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출신인 저는 객지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는 아름다운 자연으로 돌아가 새소리 들으며 텃밭일구는 한가로운 노후를 갈망했습니다 환갑무렵 운좋게도 고향인 천안에 조그만 토지를 구입할수 있었고 아담한 농막도 직접 꾸몄습니다 주말에 농장간다는 희망으로 한주를 보냈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중단했던 빈첸시오 활동도 재개하였습니다 간혹 자동차도 이용하지만 주로 버스 두번 전철두번 갈아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였습니다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았습니다 따스한 햇살이 깊은 주름살을 만들었지만 아직 찬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3월의 하순 어느날 일이었습니다 구로에서 천안행 급행전철을 갈아타고 안양을 지나 수원에 도착하니 사람도 많이 내리고 군데 군데 빈자리도 생겼습니다 남루한 차림의 중년남자가 전철안으로 들어서면서 ( 평택가요? ) 하고 물었습니다 까치집머리에 옷등의 비듬 초췌한 모습이 사람들은 반가울리 없었고 대답은 커녕 혹여 옆자리에 앉을까 걱정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나역시도 저쪽으로 갔으면하는 마음이었는데 몹시 피곤한 표정을 보니 나도 모르게 ( 예 ! 가요 ) 하고 자리를 좁히며 앉기를 권하였습니다 퀘퀘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비듬이 묻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이 내 어깨에 기대어 금새 잠이 들었고 쌔근 쌔근 코를 곯았습니다 자리를 옮겨갈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잠든 모습이 얼마나 평온한지 깨울수가 없었습니다 어제밤 잠이나 제대로 잤을까 ? 얼마나 추위에 떨었을까 ? 안스러운 마음이 생기자 왼쪽어깨가 갑자기 따듯해 지면서 악취도 사라졌습니다 3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평택에 가까이 오자 언제쯤 깨워야하나 작은 고민도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자게하려고 안내방송이 나온 후에야 ( 평택왔습니다 ! ) 하고 흔들어 깨웠습니다 이런생활에 익숙한지 벌떡 일어나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며 허리숙여 ( 고맙습니다 ! ) 하고 인사를 하는데 잠시의 휴식 때문인지 표정도 한층 밝아졌고 혈색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었을때 가슴이 뭉클해 지면서 감정이 솟구쳐 오르고 뜨거운 눈물이 미간을 타고 흘렀습니다 불쾌한 것은 잠깐이었지만 배려함에서 얻은 기쁨은 대단했습니다 어려운 이는 항상 주위에 있고 이웃사랑은 결코 거창한것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날따라 삭막한 산야가 더 아름다워 보였고 오가는 사람들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결국 이런것이 빈첸시오 정신이고 하느님의 은총이며 하느님은 내안에 계시다는 믿음을 간직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