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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이 좋아 그곳으로 원문보기 글쓴이: 하루
삼척 도계 성황골
폭포 소리에 땀 씻고 검푸른 소에 등 오싹
삼척 도계읍 고사리에서 남동쪽 두리봉·육백산 사이로 6~7㎞ 뻗어올라 간 성황골. 인적 뜸하고 오염원도 거의 없는, 보기 드문 산골짜기다.
상·하류에 걸쳐 볼만한 바위경치를 두루 거느렸으면서도 일반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오지전문 산꾼이나 이끼에 반한 사진꾼만 간혹 찾아들 뿐이다.
중·상류쪽엔 길이 없어, 밧줄·계곡신발 등을 갖추고 본격 계곡 트레킹을 해야 하는 곳이다.
다리품을 좀 팔아야 하지만, 최상류와 중·하류를 따로 둘러보는 게 안전하다.
오지전문 산꾼만 간혹 발길
고사리 38국도변에서 현불사 쪽으로 3.5㎞. 가파르고 비좁은 시멘트길이 끝나는, 무건리2반(작은무건이) 달래촌(월래촌)의 마지막 민가 아래쪽에 차를 대고 널찍한 산길을 걸어오른다.
낙엽송 숲 맑은 바람과 진한 더덕 향이 몸을 감싸는 숲길이다.
큰말(큰무건이) 사람들이 “춤 뱉고, 돌 던져올리며” 오가던, 성황나무 옆 산굽이를 돌면서 국시재 오르막은 완만해진다.
오른쪽으로 짙푸른 빛에 감싸인 첩첩 산줄기들이 달려가고 쏴아, 바람소리도 새소리도 뜬구름도 달려간다. 성황골 물줄기가 흘러가는 쪽이다.
참나무·소나무들이 우거진 산길을 몇 차례 오르내리면 왼쪽 산비탈에 들어앉은 민가들이 나타난다.
큰말이다. 5~6집이 있으나 모두 비어 있다.
주민들은 삼척·태백 등에 내려와 살면서, 여름철 작물 가꿀 때나 드나든다고 한다.
소달초등교 분교까지 있던 마을이다. 주민이 줄면서 학교는 문을 닫고, 큰물에 쓸려 학교 터는 폐허가 됐다.
돌무더기에 묻힌 그네틀과 미끄럼틀이 안쓰럽고, 분교 터임을 알리는 팻말의 ‘무건분교장, 설립 66년, 폐교 94년, 22회간 졸업생수 89명’ 내용이 무상하다.
1시간여를 걸어 도착한 이곳, 목적지인 용소 쪽으로 가려면 분교 터 팻말 아래, 가래나무 밑 오솔길을 찾아야 한다.
소나무숲으로 들어가 잡초 무성한 비탈길(절벽 조심)을 헤집고 내려가면 거센 물소리가 먼저 귀를 때리고 이어 푸른빛 도는 소와 폭포(높이 7~8m)가 나타난다.
폭포 물줄기는 주로 바위 오른쪽을 타고 흘러내린다.
소 오른쪽 산비탈엔 또 다른 폭포(10여m)가 이끼 무성한 바위들에 걸려 있다.
이 경치가 그동안 흘린 땀을 씻어주기에 충분하지만, 감동할 정도엔 못미친다.
진짜 경치는 소에 걸린 폭포 위쪽에 숨어 있다.
폭포 왼쪽 바위벽에 늘어진 고정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폭포 위로 올라서면, 또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길인 듯 어둑한 바위절벽 사이로 물줄기가 이어진다.
왼쪽 비탈을 돌아내려가 물길 건너 바위자락을 타면, 높이 10여m의 아름다운 이끼폭포가 전모를 드러낸다.
그 화사한 폭포를 향해 다가가는 순간, 섬뜩한 냉기가 온몸에 엄습해 온다.
그 기운은 폭포 왼쪽에 쩍 벌린 검은 입과 시퍼런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맹렬한 기세로 물줄기를 쏟아내는, 움푹 파인 검은 절벽의 물구멍과 그 물이 고여 이룬 소름끼치게 푸른 소가 그 입들이다.
“혼자서는 되도록 가지 말라”던 태백에 사는 노련한 오지전문 산꾼 김부래(64)씨가 떠오른다.
오직 쏟아지는 폭포소리 속에서, 영혼까지 빨아들일 듯 아가리를 벌린 심연과 마주해야 하는 곳이다.
밝은 빛에 감싸여 여러 층을 이룬 오른쪽 이끼폭포가 낮 세상이라면, 왼쪽 컴컴한 바위구멍과 싸늘하도록 푸른 소는 밤 세상이라 할 만하다. 폭은 3m쯤이지만 깊이가 10m는 족히 돼보이는 그 시퍼런 소가 바로 용소다.
일부 산꾼들은 왼쪽 절벽의 파인 곳을 용소굴로 알고 있으나, 진짜는 이끼폭포 위쪽에 있다.
몰지각한 이들이 석순·종유석 등을 잘라가는 통에 철문을 해달았다는 용소굴을 보기 위해 폭포 위로 오르는 길을 찾았으나, 이끼로 덮인 벼랑엔 발 디딜 곳조차 없다.
달래촌에 사는 전동섭(71) 무건리 이장은 “용소굴은 분교장을 지을 때 굴 바닥의 모래를 퍼내 자재로 썼을 정도로 큰 굴”이라며 “철문의 자물통이 뜯겨져 시청에서 최근 다시 해달았다”고 말했다.
용소굴 앞엔 굴에서 쏟아져나온 물이 고여 이룬 납닥소가 있는데, 약 40년 전에 납닥소의 밑바닥이 꺼지면서 빠진 물길이 바로 지금 폭포 왼쪽 절벽 한가운데서 쏟아져나오는 물이라고 한다.
그 전까진 납닥소의 물이 곧바로 용소로 떨어져내렸다.
전씨 말로는, 용소굴을 가려면 큰말에서 임도를 따라 더 들어가 도라지밭 옆으로 내려선 뒤 묘지를 지나 절벽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성황골 상류엔 산길이 없고, 폭포와 소가 번갈아 이어지는 가파르고 험한 물줄기여서 전문장비 없인 내려갈 수 없다.
약한 석회암 지형이어서 바위가 부서지기 쉽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마른 내 적시는 용천수
성황골 중·하류 답사는 산터(산기) 마을에서 시작한다.
산기3교 지나 양옥집 ? 길로 들어 골짜기를 오른쪽에 두고 좁은 오솔길을 올라 잠시 걸으면 물줄기로 내려서게 된다.
여기서 상류쪽은 평탄한 물길이 이어지는 반면, 오른쪽 하류엔 멋진 바위자락과 폭포, 깊은 소가 어우러진 경관이 숨어 있다. 얼핏 그냥 지나치기 쉬우나, 거센 물소리가 나그네의 발길을 잡아 끄는 곳이다.
코끼리처럼 생긴 바위를 보고 물길 건너면 곧바로 아담한 폭포가 눈에 들어오고, 그 아래로 깊은 소와 둥글게 깎인 바위절벽을 굽이치며 흘러내려가는 물줄기가 펼쳐진다.
위·아래 완만한 물줄기와는 전혀 다른 경관이다.
세찬 폭포 줄기가 만들어내는 물거품과 검푸른 물빛이 뒤섞여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 소는, 최상류의 용소와 짝을 이뤄 ‘작은 용소’로 불린다.
주민들 말로는 “이 소가 다 메워진다면 천지개벽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깊던 소였다.
몇 년 전 몰아친 태풍 루사·매미가 상당부분을 메웠다고 한다.
이 경치를 즐기던 옛 사람 몇이 제 이름을 소와 물줄기가 이어진 중간 바위자락에 새겨놨지만, 세월과 물살에 쓸려 거의 닳아가고 있다.
상류로 완만한 물길을 따라 한동안 오르면, 푸른 물웅덩이가 보이고 오른쪽 산밑 이끼바위 틈에서 쏟아져나오는 거센 물줄기들을 만난다.
석회암 지형이어서 계곡 중간에 땅밑으로 스며들었던 물줄기가, 이곳에서 솟아나고 있는 것이다.
“일교차가 큰 날, 물과 함께 솟아나오는 자욱한 물안개가 장관”이라지만, 그 멋진 장면을 만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여기서부터 마른 하천이 300여m 이어진 뒤 다시 물길이 나타나는데, 이런 되풀이는 중상류까지 너덧 차례 계속된다.
마른 계곡의 바위자락엔 커다란 폭포 자국 따위가 또렷이 새겨져 있어 희한한 느낌을 준다.
이 마른 계곡을 채우는 건 쏴아 물소리를 내는 바람과 쩡쩡 골을 울리는 새소리들이다.
첫 건천이 끝나는 곳 오른쪽 미루나무 언덕 위엔 다 무너져내린 굴피집이 한 채 있고, 그 맞은편 물길 옆엔 깊이는 없이 커다랗게 입만 벌린 이름없는 동굴이 있다.
성황골엔 최상류의 용소굴말고도 여러 개의 석회동굴이 흩어져 있다.
70년대까지 네 집이 살았다는 계곡 중류 오른쪽 산자락엔 큰개울굴이 있고, 앞서 국시재 넘어 큰말로 가는 길 오른쪽 비탈 마을(땡비알·땍비알·된비알) 외딴 민가 옆엔 무건이굴이 있다.
모두 삼척시 에서 보호하는 동굴로, 철문과 잠금장치를 해놓았다.
적막한 이 골짜기에 가끔씩 발소리를 내는 이들은 ‘뚜구리’(둑중개) 낚시꾼이다.
무당개구리 올챙이만 노니는, 버들치 하나 안 보이는 물웅덩이에서, 주민 낚시꾼들은 담갔다 하면 한 마리씩 씨알 굵은 ‘뚜구리’를 낚아낸다.
도계읍 흥전리에 산다는 낚시꾼 김진화(70)씨는 “이 골짝은 물이 차 다른 고기는 살지 못한다”면서 “뚜구리말곤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둑중개는 여름에도 수온이 20도를 안 넘는 1급수에만 사는 냉수성 토종 민물고기다.
도계 성황골 여행정보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원주 만종분기점 우회전~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38번 국도 영월 방향~영월~태백~도계.
또는 영동고속도로~강릉~동해고속도로~동해에서 38번 국도 우회전~도계.
태백에서 갈 경우 도계읍 지나 38번 국도변 고사리(하고사리역 , 소달초·중교 부근)에서 고사리 팻말 보고 우회전(고사리·월명사 팻말이 언덕 내리막에서 갑자기 나타나므로 조심), 고사취수장 앞 다리 건너 직진, 산터(산기) 마을 지나 석회암 채굴장 거쳐 오르면 시멘트길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은 월명사, 오른쪽은 국시재로 가는 길이다.
가파른 오른쪽 길로 500m쯤 오르면 마지막 민가가 왼쪽에 보이고 못 미쳐 차 서너대 댈 공간이 있다.
여기서 한굽이 걸어 오르면 시멘트길 끝나고 흙길이 시작된다.
전나무숲길 지나 오르면 오른쪽에 성황목이 있다. 여기서부터는 완만한 길이 큰말까지 이어진다.
출발지~국시재~큰말 1시간 남짓.
주민이 상주하는 마지막 집은 시멘트길 삼거리 오른쪽의 전동섭 무건리 이장 집이다.
오르막길에 차단기가 설치됐을 경우 전 이장과 상의하면 열쇠를 내준다. 휴대폰은 이 골짜기에서 터지지 않는다.
식수는 이장집에서 준비해가는 게 좋은데, 큰말 주거지 밑 길 왼편에 시멘트 구조물의 문을 열면 우물물이 고여 있고 바가지가 걸려 있다.
큰말에서 용소 쪽으로 내려갈 때 소나무숲 지나 가파른 내리막 끝은 급한 비탈이다.
왼쪽 수풀로 오르막 길이 있고 밧줄이 늘어뜨려져 있는 비탈길을 따라 내려가면 폭포가 나온다. 석회암 지대이므로 낙석 등에도 주의해야 한다.
[산 행 기]
우리나라 최고의 이끼폭포가 자리잡고 있다는 삼척 성황골을 찾아보기로 한다. 애초 계획은
성황골을 거슬러 올라 육백지맥 주능선에 이른 뒤 도계쪽으로 이어진 지능선 상 탕건봉-도화산을
경유 도계로 하산하기로 하였는데 성황골을 거슬러 오르는데 예상외의 시간을 허비함으로써
성황골을 답사한 것으로 만족하는 산행이 되었다.
(성황골)
아무튼 성황골은 대단한 계곡이다. 아니 신비의 계곡이라고 할까?
산기리 산터마을을 출발하면 초반부는 수량이 제법 많지만 얼마쯤 진행하면 갑자기 물길이 흔적도
없이 끊어진다. 주변이 석회암지대라 땅 속으로 복류를 하는 탓이다.
그러다가 다시 물길이 시작되다가 다시 한번 사라지고...
그렇게 두 번씩이나 물길이 사라지기에 상류부에 거대한 이끼폭포가 있으리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지만 얼마쯤 진행하면 다시 풍부한 수량과 함께 반석지대를 이룬 와폭들이 협곡을 따라 연이어
나타나면서 절경을 이루고 있고 어렵게 협곡지대를 거슬러 오르면 비로서 상류부 세 개의 멋진
이끼폭포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성황골 이끼폭포)
오지여행자나 사진 전문가들이 이따금 찾는 곳인데 성황골 주계곡을 거슬러 오르려면 초반부
외에는 산길이 없고 특히 중반부 이후 협곡지대를 빠져 나가려면 30m정도의 보조자일이 필수품이
될 정도로 험한 계곡이므로 대개의 경우는 산터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상류부 이끼폭포만을 찾고
있다.
(성황골 용소폭포)
05시 10분, 산기리 산터마을.
기사님은 태백-도계를 경유하는 메인길 대신 최근 개통이 되었다는 건의령터널을 통하면 지름길이
될 것이라면서 사북에서 노나무재-백전리-하장쪽 길을 택했으나 건의령길을 놓지고 댓재를 넘는
바람에 산터마을에 도착하니 이미 5시가 넘은 시각이다.
그래도 산행출발 시간으로써는 적당한 시각... 너무 일찍 도착했어도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오히려 잘 된 셈이라 할 수 있다.
일기예보상으로는 지금시간쯤 비가 내려야 하지만 가스만 다소 끼여 있을 뿐 비올 기미가 없으니
다행이다.
(산기리 산터마을)
(산기2교)
05시 27분, 산터마을 산기2교 산행시작.
성황골... 산기2교에서 보면 수량이 좀 많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계곡이다.
거기에다가 높은 둑방이 있어 바로 내려설 수 없으므로 둑방을 따라 잠시 진행하다가 저 위 제방
시설물이 있는 곳 쯤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면 되겠거니 하면서 둑방따라 진행을 한다.
(산기2교에서 본 성황골)
(제방시설물)
05시 37분, 밭/ 산길.
그러나 잠시 후 제방시설물이 있는 곳에 이르니 그 곳 역시 높은 둑방으로 인해 계곡으로 내려설
방법이 없다.
결국 좌측으로 빽빽한 대나무숲을 한 차례 헤치면 그 위로 도라지밭 외 넓은 밭이 전개되고 있고
마침 이른시각인데도 벌써 밭에 나와 일을 하고 있는 부지런한 농부 한 분이 보여 길을 물으니 밭
위로 산길이 나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밭을 빠져 나오면 사면쪽으로 제법 뚜렷한 산길이 계곡을 저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나란히 이어진다. 산터마을에서 바로 이 길로 들어서야 했던 것이다.
(도라지밭)
(성황골로 들어서는 산길)
(내려다본 산터마을)
05시 45분, 성황골.
뚜렷한 산길을 따라 7~8분 진행하면 산길을 성황골로 내려선다. 여기에서 산길을 성황골을 건너
이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산길이 여기에서 끊어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기서부터는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로 한다.
한편 초입에서 본 계곡과는 달리 벌써부터 성황골의 비경이 시작되는 느낌...
하류쪽으로 웅장한 와폭이 걸려 있고, 가야할 상류쪽으로는 시원한 물줄기와 함게 물안개가 잔뜩
낀 풍경이다. 딴은 계곡이 땅속으로 복류를 한 뒤 다시 나오기 때문에 온도차에 의해 항상
물안개가 낀다고 한다.
(하류부 와폭)
(물안개가 핀 성황골)
05시 50분, 좌지계곡.
계곡을 우측으로 끼고 식수파이프관을 따라 5분쯤 진행하니 좌측 사면쪽에서 물줄기가 솟아나고
있다. 지계곡인지 아니면 본류가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솟아나는 것인지 어쨌거나 파란 이끼와
함께 다른 계곡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한 형태이다.
그런데 사진을 너무 잘 찍어 보려는 욕심때문인지 한 커트 찍고 또 한 카트 찍으려는 순간 발이
돌뿌리에 걸려 기우뚱대다가 카메라를 놓치면서 순식간에 카메라가 물속으로 풍덩하면서 꼬르륵
거품을 일으키니 당혹스럽다.
바로 꺼내긴 했으나 이미 렌즈 안까지 물이 들어 간 상태가 되어 오늘은 사진찍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모처럼 큰 맘 먹고 신비의 계곡들을 마음껏 찍어 본다고 했는데 너무 아쉽다.
이후 사진은 정대장, 곰발톱님이 촬영한 것이다.
(성황골)
(성황골)
(좌지계곡/카메라 빠진 곳)
06시 00분, 반석지대.
이어 5분 진행하면 넓은 반석지대... 여기에서는 우측사면 땅속에서 물줄기가 퀄퀄 쏫아나고
있고 반면 주계곡으로는 물줄기가 가늘어진다.
주계곡이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우측 사면에서 솟아나는 것이다. 신비한 풍경에 열심히들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카메라를 꺼내 혹시라도 작동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니 역시
촬영 불가상태... 공연히 마음만 아플 뿐이다.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반석지대에 자리를 잡는다. 식사시간 46분 소요.
(반석지대)
(사면에서 계곡물이 뿜어진다)
(사면에서 뿜어지는 물줄기)
(이끼)
06시 56분, 다시 물길시작.
반석지대를 지나자마자 물이 고여있는 커다란 소가 나타나고, 그 소를 지나면 언제 수량이 많은
계곡이 있었는냐 할 정도로 물줄기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물없는 계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역시 신기한 풍경이라 해야겠다. 폭포 형상도 보이지만 그곳도 물이 전혀 없는 형태... 그러다가
7~8분 진행하니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어느 덧 수량이 풍부한 계곡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물이 끝나는 커다란 소)
(물없는 계곡)
(폭포에도 물이 없다)
(다시 물줄기가 약간씩 시작되고)
(이어 계곡 본래의 모습으로...)
(물줄기가 다시 형성된 성황골)
07시 04분, 바위굴.
물길이 다시 지작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8분 진행하면 좌측으로 절벽을 차지하고
동굴형태가 보여 다가가 보았지만 동굴은 아니고 깊이 3~4 미터 정도 되는 바위굴이다.
누군가 머물렀는지 텐트 하나 칠 만한 공간이 반반하게 다져져 있으니 비박장소로써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 할 수 있다.
(바위굴)
07시 10분, 계곡우측 복류.
잠시 진행하니 반석지대를 이룬 주계곡 외에 계곡 우측에서 다시 한번 땅속에서 물줄기가 솟아
나면서 작은 와폭을 이루고 있다.
단 아까처럼 주계곡 물줄기는 끊어지지 않는다.
(반석따라 이어지는 계곡)
(지계곡복류)
07시 29분, 미류나무.
계속해서 주계곡을 반석지대를 흐르면서 완만하게 이어지고 중간중간으로 작은 와폭과 소들이
연신 나타나니 분위기가 너무 좋다.
13분 후 좌측으로 마른 지계곡을 한번 대하고... 2분 진행하니 약간의 물이 흐르는 지계곡을
대한다. 이어 4분 후 커다란 좌측 둔덕으로 미류나무 두 그루와 마을터가 보이니 아마도 지도상
성황골로 표기된 마을지점이 아닌지?
어쨌거나 용소폭포까지 절반은 진행은 느낌이다.
(지계곡)
(반석지대를 따라)
(제법 넓은 소가 나타탐)
(넓은 소를 지나)
(뒤돌아 본 성황골)
(미류나무가 있는 마을터)
07시 34분, 와폭지대.
잠시 후 대하는 와폭지대를 차지하고 느긋한 휴식을 취한다. 천천히 진행을 해도 10시경이면
용소폭포에 이를 것 같고 또한 비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간간히 햇살까지 비추는 등 비올 날씨가
아닌 탓이다.
결국은 협곡을 이룬 상류부를 통과하는라 예상치 못한 시간을 허비하고는 용소폭포에 너무 늦게
도착하게 되 거기에다가 용소폭포에서는 폭우까지 갑자기 쏟아지는 바람에 성황골만 답사하는
산행이 되고 말았으나 이때까지만 해도 너무 일찍 산행이 끝나는 것 아니냐 하는 농을 주고
받으면서 아주 여유가 있었다. 23분 휴식.
(와폭)
(협곡속의 와폭)
(이끼사이로 흐르는 성황골)
(와폭)
(와폭)
08시 22분, 물길끊김.
잠시 후 다시 한번 잠깐 물길이 끊어지기도 하다가 곧 반석지대와 함께 2단 와폭이 형성되면서
더욱 멋진 풍경으로 계곡이 이어진다.
그런류의 계곡으로써 10여분 진행하면 제법 넓은 소와 와폭이 나타나고...
이어 6~7분 진행하면 언제 폭포들이 있었느냐 할 정도로 다시 물길이 없어지니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8분 휴식.
(성황골)
(성황골)
(와폭)
(물길이 다시 사라지기 시작)
08시 45분, 물길 다시시작.
그런데 물은 없지만 계곡은 점점 협곡으로 변하면서 물자국만 남아있는 폭포들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어 만일 물이 흐르는 폭포라면 진행이 상당히 어려울 듯 싶다.
그러한 가운데 7분 쯤 거슬러 오르면 역시 물자국만 남아 있는 폭포를 대하는데 이곳은 잡을 곳이
마땅치 않아 결국 곰발톱님이 준비한 로프를 사용하여 겨우 오르기도 한다.
이어 4~5분 진행하면 다시 물길이 시작되면서 협곡 속 반석지대를 더욱 화려하게 단장하고 있다.
성황골의 독특한 매력이다.
연신 감탄사를 터뜨리는 사이 캐이님 카메라도 그만 물속으로 풍덩... 4인이 카메라를 준비했는데
벌써 2개가 작살 났으니 남은 정대장과 곰발톱님 카메라 조심할 것을 새삼 강조해 보기도 한다.
(첫번째 로프통과)
(다시 물줄기 시작)
(반석지대를 따라)
08시 55분, 와폭 통과.
이어지는 반석지대를 10분쯤 진행하면 양쪽 절벽을 이룬 채 긴 와폭 하나를 올라야 하는데 잡을
곳은 없고 바닥이 워낙 미끄러워 올라설 방법이 마땅치 않다.
그우측으로 가는 줄이 매달려 있어 아마도 우측 절벽으로 오른 후 와폭이 지난 지점에서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야 하는 듯 한데 우측 절벽을 오르기 역시 만만치가 않다.
결국 곰발톱님이 먼저 우측 절벽으로 올라 로프를 설치한 뒤 로프를 잡고 와폭지대를 통과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한다.
그렇게 모두 무사히 와폭을 통과하는데 무려 50분 소요...
로프에 의지를 한 상태이지만 모두 물에 빠지면서 생쇼를 한 것 같다.
(맨손으로 오르기기 어려운 와폭)
(자일로써 통과한다)
09시 54분. 폭포 통과.
다시 10분 남짓 진행하니 이번에는 양쪽으로 절벽을 이룬 가운데 깊은 소를 이룬 폭포가 가로막고
있어 폭포를 오를 방법이 묘연하다.
폭포쪽으로는 진행이 불가하고 우측 절벽도 끝이 없어 보인다. 대신 좌측 절벽쪽이 그나마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곱발톱님이 먼저 겨우 절벽사면으로 오른 뒤 로프를 설치하고... 이어 모두 사면까지 무사히
오른다. 그러나 이후로도 낙석지대를 이룬 급사면을 이루고 있는 터라 잔뜩 긴장을 하면서 폭포
위로 내려서지만 그 위로도 통과하기 어려운 폭포가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다시 한번 급사면을 치고 한 굽이를 넘어선 뒤에야 비로서 안전지대로 빠져 나온다.
불과 50m거리를 진행하는데 다시 1시간 가까이 시간을 지체했다.
(와폭)
(폭포지대)
(폭포지대)
(개구멍통과)
11시 22분, 이끼폭포.
이후로도 그러한 곳이 나타날까봐 잔뜩 긴장을 했으나 다행히 반석지대를 이룬 작는 폭포들만
즐비할 뿐 통과를 못 할 정도의 위험지대는 없다.
대신 예지치 못한 일이 발생하여 성황골 답사로써 만족을 하게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
즉 얼마간 진행을 하니 우측으로 계곡을 벗어나는 뚜렷한 산길이 나타나 계곡통과에 잔뜩 긴장을
한 일행 두 분이 그 쪽 길로 들어섰는데 결국 이산가족이 되어 이끼폭포에 도착하고도 한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고, 하산해서나 만나겠거니 포기하고는 2시간 반이 지난 시각에 육백지맥
주능선으로 들어설 즈음 이끼폭포도 못 본 채 끝없이 이어지는 사면길을 진행하다가 반대편에서
내려선 일행과 만나게 된 것이다.
어쨌거나 안전지대로 빠져나와 27분 계곡을 거슬러 오르니 어려운 성황골을 다 통과했음을 말해
주듯 멋진 이끼폭포가 반겨 준다.
마침 한 무리를 이룬 젋은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맥주 한 통까지 건네 주면서 이 폭포는
용소폭포가 아니고 얼마쯤 더 오르면 용소폭포가 있다고 한다.
일반 산길과는 약간 떨어져 있는 곳이기에 아는 사람만 찾는 곳이라고... 몇가닥 넓은 물줄기로써
파란 이끼를 가르면서 쏟아져 내리면서 그 아래로 넓은 소를 이룬 풍경... 너무 멋진 자연의
작품이다.
뚜렷한 길로 나섰던 일행 두 분을 기다리지만 도착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도착하지 않아 혹시
사면길로서 이곳을 지나친 뒤 먼저 용소폭포에서 도착해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므로 그대로
출발을 한다. 16분 휴식.
(이어지는 와폭)
(이끼폭포)
(이끼폭포)
11시 50분, 용소폭포.
10여분 계곡을 더 거슬러 오르면 사진속에서도 많이 대했던 용소폭포이다. 분위기는 이끼폭포와
비슷한 분위기... 이끼와 폭포 규모는 약간 더 커 보인다.
대신 이곳까지는 사진작가들이아 오지여행 전문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 산길이 잘 나 있어
호젓함 면에서는 이끼폭포에 뒤진다 할 수 있다.
두 분의 일행들이 아직도 보이지 않아 아예 일행을 기다릴 겸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성황골로 들어설 때만 해도 늦어도 10시경에는 이곳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벌써 점심시간이 된
것이다. 식사시간 40분 소요.
(이끼폭포와 용소폭포 사이)
(용소폭포)
(용소폭포)
(용소폭포)
(용소폭포와 상단이끼폭포로 오를 수 잇는 줄사다리)
(용소폭포)
(용소폭포)
(용소폭포)
12시 35분, 상단 이끼폭포.
용소폭포 위로도 멋진 이끼폭포가 하나 더 자리잡고 있다. 용소폭포 옆으로 매달려 있는 줄사다리를
통해 오르게끔 되어 있는데 물줄기는 그리 대단하지 않지만 이끼의 규모면에서는 세개의 폭포 중
가장 화려한 폭포이다.
온통 푸른 이끼... 그런데 접심식사를 마칠 무렵부터 빗방울이 갑자기 한두방울씩 떨어지더니
급기야는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로 변해 계속 진행을 해야 할 것인지 난감하다.
어쨌든 비 피하면서 다시 30분 휴식...
와중에서도 이산가족이 된 일행이 도착을 하지 않으니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성황골
전체가 휴대폰 불통지역이라 연락을 취할 방법도 없고....
(상단이끼폭포)
(상단이끼폭포)
(상단이끼폭포)
13시 26분, 사면길.
빗방울이 약간 주춤거리자 비로서 상단 이끼폭포 출발... 폭포 위로 오르는 길은 전무하고 또한
워낙 미끄러워 오르기가 껄끄러우니 일단은 성황골을 빠져 나가 지도상 임도 표시가 되어 있는
좌측 사면을 목표로 급사면을 치고 오른다.
워낙 급경사인데다가 비까지 한 바탕 내린 후라 무척 미끄럽다. 겨우 나뭇가지를 의지하면서
10분쯤 오르니 넓은 도라지밭이 형성되어 있고 잠시 도라지밭을 빠져 나가니 뚜렷한 산길이
사면을 가로지른다.
(사면길에서 내려다 본 성황골 하류방향)
13시 40분, 방지재 지난 사면.
성황골을 빠져나갈때만 해도 비가 멈출것 같지 않아 그대로 국시재 경유 원점으로 하산을 한다는
생각이었으나 사면 뚜렷한 길을 만나니 생각이 달라져 시간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일단 가
보는데까지 진행하기로 하고 육백지맥 능선으로 향하는 사면길을 따른다.
폭우성 비도 소나기인듯 잠시 소강상태를 이루면서 잘 하면 다시 날씨가 걷힐 분위기이게 이대로
하산을 하기에는 다소 아쉬웠던 것이다.
곧 방재재로 오르는 삼거리를 대하고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길을 잠시 더 진행하는데
그때서야 이산가족이 되었던 일행들의 소리를 지르면서 뒷쪽에서 나타나니 반갑기도 하고 어의가
없다.
즉 성황골을 벗어나 뚜렷한 사면길을 따라 진행을 하게 되었는데 다시 성황길로 내려서려니
절벽 때문에 내려설 수 없었고 결국은 이끼폭포와 용소폭포를 사면길로써 다 지나친 뒤 지금
우리가 올라서고 있는 사면길을 통해 내려선 것인데 내려서다 보니 인기척을 느끼고 급히 뒤따라
올라온 것이라 한다.
아울러 성황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끼폭포도 못 보았고 아직 점심식사도 못 한 채 생 고생만
했다 하니 결국은 성황골 답사에 만족하면서 탕건봉-도화산쪽은 다음으로 미루고 일행들이 못 본
이끼폭포로 다시 내려서기로 한다.
14시 06분, 다시 용소폭포.
도라지밭에서 온길 되집어 내려선다고 했는데 내려서다보니 갑자기 뚜렷한 산길을 만나고 바로
용소폭포로 떨어진다. 일행들이 상단 이끼폭포 다녀오는 동안 잠시 휴식...
15시 07분, 국시재.
용소폭포를 찾는 메인 산길로써 14분 오르면 임도가 시작되고... 임도는 큰말 마을을 경유할 줄
알았으나 그대로 사면으로써 이어지면서 30분 정도 임도를 따르니 지능선을 넘는 국시재이다.
성황당터가 하나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이제까지의 비포장 임도와는 달리 시멘트 포장이 시작되고
있어 차가 충분히 올라서겠지만 휴대폰이 안 터지니 기사님과 연락을 취할 수가 없다.
남은 막초잔 돌리면서 8분 휴식.
(국시재)
(국시재)
15시 29분, 소재말.
이어 7분 내려서면 핏대봉에서 발원한 지계곡을 만나고... 다시 7분 내려서면 도마재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나는 임도3거리 소재말이다. 국시재방향으로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그쪽 차량진입은
아마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모양이다. 아울러 도마재방향으로는 현불사 푯말이 있다.
마침 농가 한 채가 자리잡고 있어 전화 한 통화 부탁을 하니 기꺼히 응해 주었고 기사님과 통화를
하여 이곳으로 올라오라고 연락을 취한다.
아울러 수도가에서 흙으로 뒤범벅이 된 몸을 씻어 내고...
곧 차가 도착하여 새 옷으로 갈아 입으니 그제서야 속세로 다시 돌아온 느낌이다.
(소재말)
(소재말 농가)
그 후.
그 사이 날이 완전히 걷혀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이 더소 억울하지만 성황골의 속살을 모두
음미했으니 큰 미련은 없다고 해야겠다.
도계로 이동하여 한 식당을 잡고 뒤풀이시간을 갖게 되고... 모처럼 해가 넘어가지 않은 시간에
뒤풀이를 마친 뒤 다소 야릇한 기분으로 귀경길애 오른다.
[E N D]
산행길잡이
도계장터~(1시간)~상덕 블랙밸리CC 버스정류장~(30분)~성황당~(30분)~블랙밸리CC 주차장~(55분)~화장암~(20분)~안부~(15분)~정상~(2시간)~도계장터.
교통
도계읍 버스터미널(033-541-0380)에서 황조리행 시내버스 이용(07:20, 10:50, 13:35, 16:00, 17:50, 20:55) 상덕에서 하차.
도계역 033-541-7788.
숙식(지역번호 033)
식사는 도계읍의 뚱보냉면(541-2347), 서울불고기(541-2143), 황토피소주방(541-2207) 등을 이용. 숙박은 도계모텔(541-7772), 로얄모텔(541-0808), 태백장여관(541-2129) 등 이용.
도계읍사무소 541-2354, 570-2384.
/ 글·사진 김부래 태백 한마음산악회 고문·태백여성산악회 자문위원 | 강원도에서 나 고 자랐으며, 40여 년간 강원도 오지 산골을 누비고 다닌 산꾼이다. 태백 한마음산악회 회원. 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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