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가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실 다이아몬드를 제외하면 대중에게 친숙하고 사랑받는 보석은 매우 드물다. 사파이어는 문명이 이어져 내려온 수천 년 동안 귀한 돌로 여겨졌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계속적으로 광산에서 발굴되고 있는 사파이어는 눈부신 매력으로 우리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높은 경도와 뛰어난 내구성, 그리고 선명하고 다양한 색상은 사파이어를 다른 보석들로부터 확실히 구분시키는 요인들이다. 투어멀린, 가넷, 플루오라이트 역시 많은 색상과 색조를 갖고 있지만 사파이어만큼 단단하고 견고하지 않아 마모에 견디는 착용수명이 길지 않다.
사파이어의 상징과 전설
역사적으로 사람들은 푸른빛과 보라빛이 도는 사파이어를 소중히 여겼다. 자연이 선물한 이 아름다운 색상을 신비한 힘을 얻는데 관련지어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9월의 탄생석인 사파이어는 파란색 뿐만이 아니라 루비로 구분되는 빨간색을 제외한 모든 색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천상의 푸른 사파이어를 금성과 연결지어 생각해왔다. 또한 사파이어는 금성에 해당하는 금요일을 나타내기도 한다.
구약성서(토라)에 따르면 하느님이 직접 만들어주신 첫 십계명 돌판은 금송아지를 숭배하는 백성들을 보고 화가난 모세에 의해 박살이 나버렸고, 두 번째 판은 모세가 만든 돌판에 하느님이 말씀만 새겨주셨다고 전해진다. 유대교의 탈무드 가르침은 이 두 번째 판이 하느님의 보좌를 상징적으로 상기시켜주는 푸른 사파이어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많은 율법학자들은 사파이어가 아니라 라피스 라줄리(청금석)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폴로와 사파이어를 연관시켰다. 사람들은 델피의 신전에서 신탁을 받기 위해 청원할 때 사파이어를 착용했다. 상상컨대, 알아들을 수 없이 어려운 신의 말씀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제 3의 눈이라 여겼던 사파이어를 착용했던 것 같다. 점쟁이들도 영혼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보석을 착용했다.
이집트인들은 눈의 치료에 라피스라줄리, 즉 구리산화물을 사용했는데 중세로 넘어가면서 이 전통은 사파이어라는 더 귀하고 투명한 돌로 옮겨갔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사파이어가 연인들에게 화합을 가져오고 적대관계에는 평화를 가져오는 힘을 가졌다고 믿었다. 또한 사교활동을 편하게 만들고 기만적 행위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생각했다. 해독작용이 있다는 믿음은 물론 착용자의 힘과 건강을 증진시켜 질병을 피하고 치유를 돕는다는 의견도 성행했다. 왕족들은 이미 유명해진 이 보석을 부의 상징 뿐만 아니라 남들의 질투와 배신으로부터 보호할 목적으로 착용했다.
팬시컬러 사파이어
팬시컬러 사파이어라는 이름은 파란색이 아닌 다른 모든 컬러를 설명할 때 사용한다.
레드 사파이어
광물학자들은 루비와 핑크 사파이어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아직도 열띤 토론 중이지만 판매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최종적으로는 적색감의 사파이어는 루비로 보는 것이 답일 것이다. 루비는 분홍색을 포함하는 빨간 색조의 커런덤, 즉 사파이어다. 문화적 차이에 따라 루비와 핑크 사파이어는 다르게 해석된다. 사파이어가 생산되는 일부 국가에서는 핑크색이 루비로 간주되지만 소비국가에서는 동일한 색상이라도 핑크 사파이어로 분류된다. 현재도 발견되는 많은 원석은 루비와 핑크 사파이어의 경계선상에 있으며 어떤 경우엔 최고의 감정소에서 발행한 감별서에 반발하기도 한다.
화이트 사파이어
화이트 사파이어는 무색 사파이어를 말한다. 발견되는 많은 돌은 거의 흰색에 가까울 뿐, 화이트 사파이어는 천연 광산에서 흔하지 않은 돌이다. 다른 값진 색상으로 처리할 수 없는 돌들이 화이트 사파이어로 출고된다.
변색 사파이어
다른 조명 조건에 노출되어 색이 변하는 사파이어를 변색 사파이어라고 한다. 많은 사파이어가 백열등이나 형광등에 노출되면 희미한 색 변화를 보일 수 있지만 가끔 극적인 변화를 보이는 보석도 발견된다.
파파라챠
전통적으로 주황색 핑크 색상이 도는 파파라챠 사파이어는 색의 고유한 희귀성 때문에 항상 높은 가치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세기가 바뀌고 베릴륨 열처리가 도입된 이후 이 색상의 보급은 전보다 훨씬 더 보편화되었다. 오늘날 보석 딜러들은 처리되지 않은 파파라챠를 여전히 매우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기를 기대하지만 색상의 희귀성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거래를 성사시키기는 어렵다.
그린 사파이어
그린 사파이어는 철의 함유로 인해 녹색을 띈다. 최근에야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한 그린 사파이어의 밝은 녹색은 비교적 드문 색상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리되지 않은 자연산 사파이어를 선호하며 그 수요가 많다. 자연산은 색상이 덜 선명하고 덜 투명 할 수 있지만 고객들은 이를 선호하고 가격도 훨씬 비싸다.
사파이어와 디자인
사파이어를 사용해 디자인을 할 때, 많은 디자이너들의 도전과제 중 하나는 색상의 매치, 혹은 일치다. 주얼리 제작자들은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사이즈를 쉽게 바꿀 수 있는 보석을 선호하겠지만 이는 사파이어에게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많은 원석이 다양한 광산에서 발견되어 재고가 많더라도 목걸이 세트, 또는 한 쌍의 귀걸이를 제작하기 위해 같은 색상의 보석을 찾기란 여전히 어렵다.
보석 공급자에게도 색상이 일치하는 보석을 사이즈별로 구입해서 구매자를 기다리기란 매우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들며 불확실한 투자다. 작은 사이즈의 원석을 절단하고 색상을 맞추는 일은 노동 집약적이다. 색상과 크기가 일치하는 몇 개의 보석을 모으려면 막대한 양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사파이어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주얼리 회사들은 특정 크기, 특정 사이즈의 필요한 것만 구매하므로 투자금액 회수의 기간이 길다. 판매자의 경우 도매든 소매든 상관없이 이익은 회전율에 있기 때문에 이들은 준비된 모든 상품을 판매하기를 원한다. 재고가 거의 없이 판매하는 방법 중에는 언발란스 귀걸이, 색상 그라데이션이 확실히 보이는 보석매치, 혹은 서로 다른 색상과 채도의 보석을 한데 섞어 디자인할 수 있도록 디자이너들에게 프로포즈하는 것도 있겠지만, 디자이너들도 최종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디자인을 해서 회사의 재고를 줄여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쉽게 구매하지 못한다.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준 약혼반지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반지를 리모델링한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케이트 미들턴(윌리엄 왕자의 부인)의 반지
유명한 사파이어와 사파이어 주얼리로는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준 약혼반지, 466캐럿의 블루 자이언트 오브 오리엔트 사파이어, 런던타워에 보관된 영국 여왕의 임페리얼 왕관에 박힌 스튜어트 사파이어, 그리고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반지를 리모델링한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케이트 미들턴(윌리엄 왕자의 부인)의 반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