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마객잔과 중도객잔을 지나며
협곡을 지나 산길 따라 마을을 거쳐 얼마나 더 갔을까
점심시간을 훨씬 넘긴 2시 30여분이 되어서야 우리들은 휴식지인 나시객잔에 도착
할 수 있었고 현지식 으로 요기를 때운 후 다시 말을 타고 오늘의 숙박지인 차마객
잔 으로 향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호도협 처럼 아득한 곳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엔 깎아지른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가 ?
손과 다리에 어찌나 힘을 주었는지 쥐가 날 지경이고 말은 말대로 거품과 근육경련
을 일으키며 힘들어 한다.
말이 불쌍하기도 하다 이 말들은 이런 척박한 땅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이런 길
을 오고 가다니 참으로 운명이라는 것은 있는 것일까 ?
돌로 된 가파른 길을 올라도 바짝 긴장을 해서 그런지 모두들 목적지인 산 정상(28
밴드)까지 도착 할 수 있었고 식은땀과 긴장의 연속이었던 2시간 30여분간의 말 트
랙킹이 끝나자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말에서 내려서도 40여분을 더 걸어서야 차마객잔에 도착할 수 있었고 고즈넉한 객
잔에서 1박을 맞이 한다.
산상에서의 숙박은 언제나 그러하듯 차마객잔 에서는 여유로운 밤을 맞이한다.
더구나 한국인 3명도 만났으니 이억 만리 타국땅 산상에서의 인연이 예사롭지가
않다.
언어연수와 취업을 위해 왔다는 청년들을 보며 젊어 사서 고생을 하는 이들이 부럽
기만 하고 한편으로는 고국에 있는 아들 녀석이 생각 난다.
맑은공기에 고즈넉한 객잔 !
더구나 닭백숙에 바이주 까지 있으니 이 어찌 신선에 비교하랴 !
닭백숙에 바이주를 얼마나 마셔 댔는지 쏟아지는 별빛 천연 레이져 쇼 도 못 보았
지 뭡니까
아 ! 내가 나를 자학 해보지만 이미 지나간 일 어찌 하겠는가.
그래도 이렇게 높은 산위에서 신선 흉내 한번 내 보았으니 이만하면 신선 발뒤꿈치
는 가보았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겠는가
2월 22일 아침 8시 35분
차마객잔 에서 술 마시면 머리 안 아프다고 하더니 진짜 그렇다.
높은 고도 때문인지 맑은 공기 때문인지 하여튼 신기하게 말짱하다.
닭백숙 한 그릇 아침으로 해치우고 중도객잔을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고 2
시간여의 산길을 따라 가니 중도객잔이 나온다.
중도객잔은 마을과 인접한곳에 위치하여있고 차량도 다니는 그런 곳이다.
객잔에는 발랄한 꾸냥 4자매가 즐겁게 일을 하고 있고 지붕 위 조망대에 올라가니
아래쪽 조망이 꽤 인상적 이고 아래쪽에는 “천하제일화장실”이라는 곳이 있어 들
어가보니 과연 절경이다.
이런 곳에서 일을 보니 쾌변이 아니 나올 수 있을까
시원하게 아주 시원하게 경관을 즐기는 화장실이 틀림 없으리라
그 뜻 또한 꽤 재미있다
“당신은 하늘의 화장실에 방문 하셨군요
왼쪽에는 배나무 꽃이 있고, 우측에는 울타리가 있으며
앞에는 옥룡이 있고 뒤에는 발바리가 있으며
위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아래에는 야생 꽃이 있으니
내가 어디 있냐고 물으면 천하제일 화장실에 있다고 말 하겠오“
물도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한스와 함께하는 공식여행의 마지막 기점인 관음폭포
를 다녀오기 위하여 산허리 수로를 따라 한참을 가니 거대한 바위틈에서 흘러나오
는 폭포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은 관음폭포 !
5,396m의 합파설산(哈巴雪山)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는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갈래 많은 물줄기가 하늘같은 절벽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다.
설산의 빙하가 녹아내려 이곳으로 분출 한다는 관음폭포는 농업용수는 물론 식수
까지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주는 고귀한 물이라고 한다.
지금은 사용 하지 않고 있지만 몇 년전 까지 사용했음직한 시멘트 수로가 이들의
고닯픈 삶을 대변하듯 폭포까지 이어져 있다.
호도협이 내려다 보이는 조망 좋은곳에서 기념촬영을 마친후 왔던길로 되돌아가
중도객잔에 도착하니 점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객잔의 중국 현지식으로 식사를 하고 객잔 조망대에 올라 이제는 정말 차마고도 호
도협 트랙킹의 마지막 끝자락에 서 있구나를 생각하니 저멀리 내려다 보이는 호도
협이 허허롭기 그지 없고 가슴속 나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너는 이곳에 오면서 무엇을 얻고자 했는가 ?
너는 이곳에 욕심과 탐욕을 내려 놓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
너는 이곳의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배웠는가 ?
묻고 또 물어도 확신을 못하겠다.
정답은 나의 가슴속에 있다지만 나마져 확신을 못한다면 나에게 물어보는 의미 또
한 없지 않을까.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이 있다.
나이도 직업도 틀린 11명의 인원이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타국 땅에서 동거동락
하기가 쉽지 않은데 불평불만 없이 잘 따라와 주었다는 것이다.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을 텐데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의 노력과 인내가
있었다고 나는 확신 한다.
여행은 가장 유익한 공부이고 가장 훌륭한 선생이며 넓은 세상을 알 수 있으며 나
와 다른 것을 목격할 수 있으며 그 모든 것과 가슴을 열고 소통하고 융합할 수 있다
고 나는 믿고 있다.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 어려울 때 이곳이 힘을 북돋을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
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며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하나의 의식을 치루었다.
가지고온 프랭카드를 이곳에 걸고 가는 것 이다.
“철원 하오펑요우먼 호도협 트랙킹”
이라고 선명하게 새겨진 프랭카드에 각자의 이름과 후원자 직장등을 적어 차마고
도 객잔에 걸어 두므로서 티벳인들의 영혼인 타르쵸 처럼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퍼
져 나가길 기원 해 본다.
빵차를 타고 중도객잔을 내려오는 길은 뱀처럼 구불구불 가드레일도 없는길을 한
참을 내려와야 한다.
멋 모르고 탔던 몇몇 회원들은 진땀이 날 정도로 긴장을 했다고 하니 이곳 사람들
은 하루하루가 삶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하며 산다더니 맡는 말인 것 같다.
오던 길이 아닌 곳으로 빵차를 운전하기에 비포장 도로는 안 가나보다 좋아했는데
리장 가는 길은 비포장을 통과 안하고는 안 되나보다.
비포장도로와 산허리 포장도로를 2시간 40여분 달려 도착한곳은 리장의 한국인 식
당 “고장난 시계”
삼겹살로 쫑 파티 라고 한다.
한국에서 먹는 삼겹살과 똑같고 술도 소주다.
이 어찌 마시지 않으랴
이어지는 건배 속에 차마고도를 마쳤다는 자신감이 모두들 충만한지 한국보다 두
배 값을 받는 소주가 순식간에 동이 난다.
건배 ! 건배 ! 건배!
식당이 떠나갈 듯 하지만 기분은 최고인 것 같다.
오늘밤 열차만 아니면 계속 이어질 듯한 술판도 쿤밍행 기차를 타기위하여 8시경
끝이 났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간단하게 짐을 꾸리고 11시 쿤밍행 열차에 몸을
실으니 피로가 다가 온다.
쿤밍으로 돌아가는 열차는 4인1실 란워 침대 열차라 그런지 아늑하고 조용해서 이
번 투어중 제일 좋은 열차인 것 같다.
이제 내일의 쿤밍 시내 투어를 위해 눈을 붙여야 한다.
언어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자유 여행의 시작을 위하여 덜커덩 거리는 레일 소리
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해 본다.
첫댓글 신들의 고향을 다녀오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