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일기(2) - 역답사(<태화강역>과 <북울산역> 사이를 걷다)
1. 양동으로 숙소를 옮긴 후 첫 번째 역답사는 울산의 <태화강역>에서 시작한다. 과거 울산 답사는 ‘해파랑길’의 코스로 태화강과 동해안을 따라 걸었다. 그때 느꼈던 인상은 울산은 과연 ‘현대’의 도시라는 점이었다. 수많은 공장과 건물들이 ‘현대’와 관련되었고 지나는 많은 사람들은 ‘현대’ 유니폼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울산의 조금 다른 코스를 이용하였다. 역과 역 사이, 그리고 울산의 도시 중심지를 따라 걷는 코스이다.
2. <태화강역>에서 내리자 버스 정류장에는 울산의 곳곳으로 향하는 버스 노선이 집결되어 있었다. 울산 답사는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길을 따라 <북울산역>까지 가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지도상으로는 약 9km, 보통의 둘레길에서는 2시간 정도의 거리이지만, 도시 중심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었다. 도로를 따라 걸었다. 곧바로 울산숲이 나타난다. 지난 번 답사때에도 ‘울산대공원’을 지났었은데 울산은 도시 내부의 다양하고 큰 규모의 공원들이 많다는 점을 확인했다. 도시의 내부를 관찰하기 위하여 숲 속 길 대신 차도 옆 인도를 이용했다.
3. 특별한 인상은 없지만 중간에 만난 ‘태화강’의 물줄기는 상큼하고 힘찬 도시의 활력을 보여주었다. 북구청을 지나고 울산공항이 나타났다. 한반도 남부 동쪽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요긴한 공항이다. 여전히 버스와 기차로는 먼 지역을 빠르게 이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울산역’에 대한 안내는 길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웠고 울산시민에게 물어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만큼 이용자도 없고 인지도도 낮은 듯했다. 결국 중간에서 지도앱을 켜고 방향을 잡았다. 북울산역에 가까워지자 안내가 보인다. 북울산역은 ‘박상진의사역’이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주변에 박상진의 생가가 있다. 박상진의사 생가는 울산광역시 북구에 있는 독립유공자로 활약하던 고헌 박상진이 태어나고 자란 고택이다. 1997년 10월 9일 울산광역시의 문화재자료 제5호로 지정되었다.
4. 태화강역에서 북울산역까지는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도시답사로는 적당한 거리였다. 충분히 주변을 관찰하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코스였다. 양동으로 돌아가는 기차시간이 조금 남아 주변에 있는 <박상진의사 공원>길을 걸었다. 각 지역에 만들어진 호수길처럼 이 곳도 제법 넓은 호수에 정돈된 길이 만들어져 있다. 그 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역은 조용하고 이용자도 많지 않지만, 공원의 이용객은 그보다 많았다. 그 이외 역 주변은 한산하다. 새롭게 신설된 역은 울산 중심과는 거리가 멀어 이용자가 적은 듯하였다. 이곳을 오가는 차량도 주로 마을버스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그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경주로 넘어가는 경계에 있는 <북울산역>은 공원이 있고 조용하다는 점에서 잠시 들려 답사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역이라 생각된다. 역이 갖는 낭만과 여유가 있는 곳이다.
첫댓글 - 글에서 보는 울산 태화강은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