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류봉을 등지고 아름답게 세워진 월류정
한천8경 영동 월류봉/2012. 12. 16
월류봉(月留峰)은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란 뜻으로 달이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능선에 걸리는 보름 전후의 야경이 압권이다.
남녘으로 세워진 5개의 봉우리를 타고 넘는 달빛은 가히 달도 쉬어간다는 의미를 실감하게 한다.
병풍같이 깎아지른 월류봉 인근의 경승지 8곳을 한천8경이라 부르는데,
인근에 있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렀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
월류봉의 첫 번째 봉우리로 이어지는 산양벽을 따라 오르면 산 아래로 금강 지류인 초강천이 흐르고,
월류정에도 접근이 가능허지만 교량이 없기에 도강을 해야 하니 요즘같은 겨울철에는 어려운 일이다.
한천8경은 월류봉, 화헌악, 용연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으로 어우러져 있으며 중심부는 제1경인 월류봉 일대다.
봉긋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월류봉의 의연한 자태 아래로 맑은 강물과 깨끗한 백사장이 펼쳐져 잔잔한 운치를 자아낸다.
봄꽃 또는 가을 단풍으로 수놓아진 월류봉을 화헌악(제2경), 월류봉 아래의 깊은 연못을 용연동(제3경)이라 일컫는다.
월류봉 일원은 한나절을 즐기기에 알맞은 공간이지만 하룻밤쯤 묵으면 더욱 감회가 새롭다.
*하절기 코스 : 화살표 방향(4시간)
*동절기 코스 : 우촌리~에넥스 공장(3시간)
용연대에서 월류봉 방향으로는 남쪽방향이라서 항상 그늘이 지는 절벽이다.
그래서 밤에 달이 뜰 때의 경치가 오히려 돋보인다.
에넥스 공장 들머리에서 월류봉을 오르면 1봉에서 5봉까지 건너게 된다.
들머리인 에넥스 공장 뒤로 황간면 소재지가 보아고 뒤로 추풍령으로 이어지는 산군이 보인다.
월류봉에 오르면 한반도 지형이 나타나고 한천8경의 하나인 월류정도 절벽 아래에 보인다.
따스해진 날씨에 눈이 녹은 강물은 제법 기세를 올리며 월류정을 돌아가고 있다.
교량이 없는 곳이기에 월류정은 사람의 접근이 없이 고혹한 자태로 당당하다.
여름철 수량 못지 않게 강물이 우렁차게 휘감아 돈다.
월류봉에서 1봉까지는 짧게 능선이 연결된다.
석천이 흘러나오는 곳을 보면 좌측 뒤로 백화산 주행봉과 한성봉까지의 능선도 관찰된다.
2봉에서 줄줄이 연결되는 5봉까지는 차츰 고도가 올라가지만 아주 편안한 오르내림이다.
초강천은 심천에서 금강과 합류하면서 대청호로 흘러 든다.
능선의 소나무는 모두 미역줄기처럼 꼬불꼬불하게 예술작품이다.
기암절벽을 가진 산에 걸맞지 않게 각 봉우리마다 거리가 200~300m로 그저 뒷동산처럼 짧은 가족산행지이다.
한반도 지형은 북으로 백화산과 이어진다.
수직으로 뻗기를 좋아하는 참나무조차 이곳에서는 반송처럼 옆으로 가지를 뻗는다.
1봉과 2봉의 모습도 다른 봉우리처럼 북으로는 기암 절벽이고 남으로는 평범한 육산이다.
4, 5봉을 지나 하산을 하더라도 불과 3.5km 정도이니 하절기에 도강을 하면서 절벽구간인 산양벽으로 등반하는 경우가 많다.
스릴을 즐기려고 하절기에는 월류정 전후 강물길을 배낭을 들고서 건너 다녀오는 코스인데 지금은 강물이 얼지 않아 건너기가 어렵다.
금강 주변 음식으로서는 도리뱅뱅이가 인기가 있다.
민물고기를 튀겨서 동그랗게 팬에 둘러 양념을 얹고 다시 조린 음식인데 고소해서 술안주로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