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음 악>
-베사메무쵸와 수수꽃다리-
요즘도 경음악이라는 말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1960~70년대에 음악에 좀 관심이 있는 사람(나처럼 공부는 잘 안하는)이라면 경음악 디스크판을 하나 구하면 밤을 꼬빡 새워가며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계속 반복하여 들을 만큼 인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K-Pop이다 뭐다 하여 그런 음악이 있었던가 하는 정도인 것 같다.
경음악(Light Music)이란 사전적 의미는 ‘대중이 듣고 즐기기 위한 음악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나 일반적으로는 노래가 없는 악기만의 연주곡으로 다수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정통음악은 고전음악(Classic Music)이라하고 비교적 간단한 악기의 구성으로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음악을 말하지만, 더러는 ‘Pops Orchestra’라 하여 구색을 갖춘 대규모 악단이 있기도 하다.
--60년대 유머 한토막--
음악에 대하여 잘 모르는 평범한 남자대학생 하나가 미팅에 나갔다가 어떻게 잘 되었는지 애프터로 연결이 되었다.
둘이 음악다방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데이트를 즐기는데 여자가 취미를 물었다.
딱히 좋아하는 취미가 없던 이사람, 좀 교양있게 보이고 싶은데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아, 그러세요? 저도 음악 좋아하는데.... 무슨 음악을 좋아하세요?”
‘아차, 영화나 독서라고 할 걸!’싶었지만 이미 시작된 거짓말! 음악에 대하여 잘 모르는데 아는 거라곤 클래식이라는 말 밖에 생각이 안난다. 교양있게 폼을 잡고 목소리를 낮춰 깔고는
“클래식을 좋아합니다.”
“아, 고전음악을 좋아하시는 군요. 어쩜 저와 똑 같으실까? 무슨 곡을 제일 좋아하세요?”
이 남자 깜짝 놀랐다. 듣기로 클래식은 모차르트, 베토벤 어쩌구 하는 사람들의 음악인 줄 알았는데 고전음악이란다. 그럼 고전무용이 우리나라 전통무용이니 고전음악은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말 하는가 보다에 생각이 미쳤다.
“고전음악은 뭐니뭐니해도 아리랑이 제일이지요!”
그 커플, 그 데이트에 성공하여 지금쯤 자녀들 낳아 잘 키우고 노년을 보내고 있을까? ^^
음악을 구체적으로 구분을 하자면 매우 갈래가 많겠지만 간단히 정통음악인 클래식(Classic)과 대중음악(Popular Music), 민요(Folk Song) 등으로 나누고 다시 성악과 기악으로 나누면 되겠는데, 대중음악은 클래식에 비하여 성악의 비중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내가 많이 듣던 경음악 중에는 ‘베사메무쵸(Besa Me Mucho)'라는 곡이 있는데, Ray Conniff 악단과 Ventures 악단의 것이 유명하다.
원곡은 스페인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Enrique Granados)의 1911년 작품이었다고 한다.(라틴계 음악)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데에는 멕시코의 여가수 싱어 송 라이터 '콘수엘로 벨라쿠에즈' 가 1940년에 리라꽃(라일락)에 얽힌 아픈 사랑 이야기를 '베사메무쵸'란 제목의 노래에 담아 부르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1999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멕시코 노래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널리 알려지기로는 이태리의 맹인가수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곡이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Besa Me Mucho'란 스페인어로서 영어로는‘Kiss Me Much'의 뜻으로‘나에게 키스를 많이 해주오’의 뜻이며 우리나라에서도 해방 이후 샹하이에서 활동하던 ‘현인’씨가 귀국하여 활동하면서 불러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가사를 살펴보면
- 베사메 베사메무쵸 고요한 그날 밤 리라꽃 지던 밤에
- 베사메 베사메무쵸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
- 베사메무쵸야 리라꽃 같은 귀여운 아가씨
- - - - - - - - 후략 - - - - - - - - - - - - -
이렇게 되어있는데 이 가사에는 두가지 알아두어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 하나는‘리라꽃’이란 프랑스어이고 영어로는‘라일락꽃’이 된다.
‘라일락’이라면 향기가 일품인 외래수종의 관상수로 대부분 알고 있는데 라일락은 우리나라 토종 꽃도 있다. 우리말로는 ‘수수꽃다리’이고, 비슷한 종이 여럿이 있어서 ‘꽃개회나무’라고도 하고 ‘정향나무’라고도 하는데 설악산이나 북한산 등 고산에서도 매우 많이 발견된다.
미군정 시절 미국인 ‘엘윈 M. 미더’씨가 북한산에서 우리나라 토종 수수꽃다리를 채취하여 미국으로 가져가 화단에 심기 좋도록 키가 작고 향기가 진하며 꽃이 오래가는 종으로 개량하였다한다. 한국의 자기 사무실에서 타이피스트로 일하던 아가씨의 성을 따서‘미쓰김 라일락’이라 명명하여 미국시장을 단숨에 평정하고 세계적으로 유통시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돈을 들여 수입해 온다고 한다.
또 하나는 -베사메무쵸야 리라꽃 같은 귀여운 아가씨-라는 가사로 해방 무렵에는 스페인어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지 ‘베사메무쵸’가 마치 아가씨 이름인 것처럼 되어있는 것이다.
경음악은 참으로 부담없이 그냥 가볍게 듣고 즐기기에 너무도 좋은 음악이다. 그야말로 Easy Listening이다.
경음악으로 된 ‘베사메무쵸’와 노래로 된 ‘베사메무쵸’그리고 내가 즐겨듣던 경음악 몇곡을 소개한다.
## 참고곡
1. Besa Me Mucho : Ray Conniff 악단
https://youtu.be/qlbAaWq1-fs
2. Besa Me Mucho : Ventures 악단
https://youtu.be/wETpuy1gcG4
3. Besa Me Mucho : Andrea Bocelli 의 노래
https://youtu.be/83lnl6hOmUw
4. Besa Me Mucho : 현인의 노래
https://youtu.be/YG12DVjehR8?list=RD3ngw-6it0vM
5. 사랑의 기쁨(Plaisir D'amour) : Bert Kampfert 악단
https://youtu.be/Wa_xi3drzOI
6. 변덕스런 나일강(Way Ward Nile) : Chantays 악단
https://youtu.be/yIL9K1UUMW8
7. 뛰지말고 걸어라(Walk Don't Run) : Ventures 악단
https://youtu.be/nLIMNDuYX8Y
8. 검은 눈동자(Dark Eyes) : Ventures 악단
https://youtu.be/WXqOewUD77A
9. 이사도라(Isadora) : Paul Mauriat 악단
https://youtu.be/fRDJQAb8i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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