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신선 남긴 자취 아득하여 따르기 어렵네 (四仙遺躅杳難追)
사선정〔四仙亭〕
········································ 서하 이민서 선생
바다와 산 중간에 지경 더욱 기이하니 / 海嶽中間境轉奇
네 신선 남긴 자취 아득하여 따르기 어렵네 / 四仙遺躅杳難追
절경의 물색은 도리어 천고에 남았건만 / 靈區物色還千古
다른 시대의 풍류는 각각 저마다로구나 / 異代風流各一時
넘치는 물은 어찌 신우(神禹)가 번거로이 뚫었으랴 / 剩水豈煩神禹鑿
외로운 산은 거령(巨靈)이 옮겨 주길 기다리지 않네 / 孤山不待巨靈移
일엽편주로 석양 속에 홀로 노 저어 가니 / 扁舟獨棹斜陽裏
떠도는 자취 오직 흰 새만이 알겠지 / 浪迹唯應白鳥知
출처 : 서하집(西河集) 제5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주-1] 사선정(四仙亭) : 고성(高城) 북쪽 7, 8리에 삼일포(三日浦) 가운데 작은 섬이 있고 울퉁불퉁한 푸른 바위가 있는데, 옛날에 신라 시대의 영랑(永郞)ㆍ술랑(述郞)ㆍ남랑(南郞)ㆍ안상(安祥)이라는 사선(四仙)이 이곳에서 놀다가 삼 일 동안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작은 섬에는 예전에 정자가 없었는데, 존무사(存撫使) 박숙정(朴淑貞)이 그 위에 정자를 지었고, 이제현(李齊賢)이 기문을 지었다고 한다. 《국역 근재집 제1권 삼일포시》
[주-2] 넘치는 …… 뚫었으랴 : 《사기(史記)》 권87 〈이사열전(李斯列傳)〉에 “우(禹) 임금이 용문(龍門)을 뚫어 구하(九河)를 소통시킬 때, 손발에 굳은살이 박이고 부르트며 얼굴이 누렇게 초췌하였다.” 하였는데, 여기에서는 우 임금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소통됨을 말한다.
[주-3] 외로운 …… 않네 : 거령(巨靈)은 황하(黃河)의 신 이름이다. 후한(後漢) 장형(張衡)의 〈서경부(西京賦)〉에 “태화(太華)ㆍ소화(小華) 두 산과 연접해 있는데, 옛날에 거령이 큰 힘을 써서 손으로는 화산의 꼭대기를 둘로 쪼개고 다리로는 화산의 기슭을 밟아 찢어서 태화ㆍ소화 두 산으로 만들어 그 중간으로 황하가 굽게 흘러가도록 하였다.” 하였으니, 외로운 산이 거령의 힘을 기다리지 않고도 우뚝 솟았음을 말한다. 《文選 卷2 西京賦》
ⓒ 전주대학교 한국고전문화연구원 | 장성덕 전형윤 이주형 (공역) | 2018
우리들의 인생, 그 속세의 삶이 비록 삼일포(三日浦)의 경관처럼 아름다울지라도 누구나 그의 인생은 홀로 나그네 되어 세상을 떠돌기 마련이다.
과연 인생길은 마치 일엽편주를 타고 노을 진 석양 속을 홀로 노저어가는 것과 같도다!
하지만 그 떠도는 자취와 앞길을 아는 이가 있으니, 이는 오직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