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뭄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요즘, 버섯을 만나기 위해 팔공산 계곡을 찾았습니다.
계곡 곳곳을 살펴보아도 바짝 메마른 숲에는 버섯의 모습이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예년 같으면 이맘때쯤 다양한 버섯들이 반겨 주었을 텐데, 계속되는 가뭄에 숲도 깊은
휴식에 들어간 듯합니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계곡을 둘러보던 중, 마침내 제 눈길을 사로잡은 작은 생명체를 만났습니다. 바로 노란귀느타리입니다.
죽은 나무에 자리 잡은 노란귀느타리는 선명한 황금빛 색깔과 가장자리에 돋아난 보드라운 털, 그리고 부채처럼 펼쳐진 주름이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떤 것은 동그랗게 몸을 웅크린 채 솜털 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어떤 것은 활짝 귀를 펼치듯 자라나 촘촘한 주름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같은 버섯이지만 자라나는 모습과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 주니, 바라볼수록 신기하고 매력적입니다.
작은 개체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빛을 조절하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 보려고 셔터를 누르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버섯을 찾아 산에 오르지만, 제게는 단순히 버섯을 발견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작은 생명체가 지닌 색과 형태, 자연이 만들어 놓은 섬세한 무늬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그 순간이 무엇보다 큰 즐거움입니다.
가을 가뭄으로 버섯 만나기가 쉽지 않은 날이었지만, 덕분에 팔공산 계곡에서 황금빛 보물을 만난 듯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메마른 숲속에서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던 노란귀느타리!
오늘도 자연은 제게 새로운 기쁨과 감동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팔공산의 작은 생명들을 찾아서, 오늘도 자연 속으로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