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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빛마을 홈페이지
마을소식
곡성군에 강빛마을 사무실을 열면서
- 집들이행사 인사말씀 -
반갑습니다.
여러분이 두 번이나 곡성군수로 뽑아주신 것을 늘 고마워하는 고현석입니다. 많은 군민들이 알고 계시듯이, 그 동안 저는 도시은퇴자들이 농촌에 정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 시범마을로 곡성군에 ‘강빛마을’을 추진해 왔습니다. 정부로부터 기반시설공사를 지원받는 전원마을조성사업으로 추진합니다. 그래서 행정적으로는 ‘태평지구 전원마을조성사업’으로 부르며, 제가 그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감사와 양해의 말씀
그 동안 태평지구 전원마을조성사업 추진위원회의 사무실을 서울 용산역 근처 한강로에 두었는데, 지난 이틀 동안 업무를 일시 중단하고 곡성읍으로 이사해서, 오늘 2010. 9. 3. 새 사무실에서 업무를 재개하였습니다. 변화무쌍한 폭염과 폭풍과 폭우를 절묘하게 피했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이사를 마쳤습니다. 하늘과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또한 이처럼 좋은 사무실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곡성군축산협동조합의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오늘은 단지 추진위원회의 업무를 재개할 뿐 개소식 행사도 갖지 않고 고사도 지내지 않기로 하여 초청장을 일체 내지 않았었는데, 많은 군민들이 찾아주시고, 곡성내외에서 화환과 화분을 많이 보내 축하해 주시는 바람에, 이렇게 계획에 없었던 집들이 행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군수를 퇴임한 후에 저를 좋아하시는 군민들 가운데 일부가 매
년 여름이면 저를 초청해서 복다름 행사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방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작정했었기 때문에 공연한 오해를 꺼려해서
규모를 크게 하지 말도록 늘 당부했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올해 지방선거를 의식해서 더욱 규모를 줄였습니다. 평소 강빛마을 업무추진 과 무관한 방문과 만남을 극도로 자제했고 제가 뵙고 싶은 분들을 찾아뵙는 일도 삼갔습니다. 그 간의 사정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올해는 지방선거도 끝났고, 4년 동안의 몸조심에서 스스로 벗어나, 복다름 행사의 규모를 굳이 줄이라는 당부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침 제가 사무실을 곡성으로 옮기는 날에 맞추어, 뒤늦은 복다름 행사와 함께 집들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조직 관리를 안 한다고 많은 분들이 성화를 낼만큼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여러 갈래 조직을 만들어서 오라고 하면 거기에 업혀 다녔습니다. 이처럼 사람을 챙기지도 않고, 또 지금은 봐드릴 힘도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참으로 고맙습니다.
혹 알았더라면 찾아오셔서 축하해 주셨을 터인데 연락을 못 받았다고 복다름 연락에서 빠진 것을 서운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지난 4년 동안은 강빛마을 업무와 무관한 접촉은 일체 삼가하며 지냈으나, 이번에는 굳이 축소할 필요가 없었습니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여전히 제가 주도하는 행사가 아니고 여러분의 복다름 행사에 사무실개소가 업혀가는 입장이다 보니, 뵙고 싶은 많은 분들이 연락에서 빠졌을 것입니다. 연락이 못 갔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이제 곡성에서 상근하므로, 차차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강빛마을
이제 제가 추진하는 강빛마을에 대해서 몇 가지만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강빛마을의 의미입니다.
강빛마을은 재력가가 집을 지어서 파는 영리사업도 아니고, 어려운 도시은퇴자를 위해 마련하는 사회복지시설도 아닙니다. 건강하고 능력 있는 도시은퇴자가 자기 힘으로 농촌에서 즐겁고 보람 있는 제3기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마을입니다. 본인에게도, 가족에게도 좋고, 농촌에도, 국가에도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좋은 마을 만들어 좋은 집에 살고 싶어서 하는 짓이 아닙니다. 그런 일 안해도 잘 살 수 있는데, 어렵고 힘든 일에 나설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도시의 돈 많은 사람들이 온갖 시설이 잘 갖추어진 자기들만의 마을을 만들어서 호화생활을 즐기자는 그런 마을은 더더욱 아닙니다. 지역사회 시설 및 활동을 공유하면서 주민들과 어울려 사는, 수도권의 중산층을 겨냥한 지역사회 교류형 은퇴자마을입니다. 단순히 곡성의 인구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력을 유입하는 사업입니다.
또한 강빛마을 하나 잘 만들어 보려는 사업이 아닙니다. 도시은퇴자들 입장에서는 도시생활을 떠나 농촌에서 살만하고, 농촌 입장에서는 위화감 없이 지역사회의 새로운 활력소를 얻게 되는, 그런 마을의 모델을 제시하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선 곡성에 살러 오고, 쉬러 오고, 배우러 오는 도시사람들이 기차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보다 많게 하고, 구례·곡성·순창·담양의 구곡순담 장수벨트에 국가가 지정하게 될 실버서비스산업도시를 유치하며, 은퇴하면 살고 싶은 고장 전남과 은퇴하면 살고 싶은 고장 지리산권을 만들어야겠다는 큰 그림의 출발점입니다. 여기에 은퇴자를 위한 서비스와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따라와 공해 없는 소득이 창출됩니다. 강빛마을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명품마을을 만들고자 합니다.
둘째, 강빛마을의 내용입니다.
죽곡면 태평리 대황강변 약 4만평에 109호의 단독주택을 짓습니다. 도시계획상으로는 150호를 승인받았는데, 전원마을조성사업으로 우선 109호를 추진합니다. 다우기술그룹의 (주)다우와키움건설이 주택건축을 맡습니다. 유수한 대기업들을 접촉했지만 농촌의 100가구 단독주택공사를 맡으려고 하지 않아서 무척 애를 먹었는데, 다행히 이익보다는 ‘강빛마을’을 통해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는 의욕적이고 능력 있는 업체를 만났습니다.
풍광 좋은 곳에 집을 지어 싸게 주겠다는 것만으로는 도시사람들이 농촌에 와서 살 엄두를 못 냅니다. 전라도는 서울에서 멀다는 이유로 더욱 기피합니다. 마을 생활이 보람 있고 즐겁도록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마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힘이 들지만 100가구가 넘는 큰 마을을 만드는 것입니다. 전원마을 조성사업으로는 그 규모에 있어서나 그 내용에 있어서나 전례가 없는 한국 초유의 사업입니다.
셋째, 지금까지 강빛마을의 성과입니다.
전원마을 조성사업은 50% 이상이 도시거주자인 20명 이상의 입주예정자들이 모여서 토지를 마련하고, 일정한 행정절차를 밟아 계획승인을 받으면, 정부가 일정 한도 안에서 기반시설공사를 해주고, 여기에 입주예정자들이 집을 지어 농촌으로 이주하는 도시민 유치사업입니다. 강빛마을은 지난 4년 동안 사업의 구상으로부터 정부지원의 전제조건인 소요토지의 확보 및 돈을 낸 입주예정자 80% 이상의 확보, 농림수산식품부의 기본계획 승인과 곡성군의 사업시행계획 승인, 기반시설공사 소요예산 확보, 주택건축공사계약 체결, 곡성군과 추진위원회 간의 협약 체결 등 일련의 절차를 무척 힘은 들었지만 무사히 마치고, 이제 현장 공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단계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면서 한국 초유의 사례를 만들어 왔습니다. 심지어 50호 이상의 전원마을조성사업은 시·군 또는 농어촌공사만이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침부터 고쳐야 했습니다. 예컨대, 입주예정자들이 돈을 모아서 사업토지를 확보하려 했다면 이 사업은 출발도 못 했을 것입니다. 김성식 지역개발협의회장이 땅값을 나중에 받기로 하고 소요토지를 넘겨줬기 때문에 입주예정자인 회원모집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반시설공사에 소요되는 자금의 확보에 전라남도와 곡성군의 특별한 배려가 있었습니다. 계획승인, 회원모집, 주택건축업체 선정 등 각각의 단계에 얽힌 애로를 헤쳐 나온 이야기를 하자면 한이 없겠습니다.
이 과정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여했는데, 너무나 어려운 사업이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자기는 열심히 도와주면서도, 과연 실현이 될 수 있을지를 염려했습니다. 이처럼 따뜻한 마음들이 모아져서 이 만큼 영글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보고하고 싶습니다. 그 동안 가장 많이 고통을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추진위원회 이사진과 곡성군청 공무원들을 비롯해서 힘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하나가 강빛마을의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넷째, 강빛마을의 전망입니다.
강빛마을의 성과는 수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은 바이지만, 그 핵심에 곡성군의 의지와 곡성군의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강빛마을에 대한 신임군수의 의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보도를 비롯한 여러 경로로 군이 앞장서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래서 강빛마을을 명품마을로 만들 수 있고, 강빛마을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인구, 내방객, 소득 등과 같은 가시적인 목표에 못지않게 강빛마을을 통해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재미있는 지방자치를 우리 곡성에서 구현해 보려는 것입니다. 지방자치가 좋기는 좋은데 선거후유증이 너무 큰 폐단이 있습니다. 그 장점을 잘 살리고 이 폐단을 최대한 줄이는 데에 앞장서려 합니다. 다른 하나는 농촌에 살면서도 전국을 상대로 활동하는 마을입니다. 흔히 지방시대라고 말들은 하는데 실질이 없습니다. 내실 있는 지방시대를 열어보려는 것입니다.
향후 거취
저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줄 압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지난 지방선거에 제가 군수에 나서주기를 바랐던 분들이 많으십니다. 우선 여러분의 청을 들어드리지 못한 데 대하여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은 여러분들이 제가 강빛마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군수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다 알고 계시고, 대개는 그 이유도 아십니다. 그런데 일부 아직도 본인이 군수를 하면 강빛마을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인데 왜 안한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시면 자칫 엉뚱한 짐작을 하실 수도 있는지라, 다시 한 번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강빛마을이 비록 하나의 마을이지만 군수의 직에 못지않게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은 위에서 설명 드린 바와 같습니다. 곡성군의 발전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한국농촌의 공동화문제를 풀기 위해서 무척이나 중요한 사업입니다. 그런데 군수의 직을 얻는 것과 강빛마을 사업을 하는 것은 양립이 안 됩니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강빛마을이 성공하려면 제 대신 현장을 책임질 사람, 즉 추진위원장을 맡아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저희 부부 말고는 맡을 사람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군수나 행정은 사업이 성공하도록 돕는 것이지 사업을 직접 맡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민간의 사업주체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강빛마을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둘째로 가령 군수선거에 나서서 당선이 된다고 해도, 선거에서 패를 갈라 싸운 후유증이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선거에서 상대편에 섰던 주민들이 강빛마을이나 강빛마을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시비를 걸기 쉽습니다. 이것은 저의 취지에 공감해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곡성군에서 새로운 삶을 열고자 하신 분들에게 도리가 아닙니다. 강빛마을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강빛마을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군수선거에 나서지 않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그런 결심을 하기까지 고충이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제가 군수선거에 나서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았고, 심지어 이름만 걸어달라고 강하게 압박해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본인의 불출마 의사에도 불구하고 초기의 여론조사에는 제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제가 압도적으로 1위라는 보도를 보여주면서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스스로 흔들리는 마음을 붙들기도 힘들었지만, 저를 좋아하시는 군민들의 청을 거절하는 일이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셨는지 못하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저의 불출마 의사가 확고하다는 것을 인정하셔서, 기대와 권유를 포기하시도록 하는 데에 작년 1년이 꼬박 걸렸습니다. 선거에 나서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안 나가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미처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후보등록을 앞두고 또 다시 강한 유혹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습니다만, 그 제안대로라면 당선은 따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잠시나마 마음이 흔들린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기왕 마음먹은 길을 꿋꿋이 걷기로 다짐하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강빛마을은 현재로서는 저희 부부가 아니면 생각할 수도 해낼 수도 없는, 곡성군과 전남과 한국농촌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과업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책임질 저희 부부가 없이는 강빛마을을 생각할 수도 없고, 여기에 곡성군이 함께하지 않으면 또한 성공할 수 없는 사업이므로, 누구든 우리 곡성군민들이 선출해 주시는 군수와 협조해서 성공시키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후보등록이 끝나면서, 이제는 유혹과 시비로부터 벗어났다고 안도했습니다. 선거판을 양보하고 확실하게 비켜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더 큰 고통이 따랐습니다. 네가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냐고 비아냥거림을 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의 입장은 누구편도 들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지 않습니까? 지방선거의 편 가르기로부터 강빛마을을 지켜내야 하기 때문에 선거에 나서는 것조차 포기했던 저입니다. 그러니 어느 편을 들기로 한다면, 차라리 제가 직접 나섰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어느 한 편을 든다면, 저더러 군수선거에 나서라고 그렇게도 간곡히 권유했던 분들이 “겨우 누구 편들어 주려고 그렇게도 완강하게 출마를 거절했던 것이냐?”라고 힐난할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정도는 상식으로 이해되리라고 기대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06년 선거 때 제 선거진영에서 핵심적으로 일했던 분들은 제 입장을 생각해서 중립해 주시면 좋겠다는 뜻을 기회 있는 대로 밝히곤 했었습니다. 그 분들이 어느 편에 서게 되면, 제가 그 편을 지원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것을 염려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여간 고통스럽지 않았습니다. 저로서는 강제할 권한도 능력도 없는 까닭에, 저의 입장만 밝히고 따라주기를 희망할 따름이었는데, 막상 제 뜻에 따라주신 분은 극소수이고, 많은 분들이 선거진영에 가담한 것을 알았습니다. 선거기간 중에 이미 알기도 하고, 상당수는 선거가 끝난 후에야 알게 되었는데, 지방선거의 풍토상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는 하면서도, 한편으로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양쪽 진영에서 말들이 많다는 것이 여러 경로로 제게 전달되었습니다. 이른바 제 사람이라는 분들이 상대 쪽을 돕고 있다는 것인데, 자기 진영에 있는 사람은 빼놓고 상대 진영만을 가지고 시비하는 격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이지요. 저도 선거를 치러 본 사람입니다. 그 초조함 앞에서는 어떤 합리적 이유도, 입장도 소용없고, 오로지 편이냐 아니냐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해는 했지만, 참으로 당황스럽고 야속하고 괴로웠습니다.
그런 와중에 두 분 군수후보들은 저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느꼈습니다. 선거진영의 흥분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웠습니다. 곡성군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지방선거에 나서지도 관여하지도 못하는 입장임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든지 군민이 뽑아주신 현직을 도와서, 강빛마을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함은 물론이고, 무엇이든 지역사회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뒤에서 열심히 돕고자 합니다.
제가 군수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자 그러면 국회의원에 나서라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당 예비후보로 나섰던 일을 내세우신 분도 계십니다. 그 때는 지역의 위신문제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김효석 의원이 당시 원내대표로서 서울에서 출마함으로써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하고 스스로도 큰 정치가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게는 훨씬 더 컸었습니다.
향후 저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서는 이렇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저더러 제발 ‘절대로’와 ‘안 나간다.’는 말만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충고하신 분들이 한둘이 아니십니다. 정치인이 절대로 뱉어서는 안 되는 금기어라는 것입니다. 제가 정치인의 반열에 들었다는 사실 자체를 어색하게 느끼는 사람입니다만, 선거공직을 맡은 경력이 있으니 부인할 수도 없겠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제가 이미 개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향배를 결정해 버렸다면서 화를 내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그랬듯이 어차피 최종적으로는 제 책임으로 결정하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오늘은 국회의원에 절대로 안 나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정도에서 저를 높이 평가해 주시고 아끼시는 여러분의 뜻을 받드는 것으로 정리해 두겠습니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당면과업은 강빛마을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 과업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다른 일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회의원도 무조건 그 자리를 탐할 나이를 넘었습니다. 그 자리를 통해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을 때에 보고를 드리고 주민의 의사를 물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디까지나 강빛마을의 안정적 성공과 모델의 확산을 행동의 기준으로 삼고, 당장의 과업인 강빛마을에 전념할 것입니다.
태평지구 전원마을조성사업 추진위원회의 사무실을 서울에서 곡성으로 이전해 온 것은 그 간 회원 모집과 행정절차 이행이 중심이었던 추진업무가 마을조성과 마을운영준비를 중심으로 전환됨을 뜻합니다. 곧 곡성군의 책임 하에 기반시설공사가 진행되고, 그 후 다우와키움건설이 주택공사에 들어갈 것입니다. 추진위원회는 이를 지켜보면서, 특히 지역사회와 연계된 마을운영준비에 많은 힘을 쓸 것입니다. 입주하면서부터 지역사회와 어울리는 마을이 되어야 안정적 성공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강빛마을의 성공여부는 입주예정자, 즉 추진위원회 회원의 모집이 그 분수령입니다. 초기에는 이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면서도 모두가 걱정하고 관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일에 처음 나섰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농촌정주에 대한 관심과 결행에 참으로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강빛마을이 성공하게 되면 수도권의 은퇴자들이 곡성군을 비롯한 장수벨트에 큰 관심을 갖게 되고 제3기 인생을 장수지역에서 살고자 하는 데에 큰 기폭제가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된 유치대상인 수도권의 은퇴자들에게 편리한 서울에 사무실을 두어야 했습니다.
이제는 남은 회원의 모집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지방선거도 끝났기에, 편한 마음으로 곡성으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그 동안은 선거를 의식해서 사람만나기를 회피해 왔는데, 이제부터는 원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서, 불러주시면 어디든 갈 것이고, 찾아오시면 누구든 환영할 것입니다. 활발하게 살 것입니다. 강빛마을의 의미와 목적을 잘 모르시는 군민들이 많으실 터이므로, 때때로 마을회관을 찾아 설명도 드리고 좋은 말씀도 듣겠습니다.
당부의 말씀
다시 한 번 현실적으로 아무런 힘이 없는 사람을 이처럼 환영하고 격려해 주심에 거듭 고마운 말씀을 올립니다. 제가 곡성지역사회에 좋은 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신뢰의 표시라고 생각합니다. 내친 김에 강빛마을의 꿈을 실현 할 수 있도록 꼭 도와주시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 동안 저와의 관계가 늘 그러했듯이 개인적 보답은 약속을 못 드립니다. 강빛마을에 오시는 분과 곡성군민 양쪽에 모두 좋고, 우선 국내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곡성군을 찾아오도록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나아가 강빛마을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꿈을 착실히 실현시키는 것이 진정 여러분이 바라시는 보답일 것으로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축원합니다.
2010년 9월 3일
태평지구 전원마을조성사업 추진위원장 고현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