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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 20
S#1. 지은의 집 앞 골목 (밤)
정민의 자동차, 저 멀리로 사라지고 있고…
한편 지은,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얼마쯤 걷던 걸음을 멈추는… 시선을 따라 다가가면,
저 일각에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는 세훈을 발견한다.
어느새 다가온 세훈, 지은 앞에 우뚝 서는…
지은 : (냉랭한 눈으로 보는) !
세훈 : (복잡한 눈으로 보는)
지은 : (이내 차갑게 외면하며, 휙~ 비켜 가는데)
세훈 : (동시, 깊고 낮고 무거운) 이지은, 나한테 등 돌리지 마!
지은 : (뒷모습 그대로 멈칫 서는)
세훈 : (뚫어져라 보는데)
지은 : (그 시선을 느끼며, 천천히 뒤돌아보는 그러나 시선, 냉랭한)
세훈 : (복잡한 눈으로) 좀 걷자! (성큼 성큼 걸어가고)
지은 : (잠시 보다가 세훈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하는)
S#2. 지은의 동네 일각 성곽 (밤)
지은과 세훈, 간격을 두고 서 있고… 터질 듯한 긴장이 감돌고 있는데…
세훈 : (긴장된 얼굴인)
지은 : (기가 막힌다는 얼굴로, 차갑게 톡 쏘는) 그래서 지금 서회장님이 우리 아빠 회살, 작정하구 뺏었단 얘기예요?
세훈 : (당혹스런, 냉랭한 눈으로 보는데)
지은 : (야멸찬) 장세훈씨! 말두 안 되는 억지 부리지 말아요!
세훈 : (오버랩, 서운함과 화가 치솟는, 차갑게 보며) 억지?
지은 : (그 시선 피하지 않고, 낮지만 냉기가 흐르는) 이러는 거, 나 때문이 아니라 당신 때문, 아닌가요?…
세훈 : (어둡게 굳어지며, 뚫어져라 보는데) !
지은 : (냉랭한) 우리 아빠, 그렇게 갈 때, 당신두 한 몫 거든 것 같아서, 그 사실이 미치도록 싫어서, 이러는 거잖아…
완벽해야 할 당신 인생에, 오점이 남는 것 같으니까, 그게 싫구 못견디겠으니까,
말두 안되는 상상을 하시는 거, 아닌가요?
세훈 : (기가 막혀 질릴 대로 질려 싸늘해지는) !!
지은 : (외면하며) 난 더 이상 할 얘기두 들을 얘기두 없어요! (휙~ 돌아서려는데)
세훈 : (동시, 낮고 무거운) 이제야 알 것 같다!…
지은 : (긴장된 눈으로 보는)
세훈 : (울분이 솟구치지만, 차분한) 우리 둘 사이에 문제가 뭐였는지… 우리의 문제가 대체 뭐였을까, 나 참 생각 많이 했었다!
우리 죽도록 사랑했었는데, 미치도록 같이 살구 싶어서, 온갖 반대 다 무릅쓰고 결국엔 살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한 순간에 맥없이 놔버릴 수 있었던 건지, 그게 정말 궁금했었다!…
(뚫어져라 보며, 툭 던지듯) 근데 오늘에서야 알았다!… 십 년이 지나서야 알았어.
지은 : (동시, 복잡한 눈으로 보는데)
세훈 : (냉랭한 눈으로) 넌 날 믿지 않는다는 거! 그게 문제였어!…날 사랑했었는지는 몰라두, 넌 날 믿은 적이 한 번도 없었어…
지금두 역시 내 말을 믿지 못하고 있으니까!
지은 : (발끈하는 그러나 눈동자 슬며시 흔들리는)
세훈 : (냉랭한) 니가 달라진 줄 알았다!… 철없던 이지은, 이제 세상을 좀 알아서, 달라진 줄 알았어!… 근데 넌
하나두 변하질 않았어. (화가 치솟는데) 여전히 지 멋대로 생각하고, 지 멋대로 받아들이고, 지 멋대로 결정해, 여전히!!
(쓴 한숨 내쉬며, 착잡한) 바로 그거였어! (원망이 가득한) 넌, 날… 단 한번두 믿어주질 않았어!
지은 : (오버랩, 화가 치솟는 야멸찬) 그러는 당신은? 당신이란 사람두 여전히 당신밖에 몰라! 당신두 하나두 변하질 않았어!…
돈을 벌었다는 거, 성공이란 걸 해서, 큰소리 칠 수 있다는 거 말구, 당신은 뭐가 달라졌는데?
당신, 역시 달라진 거, 하나두 없어! (외면하며) 여전히 자신 밖에 모르니까!…
세훈 : (차가운 눈으로 뚫어져라 보는데)
지은 : (도전적인) 장세훈씨,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요? 내가 왜 당신하구 살 때, 그렇게 힘들어 했는 줄 알아요?
장세훈이란 남자는 잘나구 똑똑하구 독한 사람이라서, 남들두 다 자기처럼 그런 줄 알아. 그런데 불행하게도
대개의 사람들은, 당신처럼 잘나구 독하질 못해! (결심한 듯 더욱 야멸찬) 나두 그렇구 물론 정민씨두!
세훈 : (화가 치솟아, 낮고 매서운) 무슨 뜻이야?
지은 : (시선 외면하며) 그러니까 우린 안 됐던 거구, 앞으로도 안 되는 사이란 얘기예요…
우린, 우리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니까! 한치의 양보나 희생 같은 건, 절대루 못하는 인간들이니까!!
(냉랭한) 그래서 답이 없어, 우린!…
세훈 : (오버랩, 기가 막히는, 매섭고 낮은) 내가 지금 너랑 다시 어째 볼려구 이러는 줄 아니?
(목소리 높아지는데) 니 아버지 회살, 서회장이 집어삼킨 것처럼, 조작이라도 해서…
지은 : (동시, 차가운 눈으로 보는)
세훈 : (그 눈길에 허탈한, 쓴 한숨 토해내며) 관두자!!
지은 : (순간 마음에 동요가 슬쩍 일지만, 마음을 다 잡으며 냉랭한) 그래요! 그러는 게 좋겠어…
가요, 어서! 다시는 내 문제에 개입하지 말아요!
세훈 : (오버랩, 허탈한) 미안하다! 니 문제에 개입해서!!… (냉랭한 눈으로, 툭 던지듯) 니 말대루
우린 답이 없는 사람들인 거, 같다! (쓴 한숨 토해내며) … 서정민한테 가서 답을 찾아라!~ 행복하길 빈다! 진심으로…
(뚫어져라 보다, 휙 돌아 성큼 성큼 걸어가는)
지은 : (냉랭한 얼굴로 잠시 보다가 휙~ 돌아서는)
한편, 성큼 성큼 걸어가는 세훈의 발걸음, 울분이 가득한데…
세훈 : (허탈한 - 내레이션) … 내가 너를 몰랐다!… 너두 나를 모르구!…
S#3. 바 전경 (밤)
S#4. 바
구슬픈 재즈 선율이 흐르고… 한산한 풍경인데…
바텐 앞엔 정민과 선배(※4회 때 나온) 나란히 앉아 있다. 테이블에는 양주병과 스트레이트 잔 놓여 있고…
선배 : (정민의 잔에 술 따라주며) 기분이 왜 이렇게 저조해? 문제 있어, 지은씨랑?
정민 : (잔 들며, 쓴웃음 짓는, 엇나가는 말투로 툭 던지듯) 이제와 문제가 될 게 뭐 있겠어!…
높으신 회장님이 허락두하구, 지은씨두 나랑 살아 준다는데!! (술잔 단숨에 비우는)
선배 : (놀라는) 허락 받았구나!! 축하한다, 야! (하다가 의문의 눈으로 보며) 근데, 표정이 왜 그래!?
정민 : (씁쓸히 웃는, 잔에 술 따르며 툭 던지듯) 형, 내가 생각한 결혼은 이런 게, 아니었어.
(자조적인) 뭐 하자는 인생인지 모르겠다!!~ (단숨에 잔 들이키는)
S#5. 바 일각 거리 (밤)
미란의 자동차 달리고 있는데…
S#6. 미란의 자동차 안
뒷좌석에 앉은 미란, 골똘히 생각에 빠진 얼굴로 차창을 바라보고 있다.
이때 시야에 길가 한 귀퉁이에 정차해 있는 정민의 자동차가 들어오는데.
미란 : (순간 눈을 번뜩이더니) 차 세워!
S#7. 바
들어선 미란의 시야로 보면, 저 일각 바텐에 홀로 앉은 정민의 뒷모습이 보인다.
이에 미란, 묘한 웃음을 흘리며, 다가가는…
한편 정민, 술병을 집어 잔에 따르고 있는데… 어느새 다가온 미란, 정민의 옆자리에 앉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린 정민, 놀라고 어이없다는 얼굴로 보는데…
미란 : (빙긋이 웃으며) 반가운 척 좀 해주면 안 돼!? (앞에 놓인 빈 잔을 집어 드는)
정민 : (양주병 든 채 어이없어 보는데)
미란 : (묘하게 웃으며) 뭐해? 팔 아퍼!!
정민 : (차갑게 보다가 기가 막혀 픽 웃는, 잔에 술 따라주는)
시간경과
정민 : (힐끔 보며 툭 던지듯) 넌 장세훈, 어디가 그렇게 좋냐? 왜 그렇게 그 남자한테, 목을 매는지 이유나 좀 알자!
미란 : (오버랩) 그러는 정민, 왜 그렇게 지은이한테 집착하는데?
정민 : (오버랩) 집착? (쓴웃음 흘리며) 그래, 집착하지… 상당히 심하게!
미란 : (공허하게 웃는) 사랑하니까, 집착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툭 내뱉지만 에너지가 느껴지는) 사랑이란 건, 사람을 미쳐가게 만드는 거니까!!
정민 : (그 기운에 순간 오싹한, 그러다 공감한다는 듯 씁쓸히 웃는데)
미란 : (빤히 보며, 공허한) 정민,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정민 : (툭 던지듯) 글쎄… 이기적인 감정이 아닐까!! 사랑해!~라고 고백하는 건, 어쩌면 내 감정을 상대한테,
너두 그래야 한다라구 강요하는 건지두 모르지…
미란 : (술잔 집어 들며, 픽 웃더니 독기가 어린 얼굴로) 강요든, 집착이든 난 우리 윌의 모든 걸 다 갖구 말 거야!…
(빤히 보며) 두구봐! (비릿하게 웃으며) 정민씨두 지은이의 모든 걸 다 갖길 바래!!
정민 : (허탈한 웃음 흘리며, 툭 던지듯) 윤미란, 난 너 정말 싫어하거든! 근데, 나나 너나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잔 들며) 자, 마시자!! 똑같은 인간끼리, 한 잔하자! (미란의 잔에 잔을 살짝 부딪히고 들이키는데)
미란 : (왜 저러나 하는 눈으로 빤히 보는)
S#8. 몽타주
세훈의 빌라 거실 편안한 차림의 세훈, 손에 위스키 잔이 들려 있는데… 얼굴에 허탈함이 가득하고…
그 모습 위에
지은(소리) : - 그래서 지금 서회장님이 우리 아빠 회살 작정하구 뺏었단 말인가요?
- 장세훈씨! 말두 안 되는 억지 부리지 말아요!
순간 화가 치솟는지 손에 든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쾅~ 내려놓고는 벌떡 일어나는데… 욕실을 향해 성큼 성큼 걸어가는…
지은 집 욕실 앞 욕실 문손잡이를 잡고 선 지은, 착잡한 얼굴이다.
욕실문, 손잡이를 맥없이 돌리는…
P CUT - 서린 그룹 옥상 입구 (19부 20)
지은, 옥상 출입구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이때 시야에 정민의 멱살을 잡고 있는 세훈의 모습이 들어온다.
당혹함에 얼굴, 굳는데… 지은의 시각으로 보면…
세훈 : (정민의 멱살을 움켜쥔 채, 매섭게 쏘아붙이는, 흥분 상태인) 너 따위 놈, 단숨에 내던져 버릴 수도 있어!!
정민 : (멱살 잡힌 채, 냉랭한 눈으로 쏘아보지만, 숨이 막혀오고)
세훈 : (멱살을 쥔 채, 흥분이 극에 달해, 매섭게 소리치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내가 작정만 하면,
너 같은 놈 하나, 옭아 매는 거, 일두 아냐! 알아!
세면대 앞에 선 지은, 냉랭한 얼굴로, 세수를 하려는지 수돗물을 트는데…
세훈의 빌라 욕실 샤워기 밑에 선 세훈,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서 있다. 그 모습 위에…
P CUT - 지은의 동네 일각 성곽 (2)
지은 : 이러는 거, 나 때문이 아니라 당신 때문, 아닌가요?
세훈 : (어둡게 굳어지며, 뚫어져라 보는데) !
지은 : (냉랭한) 우리 아빠, 그렇게 갈 때, 당신두 한 몫 거든 것 같아서, 그 사실이 미치도록 싫어서, 이러는 거잖아…
완벽해야 할 당신 인생에, 오점이 남는 것 같으니까, 그게 싫구 못견디겠으니까,
말두 안 되는 상상을 하시는 거, 아닌가요?
쏟아지는 샤워 물줄기 아래 선 세훈의 얼굴에 쓴웃음이 흐르는데…
지은의 집 방 화장대 의자 앞에 맥없이 스스르 앉는 지은의 모습 위로…
정민(소리) : 그 말은 서린이 부정한 짓을 한 것처럼 만들어, 신영을 집어 삼켰다구, 조작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들리네!
세훈(소리) : (울화가 터져 홧김에) 그래, 그럴 수도 있어! 얼마든지!
거울 속에 비치는 얼굴을 맥없이 바라보는 지은의 모습에서…
지은 : (건조한 내레이션) 당신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당신을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봐!…
이해하려구 아무리 애써봐두 이건 아닌 것 같애…
S#9. 서린 그룹 로비 - 다음 날 아침
세훈, 들어서고 있고… 지나가던 직원들과 인사를 주고받는다.
이때 시야에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박전무를 발견하는데…
순간 눈빛 날카로워지며, 부를까! 하는 얼굴인, 그러다 그만 두고 마는…
S#10. 회장실
테이블을 쾅~ 내리치는 손. 다가가면 잔뜩 노기 띈 얼굴의 서문수 소파 상석에 앉아 있다.
한편 세훈과 정민, 박전무 굳은 얼굴로 앉아있고…
서문수 : (세훈을 노려보며) 뭐가 문제야? 시코테크 결재은행에 줄 좀 대보라는데, 웬 사설이 그리 길어?
(단호한) 잔말 말구, 진행해!
세훈 : (도전적인 눈으로, 단호한) 그럴 수 없습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 이제 막 기틀을 다져가고 있는 회산데,
부도덕한 방법으로 그 회살, 집어삼킬 순 없습니다! (낮지만, 에너지가 느껴지고) 제가 서린에 CEO로 있는 이상
전, 도장 찍을 수 없습니다!
서문수 : (세훈을 매섭게 노려보며 날카로운) 자네 목이 몇 개야?
세훈 : (담담한 얼굴로) 하나기 때문에 두려운 게, 없는 겁니다.
서문수 : (매섭게 쏘아보는)
한편, 정민과 박전무 긴장된 얼굴로 굳어 있고…
세훈 : (마지막으로 설득하는 분위긴데) 회장님! 기업에는 기업에 따르는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관련 기업들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대기업은 목전의 이익을 초월한 기업 활동을 해야 합니다!
(이상범의 회사가 떠올라 날카로운) 한 회사를 부당한 방법으로 부도로 몰고 가는 건…
서문수 : (동시, 대노해 세훈을 향해 서류철을 집어 던지는)
정민, 박전무 : (동시, 놀라 보는)
세훈 : (분노가 치미는, 얼굴 차갑게 굳어 일어나는)
서문수 : (노려보며 소리치는) 어디서 감히 부당이니, 부도덕이니 입을 놀려! 비싼 걸 싸게 얻겠다는데, 뭐가 잘못이야!
정민 : (오버랩) 회장님, 시코테크 인수 건은 추후에 다시 논의하도록 하시죠!
(냉정하고 논리적인데) 시코테크의 블루투스 제품이 유럽에서 상당한 인지도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우리가 인수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있을 지는 좀 더 디테일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하고는 세훈을 향해 가만있으라는 듯 눈짓하는)
세훈 : (동시, 정민을 묘한 눈으로 보는데)
정민 : (차분한) 지금 회장님두 장사장님두 모두, 감정이 앞서고 계십니다! 오늘은 이만들 하시죠!
(일어나며, 세훈을 보며) 그만 나가십쇼!
세훈 : (정민을 묘한 눈으로 보다가, 쓴 한숨을 토해내며 서문수를 향해 목례하고 나가는)
서문수 : (세훈의 뒷모습을 향해) 저저저 건방진 놈! (정민 향해 들으라는 듯, 뼈 있는) 아들이란 놈이 애빌 우습게 보니까,
이제 별게 다 기어오르는 구만! (매서운) 버릇 좀 고쳐줘야겠어!
정민 : (냉랭한 얼굴로 목례하고 나가는)
박전무 : (눈치 살피며 일어나려는데)
서문수 : (박전무를 향해, 괜한 버럭) 자네 좀 있어 봐!
S#11. 회장실 앞 복도
매섭도록, 차가운 얼굴의 세훈, 성큼 성큼 걸어가고 있고…
한편 정민,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선다.
세훈 : (우뚝 멈춰서, 냉랭한 눈으로 보는)
정민 : (건조한 눈으로) 싸우자고 따라 온 거, 아니니까 그렇게 쳐다보지 마십쇼! 얘기 좀 하죠! (앞서 휙~ 걸어가는)
세훈 : (매섭게 보다가, 성큼 성큼 걸어가는데)
S#12. 서린 그룹 옥상 (낮)
세훈과 정민, 얼마의 간격을 둔 채 나란히 서 있고…
정민 : (툭 내뱉는, 별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데) 장사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네요! 수영장에서 처음 만났죠, 우리!
세훈 : (건조한 눈으로 보는)
정민 : (생각에 잠겨 옅게 웃는, 그 미소에서 악의가 느껴지질 않는) 그때, 승부 아닌, 승부를 겨뤘던 기억이 나는데!…
근데, 누가 이겼더라!
세훈 : (그 환한 표정을 복잡한 눈으로 보다가, 툭 던지듯) 서정민씨가 먼저 도착했던 걸루 기억납니다!
정민 : (픽 웃는, 가시가 돋지 않은 채) 누굴 바보로 압니까? 그때 날 이길 수, 있었는데 봐주더군요!!
세훈 : (인정한다는 듯 쓴웃음이 흐르고)
정민 : (묘한 눈으로 빤히 보며) 기분 나빴습니다, 상당히!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봐준다는 건, 너보다 내가 더 잘 났다! 라는
자만에서 비롯 되는 거니까. 내 말이 틀립니까?
세훈 : (건조한 눈으로 보는)
정민 : (툭 내뱉는) 그래서 머릴 좀 굴렸죠! 차라리 건들거리며, 내 입으로 봐 달라구 하자!! 그게 외려 자존심이 덜 상할 테니까!
(뚫어져라 보며) 기억나시죠? 내가 장사장님한테, 좀 봐달라고 했던 말?
세훈 : (냉랭한 눈으로 보는)
정민 : (진심이 느껴지는) 그땐 회사엔, 관심두 없었구, 당신이란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었죠!
세훈 : (쓴웃음 짓는데)
정민 : (툭 던지듯) 하지만 이젠 여자 하나 때문에, 못 잡아먹어 안달하는 사이가 됐네요! (비아냥이 담겨) 슬프게도!!
세훈 : (어이없어 픽 웃으며) 운명이란 게, 서정민이란 사람 보다, 나와 지은일 먼저 만나게 한 건, 내 탓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것 마저 용납 할 수 없다면 옹졸한 거, 아닙니까?
정민 : (질투가 끓어오르지만, 할 말 없는데)
세훈 ; (가만히 보며) 만약 지은이가 당신과 날 동시에 만났다면, 분명 당신을 선택했을 겁니다.
정민 : (긴장한 얼굴로 보는데)
세훈 : (그대로 보며, 별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서정민이란 남자와 이지은이란 여잔, 아주 잘 어울리는, 비슷한 사람들이죠.
(지은의 오해에 씁쓸한) 눈에 보이는 것만, 그대로 믿는 사람들 아닙니까! 기분 상하라고 한 소린 아닙니다.
나와 다르다는 얘깁니다.
정민 : (기가 막힌다는 듯, 차갑게 픽 웃는) 살아온 환경과 방식이 다른데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비아냥) 온실출신과 잡초는 태생부터 다르죠!
세훈 : (냉랭한 눈으로 보다가) 심사가 뒤틀린 사람과는 더 이상 대활 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돌아서려는데)
정민 : (동시) 부탁 하나 합시다!
세훈 : (의문에 눈으로 보는)
정민 : (도전적인 눈으로, 낮지만 단호한) 나가 주십쇼! 서린에서.
세훈 : (어이가 없는데) !!
정민 : (냉랭한 눈으로) 아무래도 그게 장사장님한테두 좋을 듯 합니다! 회장님과 경영 마인드도 다르고,
당신만 사라져 주면 우리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거, 잘 아시지 않습니까?
세훈 : (기가 막히는, 낮지만 매서운) 서정민씨! 이지은이와 날 더 이상 결부 시키지 마십쇼!
난 두 사람의 행복, 훼방 놀 생각 없습니다!
정민 : (차가운 눈으로 뚫어져라 보는데)
세훈 : (싸늘한)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해두죠! 내 발로 서린을 나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
(에너지가 느껴지는) 내 인생에 시련은 있어두, 포기라는 건 없으니까!
(매서운 얼굴로) 나하구 얼굴 마주 하기 싫으면, 당신이 나가시죠! (휙! 돌아 성큼성큼 가는)
정민 : (울화가 치솟아 - 내레이션) 당신 발로 못 나겠다면, 그럼 내가 등 떠밀어 주지!!
S#13. 정민의 방
잔뜩 독이 오른 얼굴의 정민, 잠시 생각에 빠진 얼굴로 앉아 있다가 수화기를 집어드는…
책상 위, 작은 액자엔 지은과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고…
정민 : (얼마의 신호가 울리다 탈칵~ 하는데, 영어로) 나야!… 제이 리버 매각 건 어떻게 됐어? … (어이없다는 듯) 뭐? 세 배?
그건 말이 안되지! (슬쩍 짜증이 섞여) 프레시디오가 투자한 가격보다 두 배 이상은 절대 못 줘! 그래… 다시 협상해 봐!
(전화 끊는… 시야에 책상 위에 놓인 지은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액자가 들어오자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 눈빛 복잡한데… 그러다 다시 수화기를 드는 얼마의 신호가 울리고) 나예요, 우리 점심 뭐 먹을까?
S#14. 복도
착잡하게 굳은 얼굴의 세훈,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으며, 핸드폰으로 통화 중이다.
세훈 : (통화중인) 네, 제가 모시러 가야하는데, 죄송합니다! 찾아오실 수 있겠어요?… 그럼, 잠시 뒤에 뵙죠! (전화 끊는)
이때 코너에서 호진 다가오는…
호진 :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다가와 서며) 서회장이랑, 한판 했다며?
세훈 : (착잡함이 흐르며 씁쓸히 웃고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는데)
호진 : (걸으며) 우선 점심부터 하자!
세훈 : (맥없는 얼굴로) 약속 있어.
어느새,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때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S#15. 엘리베이터
한 두어 명의 사람들 서 있고, 세훈과 호진, 서 있다.
얼마쯤 내려가던, 엘리베이터 땡! 하는 효과음과 함께 문이 열린다.
CUT - 엘리베이터 앞
정민과 지은, 엘리베이터 앞에 다정히 서 있는데…
이를 본 세훈, 이내 얼굴 어두워지고…
한편 기세등등한 얼굴의 정민, 지은을 호위하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선다.
이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직원여 : (정민과 지은을 번갈아 보며) 축하드려요! 날잡으신다면서요?
정민 : (빙긋이 웃으며) 고마워요! 벌써 소문 돌았나부네!
지은 : (동시, 불편하고 민망한데)
세훈 : (예상했지만, 그래도 충격인)
정민 : (호진을 보며, 툭 내뱉지만 작정한 듯) 김변호사님! 저 장가갑니다!!
호진 : (불편한 안색인) 그래… 축하해!
잠시 후, 땡! 하는 효과음과 함께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사람들 내려서고 정민, 지은을 호위하듯 내려서는…
한편 세훈, 애써 착잡함을 감추며 성큼 내려선다.
이에 호진, 차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는 표정인데…
S#16. 미란의 빌라 낮 전경
S#17. 미란의 빌라 침실
화장대 앞에 앉은 미란, 루즈를 마르고 볼 터치를 하는 등 정성껏 화장 중이다.
거울 속에 비치는 얼굴을 바라보며, 흡족한 듯 빙긋이 미소를 짓고는 일어난다.
이어 옷장으로 다가가 몇 벌의 화려한 원피스들을 꺼내 몸에 대보는… 한껏 상기된 얼굴엔 행복함이 흐르는데…
S#18. 미란의 빌라 부엌
테이블 위엔 신선한 야채들과 스파게티 국수가 올려져 있다.
한편, 가스렌지 위 냄비엔 스파게티 소스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데…
그 앞에 선 미란, 소스를 한 수저 떠 먹어보고는 흡족한 얼굴로 가스렌지의 불을 줄인다.
이때 가정부 들어서고…
미란 : (시계를 보더니 기분 좋은 얼굴로) 면은 한 15분 있다가 삶으세요! 우리 윌은 면 분 거 싫어해요!
(콧노래까지 부르며 나가는데)
S#19. 중식당
자장면을 정성껏 비벼주는 손… 다가가면 자상한 얼굴의 정민, 지은의 자장면을 비벼 주고 있다.
한편, 맞은 편에 앉은 지은, 따뜻한 눈으로, 입가에 미소를 옅게 머금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잠시 후 정민, 다 비벼진 자장면 그릇을 지은 앞에 밀어 놔주는…
지은 : (옅게 웃으며) 아빠가 생각나네요!
정민 : (슬며시 얼굴 굳는 이내 표정 감추며, 왜냐는 듯 보는데)
지은 : (시선 맞추며, 툭 내뱉는) 어릴 적에 항상 이렇게 비벼줬거든요!
정민 : (애써 표정 감추고 힘없이 웃는데)
지은 : (자장면을 한 입 먹는)
정민 : (자장면 한 입을 먹다가, 저분을 내려놓으며) 나 참 유치했지!?
지은 : (무슨 말인가 보는)
정민 : (툭 내뱉는) 아까, 일부러 그랬어! 우리 결혼한단 얘기, 장사장 들으라구! 일부러…
지은 : (미안한 눈으로 보다가, 결심한 듯) 정민씨, 그 사람 자꾸 의식하지 말아요. 그럴수록 모두 다 불편해지는 거니까!
정민 : (인정한다는 듯 웃으며, 짓궂은) 역시 이지은이가 나보다 잘난 거 같다!!
지은 : (기가 막혀 웃는데)
정민 : (기분 좋은 얼굴로 자장면 한 젓가락을 크게 말아 먹음직스럽게 먹고는 씩~ 웃는)
S#20. 서린 그룹 일각 거리 (낮)
정민과 지은, 나란히 걷고 있다.
정민 : (걸으며,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 지은부의 부도에 서린이 작용한 것을 혹시 알게 될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내재된)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난 지은씨가 회사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오해 말아요. 장세훈 때문은 아니니까!
지은 : (걸으며, 보는)
정민 : (덤덤한 얼굴로, 걸으며) 물론 일이 하고 싶다면, 다른 곳 알아 볼수두 있구!
지은 : (복잡한 얼굴인) 그래요, 나두 정민씨랑 결혼해서 서린에 나오는건 불편해요! 사주 며느리란 타이틀 부담스럽기두 하구.
정민 : (안도의 빛이 스치는데) 참, 오늘 일곱시라구 했죠?
지은 : 퇴근하는 대루 가려구요! 엄만 직접 오신 대요!
정민 : 난, 같이 저녁은 못할 것 같애요. 회장님하구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옅게 웃으며) 끝나자마자, 데리러 갈게!
S#21. 미란의 빌라 앞
세훈의 자동차 도착하고… 운전석문과 조수석 문이 열린다.
세훈과 여의사(19부 등장한) 내려선다.
여의사 : (손에 든 종이봉투에서 흰 의사 가운을 꺼내며) 잠시만요!
세훈 : (보는데)
여의사 : (옅게 웃으며) 의사라는 신분을 밝혀야죠.
세훈 : (긴장된 얼굴인)
이어 세훈과 여의사, 미란의 빌라를 향해 다가가는데…
S#22. 미란의 빌라 거실
현관문이 열리고, 세훈 들어선다. 그 뒤로 흰 가운을 입은 여의사 들어서는…
한편, 들어서는 세훈의 모습을 본 미란, 환한 얼굴로 “왔어요!” 하다가 흰 가운을 입은 여의사를 보자 눈빛 날카로워지는데…
미란 : (차갑게 굳은 얼굴로 쏘아보는)
세훈 : (미란을 향해 입을 떼려는데)
여의사 : (동시, 세훈을 슬쩍 찌르며 나가라는 눈짓을 보내는)
세훈 : (잠시 흔들리는 눈으로 보다가 결심한 얼굴로 현관을 나가는)
미란 : (동시, 분노에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여의사 : (미란의 얼굴을 살피다가, 친절한 목소리로) 윤미란씨! 반가워요. 신경 정신과 전문의 안지영이예요!
장세훈씨 입장에서 온 게 아니라 미란씰 위해서 온 거예요. 미란씨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미란 : (빤히 쳐다보며 악에 받친 듯 - 내레이션) 날 정신병자 취급하겠다, 이거지! (치솟아 오르는 분노에 원피스 자락을 꽉~
움켜쥐다가, 순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 스치고 이내 의사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이리 좀 앉으세요!
시간경과
미란과 여의사 마주 앉아 있다. 긴장이 흐르고…
미란 : (부드러운 얼굴이지만 눈빛엔 경계심이 가득해 날카로운)
여의사 : (차분하지만 냉정한) 이런 관계를 지속하는 건, 미란씨두 힘들잖아요.
(시선 맞추며) 장세훈씨가 미란씰 떠났다는 사실, 감당하기 힘들어두 받아들여야 해요, 미란씰 위해서!
미란 : (무슨 소리냐는 듯 빙긋이 웃으며) 선생님께서 오핼하고 계시네요!… (빤히 보며) 결혼 하셨죠?
여의사 : (빙긋이 웃으며) 그럼요, 아이가 둘인데요!
미란 : (오버랩, 여유만만한) 남편, 사랑하시죠?
여의사 : (옅게 웃으며) 물론 사랑하죠!
미란 : (오버랩, 빤히 보며) 사랑하지만 싸울 때두 있으시죠?
여의사 : (이거 보통이 아닌데, 하는 눈으로 보며, 기가 막혀 옅게 웃는데)
미란 : (조소가 흐르며) 선생님! 나하구 우리 윌두 지금 그런 거예요! 그냥 좀 다퉜을 뿐이라구요!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누르며) 분명히 알려 드리죠! 우린, 끝난 사이가 아니예요!
(벌떡 일어나) 이제 돌아가 주세요! (매서운) 당장!!
여의사 : (옅게 한숨 내쉬며, 일어나는) 그래요. 오늘은 그만 합시다!
미란 : (발끈해 매섭게 노려보는데)
여의사 : (그 시선 피하지 않고 보는)
미란 : (이내 환하게 웃으며, 부드럽지만, 뼈 있는) 바쁘실텐데, 여기까지 오시구 게다가 헛걸음까지 하셔서, 어쩌죠?
어쨌든 선생님 시간을 빼앗았으니까 상담료는 드리죠! (조소가 흐르며, 시건방) 얼만가요?
여의사 : (웃으며) 됐습니다. (돌아서 나가는데)
미란 : (뒷모습을 독기가 가득한 눈으로 쏘아보는, 그러다 불현듯 날카롭게 소리치는) 당신, 우리 윌이랑 어떤 사이야!!
여의사 : (멈칫 서 돌아보는데, 이거 생각보다 더욱 심각하구나 하는 얼굴인)
S#23. 미란의 빌라 앞
여의사, 미란의 빌라를 나서고 있고…
한편 자동차 앞에 서 있던 세훈, 긴장과 궁금이 얼굴에 가득한데…
세훈 : (보는)
여의사 : (깊이 한숨 내쉬며) 증세가 심각하네요!
세훈 : (얼굴 굳는데)
여의사 : (보며) 내가 말씀 드렸죠! 해결책은 윤미란씨와 관계를 끊는 것 밖에 없어요.
경계선 성격 장애 환자에게 발목을 잡힌 사람은 피해자인 거지, 책임질 사람이 아닙니다!
불쌍하다고 봐주다간, 평생 질질 끌려 다녀요!
세훈 : (한숨 내쉬며) 타시죠.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세훈과 여의사, 정차된 자동차에 오르는데…
CUT - 미란의 빌라 거실
창가 앞에 선 미란, 멀어져 가는 세훈의 자동차를 바라보는… 분노에 그 눈빛 섬뜩하다.
이내 휙~ 돌아 부엌을 향해 성큼 성큼 가는…
S#24. 미란의 빌라 부엌
테이블 앞에 앉은 미란, 스파게티를 미친 듯이 먹고 있다. 꾸역꾸역 입안으로 쳐 넣는데, 그 모습 그로테스크하다.
그러다 옆에 놓인 주스 팩을 가까이로 가져오더니 날카로운 과도를 집어 들어, 쿡쿡! 찔러 주스 팩 입구를 터트리는…
그 모습 위협적인데… 이어 주스를 팩 채로 벌컥 벌컥 들이키는… 주스가 사방으로 흘러내리고…
잠시 후, 주스 팩을 내팽겨치듯 휙~ 내려놓는다.
그리고 독이 잔뜩 오른 얼굴로 생각에 빠져 한 손에 쥔 과도를 테이블 위에 쾅 쾅 쾅~ 내려 찍어대는데…
미란 : (소름끼칠 정도로 오싹한 - 내레이션) 이젠 정말 용서 안 해!… 당신 참 웃기는 남자야!…
(결심하듯 비장함까지 흐르는데) 좋아, 그럼 이제 다 끝장을 내버리자구! (벌떡 일어나는)
S#25. 강변 도로 (오후)
질주하는 자동차들… 저 일각 갓길에 세훈의 자동차, 정차되어 있다.
CUT - 세훈의 차안
복잡하고 허탈한 얼굴의 세훈, 운전석에 기댄 채, 두 눈을 감고 있다.
미란의 광기 어린, 집착과 서문수와의 갈등 게다가 정민과 지은의 결혼소식에 맥빠진 모습인데…
잠시 그렇게 앉아 있던 세훈, 마음을 애써 다잡으며 시동을 거는…
S#26. 거리 (오후)
달리고 있는 미란의 자동차…
S#27. 미란의 자동차 안
독기가 가득한 얼굴의 미란, 뒷좌석에 앉아 있고… 운전석의 최군, 걱정이 가득한 얼굴인데…
미란 : (날카로운) 빨리 못 가!!
최군 : (룸미러로 보더니, 결심한 듯 차를 갓길에 멈춰 세우는)
미란 : (황당한 얼굴로 최군을 차갑게 쏘아보는)
최군 : (어두운 얼굴로) 이제 그만 하십쇼! 이런다구 돌아오지 않습니다, 장사장님!!
미란 : (기가 막혀 매섭게 노려보더니, 뒷좌석 문을 벌컥 여는)
CUT - 미란의 자동차 멈춰서 있고… 도로 위엔 차들이 쌩~ 달리고 있다.
분노가 가득한 걸음으로 운전석을 향해 다가온 미란, 운전석 문을 벌컥 열고, 최군의 멱살을 잡아챈다.
최군 : (맥없이 딸려 나와 주고)
미란 : (거침없이 최군의 따귀를 올려붙이는) 너 입 조심해! (매섭게 쏘아보며) 두 번은 안 봐줘!
(휙~ 밀치고 운전석에문을 쾅~ 닫는)
미란의 자동차, 이내 쌩하니 달려가고…
한편, 최군 맥없는 얼굴로 그저 서 있는데…
S#28. 서린 그룹 이른 저녁 전경
S#29. 세훈의 방
책상 앞에 선 세훈, 서류 가방에 서류 등 이것저것 소지품들을 챙겨 넣는 중이다.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호진 들어서는.
호진 : (다가와) 몇 일 쉰다며?
세훈 : (애써 밝은 얼굴로) 휴가 좀 냈어! (씁쓸히 옅게 웃는, 지은을 염두하는 듯) 정리 할 게 많잖아…
우선 내 머리두 마음두 비워 볼려구!!
호진 : (안쓰러운 눈으로) 그래, 잘 생각했다! (조심스레 입을 여는) 세훈아, 저기 말이야…
세훈 : (오버랩, 옅게 웃는) 괜찮아, 나!… 그러니까 위로 같은 거 안 해두 돼…
S#30. 서린 그룹 로비
퇴근하는 사람들의 풍경들… 그 속에 지은의 모습도 보이고…
이때 지은의 얼마 뒤엔, 걸어나오고 있는 세훈의 모습도 보인다.
다가가면, 걸어가는 지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세훈의 눈빛, 복잡한데…
그러다 이내 마음을 다잡으며, 냉랭한 눈빛으로 얼굴이 굳는데…
한편, 지은, 로비를 나서는…
S#31. 서린 그룹 입구 (저녁)
지은, 입구를 나서고 있다.
이때 세훈의 자동차 다가와 미끄러지듯 서는… 순간 지은 주춤하고…
한편 입구를 나선 세훈, 지은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휙~ 앞서 걸어간다.
한편 지은, 멈칫 선 채 외면하는데…
어느새 세훈, 운전석 문 앞으로 다가 왔고…
운전기사 세훈에게 공손히 인사하면, 세훈 또한 공손히 인사한 후 운전석에 오른다.
이내 세훈의 자동차 출발하고…
한편, 지은 냉랭한 얼굴로 바라보다 걸음을 옮기며 입구를 나서는…
CUT - 서린 그룹 일각 거리 (동 시각)
일각에 정차해 있는 미란의 자동차…
운전석 차창으로 다가가면, 미란의 모습이 보이고… 입구를 나서는 세훈의 자동차를 발견하자, 후다닥~ 내리는…
이어 달려오던 택시를 잡아 세워 오르는데…
S#32. 택시 안
뒷자리에 앉은 미란, 긴장된 얼굴인…
미란 : (기사를 향해) 놓치시면, 안 돼요!
S#33. 서린 그룹 일각 거리 (저녁)
세훈의 자동차 달리고 있고, 미란이 탄 택시, 세훈의 차를 뒤쫓고 있다.
S#34. S 호텔 저녁 전경
S#35. S 호텔 일식당
테이블 위에 찻잔이 놓여있고, 서문수와 김장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고…
정민, 냉랭한 얼굴로 앉아 있는…
서문수 : (목소리 낮은) 골프장 건설되구, 2년이면 땅값이 5배는 뛸 겁니다. 제가 장관님 모른 척 하겠습니까!
그린벨트 해제, 서둘러서 손 좀 써주십쇼!
김장관 : (빙긋이 웃는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 미란부, 들어선다.
김장관, 반가운 얼굴로 보고, 한편 서문수와 정민은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불쾌감이 흐르고…
미란부 : (들어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헛웃음 흘리며 서문수를 향해) 오랜만이야! 서회장!
서문수 : (슬쩍 인상을 쓰는)
김장관 : (동시, 서문수 향해) 내가 오라구 했습니다! 서로 안 볼 사이들도 아니구, 지난 일은 다 털어 버립시다!
(미란부 보며) 공항에서 바루 왔나?
미란부 : (앉으며) 물론이지… (서문수를 보며) 서회장하구 만난다는 얘길 듣구 득달 같이 달려 왔지!…
(달래는) 이봐, 서회장! 그때 자네 회사 신상품 런칭 때, 우리 미란이가 철없이 굴었던 거,
내가 사과 할 만큼 사과하지 않았나… 충분한 보상두 해줬구!
서문수 : (떨떠름한 눈으로 보는데)
정민 : (동시, 냉랭한 얼굴이고)
김장관 : (중재하는 분위긴데) 순망치한이라구,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구 하지 않습니까!
서회장님이 질끈 눈 한번 감아주세요! 두 사람, 결코 끊어서는 안 되는 관계이지 않습니까!
서문수 : (고민스런 얼굴이다가, 정민을 보며) 넌 먼저 좀 가거라.
정민 : (공손하지만 얼굴 굳어) 네! (김장관과 미란부에게 인사하고 나가는)
S#36. S 호텔 로비
정민, 착잡한 얼굴로 출입구를 향해 걷고 있다. 아버지와 미란부가 야합할 거라는 사실에 씁쓸한 심경인데…
그러다 출입구 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 역시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에 픽~ 웃는다.
이어 핸드폰을 꺼내 버튼을 누르는…
정민 : (얼마의 신호가 가다 탈칵~ 하고 통화중인) 지금 출발해요… 그래요! (전화 끊고는 입구를 성큼 성큼 나서는)
S#37. H 호텔 입구 (늦은 저녁)
정민의 자동차 다가와 멈춰서고… 운전석 문 열리면, 도어맨 내려선다.
한편 정민, 주머니 안에서 만원짜리 지폐 한 두어 장을 꺼내 도어맨에게 쥐어주고 운전석에 오르는…
S#38. 국도 (동 시각)
시원하게 달리고 있는 세훈의 자동차… 저 멀리로 세훈의 자동차를 뒤쫓고 있는 미란이 탄 택시가 보이고…
S#39. 세훈의 차 안
운전석엔 편안한 차림의 세훈, 핸들을 잡은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S#40. 시골동네 초입
들어선 세훈의 자동차, 멈춰 서고… 운전석 문이 열리고, 세훈 내려선다.
저 멀리, 보이는 공장장의 집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하는데…
한편, 저 멀리 일각엔 미란이 탄 택시가 정차해 있다.
CUT - 택시 안
뒷좌석에 앉은 미란, 프론트 글라스 너머 세훈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뭔가 결심한 얼굴로 비릿하게 웃는…
그 모습 오싹한.
미란 : (기사를 향해) 됐으니까 출발하세요!
미란이 탄 택시, 출발하는데…
S#41. 과수원
과수원의 늦은 저녁 풍경… 나무 아래 선 공장장, 봉지 씌우기 작업에 한창이다.
이때 공장장 시야에 들어오는 발… 다가와 우뚝 선 세훈이다.
공장장 : (힐끔 쳐다봤다가 무관심한 얼굴로, 다시 열매에 봉지를 씌우는)
세훈 : (옅게 웃으며) 며칠만 일꾼으로 써 주십쇼!
공장장 : (대꾸 없이 그저 일하는)
세훈 : (빙긋이 웃으며) 밥값은 하겠습니다. (일각에 놓인 흰 종이를 집어드는)
공장장 :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흐르고)
세훈 : (아무 말 없이 흰 종이로 과일을 싸매는 모습에서)
S#42. H 호텔 불란서 식당
정갈하게 담겨있는 과일 접시… 이미 식사를 마쳤는지 디저트가 차려져있다.
지은과 조현숙, 계모, 마주 앉아있고…
계모 : (우아 떠는) 잘 아시죠? 우리 아들 같은 사위보기 쉽지 않다는 거!
조현숙 : (고까운, 계모 주제에 생색은 하는 표정이지만, 이내 부드럽게 웃으며) 그럼요,
서군이야 누구든 탐낼 만한 사윗감이죠. 그나저나 혼수는 어떻게 준비할지… (말끝 흐리는)
계모 : (오버랩, 생색내는) 필요 없어요! 모르구 하는 결혼도 아니구, 지은이가 벌어서 생활하는 거 다 알구 있는데,
혼순 안 해보내두 됩니다! 또 우리 회장님이 아무 것도 받지 말라구 하셨구요!
조현숙 : (오버랩, 자존심 상해 단호한) 그래두, 그럴 수야 없죠!
지은 : (얼굴 굳어, 조현숙이 상처받았을까봐 안쓰러운 눈으로 보는)
계모 : (슬며시 가시 돋으며) 다 지은이 복이니까, 부담 갖지 마세요!
조현숙 : (자존심 상해 허세부리는) 말씀만 하세요! 다 해 보낼 테니까!
지은 ; (난감한 얼굴인데)
이때 룸 문이 열리고 정민, 들어선다.
계모 : (순간 얼굴 굳는, 이내 가식적으로 반가운 척) 왔어!!
조현숙 ; (동시, 들어서는 정민을 보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인데) 어서 와! (아니꼬운듯 계모를 슬쩍 보며) 얼마나 기다렸다구!
지은 : (안도의 빛이 슬며시 흐르고)
정민 : (계모를 향해 형식적인 목례만 할 뿐 눈길도 주지 않고, 조현숙 향해 다정한) 저녁 맛있게 드셨어요?
조현숙 : (환하게 웃으며) 응, 그래…
계모 : (비위장 상해 보는데)
정민 : (다가와 앉으며 지은을 향해) 일이 좀 일찍 끝났어요!
지은 : (옅게 웃는)
조현숙 : (계모 보란 듯, 정민에게 더 친근하게 구는) 자넨 저녁 했나!!
정민 : (씁쓸히 웃으며) 아직 못 했습니다!
조현숙 : (호들갑 떠는) 어머나, 배고파 어떡해! 그럼 빨리 시켜야지!
정민 : (옅게 웃으며, 테이블 위에 차임벨 누르는데)
계모 : (동시, 못마땅한 눈으로 보는)
지은 : (그 모습 놓치지 않고 본, 그러다 포장된 작은 상자를 계모를 향해 내밀며)
저, 어머님! 향수예요… 이거 쓰시는 거 같아서…
계모 : (내심 좋지만, 별 반응 없는 얼굴로 보는)
S#43. 지은의 집 앞 (밤)
정차하는 정민의 자동차… 조현숙과 지은, 정민 내려선다.
정민 : (운전석에서 내리며 조현숙 향해) 어머님! 지은씨, 잠시만 빌려주세요! 한 두어 시간 있다가, 곱게 돌려보낼께요.
조현숙 : (환한 얼굴로, 농담하는) 안 돌려 보내두 돼! 어차피 자네가 데리구 갈텐데 뭐… 그럼, 잘 가게! (들어가는)
정민 : (인사하며) 들어가세요…
지은 : (왜 그러나 하는 얼굴로) 나한테 할 얘기 있어요?
정민 : (보며) 우리 술 한잔할래요?
S#44. 포장마차
착잡한 얼굴의 정민, 소주잔에 술 따르고 있다.
한편 맞은 편에 앉은 지은, 왜 그러나 하는 얼굴로 보는데…
정민 : (천천히 들이키고 잔 내려놓고는, 옅게 웃으며)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 단 한 번두 의심해 본 적 없어…
지은 : (옅게 웃는) 고마워요!…
정민 :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툭 던지듯) 고맙다!?… 언제쯤 당신 입에서 날 사랑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을까!
지은 : (불편함이 흐르는 그러다 안쓰럽고 위로해 주고 싶은) 꼭 말루 해야 돼요?
정민 ; (순간 울컥 하는)
지은 : (가만히 보는)
정민 :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우리, 결혼하면, 어머님 모시구 살자! 영은인 원하는 대루 유학 보내주구!
지은 : (감격한) 정민씨!
정민 : (시선 피하며) 뭐 그렇게까지 감격할 필요 없어!
(자책의 표정이 슬쩍 스치다가, 툭 내뱉는) 당연히 내가 해야 할 몫이니까!
지은 ; (무슨 말인가 하는데)
정민 : (씁쓸히 웃으며, 둘러대는) 나 좋자구 어머님 모시자는 거야! 내가 당신을 아무리 사랑해두,
우리두 부부 싸움 같은 거, 할 거 아냐! (짓궂게 웃지만 맥없는) 그때 어머님이 든든한 내 지원군이 될 것 같아서…
(소주병 들어 잔에 따르며)
지은 : (고마운 눈으로) 정민씨 마음은 알지만… 회장님이…
정민 : (오버랩, 단호한) 상관없어! 아버지 허락 같은 건 필요 없으니까! (술잔을 단숨에 들이키는)
지은 : (걱정스런 눈으로 보는)
정민 : (술병을 다시 집어 드는데)
지은 : (술병 잡으며, 따뜻한) 그만해요!
정민 : (짓궂은) 어? 이 여자 벌써 바가지 긁네!
지은 : (환하게 웃는데)
정민 ; (흔들리는 눈으로, 내레이션) 그렇게 웃지 마! 당신 그렇게 웃을 때마다 내 가슴이 무너진다…
당신을 깊이 사랑할수록 내 마음이 자꾸 슬퍼져!…
S#45. 지은의 집 앞 골목 (밤)
정민과 지은, 다정히 손잡고 걷고 있다. 편안하고 다정해 보이는…
지은 : (걸으며) 부탁 좀 할께요!!
정민 : (걸으며, 보는)
지은 : 회장님… 아니 아버님한테두 그리고 어머님한테두 좀 잘하면 안 돼요?
정민 : (얼굴 굳어, 시선 피하는)
지은 : (애써 밝게 말하지만, 슬픔이 느껴지는) 정민씨! 그랬을 걸!!~ 이라는 말, 얼마나 슬픈 말인 줄 모르죠…
나 참 많이 후회해요! 아빠 말 좀 들었을 걸~… 아빠한테 잘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으면, 좋았을 걸!!~
(우뚝 걸음을 멈춰 서며) 나중에 후회할 일 만들지 말아요, 나처럼!!
정민 : (동시, 걸음 멈춰서 가만히 보다가, 피하고 싶은지 지은의 손을 잡아 당기며, 다시 걸음 옮기는) 가자!
S#46. 강가 (밤)
한적한 강가의 밤 풍경… 주위가 너무도 고요해 적막함 마저 흐른다.
세훈과 공장장, 여러 개의 낚시대 드리우고 나란히 앉아 있는데…
세훈 :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이고)
공장장 : (툭 던지듯) 머릴 비우러 왔으면, 드는 생각들 다 놔 버려!
세훈 : (속내를 읽자 옅게 웃는)
공장장 : (툭 던지듯) 자넨, 무슨 미련이 그렇게 많은가?
세훈 : (씁쓸히 웃는데, 마치 지은을 지칭하는 것 같이 들려, 착잡한 심경인) …
시간경과
한 폭의 그림처럼 앉아있는 두 사람, 움직임조차 없는데…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세훈의 낚시대의 찌가 물 위에서 포르르~ 움직인다.
이를 본 세훈, 환한 얼굴로 낚시대를 잡아당기는데… 순간 물고기가 바늘에서 빠져나가고 만다.
세훈 : (아쉬움이 흐르고)
공장장 ; (동시, 툭 던지듯) 줄을 풀어주면서 당겨야지, 자네처럼 무조건 당기기만 하면 고기는 놓치는 법이야!
세훈 : (계면쩍어 웃는데)
공장장 : 세상사는 이치, 다 낚시에 있네! 사람두 그렇구, 성공두 그렇구, 단숨에 잡아지는 건 없어!
그래서 당기는 것보다, 풀어주는 법을 배워야 하는 거구…
(날카로운) 단, 돌아올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끈은 꼭 있어야 하는 걸세!
세훈 : (가만히 보는데)
S#47. 정민의 저택 밤 전경
S#48. 정민의 저택 거실
테이블 위엔 간단한 안주와 양주병과 양주잔 보이고…
서문수와 미란부, 어느 정도 취해 있다.
어느새 의기투합했는지, 예전처럼 격의 없어 보이고…
미란부 : (취해 있지만 눈빛은 날카로운) 뒷돈이야 얼마든지 댈 테니까, 그놈 미국회사 지분, 하루라두 빨리 인수해 줘!
서문수 : (비릿하게 웃으며) 내 그렇지 않아도 장세훈 그 놈 버릇 좀 고쳐 줄려구 벼르구 있는 중이야.
우리 서린 주가 올리고, 경영 실적 좀 있다구 아주 기고만장해 봐줄 수가 없어!
미란부 : (툭 내뱉지만, 가시가 잔뜩 돋혀) 뜻밖의 상황에 처해 당황스러워 하는, 그놈 얼굴 좀 보고 싶구만!
서문수 : (비릿하게 웃으며) 좀 기다리게! 내가 구경 시켜 줄 테니!!
미란부 : (술잔 들이키며, 푸념하는) 딸년 때문에 그동안 젊은 놈한테 끌려 다닌 거 생각하면, 기가 찰 노릇이야!…
물론 딸년 잘 둔 덕분이긴 하지만…
서문수 : (정민의 생각에, 한숨 푹 내쉬며) 윤회장, 자식 겉 낳지, 속 낳는 거 아니라는 말, 틀리지 않은 거 같어! (잔 들이키는데)
이때 현관문이 열리고 조금 취한 듯한 정민, 들어선다.
시야에 거실 소파에 마주 앉아 있는 서문수와 미란부를 보자, 순간 얼굴 굳어지는…
미란부 : (인기척에 돌아보며) 장가간다며? 축하해!…
서문수 : (슬며시 얼굴 굳는)
정민 ; (그 표정 놓치지 않고 보는, 툭 내뱉지만 서문수를 향해 들으라는 듯) 저야 좋지만, 우리 회장님께선 입맛이 좀 쓰시죠!
서문수 : (매섭게 보는데)
정민 : (외면하며) 그럼 말씀 나누십쇼! 전 이만 올라갑니다! (2층 계단을 휘적휘적 올라가는)
서문수, 못마땅한 듯 얼굴 굳고… 미란부 왜 그러나 하는 눈으로 보는데…
S#49. 미란의 빌라 늦은 밤 전경
S#50. 미란의 빌라
현관문이 열리고, 취한 미란부 들어선다.
한편 현관 앞에 서 있던 미란, 미란부를 부축해 소파로 다가오는. 어느새 다가온 미란부와 미란, 소파에 앉은…
미란 : (애교스런) 많이 드셨나봐요!
미란부 : (슬쩍 쥐어박는 척) 내가 니 놈 때문에 별 짓거릴 다하구 다닌다!
미란 : (쌜쭉한 표정 짓다가, 긴장된 얼굴로) 서회장님이 뭐래요? 그렇게 하시겠대요?
미란부 : (넥타이 풀며) 걱정 마라! 서회장두 그 놈한테 빈정 많이 상해 있드라…
미란 : (회심의 미소를 비릿하게 짓는데)
미란부 : (날카롭게 보며) 분명히 약속 한 거다!! 그 놈 망가뜨려 주면, 그 놈한테, 연연해하지 않기루!
미란 : (순간 표정 어두워지다가 이내 밝게 웃으며 거짓말하는) 그럴 거예요… 걱정 마세요!
미란부 : (달래듯) 미란아! 애비 말 새겨들어. 장세훈 그놈한테, 이걸루 화 풀구, 마음 잡아!
이제 휠체어두 필요 없는데, 니가 뭐가 아쉬워서 그 놈한테 매달리는 거야! (단호한) 정리해!
미란 : (힘없이 웃는데 내레이션) 나두 그러구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요! 아빠, 난 지금 살아있는 게, 아냐!
어떡해든 그 사람, 내 옆에 둬야 내가 살 수 있을 거 같애!
S#51. 공원 (다음날 - 낮)
휴일 오전의 한산한 풍경. 곳곳에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의 모습 보이는데…
다가가면 영은, 복자, 호진(※ 순서대로 선) 조깅을 하고 있다.
한편 저만치 뒤쳐져서 달리고 있는 여진, 숨이 찬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안간힘을 다해 쫓아오고 있는데…
복자와 호진, 영은, 간간이 대화도 나누며, 즐기듯이 운동하고 있다.
이때 여진의 시야에, 다정하게 눈 맞추며 대화 나누는 복자와 호진의 모습이 부각되어 보이고…
그러자 여진, 눈에 불꽃이 이는 듯, 쏜살같이 달려가, 호진과 복자 사이를 파고드는데…
호진 : (달리며 힐끗 보고) 무리하지 마라! 뛰다가 죽는 사람, 여럿 봤다!
복자 : (달리며, 한심하단 듯 여진을 보며) 그러게 평소에 운동 좀 하지!
여진 : (숨이 차 말도 못할 지경인, 그저 헥헥~ 거리며 달리는데 다시 뒤쳐지고)
영은과 호진 그리고 복자 다시 앞서 뛰는데…
여진 : (이에 질세라, 힘껏 다시 달려 복자와 호진 사이를 갈라놓는데, 숨이 차서 죽을 맛이다)
영은 : (달리며,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갑자기 소리치는) 스톱!
모두, 멈춰서고… 숨을 고르며, 영은을 쳐다보는데…
복자 : (영은을 보며) 왜?
영은 : (걱정스럽기도 하고, 한심하다는 듯 여진을 보며) 이러다 진짜 애 잡겠어요!
(복자 향해 따지듯) 언니! 여진이가 그렇게 죽으라고 따라다니면, 꿈쩍 좀 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복자 : (내심 찔금한 얼굴이고)
여진 : (울컥, 고마운데)
영은 : (호진을 향해 홱~ 고개를 돌려 쏘아보며) 그리구 아저씨! 아저씬, 왜 남의 사랑 뺏을려구 그래요!!
여진 : (속이 시원하단 얼굴로, 영은을 보는데)
호진 : (벙~ 찐 얼굴로 영은을 보며) 야, 엄밀히 말해서 여진이의 일방적인 감정인 거지 복자는 아닌 거잖아!
영은 : (오버랩) 그럼 그 말은 복자 언니두 아저씰 좋아한다는 얘기예요?
(복자를 보며) 그런 거야? 언니두 호진이 아저씨 좋아해?
복자 ; (난감한) 물론 좋아는 하지만…
영은 : (오버랩) 남자루는 아니다! 이 말이지?
복자 : (멋쩍어 고개 끄덕이다가 결심한 듯) 그래, 말이 나온 김에, 우리 정리 좀 하자!
여진이는 좋은 후배구 호진이 형두 그냥 좋은 선배야! 내 마음은 그게 다야!
호진, 여진 : (실망의 빛이 흐르는데)
영은 : (결심한 얼굴로) 음~ 그럼 이제 이렇게 하자! 여진이는 쭉 하던대루 복자 언니 따라다녀!
호진 : (오버랩, 어이없는) 그런 게 어딨어! 그럼 난?
영은 : (샐쭉 웃으며) 변호사 아저씬, 내가 있잖아요! (하고 호진을 잡아 당기는데)
모두 벙찐 얼굴로 영은을 보는데…
S#52. 몽타주
과수원 (오전)
과수원 풍경… 작업복 차림의 세훈, 마스크를 쓴다. 그 옆엔 공장장도 보이고…
일각엔 농약 살포를 위한 SS기가 설치되어 있다.
한편 공장장, SS기를 작동시키자 송풍기에서 농약이 안개처럼 분무되고…
세훈과 공장장 호스 등을 나르며 분주히 일하는 모습에서…
백화점
붐비는 백화점 풍경… 다가가면 주방 기구 코너에 서있는 지은과 정민, 행복한 얼굴로 혼수를 고르고 있다.
정민, 전시되어 있는 그릇과 수저를 들어 지은에게 한 입 떠 먹여 주는 제스처를 취하며 장난치자,
이에 지은,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정민의 재촉에 받아먹는 시늉을 하는…
시골 동네 일각 평상
평상에 앉은 세훈, 동네 노인ⓛ과 장기 두고 있다.
그 주위엔 훈수를 두고 둘러 앉은 두 서너 명의 노인들도 보이고…
세훈 노인ⓛ에게 장기를 일부러 져주는 분위긴데… 이에 노인들의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때 기분 좋은 얼굴로 냉커피 쟁반을 들고 다가온 공장장, 세훈에게 냉커피를 내미는…
이내 얼른 일어나 공손히 받아드는데…
한강 둔치 일각에 정차해 있는 정민의 자동차 안
커피를 손에 쥔, 지은 한 모금 마신다. 운전석에 앉은 정민도 손에 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차안에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고…
두 사람, 다정하게 눈 맞춰가며 커피를 마시는데…
이때 프론트 글라스 위로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삽시간에 빗줄기가 굵어진다.
내리는 빗물로 인해, 차안은 커텐이 드리운 듯 아늑해지고…
한편 정민,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지은의 머릿결을 쓰다듬는데…
시골 동네 일각
후두둑~ 떨어지고 있는 빗줄기… 세훈, 어느 집 처마 밑으로 뛰어든다.
작업복 차림으로 과수원에서 일을 마쳤는지, 손엔 삽 하나가 들려 있다.
지붕에서 똑 똑 똑!~하고 댓돌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구슬프다.
그저 아련한 눈으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다, 손을 내밀어 빗방울을 맞는데… 그 모습 외롭고, 쓸쓸하다.
S#53. 시골 동네 초입의 좁은 길 (낮)
미란의 자동차, 흙먼지를 날리며 들어서고 있다.
한편 미란의 자동차, 저 앞엔 동네 아이들 서너 명이 줄지어 걸어가고 있고…
S#54. 미란의 차 안
운전석에 앉은 미란, 신경질이 가득한 얼굴로 핸들을 잡고 있다.
프론트 글라스 너머, 얼쩡거리며 비켜주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잔뜩 짜증이 났는데…
그러다 어서 비키라는 듯 빵~ 하며 클락션을 눌러대는…
S#55. 과수원 (동 시각)
예초기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고… 자주식 소형 예초기 앞에 선 세훈, 풀을 깎고 있는 중이다.
예초기가 지나간 자리엔, 잡초가 깨끗하게 깎여져 있고, 가장자리엔 풀 더미가 쌓여져 있는데…
세훈의 이마엔 송글송글 땀이 맺혀있지만 얼굴엔 편안함이 가득하다.
잠시 후, 다른 편에서 들리던 예초기 소리가 뚝! 멈추는데…
세훈의 시야에, 멈춰진 예초기를 바라보고 서 있는 공장장의 모습이 들어온다.
세훈, 예초기를 멈추고 공장장을 향해 다가가는…
세훈 : (다가와) 고장났습니까?
공장장 : 매번, 말썽이야! (툭 내뱉는) 너무 부려먹는다구, 심술을 부리나…
세훈 : (빙긋이 웃는, 예초기를 살펴보며) 분해해 봐야겠지만, 엔진부에 문제가 있는 거 같은데, 부품들은 있습니까?
공장장 : 웬만한 건 창고에 다 있어! (빙긋이 웃으며) 수리비 받을 생각은 말어!
세훈 : (빙긋이 웃는) 창고에 가서 손 좀 봐갔구 와야겠네요!…
(예초기를 끌고 창고를 향해 가려는데, 순간 얼굴 차갑게 굳어지고)
공장장 ; (흐뭇한 얼굴로 웃다가, 굳어지는 세훈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돌려 보는)
한편 미란, 과수원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세훈 : (쓴 한숨을 내쉬며, 우뚝 서 있고)
공장장 : (동시, 미란을 한번 쓱~ 훑어보더니, 자리를 비켜 주려는지 성큼 성큼 일각을 향해 가는데)
미란 : (어느새 다가와 세훈 앞에서는)
세훈 : (여긴 또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 하며 짜증스런 얼굴인)
미란 : (눈치 살피며, 환히 웃는) 윌! 좀 웃어주면 안돼요?
세훈 : (얼굴 굳어 매섭게 보는데)
S#56. 강가 (낮)
세훈, 차갑게 굳은 얼굴로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서 있는데 돌아버릴 것 같은 얼굴이고…
미란, 냉냉한 얼굴로 그 옆에 서 있다.
미란 : (기가 막힌다는 듯, 세훈의 차림새를 훑어보며)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이 꼴이 뭐예요? 대체!!
세훈 ; (차가운 얼굴로 보는)
미란 : (세훈의 팔을 잡으며) 가요!
세훈 : (동시, 매섭게 확~ 뿌리치는)
미란 : (놀라 보는)
세훈 : (냉랭한 눈으로, 미쳐버릴 것 같은 심경인, 쓴 한숨 토해내며) 윤미란, 언제까지 이럴 거니?
언제까지 날 붙들고 늘어질 거야?
미란 : (서운함이 밀려와 발끈해 쏘아대는) 그러는 당신은 언제까지 이럴건데?
세훈 : (어이없는) !
미란 : (뚫어져라 보며) 이제 지은이두 정민씨랑 결혼하구, 당신만 제자리 찾아 돌아오면 돼!
세훈 : (오버랩, 매서운) 내가 지은이 때문에 너랑 헤어진 줄 알아?
미란 : (쏘아보는)
세훈 : (차갑게 보며) 지은일 다시 만나고 내 마음이 흔들렸던 건, 부정 안해! 그렇게 헤어져서, 참 많이 후회했으니까…
하지만 맹세코 지은이 때문에, 너와 끝낸 건 아니다!
미란 : (오버랩, 비참한 기분에 이 악물고) 그럼 이유가 뭐야? 대체 내가 왜 싫어진 건데?
세훈 : 냉랭한 눈으로 낮지만 매서운) 그건 니가 더 잘고 있잖아!? (쓴 한숨 토해내고는, 단호한) 가라!
너하구 더 이상 입씨름하기 싫다!
미란 : (오버랩, 감정 추스르며 애원하는) 당신 못살게 군 거 나 후회해요… 내가 잘못했어! 다신 안 그럴게… 내가 다 고칠게!
내가 다 고칠게요! 용서해줘요, 제발!
세훈 : (돌아버릴 심경인 냉랭한 눈으로 보다가 돌아서는데)
미란 : (동시, 가로 막고 서며 날카로운) 세상엔 용서 못할 일 없어! 단지 하기 싫을 뿐이지!!
세훈 : (질릴 대로 질린 얼굴인, 더 상대해선 안 된단 생각에 밀치고, 걸음을 떼는데)
미란 : (슬쩍 밀려나며, 위협적인) 당신 없으면 난, 죽어!
세훈 : (숨이 턱 막히는) !!
미란 : (소리치는) 죽는다구!!
세훈 ; (돌아보며, 낮고 냉정한) 자기 연민이 많은 사람은 절대 죽지 못해!
아니 이제 니가 죽든 말든 그건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미란 : (내심 충격인, 눈물 고이는)
세훈 : (차갑게 보지만, 연민도 있고 복잡한 심경인)
미란 : (눈물 흘리며, 차분한) 알았어요! 그럼, 조용히 죽어 줄게요! (독기가 가득한 얼굴로 강물을 향해 걸어 들어가는데)
세훈 : (순간 놀라, 미란을 잡으려다가 주춤하는, 그 모습 위에)
의사(소리) : 정말 죽으려고 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관심을 끌기 위해 날 봐달라는 일종의 제스처죠!
세훈 : (제스처라는 걸 알기에 결심한 얼굴로 외면하고, 휙~ 돌아 성큼 성큼 가버리는)
한편 미란,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얼굴로 물 속을 들어가는데… 무릎 아래로 강물이 찰랑거린다.
얼마쯤 강물 속을 계속 걸어 들어가는데, 인기척이 없자, 슬쩍 돌아본다.
시야에 그저 성큼 성큼 걸어가고 있는 세훈의 뒷모습이 들어오자 당혹한 얼굴이고…
한편, 세훈 굳은 얼굴로 여전히 성큼 성큼 걸어가고 있다.
잠시 후 미란, 아무리 기다려도 세훈이 뒤조차 돌아보지 않자, 절망의 얼굴이 되고…
더욱 더 멀어져 가는 세훈의 뒷모습을 보며 맥이 풀려, 그대로 강물에 주저앉아 버린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그렇게 잠시 앉아 있던 미란, 이내 일어나 이를 악물며, 강물 밖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저 멀리 걸어가고 있던 세훈, 슬며시 뒤를 돌아보는데, 강에서 걸어나오고 있는 미란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S#57. 미란의 차 안
핸들에 고개를 묻고 어깨가 들썩이도록 울고있는 미란… 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벌떡 드는… 소름끼치도록 싸늘한 얼굴이다.
눈동자를 굴리며 골똘히 생각하고는 어금니를 악무는… 매몰찬 얼굴로, 시동을 건다.
미란의 자동차, 거칠게 출발하는…
S#58. 창고 안
창고 안 풍경… 바닥에는 이미 분해된 부품들이 질서 정연하게 순서대로 놓여져 있고…
일각에 선 세훈, 예초기를 손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잠시 일손을 멈추고 쓰디쓴 한숨을 토해내는… 미란의 광기 어린 집착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애써 잊으려는 듯, 다시 일손을 움직이는데…
잠시 후, 새부품으로 교체하고 다시 조립을 시작한다. 한편 바닥에 놓인 날카로운 예초기 칼날이 도드라져 보이고…
S#59. 창고 밖 입구 (밤)
휘발유가 담긴 휴대용 플라스틱 통에서 졸졸졸~ 쏟아지고 있는 기름…
다가가면, 창고 입구에 선 미란, 광기 어린 얼굴로 손에 든 휘발유 통을 창고 입구에 뿌리고 있다.
기름은 창고 입구에 흥건하고… 어느새, 휘발유 통은 비워지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하게 웃더니, 빈 휘발유 통을 손에 들고, 창고문을 열고 들어가는…
S#60. 창고 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닫혀지는 창고문…
독기가 가득한 얼굴로 눈이 뒤집힌 미란, 손에 든 빈 휘발유 통을 냅다 던져 버린다.
한편, 예초기를 조립하던 세훈의 시야에 미란이 들어오자, 질릴 대로 질린 얼굴로 쳐다보는데,
그러다 저 일각에 나뒹구는 휘발유 통을 보더니 순간 사색이 되는…
이내 재빨리 미란을 향해 다가가는데…
한편, 미란 주머니 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켜고, 위협적으로 내미는…
동시, 다가가던 세훈, 하얗게 질려 경악한 얼굴로 멈칫 서는…
미란 : (라이터를 든 채, 오싹하게 웃는데, 정신을 놓은 듯한 표정이고… 세훈을 바라보는 눈빛, 간절하지만 광기로 일렁이는)
다가오지 마!
세훈 : (경악해, 멈칫 서는)
미란 : (라이터를 든 채, 뚫어져라 보는) 이 방법뿐이 없잖아!
세훈 : (질릴 대로 질린 얼굴로, 낮은) 지금 뭐 하는 거야!! (발걸음을 살짝 떼는데)
미란 : (동시, 날카롭게 소리치는) 가까이 오지마!
세훈 : (멈칫 서는, 설득하는) 미란아! 나가자! 나가서 얘기하자!
미란 : (멍한 눈으로) 나두 지쳤어! 이제 끝낼래…
세훈 : (사색인 얼굴로, 천천히 조심스레 다가가는데)
미란 : (동시, 라이터를 다시 들이밀며 위협적인) 가까이 오면 던져 버릴 거야!
세훈 : (멈칫 서며, 경악하는)
미란 : (동시, 뚫어져라 보는데 그 눈빛 오싹한) 어차피 더 이상, 길이 없잖아!… (원망이 가득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게, 뭐가 잘못된 거야? 뭐가 잘못된 거야?!…
(넋이 나간 얼굴로 주절거리는) 당신한텐 내가 일부였지만, 나한텐 당신이 전부였어!…
세훈 : (긴장된 얼굴로 슬며시 발걸음을 떼는)
미란 : (날카롭게 뚫어져라 쏘아보는)
세훈 : (동시,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오는데)
미란 : (그 모습을 싸늘한 눈으로 보며, 가소롭다는 듯 픽 웃고는) 우리 그냥 죽어요! 같이 죽어버리자!…
(결심한 얼굴로 라이터를 입구에 던져 버리는)
그와 동시 경악한 세훈, 미란을 밀치며 재빠르게 달려가는데…
한편 미란이 내던진 라이터는 바닥에 흥건히 젖은 휘발유 위로 떨어지고… 삽시간에 불길이 확~ 일어난다.
이는 불길을 보며 사색의 얼굴인 세훈, 뒤로 주춤 물러서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