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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카페 '대구야생화동호회'에서 <퍼온> 자료입니다.
21) 아까시아나무가 아니고 아까시나무가 옳은 말이다.
22) 어사화(御使花)는 접시꽃이 아니라 무궁화이다.
23)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24) 우리나라에도 에델바이스가 있고 여름꽃이다.
25) 이른 봄 산에서 볼 수 있는 노란꽃은 산수유나무일까? 아니다. 생강나무이다.
26) 이름모를 꽃과 이름없는 꽃의 차이
27) 잡초란 전혀 쓸모 없는 식물인가? 아니다.
28) 진달래, 철쭉, 산철쭉의 비교
29) 절에 있는 보리수나무는 부처님이 성도하신 그 나무일까?
30) 창녕 화왕산 억새제가 맞을까, 갈대제가 맞을까?
31) 창포비누의 꽃 그림은 꽃창포이다.
32) 채소와 야채의 차이는?
33) 추어탕에 넣어 먹는 제피는 어떤 식물의 열매일까?
34) 코스모스와 봉숭아는 우리나라 토종식물일까?
35) 토종민들레는 산골짜기로 쫒겨 가고 서양민들레가 전국을 덮고 있다.
36) 해바라기(향일화: 向日花)는 해를 향해서 몸을 돌릴까?
37) 호랑가시와 구골나무는 다르다.
38) 화투의 5월 난초는 난초가 아니다.
39) 흰개나리가 있을까?
40) 아까시나무에 대해서 질문
41) 처녀치마는 처녀치마가 아니다.
42) 우츄프라 카치아에 대해서
21. 아까시아나무가 아니고 아까시나무가 옳은 말이다.
5월은 전국적으로 아까시나무 꽃향기가 대지를 적시는 계절이다. 흔히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로 부르고 있는데 이와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아까시나무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로비니아속 식물이고, 아카시아(Acacia)는 아열대 또는 열대성 관목을 말한다. 우리나라에 심어진 아까시나무는 열대성인 아카시아와 완전히 다른 식물이므로 분명하게 구분해서 쓸 필요가 있다. 아까시나무는 콩과의 낙엽성 교목이다. 키가 거의 30m까지 자라는 대형 수종으로 북반구 여러 나라에서 조림 수종으로 쓰고 있다. 아까시나무는 다른 수종에 비해 활용가치가 높은 나무이다. 목재는 단단하면서도 질겨서 가구를 만들면 탄력이 좋아 잘 부러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60년대까지 우마차를 볼 수 있었는데 그 우마차를 만든 목재가 아까시나무였다. 우리나라에서 아까시나무만큼 양질의 꿀을 생산할 수 있는 나무도 별로 없을 것이다. 밤꿀은 톡 쏘는 맛이 있고, 유채꿀은 미적지근한데 비해 아까시꿀은 향기마저 감미롭다.
22. 어사화(御使花)는 접시꽃이 아니라 무궁화이다.
일설에는 중국원산인 접시꽃(蜀葵花=어송화)이라고도 한다. 촉규화는 아욱 같은 잎에 밑에서부터 둥근 꽃이 줄줄이 피어나는 여러해살이풀로 접시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과거(대과)에 급제한 사람이 영예의 합격 증서인 홍패(紅牌)를 앞세우고, 삼일유가(三日遊街)라 하여 사흘 동안 축하 행렬을 벌이는데, 증서를 받을 때 위에서 주신 꽃이 이 꽃이고 이것을 급제자는 복두 위에 꽂아서 활대처럼 얼굴 옆까지 드리우고 다녔다. 문과에 급제한 사람은 33개의 꽃을 달고, 무과에 급제한 사람은 28개의 꽃을 달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각각 과거에 급제한 사람 33명과 28명중에서 수석이라는 뜻이다. 만약 중국 풍습대로 하였다면 접시꽃이 될 것이고, 한국 전래의 풍습을 따랐다면 무궁화가 올바르다고 본다.
23.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왕벚나무는 일본이 국화로 지정한 나무이다. 왕벚나무는 4-5일간 눈사태가 일어난 듯 찬란하게 피었다가 미련 없이 찬란하게 사라지는 화려한 꽃이다. 일본인이 숭상하는 가미가제 특공대, 무사도 정신이 이런 벚꽃의 특징과 닮아 나라꽃으로 지정했는지도 모른다. 일본국화는 실은 우리나라 제주도와 전남 해남이 자생지이다. 올벚나무와 산벚나무의 잡종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24. 우리나라에도 에델바이스가 있고 여름꽃이다.
높고 험준한 산을 오른 자 만이 만날 수 있는 청아한 꽃이다. 에델바이스는 유럽과 남아메리카의 고산지대에서 볼 수 있는 희귀한 꽃이다. 5-30cm의 키에 눈 속을 헤치고 2-10개의 노란 꽃을 피우는 에델바이스는 꽃잎 밑에 창 모양을 한 6-9장의 잎이 부드러운 털로 덮여 하얗게 보이는데 별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에델바이스는 눈이 쌓여 있는 고산지대에서 자라기 때문에 겨울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에델바이스는 6-7월에 눈 속을 뚫고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미는 여름꽃이다. 우리나라에도 에델바이스가 있는데 솜다리, 왜솜다리, 산솜다리 3종이 고산지대에 자라고 있다. 마찬가지로 여름(8월)에 꽃을 피운다.
25. 이른 봄 산에서 볼 수 있는 노란 꽃은 산수유나무일까? 아니다. 생강나무이다.
이른 봄에 피는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를 혼돈하는 경우가 있다. 이른 봄 아직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는데, 꽃 색깔이 두 나무 모두 노랗게 피기 때문이다. 산수유는 층층나무과이고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이다. 산수유는 줄기가 갈색이고 꽃자루가 길고, 생강나무는 줄기 끝이 녹색을 띠고 꽃자루가 매우 짧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산수유는 집 근처에서 재배하는 중국원산의 소교목에 속하는 낙엽활엽수로 줄기의 겉껍질이 일어나 쉽게 벗겨지고 색깔은 연한 갈색이다. 생강나무는 전국의 산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줄기 껍질이 벗겨지지 않고 색깔은 짙은 잿빛이다. 산수유는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는 양성화이고, 생강나무는 암수딴그루로 암꽃과 숫꽃이 따로 있는 단성화이다. 예로부터 산수유 열매는 귀중한 한약재이다.
26. 이름모를 꽃과 이름없는 꽃의 차이는?
다음은 김춘수님의 시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처럼 모든 식물은 그 이름을 알고 있을 때에 하나의 의미가 부여되고 존재가 인정되는 것이다. 길가에 있는 하찮게 보이는 잡초라도 조사되어 이름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름이 아직도 없는 풀이라면 신종을 발견한 것이 되겠다.
27. 잡초란 전혀 쓸모 없는 식물인가? 아니다.
잡초는 인간들이 삶을 영위하는 장소인 논밭의 작물, 화단 화초 등과 섞여 자라면서 기존 식물의 영양분을 뺏으면서 왕성한 생장을 하여 재배식물에 피해를 주는 식물이다. 그리고 공해에 대단히 강하고 인간에게 밟혀도, 뽑혀져도 살아남아 그 생명을 유지하는 식물로서 바랭이, 질경이, 닭의장풀, 쇠비름, 메꽃, 괭이밥 등과 같은 풀이다. 잡초의 번식은 대부분 대량으로 씨로 퍼져 나간다. 특히 국화과 식물 중에 잡초가 많은데 그 이유는 바람을 타고 씨앗이 멀리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그 외 씨가 옷이나 동물들의 털에 붙어서 멀리 전파되는 것도 있다. 잡초 중에는 우리에게 약이 되는 유용한 식물도 많이 있다.
28. 절에 있는 보리수나무는 부처님이 성도하신 그 나무일까?
부처님이 이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이 나무는 뽕나무과에 속하고 잎은 포푸라나 피나무잎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잎끝이 길게 꼬리처럼 길다. 그리고 이 나무는 중간에 공기뿌리가 생겨 밑으로 들여져 마치 기둥처럼 되어 이 나무 아래 면적이 수백평에 달하여 그늘이 좋다. 우리나라 절에서 보리수나무라고 하는 것은 (달)피나무나 찰피나무를 말한다. 잎이 보리수잎과 비슷하고 그 열매로 염주를 만들기 때문이다. 슈베르트의 보리수는 유럽피나무를 말한다. 유럽에서는 이 나무로 가로수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그리고 산에 가면 가을에 붉은 열매를 먹는 보리수나무가 있다. 이것을 보리장나무, 보리밥나무, 보리똥나무, 포구, 펠구 등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29. 진달래, 철쭉, 산철쭉의 비교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다. 진달래는 전국의 산지에 분포하는 관목으로 2-3m까지 자란다. 잎은 긴 타원형이다. 꽃은 잎보다 먼저 피며, 흔히들 북한의 국화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예전에는 진달래였으나 지금은 산목련(함박꽃나무, 북한에서는 산목란이라한다)이다. 꽃잎을 먹을 수 있어 참꽃이라 한다. 철쭉은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와 만주에서만 자라는 키 2-5m의 관목으로, 잎은 어긋나기를 하지만 가지 끝에 5개씩 모여 달린다. 잎은 달걀 모양이다. 꽃색은 담홍색이고 깔때기 모양의 화관 윗부분에는 안쪽으로 적갈색 반점이 있다. 꽃잎을 먹을 수 없어 개꽃이라 한다. 두 식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을 보면, 첫째 꽃피는 시기가 진달래가 빠르다. 진달래는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고 철쭉은 잎과 동시에 꽃이 피거나 잎이 먼저 나온다. 둘째 꽃빛깔에 있어서는 진달래가 좀 더 진하고, 꽃의 크기는 철쭉이 크다. 또 철쭉은 화관의 윗부분 안쪽에 적갈색 반점이 있다. 셋째 잎모양은 진달래는 길쭉하고 철쭉은 둥글다. 두 식물과 비슷한 식물 중에 산철쭉이 있는데 이 산철쭉과 혼돈 하는 경우도 있다. 전국 유명 산지에서 열리는 철쭉제도 사실은 대부분 산철쭉의 개화기인 5월 말경에 산철쭉밭에서 행해지곤 한다. 또 어느 도에서는 도의 꽃을 철쭉으로 정해 놓고 홍보용 자료나 공공 기관, 심지어 자연학습 시설에도 철쭉이 아닌 산철쭉의 사진을 철쭉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게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철쭉은 산철쭉과 같은 속에 속하는 근연종이기는 하지만 산철쭉과는 뚜렷이 다른 특징이 있어서 관심만 있으면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우선 철쭉은 산철쭉보다 키가 훨씬 커서 보통 2-5m까지 자라고, 잎과 꽃도 산철쭉보다 크다. 잎 모양은 진달래와 비슷하지만 꽃은 진달래보다 크고 색깔도 진한데 안쪽에 반점이 있는 것은 철쭉과 비슷하다. 산철쭉은 어린 가지, 꽃대, 잎에 점액성 성분이 많아 끈적거리는 특징으로 진달래나 철쭉과 구분할 수 있다. 산철쭉은 중부지방에서는 산밑의 냇가나 산자락에 자라지만 남부 지방으로 갈수록 능선으로 올라간다. 특히 경북 청송 지방에서는 수달래(水丹花)라고 하여 주왕산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로 믿고 있다. 산철쭉의 잎은 길이 3-8cm, 폭 1-3cm 정도의 좁고 긴 타원형 또는 넓은 피침형이며, 양 끝이 좁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의 뒷면 특히 잎맥 위에는 광택이 있는 갈색 털이 빽빽히 돋아 있지만 표면에는 털이 드문드문 있고 길이 1-5mm 정도의 잎자루에도 갈색털이 많이 돋아 있다. 꽃잎이 겹으로 된 겹산철쭉과 흰색꽃이 피는 흰산철쭉도 있는데 아주 희귀하다. 산철쭉은 그늘진 곳이 아니면 어디서나 잘 자란다. 조경용 소재로 적당한데도 일본에서 개량된 도입종을 더 많이 심고 있어 안타깝다. 흔히 보이는 노란색이나 주황색 또는 흰색의 꽃은 대개 도입종인 경우가 많다.
30. 창녕 화왕산 억새제가 맞을까, 갈대제가 맞을까?
억새와 갈대를 혼돈하는 사람이 많다. 억새는 물기가 적은 산에서 자라지만 갈대는 강가, 냇가 또는 바닷가 등의 물가에서 자란다. 그리고 억새는 밑둥에 여러개의 줄기가 모여 나지만, 갈대는 땅속줄기의 마디에서 한 대씩 나는 것이 특징이다. 화서는 억새가 줄부채 모양인 반면에 갈대는 원추형이다. 또 억새의 소수에는 한 개의 열매가 달리지만 갈대의 소수에는 여러개의 열매가 달린다. 어린 억새와 갈대는 소나 말 그리고 양이 잘 뜯어먹는다. 옛날에는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 지역에 넓은 갈대밭이 있어서 김발, 갓, 자리, 발의 가내 수공 재료가 되었다. 따라서 농외소득의 큰 재원이 되었다. 그래서 지방 관청에서는 갈대밭에 세금을 물리기도 했다. 그러나 갈대밭은 차츰 농토화되고 공장부지로 사라져 갔다. 이와 같이 창녕 화왕산은 억새제가 맞는 말이다.
최근 억새재를 갈대재로 다시 바꾸었다는 말이 있다. 정상 부근에 못이 있는데 여기에 옛날에 갈대가 자랐다고 하여 갈대재가 맞다고 하여 갈대재로 다시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기에 갈대가 아닌 달뿌리풀이 자라고 있었지 않나 추측할 뿐이다. 달뿌리풀은 갈대와 흡사하나 산지의 습지에 자라고 이삭이 조금 차이가 난다. 무엇모다. 갈대는 땅속으로 줄기가 달리나 달뿌리풀은 땅위로 달린다. 그래서 달리는 풀이라고 하여 달뿌리풀이다.
31. 창포비누의 꽃 그림은 꽃창포이다.
붓꽃과 꽃창포는 모두 붓꽃과의 붓꽃속에 속해, 꽃의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서로 다른 종으로 구분되는 만큼 다른 특징들이 많다.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먼저 꽃창포가 꽃이 더 크고 적자색으로 색이 더욱 진한 것이다. 또 꽃창포는 바깥 화피(붓꽃, 백합 종류들처럼 꽃잎과 꽃받침을 구분할 수 없을 때 화피라는 용어를 쓴다)의 안쪽에 무늬가 없거나, 무늬가 있으면 작고 노란색이다. 붓꽃은 바깥 화피의 안쪽에 있는 그물모양의 무늬가 보다 넓으며 흰색과 노란색이 섞여 있다. 보통은 붓꽃이 꽃창포보다 먼저 꽃이 핀다. 또 붓꽃은 잎 가운데 있는 중륵이 거의 발달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다른 점이다. 그런데 왜 다른 붓꽃 무리와는 달리 꽃창포에는 창포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을까? 꽃창포의 잎은 얼핏 보면 창포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 그러나 아름다운 꽃을 피우므로 꽃창포라 부른 것이다. 창포의 꽃은 색깔이 잎과 같이 초록색으로 깨알같은 꽃들이 길다란 화축에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그것이 꽃인지를 모를 정도이다. 창포비누 선전에도 꽃창포의 그림이 들어 있을 정도로 혼돈하고 있다. 창포는 단오하면 꼭 생각나는 식물이다. 포의 잎과 뿌리를 우려 낸 물에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며 또 푸른 창포를 꺽어 다가 문 위에 얹어 놓기도 하는 풍속이다. 그런데 창포라는 이름 때문에 꽃창포를 창포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창포는 우리의 민속과 관계 있는 식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정작 그 식물체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가 많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음력 5월 5일을 단오라고 하여 아주 큰 명절로 삼아왔었다. 음양설에 의해 양(陽)이 특히 강한 날이라고 하여 이 날에 행해지는 세시 풍습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지금도 강릉과 삼척 등지를 중심으로 한 동해안 지방에서는 단오를 기리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 지고 있다. 5월 단오절에 여인네들이 창포를 삶은 물(菖蒲湯)에 머리를 감고 창포 근경을 깎아 비녀 대신 머리에 꽂으면 일 년 내내 병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부가 비단결 같이 고와진다고 믿어 왔다. 창포의 향기와 타감 물질이 머리를 상쾌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 발간되는 잡지나 T.V에 단오와 관련되는 풍속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습을 소개하고 있으나 정작 이 때 제시되는 사진들은 하나같이 창포가 아닌 꽃창포를 보여 주고 있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게다가 창포비누, 창포샴푸 등의 광고에서 꽃창포와 비슷한 붓꽃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기도 하다.
32. 채소와 야채의 차이는?
채소란 주식이 아닌 부식으로서 가공하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사용되는 초본성 식물을 의미한다. 순수한 우리말로 푸성귀 혹은 나물. 우리나라는 채소로 많이 사용되고 일본은 야채(野菜), 중국은 소채(蔬菜), 북한은 남새라고한다.
33. 추어탕에 넣어 먹는 제피는 어떤 식물의 열매일까?
일반인은 초피나무를 산초, 산초나무를 개산초, 난대, 꽃이 피는 시기나 소엽의 모양 등이 산초나무와 비슷하여 혼동되기도 하지만 산초나무와 달리 소엽의 잎맥이나 가장자리에 노란 반점이 있다. 그외 차이점은 개화시기가 다르다. 산초나무는 8월에 개화하여 이후 결실하나, 초피나무는 5-6월에 개화하여 8월에 결실하여 수확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구별하기 쉬운 점은 초피나무는 가시가 마주나기이나 산초나무는 어긋나기이다라는 점이다. 둘 다 열매로 기름을 짜 이용하나 열매 껍질을 향신료로 사용하는 쪽은 초피나무이다. 초피나무는 우리나라의 중부이남의 산야에 많다.
34. 코스모스와 봉숭아는 우리나라 토종식물일까?
코스모스는 멕시코 고산지대가 원산지이고, 봉선화(鳳仙花, 봉숭아)는 인도 동남아시아 원산이다. 개화기 때 우리나라에 들어와 거의 우리민족과 동화되어 토착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가곡 봉숭아는 원래 ‘울밑에선 무궁화야 너 모양이 처량하다’라고 하였으나 일제 시대의 무궁화 박해로 인해 봉숭아로 바꾸었다고 작사가가 말하였다고 한다.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꽃을 살살 흔들리면서 피어난다고 살살이꽃이라고도 한다. 그 외 과꽃은 토종, 채송화는 남아메리카원산이다.
35. 토종민들레는 산골짜기로 쫒겨가고 서양민들레가 전국을 덮고 있다.
토종 민들레는 귀화식물인 서양민들레에 밀려 찾아보기가 힘들다. 도시와 먼 시골이나 깊은 산꼴짜기에서 볼 수 있다. 서양민들레는 유럽에서 들어온 귀화식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데 특히 과수원이나 길가, 밭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봄철 개화기에 고속도로변을 온통 황색으로 물들이는 꽃이 바로 서양민들레이다. 민들레와 서양민들레의 차이를 살펴보면 민들레는 꽃의 포엽(꽃받침에 해당)이 꽃에 바짝 붙어 있고 서양민들레는 포엽이 아래로 젖혀져 있다. 또 민들레는 꽃색깔이 옅은 노란색이 많고 봄에만 꽃이 피지만 서양민들레는 꽃색깔이 샛노랗고 봄부터 가을까지 연중 꽃이 핀다. 서양민들레는 대부분 설상화로 이루어져 꽃이 둥글고 부품하게 보여 탐스럽다. 그에비해 민들레는 관상화가 조금 많아 엉성하게 보이는 면이 있다. 최근에는 붉은씨서양민들레도 들어와 있다. 씨가 붉고 잎에는 잎살이 거의 없는 모양이다.
36. 해바라기(향일화:向日花)는 해를 향해서 몸을 돌릴까?
해바라기는 꽃대 줄기가 대단히 강하다. 따라서 해바라기가 해의 이동 방향에 따라 몸체를 움직인다는 것은 타당성 있는 관찰이 아니다. 다만 해바라기가 옆을 바라보며 피기 때문에 그렇게 믿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7. 화투의 5월 난초는 난초가 아니다.
붓꽃은 화투 그림 속에 나오는 5월의 식물인데, 흔히 난초라고 부르고 있으나 난과와는 다른 붓꽃과 식물이다. 사실 붓꽃과 난초는 비슷한 점이 많다. 둘 다 외떡잎식물로, 잎은 나란히맥이다. 또 꽃은 꽃잎과 꽃받침의 구별 없이 6장이며, 씨방이 모두 하위(下位: 씨방이 꽃받침, 꽃잎, 수술보다 밑에 위치함)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큰 차이를 발견할 수가 있다. 첫째, 붓꽃의 꽃잎과 꽃받침은 방사상칭으로 늘어서 있으나, 난초의 꽃잎과 꽃받침은 좌우상칭으로 되어 있다. 둘째, 붓꽃의 암술머리는 3갈래이며 수술이 3개로 뚜렷이 나타나는데, 난초는 보통 1개의 암술과 1개의 수술이 서로 붙어 한 몸으로 되어 있다. 셋째, 붓꽃의 꽃가루는 가루로 되어 있으나 난초의 꽃가루는 서로 달라붙어 덩어리를 이룬다. 넷째, 난초의 씨방 속에는 작은 종자가 많이 들어 있지만, 붓꽃의 씨방 속에는 큰 종자가 들어 있다. 따라서 난초는 난과에 속하며 붓꽃은 붓꽃과에 속한다. 붓꽃과 식물보다는 난과 식물이 더 진화된 식물로 알려져 있다.
38. 호랑가시나무와 구골나무는 다르다.
구골나무(구골나무목서)를 일반인들은 호랑가시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호랑가시는 잎 가장자리 5군데가 뾰족하게 되어 전체가 직사각형이다. 구골나무는 잎의 모양이 장타원형이고 잎 위쪽 가장자리에 뾰족한 잔가시가 많이 나 있다. 일반인들은 잎 가장자리에 가시가 있다고 무조건 호랑가시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과이고 잎이 어긋나기이고, 구골나무는 물푸레나무과이고 잎이 마주나기이다. 그리고 호랑가시는 4~5월에 꽃이 피어 가을에 붉은 열매를 단다. 구골나무는 1~2월에 꽃이 핀다. 둘 다 암수딴그루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호랑가시나무가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아메리카 포리라고 하여 잎가에 잔가시가 조금 촘촘하게 난다. 호랑가시나무는 영진고등학교 정문옆에 심어져 있고, 구골나무는 영진전문대 본관 앞 화단에 심어져 있다.
39. 흰개나리가 있을까?
봄이 되면 노란 개나리꽃이 울타리와 길가를 따라 아름답게 피어난다. 미선나무는 입다 조금 빠르게 흰색으로 피어난다. 개나리와 미선나무는 둘 다 물푸레나무과이나 개나리는 동북아시아 특산으로 외국에서 굉장히 인기 있는 나무이다. 미선나무는 식물분류학상 속 자체가 우리나라 특산식물속이다. 개나리는 노란색, 미선나무는 흰색으로 개나리꽃과 비슷하게 닮았으나 훨씬 작다. 미선나무 열매가 옛날 여인들이 사용하였던 아름다운 부채모양으로 생겼다고 미선(美扇)나무이라고 한다. 어떤 이는 미선나무가 흰꽃이 핀다고 하여 흰개나리라고 부르기도 하나 잘못된 것이다. 미선나무의 꽃은 백색, 상아색, 분홍색 등이 개발되어 있고, 현재에는 어느 정도 원예화 되어 심고 있다.
40. 아까시나무에 대해서 질문
(질문)
제가 평소 아까시나무에 대해 알고있는 내용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1. 아까시나무는 끈질긴 생명력이 그 특징으로 베어낸 후에도 약제를 베어낸 자리에 뿌려야 되살아나지 않는다.
-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그이듬해 아까시 나무만 왕성히 자라난다.
- 무덤근처의 아까시나무는 관까지 해치므로 보이는 즉시 박멸해야 한다.
2. 아까시나무가 국내에 이처럼 온 산을 뒤 덥게 된 것은 일제가 우리산하를 망치기 위한 정책을 편 결과이다.
3. 아까시나무는 그 활용성이 제일 떨어지는 나무다.
다음은 박상준군의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아까시나무는 학명이 Robinia pseudo-acacia이고, 북아메리카원산으로 콩과의 낙엽성교목입니다. 아까시는 현재 두 종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데, 하나는 꽃아까시(R. his-pida)입니다. 둘 다 꿀이 많기 때문에 Bee tree(꿀벌나무)라고도 합니다. 콩과식물이기 때문에 뿌리에는 뿌리혹바테리아가 공생하고 있어서 질소분이 없는 토양에서도 잘 자랍니다.
아까시는 우리나라가 일제시대(1911년)에 조선 총독부에 의해 의도적으로 도입 식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 산야에서 나무를 벌채하여 전쟁물자로 이용한 뒤 황폐한 산야에 긴급 조림 또는 사방공사를 하면서 이 아까시나무를 수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까시나무는 모든 토양에 잘 자라기 때문에 안정되어 잘 자라고 있는 숲을 침범하여 임산물과 산림 부산물 생산에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워낙 땅의 양분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지력이 많이 약화됩니다. 이러한 땅은 질소보다는 인산과 칼리 부족이 빨리 오게 됩니다. 또 아까시는 목재나 펄프용 보다는 일종의 부산물로서 농촌의 땔감, 울타리, 가축사료용으로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식물병리학적인 측면에서 관찰해보면 아까시는 다른 식물의 병원균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또는 각종 곰팡이류를 보균할 수도 있습니다. 위 내용은 나쁜쪽으로의 의견입니다.
그러나 좋은 관점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황페지 조림용으로 많이 심었는데, 미국의 루우즈벨트 대통령이 테네시강 유역의 황폐지 복구에 아까시나무로써 성공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재는 단단하면서도 질겨서 가구를 만들면 탄력이 좋아 잘 부러지지 않습니다. 미국개척시대의 열차 화물칸, 철도침목, 배의 목재로 아까시나무를 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60년대 우마차를 만든 목재가 아까시나무였다고 합니다. 겨울이 되면 살아 있는 아까시나무를 베어 불을 붙여도 잘 탑니다. 싸리나무와 마찬가지입니다.
아까시 잎은 연하고 적당한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사료가치가 매우 큽니다. 우리나라에서 아까시나무만큼 양질의 꿀을 생산할 수 있는 나무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밤꿀은 톡 쏘는 맛이 있고, 유채꿀은 미적지근한데 비해 아까시꿀은 향기마저 감미롭습니다. 세계적인 밀원식물에 해당됩니다. 그루터기에 나는 연한 싹을 따 데쳐서 나물로 해먹기도 하였습니다. 성숙한 잎은 질겨서 식용으로 할 수 없으나 녹차로 쓸 수 있다고 합니. 가로수, 풍치수, 녹음수로 이용하여도 다른 나무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합니다.
아까시나무는 자람이 대단히 빨라 좁은 뜰에 심기에는 부적당합니다. 또 이 나무의 뿌리가 땅속으로 퍼져 나가서 움싹(맹아)을 내기 때문에 심을 것이 못된다고 합니다. 묘 근처의 아까시나무의 뿌리가 묘안으로 파고 들어가, 묘 자리 자손들의 골칫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줄기와 뿌리를 잘라내고 휘발유와 석유를 뿌리고 여러 가지 약제를 처리해도 이듬해에 움을 내어 또 자라게 됩니다. 아주 없애는 방법은 줄기를 모조리 자르고 나면 새가지가 나오는데 이 새가지도 20-30cm정도 남기고 자릅니다. 이 가지를 휘어서 끝쪽을 약물(황산동액 등 살목재)이나 석유에 잠기도록 하면 땅속뿌리로 연결된 나무는 모두 죽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물질이동 통로인 관다발을 통해 약재가 침투되어 식물전체로 퍼져 나가 아주 못 쓰게 만들자는 것이 됩니다.
어릴 적 잎을 따서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여 손가락으로 잎을 튀겨 따면서 누가 먼저 잎을 먼저 따는 가로 놀았던 것 기억이 생각납니다. 또 토끼장에 토끼들에게도 아까시잎을 뜯어 넣어 준 기억이 있습니다. 충분한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41. 처녀치마는 처녀치마가 아니다.
꽃이 예뻐서 사진작가들이 많이 찍고 있다. 봄이 되면 언 땅에서 보랏빛 꽃이 올라오는데 약간 고산성 식물로 한겨울에도 잎이 얼어 붙은 채로 푸르죽죽하게 방석처럼 퍼져 있다. 그리고 한가운데 봉굿하게 들어앉아 있는 것이 꽃눈이다. 꽃은 4월에 피고 잎눈은 방석처럼 밑부분의 옆에서 뾰족하게 돋아난다. 꽃대는 죽 올라와 여러 꽃송이가 다닥다닥 붙은 보랏빛 꽃을 피운다. 대부분의 꽃들은 치마가 아래로 늘이어지듯이 아래로 향하는데 마치 치어걸들이 입는 치마 같은 모양을 연상시킨다.
처녀치마란 식물을 꽃이 드리워진 모양이 예쁜 처녀의 치마모양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본이름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잘못 옮겼기 때문에 처녀치마가 되었다. 일본이름은 성성고(猩猩袴, しょうじょうばかま=쇼우조우바카마)인데, 성성이를 오랑우탄의 별칭으로 말하기도하나,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이나 수마트라 섬 숲속에 사는 유인원의 일종이다. 이 식물에 오랑우탄이 들어갈 리가 없다. 일본에는 일본원숭이라고 오랑우탄과는 다른 원숭이가 살고 있기는 하다. 여기서 성성이는 중국고사 속의 상상의 동물로 주홍색털로 덮혀 있고 얼굴은 인간을 닮았고 목소리는 아이의 울음 소리를 닮았다고 한다. 사람의 말소리도 알아듣고 술을 즐겼다고 하는데, 술을 마시면 그 털이나 주홍색의 살이 적갈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와가마(袴=わかま)는 우리의 치마바지 정도에 해당되는 일본의 토속적인 옷을 일컫는 말이다. 폭이 상닿이 넓어서 마치 치마를 입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평상복으로는 그렇게 많이 입는 옷은 아니다. 이 와가마는 다른 의미로 식물의 줄기를 둘러싼 부분(줄기의 표피 부분)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しょうじょうばかま는 초가을에 잎이 적갈색으로 바뀌는 것이 しょうじょう가 술을 먹고 변화는 색깔과 비슷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럼 왜 처녀가 되었느가 하면 しょうじょう가 しょうじょ(처녀)로 끝 う를 떼어 버리고 번역되었기 때문이다. 즉 성성이가 처녀가 된 것이다.
42. 우츄프라카치아에 대해서
다음은 이덕호님(2002,1,23)의 조사내용입니다. http://healer.pe.kr/ 재미있는 식물세계
요즘 정말 많은 분들이 '우츄프라 카치아'에 대한 질문을 하십니다. 질문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허브를 사랑하나요>라는 책에서 이 식물의 이름을 처음 접했다고 하셨습니다. 또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분들도 꽤 많았구요. <허브를 사랑하나요>라는 책은 김하인님의 소설입니다.
우츄프라 카치아에 대한 내용을 보면, 결벽증이 강한 식물이고 누군가 조금이라도 몸체를 건드리면 그날로부터 시름시름 앓아 결국엔 죽고 만다는 식물. 이 식물을 연구한 학자가 있었는데, 이 식물에 대해 몇 십 년을 연구하고 또 그만큼 많이 시들어 죽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 학자는 이 식물이 어제 건드렸던 그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그 식물은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었던 것입니다. 고독한 영혼을 지닌 식물. 누군가 건드리면 금방 죽어버리고, 그 사람이 계속해서 애정을 주어야만 살 수 있는 식물. 당신은 누구의 우츄프라 카치아입니까? 아니면, 누가 당신의 우츄프라 카치아입니까?
위 글을 읽고 느끼셨겠지만 '우츄프라 카치아'에 관련된 글은 거의 모두가 우리의 정서를 울리는 글이지 식물학적 일반사항이 주가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호기심 많은 인류 아니던가요. 정말 그런 식물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허브를 사랑하나요>에 근거하여 '우츄프라 카치아'에 대한 사항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우선 서식처는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특징적인 사항으로, 사람이나 동물이 한 번이라도 건드리면 길어야 3개월을 못 살고 죽어버린다고 나옵니다. 소량의 물과 햇빛만으로 살아가며, 그늘에서 자라는 음지식물로 되어 있습니다. 한 식물학자가 그에 관해 연구를 하여 논문을 발표하지만 학계의 조롱만 받게 되었으며, 결국 그 학자는 아프리카에서 그 식물을 기르며 조용히 여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우츄프라 카치아'는 이 식물의 학명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접한 뒤 저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곳저곳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대로 어떠한 종류의 도감에서도 이 식물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또한 외국의 어떠한 사이트에서도 이 식물의 이름을 볼 수 없었습니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탄자니아에 있다는 점을 착안하여 탄자니아 소재 대학의 홈페이지에도 접속을 시도해 보는 등, 속된 말로 별 짓을 다 해 봤지만, 결국 어떠한 단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우츄프라 카치아'의 영어 표기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Ucupra cacia, Uchiufra caacheea, Ootziufra katchia... 모모, 나나, 등과 같이 영어 표기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우츄프라 카치아'라는 학명은 자료 검색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는 점을 고백합니다. 하여튼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채 허탈한 마음으로, 저는 결국 <허브를 사랑하나요>의 작가이신 김하인 선생님께 직접 메일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김하인 작가님께서 답장을 보내 오셨습니다. 다음은 제가 받은 답변 메일의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덕호님! 김하인입니다. 지난 2주간 강원도에 있었습니다. 답신을 이제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님께서 물어보신 질문을 저 또한 받습니다. 우츄프라 카치아란 식물은 제가 10여 년 전 강원대 도서관을 3 년간 다니며 책을 보고 글을 쓸 때 5층 서고 구석에 꽂힌 리더스 다이제스트 형태의 조그만한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그 책에는 여러 신기한 얘기들이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사람의 손을 타면 바로 죽어버리는 새와 식물, 입 속에다가 새끼를 기르는 동물 같은 류의 얘기들 말입니다. 제 노트에 그런 기록들이 남아있어 찾아봤지만 그 소책자 제목은 발견할 수 없어 유감입니다. 산림농학과로 유명한 강원대 도서관에 가면 그 책이 아직 그곳에 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기회가 닿아 가게 된다면 저도 꼭 한번 찾아보고 싶습니다. 이런 과정으로 결론적으로 말해 저는 우츄프라 카치아란 식물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저도 덕호님처럼 식물을 아주 좋아합니다. 다음 쓸 책도 제목을 <은사시나무>쯤으로 할까 하는데, 님이 아시는 나무와 식물의 사생활에 대해 얘기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꿈꿔 봅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십시오. 김하인 드림. (2002.1.16)
이상과 같은 답변을 받고, 비로소 전 미뤄놓았던 답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작가님께서 참조하셨다는 그 소책자를 찾아보기 위해 다시 이곳저곳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혹시 강원대에 다니는 분이 계시다면, 도서관에서 확인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 또한 계속 알아보고 새롭게 접하는 내용이 생기면 홈페이지를 통해 계속 알려드릴 생각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친절히 답해주신 김하인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 전합니다.
다음은 하늘공간(이명호)님의 내용입니다.
우츄프라 카치아(= 미모사, 신경초, 잠풀)의 전설입니다.
결벽증이 강한 식물이랍니다. 누군가 혹은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몸체를 건드리면 그 날로부터 시름시름 앓아 결국엔 죽고 만다는 식물. 결벽증이 강해 누구도 접근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았던 식물. 이 식물을 연구한 박사가 있었다는데, 이 식물에 대해 몇 십년을 연구하고 또 그만큼 시들어 죽게 만들었답니다. 결국 박사는... 이 식물이..어제 건드렸던 그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한없이 결벽하다고 생각했던 이 식물은 오히려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우츄프라 카치아는 아프리카 깊은 밀림에서 공기중에 소량의 물과 햇빛으로만 사는 음지 식물과의 하나라고 하더군요. 그 식물은 사람의 영혼을 갖고 있다고도 합니다. 누군가 건드리면 금방 시들해져 죽어버리는... 그러나 한번 만진 사람이 계속해서 애정을 가지고 만져줘야만 살아갈 수 있다 합니다.
당신은 누구의 우츄프라 카치아입니까? 혹은 누가 당신의 우츄프라 카치아입니까? 내가 누군가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줄 수 있다는 것, 또는 누군가 나에게 지속적으로 애정과 관심을 주고 있다는 것,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리기 전엔...... 그 애정과 관심의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 관심과 애정을 부담스러워 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것이 어느날 사라졌을 때 그 때서야 우리는 그 소중한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가까이 있어서 소중한 것, 그러나 너무나 평범한 일상 속에 있어서 소중함을 잘 모르는것, 이젠 그런 것들을 찾아서 좀 더 아끼고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우츄프라 카치아를 위해서............ 혹은... 당신을 우츄프라 카치아로 둔 누군가를 위해서...........
"우츄프라 카치아"라는 너무 어려운 말의 꽃이죠? 우리 이름으론 "미모사", "신경초", 또는 "잠풀"이라는 식물이죠. 손을 갖다 대면 눈 깜짝할 사이에 잎을 움츠리죠. 손을 갖다 대었다가 떼고 나서 한참 동안 관찰하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 오더군요. 만진다고 해서 실제로는 죽지 않을 듯 -
미모사는 브라질 원산의 다년초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1년생 관상식물로 기른답니다. 몸 전체에 잔털이 많으며 대략 30cm 정도까지 자라는데, 한여름철 아주 연한 홍색의 솜털같은 꽃이 화경 끝에 달린답니다. 손바닥처럼 갈라진 깃모양의 잎에 손을 대면, 팽압운동에 의해 잎이 쪼그라들면서 밑으로 축 ~ 처진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한 포기씩 화분에 심어 초등학교 하교 길목에서 장난감으로 팔기도 하더군요. 학교 교과서나 식물 도감에서의 공식 명칭은 "미모사"를 쓰기 때문에 저도 꽃이름에는 미모사로 표기해 봅니다. 참고로 콩과식물 중에서 미모사와 아주 닮은 목본으로는 자귀나무가 있는데,비교 사진을 함께 올려 봅니다.
이상과 같이 저도 '우츄프라 카치아'를 미모사로 보고 싶습니다. 박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