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9 높이13 폭3cm인 월석 문양석입니다.
하늘에 드문드문 어두운 별들이 떠있고
설산 위에 만월이 높직이 떴습니다.
커다란 몸집의 백곰이 그윽히 쳐다보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월석이 아름다운 것은 멋진 모암에 어두운 배경으로 둥글고 조그마한 양각이 적당한 눈높이에서 돋보이기 때문일겁니다.
석에 온통 둥근 흰 바탕만 있다면 월석이라고 할 수 없으니 돌윗부분 저 작은 흰 조각 문양 하나가 전체 돌을 규정짓는 거지요.
마찬가지 시각으로 밥을 한번 이야기 해봅니다.
쌀밥이란 100% 쌀로 만든 밥입니다.
그러나 보리밥은 꽁보리밥이 아니라면 100% 보리가 아니며
콩밥 또한 100% 콩으로 된 밥이 아니라
쌀밥 속에 콩이 드문드문 섞인 밥을 이야기합니다.
생각의 전환이 여기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느 때보다 증오와 악, 불행이 판을 치는 시대에
사랑과 증오, 선과 악, 행복과 불행 같은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행복과 불행에 대해서 말할때
삶이 100% 행복의 연속이고 100% 불행의 나날이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삶에선 더이상 순수한 백반과 꽁보리밥은 없지요.
불행한 삶은 있습니다.
행복이 디폴트값이라면 불행이 드문드문 섞인 삶은 불행한 삶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한 삶도 있습니다.
100% 행복이 있는 삶이 아니라
삶에 있어 불행이 디폴트값이라면
행복한 삶이란 불행 속에서 드문드문 행복한 순간이 섞인 삶이라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삶을 살펴보는 관점에 따라
우리는 불행 속에 이 드문드문한 행복을 만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