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이 함께 나무를 심었습니다. 1953년 생 소나무를 심었습니다. 1953년 정전 협정을 기억하며 심은 나무겠습니다. 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를 다짐하며 심은 나무겠습니다. 올 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기로 합의했습니다. 6개월 전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툭하며 미사일을 발사하고, 자칫하면 전쟁이 일어날 것 같았으니까요.
(사진출처:중앙일보 2018년 4월27일)
전쟁의 소문이 들리던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흐릅니다. 기적입니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할지로다”(시107:21) 기적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생하게 행하신 기적이 있습니다. 김 목사는 평화협정을 대학 국제법 수업 시간에 처음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정전협정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그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전쟁에 관한 협정을 하는데, 미국과 중국과 북한만 참여했고, 대한민국은 당사자로 서명하지 못했습니다.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었던 우리가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에 서명하기 위한 능선에 오르고 있습니다. 기적입니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할지로다”(시107:31)
전쟁의 기운이 가득한 땅에 평화의 강이 흐르게 될까요. 우리가 사는 땅에서 전쟁이 떠나고 평화가 온다면, 그게 바로 속량이겠습니다. 속량은 노예를 위해 빚을 청산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노예였던 자가 억압의 굴레를 벗고 자유민이 되는 것이 속량이었습니다. 똑같은 일을 한다 해도, 노예로서 일하는 것과 자유민으로서 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인생입니다. 한반도를 사는 우리에게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겠지만, 전쟁의 기운이 가득한 땅을 사는 게 아니라 평화의 강물이 범람하는 땅을 산다면, 속량과 다름없는 것이지요. 분단으로 인한 전쟁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곳에서는 억압이 정당해지고, 안보 이데올로기가 모든 선한 가치들을 무력화시켜버리기 때문에, 전쟁의 소문이 도는 땅을 사는 사람은 노예와 비슷합니다. 생각도 노예처럼 하고, 결정도 노예처럼 하기 십상입니다.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된다면,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속량되는 것입니다. 기적이 있습니다. 한반도 동서남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푸셨습니다.(시107:3)
기적을 베푸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들이 근심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들의 고통에서 건지시고 또 바른 길로 인도하사 거주할 성읍에 이르게 하셨도다”(시107:6~7) 하나님은 광야 사막 길에서 방황하며 주리고 목이 말라 피곤한 사람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십니다. 근심 중에 기도하는 사람의 기도를 들으시고 마침내 마을inhabited city에 이르게 하십니다. 기적이 있습니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the children of Adam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할지로다”(시107:8)
고통은 징계의 성격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며 지존자자의 뜻을 멸시하는 자에게 고통을 주시기도 하십니다.(시107:11~12) 또, 하나님의 일을 이루기 위한 고통도 있습니다.(요9:3)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거나 지존자의 뜻을 멸시했던 사람이 겪어야 하는 고통에서도 하나님께서 건져주시는데, 하물며 하나님의 일을 이루기 위해 고통 받는다면, 하나님께서 당연히 건져내 주실 것입니다.
민란이 아니면 살 수 없었던 민초들을 방치한 조선왕조의 죄악이 제국의 지배를 불렀고, 다시 제국의 성격을 띤 강대국들의 개입으로 분단과 전쟁을 겪게 되었습니다.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의 고통은 죄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반도의 기독인들은 회개하며 평화를 위해 간절히 쉬지 않고 기도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제, 우리 기도를 이루어주신다고 믿습니다.
도저히 열릴 것 같지 않았던 북쪽으로 난 길이 조금씩 열리는 중입니다. “그가 놋문을 깨뜨리시며 쇠빗장을 꺾으셨음이로다”(시107:16) 하나님께서 놋문을 깨뜨리시고, 쇠빗장을 꺾으십니다. 하나님께서 놋문을 깨뜨리시듯 고통을 깨뜨리시고, 쇠빗장을 꺾으시듯 문을 열어 우리가 살만한 마을에 들어가게 해주시실 기도합니다.
기적이 있습니다. 기적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이 현실 속에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발표한 연내 종전선언 합의는 기적이었습니다. 만남을 통해 기적이 일어납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 쌓여 기적이 될 것입니다.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변하듯, 우리에게도 기적이 있습니다.
변방 김포에서, 김포의 작디작은 예배당에서 새로운 샘이 솟는 기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장애인을 만나고, 이주민을 만나고, 우리가 서로를 만나는 순간이 쌓여 기적이 될 것입니다. 평범하고 작은 일상을, 어쩌면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기적이 있을 것입니다. “마른 땅이 변하여 샘물이 되게” 하실 것입니다.(시107:35) 마른 땅에 나무를 심는 이유입니다. 샘이 보여 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땅 아래 보이지 않는 수맥을 따라 샘이 흐르는 줄 믿어 나무를 심습니다.
오늘 우리는 2018년 생 나무를 함께 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