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32도 넘으면 뇌졸중 66% 늘고 당뇨환자 혈당 올라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낮 최고 기온이 32도에서 1도씩 높아질 때마다 서울 거주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가 9명씩 증가했다(국립기상연구소 조사).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부산 등 6대 도시의 '권역응급의료센터' 내원 환자를 분석한 결과, 7~8월 중 낮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날 호흡곤란 등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17.6%(서울)~26.1%(부산) 증가했다. 인천에서는 뇌졸중 환자가 42.3% 증가했다. 미국심장학회에 따르면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일 때 뇌졸중은 66%, 관상동맥질환은 20% 증가한다.
인체가 더위를 느끼면 뇌의 시상하부는 체온을 끌어내리기 위해 '체온조절시스템'을 가동시켜 피부 혈류량을 늘리고 땀을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자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킨다. 우선 피를 피부 쪽으로 보내기 위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동시에 인체 다른 부위에 공급되는 혈액량은 부족해진다.
혈액 공급량이 정상을 밑돌면 식욕을 잃고 소화기능이 약해지고(위장관), 소변이 줄고 인체의 대사작용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신장), 인지기능 등 정신적인 활동이 둔해지고(뇌), 운동 능력이 평소보다 저하돼 다칠 위험이 높아진다(근육).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이 같은 체온조절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체온이 올라간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온이 섭씨 1도 오를 때마다 심장의 1분당 혈액 박출량은 3L씩 증가한다"고 말했다. 더위로 신체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심장이 무리하면 심근경색 가능성이 커진다.
- ▲ 고혈압·당뇨병이 있거나 노년층은 폭염이 닥치면 심근경색·뇌졸중 등이 발생해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더위를 피하는 생활 습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블룸버그
폭염은 고혈압과 협심증·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을 동반한 사람에게 특히 위험하다.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피떡)이 만들어지기 쉽다. 몸속 어딘가에서 생긴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생긴다. 당뇨병 환자는 땀으로 수분이 과다하게 배출되면 혈당 수치가 올라간다. 강희철 교수는 "혈당 수치가 올라가면 신경세포가 손상을 받아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에 당뇨병성 족부증 등 합병증이 악화돼도 모르고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노년층은 별다른 지병이 없어도 폭염으로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 체온조절중추의 기능이 쇠퇴하기 때문에 신체의 열 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한다"며 "뇌가 체온 상승을 감지해도 노화로 신진대사가 느려진 데다가 땀샘이 감소한 상태여서 체온 조절을 제대로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은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 등으로 이어진다.
만성질환이 있는 노년층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외출을 삼가야 하며, 에어컨을 적절히 틀어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22~24도가 뇌를 비롯한 신체 모든 부위가 가장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온도이다.
고혈압이 있으면 날이 아무리 더워도 찬물 샤워를 하면 안 된다. 무더위로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 혈압이 급상승한다. 당뇨병 환자는 빙과류나 탄산음료를 멀리해야 한다. '뻔한 상식'이지만 "이렇게 더운데 한 번쯤이야…" 하면서 방심하는 사람이 많은데, 땀을 많이 흘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당분이 든 음료수를 마시면 체내에 빨리 흡수돼 혈당 수치가 급속히 올라간다.
운동前 물 한잔 운동中 이온음료 운동後 물 한잔
폭염 속 운동땐…
평상시 37도 정도인 체온은 운동을 하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며, 특히 근육의 온도는 42도 넘게 상승한다. 이렇게 상승한 체온은 대부분 땀을 통해 외부로 발산된다. 무더위에 시속 5~6㎞로 평지에서 걷거나 시속 10㎞로 자전거를 타는 등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면 1시간에 약 900㎉의 열이 발생한다. 땀 1L를 흘리면 약 580㎉의 열이 발산되므로, 900㎉의 열을 해소하려면 1.55L의 땀을 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흘린 땀의 양만큼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는 "열이 생성되는 과정에서도 수분이 소비되므로 흘린 땀의 양에 10%를 더해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욱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운동을 할 때는 운동 전 물 한잔(200~300mL) 정도를, 운동 중에는 이온음료를 15~20분마다 200~300mL씩 마시고 운동 후에도 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땀을 많이 흘렸다고 해서 소금을 직접 섭취하면 안 된다. 유병욱 교수는 "땀을 많이 흘린 뒤 소금을 먹으면 혈중 염분 농도가 갑자기 상승해 전해질 균형이 깨어지고 이로 인해 심한 갈증 어지럼증 구역감을 느낄 수 있다"며 "당분은 수분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를 느리게 하므로 당분이 10% 이상 함유된 과일 주스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운동 직후에는 허기가 져도 식사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운동을 하는 동안 근육과 피부에 혈액이 집중되고 소화 기관에는 혈류량이 감소돼 있기 때문에 운동 직후 식사하면 소화가 잘 안 된다. 운동 후 최소 30분이 지난 다음 식사하되, 소화가 잘되고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잘되는 채소류 등을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한편 미국스포츠의학회(ACSM)는 건강한 성인이 무더위에 빨리걷기나 골프 등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할 때는 40분 운동 후 20분 휴식, 조깅이나 테니스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30분 운동 후 30분 휴식을 권장한다. 진영수 교수는 "노인이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30도 이상의 더운 날씨에 실외 운동을 하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2010/08/04 10:00 http://blog.naver.com/yk6058/60112388538
첫댓글 건강한 삶 아름다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