 전에 버스를 탔거든...

 

근데 버스 안에 미니 스커트를 입은 아가씨가 앉아 있는거야.

나는 그냥 버릇대로 무심코 그 아가씨를 뚫어져라 쳐다봤지.

 

 근데 그 아가씨가 버스에서 내리기 직전에 갑자기

내 싸대기를 사정없이 날리고 내리지 뭐냐! ㅋㅋ"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중1 이었던 나는 분간이 가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그 부리부리한 눈으로 미니 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를

빤히 쳐다본 것이 그 아가씨에게 홀딱 반해서 쳐다본 것을

 

학생들 앞에서 괜시리 어색하니까

자신의 버릇이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라는

어줍잖은 변명으로 포장하신다는 느낌이

 

그 때도 들었다.

 

선생님은 여자친구에게 작업건 이야기도 해주셨는데,

 

"그 때가 한겨울이었거든... 내가 대학시절에 연애할 때의 일인데 말야.

데이트 하기 전에 먼저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치밀하게 준비를 했지.

 

 데이트 하는 날 폭설이 내리는 장소를 일부러 골랐지.

 

 강원도 인적없는 산골을 골라서 아버지한테 빌린 차를 몰고 갔는데

내 예상대로 함박눈이 마구 쏟아지는 거야.

 

 그래서 온 세상이 눈으로 덮히고 차가 눈 속에 갇혀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거든. 

 

 내 계획대로 척척 맞아들어가니까 나는 쾌재를 불렀지.

 

 기회는 이때다 싶어 여자친구에게 찐하게 뽀뽀를 하고나서

팍 쓰러뜨린 후에 뜨겁게 포옹을 하려는 찰나에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차창 밖을 쳐다보니,

등산왔다가 눈에 갇힌 4~50대 아저씨들 대여섯명이

낄낄거리면서 차 안을 들여다 보고 있지 뭐냐?

 

오매~산통 다 깨져부렀다~!"

 

이런 황당한 경험담들을 중 1 여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간혹 해주셨는데, 황진이 시조를 배우는 시간에

 

황진이가 어떻게 지족선사를 파계시키고 서경덕을 유혹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겠다고 하시면서 기대하라고 하셨다.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우리들은 호기심에

두 귀를 쫑긋 세우며 들을 준비를 갖추었다.

 

 

"송도삼절이 황진이, 서경덕, 박연폭포거든...

오늘날의 개성, 송도에는 참선을 30년이나 한 유명한 스님이 있었어.

 

 면벽묵언수행이라고, 벽만 쳐다보면서

아무말없이 꼼짝않고 앉아서 수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족선사가 그렇게 꼬박 10년을 벽만 보며

묵언수행을 한 송도에서 알아주는 스님이었지.

 

송도에서 한창 이름을 날리던 황진이도

지족선사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

 

뭇남성들이 절세가인인 황진이에게 안넘어간 남자들이 없었는데

지족선사와 서화담만은 유혹할 수 없을거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황진이가 (어디 내 미모에 안넘어가는 남자 있나봐라.) 하고

도전정신과 장난끼가 발동해서

먼저 지족선사를 시험해보고 쓰러뜨려보기로 작정했지.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황진이는 모시에 풀먹인 옷을 입고,

지족선사가 수행하는 동굴을 찾아가서 애교섞인 코맹맹이 소리로

 (비가 오는데 소녀 갈 곳이 없사옵니다. 오늘 밤만 비를 피하게 해주시와요.)

 

황진이는 비를 흠뻑 맞은 모습으로 추위에 떠는 척 하며 

동정심을 유발해서 일단 굴속에 들어가는데 성공했지.

 

근데 풀먹인 모시옷이 비에 젖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냐?

모시옷이 느슨한 그물처럼 생긴 옷인데 비에 젖으면

몸에 착 달라붙어서 콜라병같은 몸매랑 백옥같은 살결이 그대로 비치지.

 

절세미인 꽃같은 얼굴에 착 달라붙은 모시옷 위로

아슬아슬 은근히 비친 봉긋 솟아오른 젖가슴,

그물같은 옷 틈새로 은은히 비치는 앵두같은 붉은 꼭지,

 

한 품에 쏙 들어올만한 잘록한 허리가 지족선사 눈에 들어왔지.

 

원래 다 보이는 것보다 은근히 비추는 아찔한 실루엣이

남자들을 더 맛이 가게 만든다는 사실!

 

지족선사도 보는 눈이 있으니,

 

아무리 수행을 30년이나 하고 면벽수행을 10년이나 한 스님이라도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ㅋㅋ

 

비오는 소리는 부슬부슬 들리고 꽃같이 아름다운 황진이가

일부러 옷고름을 살짝 풀어헤치고

 

동굴 속에 비맞아 덜덜 떠는척 하며 앉아있으니,

지족선사가 추워보인다며 옷고름을 묶어준다고

 

손을 내밀어 옷고름을 묶어주려고 하니까

황진이가 그 손을 덥석 잡아서 뽀얀 가슴 속살로 확 밀어 넣었지.

 

지족선사는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두근거리고,

사지가 떨리고 눈앞이 깜깜해지고 아무것도 뵈는게 없어지면서,

 

그대로 황진이 품에 끙~하고 쓰러지고 말았단다.

 

황진이는 지족선사를 정복하고 회심의 미소를 흘렸지,

이렇게 지족선사는 자신의 욕정을 이기지 못한 것을 크게 한탄하고

 

아무리 수행해도 사내란 짐승과 다를 바 없구나 

자괴감을 느끼면서 파계하고 하산하고 말았지.

 

이 때 생긴 말이 바로 '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 이란 말이다. ㅎㅎ

 

 

이렇게 지족선사를 무너뜨린 황진이는 

화담처사 서경덕이 벼슬에 뜻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학문의 깊이와 정통함이 뛰어나며

도통 여자에겐 관심조차 없는 대쪽같은 선비라는 말을 듣고

 

한 번 시험해 볼 생각이 일어나서 지족선사에게 써먹던 똑같은 수법으로

 

비오는 날 밤에 서경덕을 찾아가서 서경덕이 은거하는

초당에 하룻밤 재워달라고 했지. 

 

비맞아서 착 달라붙은 육감적 몸매와 은근히 비추는 

요염한 자태를 하고 있는 황진이를 서경덕이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비맞은 옷을 입고 있으면 감기걸린다면서 옷을 홀라당 벗기고는

젖은 물기까지 직접 다 꼼꼼히 닦아주고 이부자리를 펴주었단다.

 

황진이는

(저도 사내인데 가만히 있을리 없지...) 생각하고 알몸으로 누워있는데

서경덕이 눈 깜짝않고 책상머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거야.

 

황진이가 오기가 발동해서 잠꼬대하는 척 하면서

다리 한쪽을 책상에 탁 올리며 유혹하는데 

 

서경덕이 다리를 살며시 내려놓더니

벌거벗은 알몸을 이불까지 포옥 덮어주는 거야.

 

그래도 포기를 안하고 새벽녘까지 기다렸는데

서경덕이 황진이 옆에 눕더니 그냥 코를 골고 자는거야.

 

그렇다고 서경덕이 내시는 아니다잉.

 

그래서 황진이가 과연 절개있는 학자로구나! 감탄하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면서

 

그 뒤로 서경덕에게 제자로 삼아달라고 떼를 써가지구설랑 

제자가 돼서 도학을 배우기도 하면서 평생 서경덕을 흠모하며 살았단다.  

 

그렇게 해서 황진이가 꼽은 송도에 꺾을 수 없는 삼절이 있는데,

바로 황진이 자신과, 박연폭포, 서경덕을 꼽았다는 말씀!

 

아그들아, 재미있냐?"

 

 

중 1 소녀였던 나는 선생님이 해주신 황진이에 얽힌

야릇하고 미묘한 야사를 듣고 어렴풋이나마

性에 눈을 뜨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이야, 황진이가 조선 중종때 재색을 겸비한 유명한 송도 기생이자,

시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멋진 여인임을 익히 알고 있고,

 

황진이의 시조들도 좋아하지만,

황진이의 예술가적인 훌륭한 면모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선생님이 이야기 해주신 황진이에 관한 야사를 통해

먼저 황진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

 

뛰어난 예술가로서의 황진이가 아닌 외설 황진이를 먼저 알게 해버린

국어 선생님을 원망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ㅎ

 

수업시간이면,

병든 닭처럼 졸아대며, 공부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도,

이런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토시 하나도 빠짐없이 귀담아 듣고

스폰지처럼 머릿 속에 쏙쏙 흡수하던 우리반 친구들과  

한창 호기심많던 어린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라 살며시 미소지어 본다.

        

  

                  [서경덕과 황진이의 화답시] 

 

 마음이 어린 후(後)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萬重雲山)에 어늬 님 오리마난

          지난 닙 부난 바람에 행여 ?가 하노라.

 

        《 마음이 어리석으니 하는 일이 모두 다 어리석구나.

            구름이 겹겹이 쌓여 험한 이 산중에 어느 님이 오리오 마는

            떨어지는 나무잎 소리와 바람부는 소리에 행여 님이 오는 소리 인가 하노라.》

                                                                         <서경덕>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언제 소겼관대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없네

          추풍에(秋風)에 지는 닙 소?야 낸들 어이 하리오

 

           《 내 언제 신의 없이 님을 속였길래

               달도 기운 깊은 밤에 님이 오려는 기척이 전혀 없네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

                                                  <황진이>

 

 

                            출처 : 인터넷 - 은별~☆님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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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2.10.31 17:45

    첫댓글 오랜만에 글을 올리면서 너무 야한 글을 선택해서 미안해요... 글을 읽다보니 재미가 있는것 같아서 올려 드립니다 ㅎ 나이도 웬만큼 들었으니 ..이해하실거라 생각하며..// 오늘 회장님게 우연히 전화를 드렸더니.. 둘째 딸래미가 세무사시험에 합격 했다는소릴 전해 주더군요..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라 제가 흥분을 다 하였답니다..무쪼록 우리 적십자에서 좋은 소식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고보니 내일이 월례회네요... 무르익어가는 가을날 월례회를 하다 창밖을 쳐다보면 단풍이 너무 아름다울것 같아요.. 정말 그럴거예요..내일 모임을 하면서 창밖을 한번 내다 보아주세요.. 저의 말에 공감할겁니다..우리 회원님들의 옷색깔도 가을로

  • 12.10.31 18:27

    10년 공부가 도루아미타불 된것이 황진이의 짓이란걸...60 밑자리 깔은 지금 에야 알았답니다~~휴~~~~우~~그래도 얼매나 다행 입니까~~지금에라도 알고 이세상 하직 한다는것이...히히히~~귀숙씨~~넘,잼 나게 읽었다요~~후편도 기다릴께용~~ㅎㅎㅎ

  • 작성자 12.10.31 22:03

    무엇보다 형님이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너무너무 기뻐요..ㅎ 정말 제가 형님을 많이 사랑하긴 하나봐요 ㅎ... 형님이 귀숙씨 하고 부르니..제가 가슴이 다 벌렁벌렁하거던요 / 형님이 요즘 많이 건강해지셨다는걸 회원님들을 통해서 듣고 잇어요.. 산에 올라가시면 대략 몇시간쯤 산을 타시나요..제도 산에 가고 싶은데 골다공증이 심하다고해서 그냥 평길을 걷고만 잇답니다..형님 내일 또 뵐게요..언제나 건강하시길,,

  • 12.10.31 23:01

    귀숙씨 덕분에 많은 이들이 유식해졌네요~~당신 대단해요~~^^

  • 작성자 12.11.01 08:01

    미행님 안녕!! 창밖을 쳐바보니 단풍이 아름다워요.... 미행님 지경임형님 아시죠?.. 그분 아저ㅆ가 몸이 편찮으셨는데..지금은 많이 쾌차해지셨답니다..아침이면 공원을 돌고 계시는게 눈에 들어온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공원을 쳐다보면 운동하시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답니다..보통 우리 연령대가 많고..더 나이드신분들은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걷고 있어요..지금이라도 늦지를 않으니까..모두들 건강을 조심해야 되겟지요..젊었을때는 운동안하다가 저처럼 골다공증이나 걸리고..우이,,슬퍼라

  • 작성자 12.11.01 23:00

    미행님 너무 야한걸 올려서 부끄러워질려고해요.. 조심조심 할게요.. 깊이 있게 읽지않고 서두만 읽다 재미있을것 같아서 올렸는데 다시금 읽으니 영 마음이 그러네요..정희형님도 저의 기분 살려 줄려고.. 재미있다고 하셨을거예요..아무튼 정희형님 상대방 마음 헤아리는 씀씀이는 알아줘야한다니까요

  • 12.11.02 11:42

    나도ㅗ 나이듦인지 잼나네요.무엇보다 중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는 부분요.순수 더하기 새로움이 누군가를 문학가로 만들 잖아요.그때가 좋았지요.

  • 작성자 12.11.02 19:08

    어..선옥씨가 들어왔네요.. 우리 길거리서 자주 만났죠.. 난 선옥씨가 참 좋아요.. 길거리서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지나고나서도 한참을 선옥씨를 생각하곤 한답니다.. 저의 마을을 알기나 할까요.. 요즘 운동을 해서 그런지 전보다 얼굴이 더 좋아진것 같아요

  • 12.11.02 19:49

    선옥씨 몸관리(건강을 위한) 차원의 운동과 산행은 정말 본 받을만해요~~ 참말 부럽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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