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치통을 경험하는 경우가 훨씬 드물답니다. 충치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도 치통을 경험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치아의 반이 없어질 정도로 충치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아무런 치통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을 한두번 본게 아니랍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치통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일단 통증을 완화해주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일단 아픈 치아 주변에 음식물이 끼지는 않았나 잘 살펴보시고 양치질과 치실을 사용해서 치아 주변을 깨끗하게 해주도록 하세요. 따뜻한 소금물로 입 안을 헹구는 것도 도움이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6살 이하의 아이들은 보통 소금물을 뱉어내기 보다는 삼킬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것 기억하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타이레놀을 주시면 대부분의 경우 치통이 완화되고 밤잠을 잘 잘 수 있을거에요. 만약 염증으로 인해 얼굴이 좀 부었다면 얼음찜질을 해주도록 하세요. 하지만 얼굴을 부을 정도로 염증이 심하다면 봉와직염(cellulitis)일 것이고, 이 경우에는 당장 응급실로 아이를 데려가셔야 합니다. 봉와직염은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항생제 치료가 꼭 필요하지요. 여하튼 치통이 있으면 위와 같이 집에서 응급조치를 취하시고 하루 속히 아이를 근처 치과에 데리고 가시기 바랍니다.
2. 혀, 입술 또는 볼에 열상(laceration) 또는 물린 상처가 생겼을 때
일단 멍이 든 환부에 얼음찜질을 해주도록 하세요. 만약 출혈이 있다면 깨끗한 거즈(gauze)나 천으로 환부에 firm하면서도 gentle한 압력을 가해서 지혈을 해주도록 하세요. 그래도 15분 이상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면 근처 병원 응급실로 아이를 데리고 가시길 권합니다. 열상/물린 상처가 깊어서 봉합을 해야 할 정도이거나, 고양이나 개에게 물렸거나,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병(당뇨병, 간이나 폐병, 암, HIV 등)이 아이에게 있는 경우에도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셔야 합니다. 또한 파상풍(tetanus) 주사가 update되지 않은 상태이어도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시는 것을 권합니다. 보통 5년이 지나면 booster shot을 맞아야 하지요.
3. 영구치가 빠졌을 때
아이가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거나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하는 경우에 위에 있는 앞니가 부러지지 않고 통째로 빠져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답니다. 특히 위 앞니가 돌출된 경우에는 더 자주 생기는 현상이지요. 이를 치아의 이단(avulsion)이라고 하지요. 젖니도 아니고 영구치가 빠지면 아이도 부모님/보호자분도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우선 심호흡을 고르게 하시고 진정하도록 하세요. 치아가 이단한 경우 가장 좋은 응급조취는 최대한 빨리 제자리에 넣는 것이랍니다. 이것을 재식(replantation)한다고 하는데 재식을 하기 전 치아에 흙이나 그 외 더러운 것들이 묻어 있다면 치아의 머리쪽을 손가락으로 잡으시고 치아의 뿌리를 약하게 흐르는 물에 gentle하게 닦아주셔야 합니다. 하지만 치아의 뿌리 쪽은 절대로 손가락으로 건드리지 마시고 치아 뿌리를 비누로 닦거나 세게 흐르는 물에 닦는 것은 삼가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치아의 재식 후에는 깨끗한 거즈나 천을 아이가 살짝 물게 함으로 치아가 다시 튀어나오지 않게 해주셔야 합니다. 아이에게 이빨을 잘 고정시키고 있으라고 말해주시고 부모님이나 보호자분께서 병원에 도착할 때 까지 아이를 잘 감시(?)하도록 하세요. 만약 치아의 재식이 어떤 이유로든 불가능하다면 우유에 치아를 담으시고 어서 병원으로 뛰어/운전해서 가시기 바랍니다. 사고가 난 후 치아 재식까지 30분 이상 걸리게 되면 치아의 prognosis가 아주 나빠지게 되니 시간을 다투어 치과에 달려가시길 바래요.
다음에는 응급조치 2탄으로 여러분들을 만나뵙도록 할게요.
P.S.: 평소에 근처 병원 응급실이나 치과가 어디 있는지 미리 알아두도록 하세요. 그래야 사고 시에 당황하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빨리 찾아가실 수 있을테니까요. 영구치 이단같은 응급 상황이 평일 낮에 발생했을 때는 근처 치과에 가시면 됩니다. 아이의 나이가 어리거나 아이가 치과를 아주 무서워하는 경우에는 아이들을 다루는데 익숙한 선생님을 찾아가시는 것이 좋겠지요. 저녁이나 밤, 주말에는 아이가 정기적으로 가는 치과병원 선생님이 응급 환자를 받는 경우가 아닌 이상 주변 병원 응급실로 가셔야합니다. 하지만 치과의사가 없는 병원도 있기 때문에 평소에 치과의사가 있는 병원 응급실을 알아두시는 것을 저는 권해요. 치과의사가 없는 병원으로 가시게 되면 영구치 이단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른 병원으로 transfer해주거나 refer을 하기 때문에 치료가 지연될 수 밖에 없거든요. 치통이나 열상/물린 상처의 경우에는 치과의사가 아닌 의사도 응급조치를 해줄 수 있지만 영구치 이단 같은 경우는 의사가 다루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