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기는 왔나보군요. 너도 나도 산으로 가고싶은 충동이 일어나고 베낭하나 달랑 걸머지면 어딘들 못가리..... 승태, 영우, 원순 세집에 부부가 새벽 6시 반 1100도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어리목 입구에서 하차하니 07시 10분 이제부터 걸어서 사제비를 지나 망동산과 윗세오름, 방아오름과 남벽 분기점을 통과하면 서귀포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힘차게 발걸음 재촉했습니다.
1100도로 어리목 입구에 한라산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도 안내판은 꼭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조선시대 정조 때 임금님 타는 말이 태어난 목장 (5소장)이라 하여 御乘生岳으로 부르는 오름은 제주의 360여 개 오름 중 크기와 높이가 두 세번째인 오름으로 아흔아홉골 골짜기를 일부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어리목이란 지명은 물이고이는 땅이라고 하네요. 이 일대는 일본군이 주둔하기도 하였고 4.3사건 때는 무장대들이 은신처이며 훈련장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리목 광장에 도착했지만 족은두레왓의 그림자로 어둠이 내려 있으며 이르게 물드는 나뮷잎들이 울긋불긋 산객들 마음을 사로 잡습니다. 두레왓이란 지명은 두레박을 엎어놓은 모습이고 왓은 제주어 밭 또는 일부 지명을 일컬으는 말입니다.
세계자연유산 탐방안내센터가 지금은 선흘리 2리 거문오름 입구에 멋지게 개관했지만 (2012년 9월 4일 개관) 2008년부터 2012년 8월까지는 이곳이 임시 센터였습니다. 2008년 개관할 시 당시 이만희 환경부장관과 김태환지사가 테이프를 끊기도 했고, 저가 탐방센터를 해설하기도 하였는데 벌써 4년 지났네요.
일명 와이(Y)계곡인데 어리목계곡이 정식 명칭입니다. 한라산 서북벽에서 출발한 이 계곡은 큰드레왓을 휘감아 돌다 큰두레왓 하부에 도착하면 한줄기는 족은두레왓 하부로 흘러 동어리목계곡으로 중간에 방선문을 지나 공설운동장 옆 동산교에서 한천을 만들고, 용연을 만들어 바다로 이어진다. 그리고 서어리목계곡은 광령입구 무수천을 만들고 외도천을 만들어 바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단풍나무는 서어리목 계곡 다리에 있는데 해마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 산사람들 가슴을 설레이게 하지요.
그냥 지나가면 섭하죠. 영우친구가 포즈를 잡고 주변에 식물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한참을 올라갔습니다. 힘들었죠. 사제비 동산과 어리목 중간지점에서
헐떡거리는 숨을 고르고 앞으로 갈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영차 힘내라 조금만 더 가면
시원히 흐르는 약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사제비동산 약수인데 사제비오름 곁에 있는 약수라서 사제비 약수라 하고 사제비는
오름형상이 제비가 죽어서 납작하게 엎드린 모습이라고 합니다.
약수 한모금씩 마시고 사제비오름을 뒤로 하여 망동산을 바라보며 걷노라니
안개가 오락가락 바람은 싸늘하고 손이 시릴 정도입니다.
망동산 아래 등산로 오른편에는 2011년도 전망대를 설치하였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 이곳에 들어서면 제주시가 보이고 외도 부영아파트 멀리 관탈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 망동산은 옛날 휘파람으로 한라산의 말들을 호령하던 몰테우리가 이 오름에 올라서면 말들이 어디에 있는가를 다 알 수 있다하여 망을 보았다는데서 유래합니다.
어리목 광장에서 출발하여 서어리목 계곡 다리를 지나면 오르막 길인데 모두 힘들어 하는 난코스입니다.
1시간 어렵게 오르면 사제비 동산에 도착하는데 앞이 확 트여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다시 걸을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사제비오름을 옆에 두고 넙게 펼쳐진 조릿대, 구상나무, 털진달래나무, 산철쭉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을 오르게 됩니다.
20여 분 걸어서 오르니 망동산 아래 도착하여 뒤를 돌아보니 사제비오름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대부분사람들은 산행하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힘들어 앞으로 전진하기만 하는데 한번씩 돌아보세요. 산행에 또다른 묘미가 펼쳐집니다. 앞에 펼쳐진 장소는 올 봄에 산불이 난 곳인데 지금은 많이 피복되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챗망오름에 햇살이 드리워 흰눈이 내린 모습같지요.
참억새가 한창 흐드러직 피어 햇살에 눈내린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다시 윗세오름으로 발걸음
돌리는데 바늘엉겅퀴가 내 눈을 유혹합니다.
잎에 바늘과 같은 가시가 날카로워 바늘엉겅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