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지난지도 일주일 이젠 제법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새벽녁에 얇은 이불을
어깨 높이로 끌어 당기게 한다,,,
그래도 아직은 9월 초순의 햇살이 마지막 더위를 몰고 다니는 통에 한낮의 수은주는
30도 안밖을 오르내리고, 달리는 차장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한여름 같이 끈적이지는
않지만 아직은 에어콘 바람이 달가운 계절이다
오젼에 서울에서 봐야 할 업무가 인천으로 장소가 이전되는 덕분에 집사람과 부랴부랴
제1경인고속도로를 달려간다,,,회의 시간을 앞당기고 중요 안건을 속전속결로 처리한 후
차안에서 혼자 무료해 하는 집사람에게로 달려간다,,,
유선형으로 구부러진 하얀 다리가 저 멀리 보인다,,,뭍과 영종도를 읻는 인천대교 중앙에
솟아있는 쌍둥이 A형 교각 밑으로 달려가는 키티는 모처럼 나들이에 콧바림이 흥겹다
대교 양옆으로 펼쳐진 잿빛 갯벌이 끝을 모르고 이여지고 선녀바위 이정표를 따라 도착한
바닷가는 썰물로 멀어져간 바닷물이 야금야금 뭍으로 밀려든다,,,
전혀 선녀 같지 안은 바위를 들러보고 바로 옆 을왕리해수욕장 솔밭가에 차를 댄다,,,
탁트인 백사장 전경이 보이는 솔밭 밑 벤취에서 밀려드는 바닷물을 바라보며 30여년 전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을 떠올려 본다,,, 그 해 여름 겁없던 여섯 아이들이 연안부두에서 제일 먼저
출발하는 배를 잡아타고 도착한 외딴 섬 을왕리는 이제 간데 없고 잘 닦인 해안도로 옆으로 길게 늘어선
조개구이집과 펜션들이 옛 추억을 더듬어 보는 나의 心眼을 어지렵힌다,,,
인천 시민이면 한번쯤은 와 봤다는 해송쌈밥집에서 푸짐히 배를 체운 터라 조개구이는 다음으로
미루고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밀물이 밀려드는 백사장을 걷는다,,,
아이 처럼 좋아하는 집사림을 연신 엥글에 담으며 여기던가 저기던가 30년 전 주황색 텐트를 쳤던
자리를 눈대중으로 찾아 본다,,,세월은 시위를 떠난 살 처럼 어딘지도 모를 과녁을 찾아 날아만 간다,,,
인생이라 하루를 더 살면 아쉬움으로 하루를 덜 살아도 그만큼 충분함으로 스쳐지나는 주마등 같은 것!
이보시게 벗님내들 이 몸은 다만 山川의 유구함이 부러울 따름이라오1
수평선 가까이로 눈부시던 태양이 하루를 마감하려고 내려오는 시간,,,검붉은 노을을 뒤로하고
인접한 또 다른 섬인 무의도로 들어가는 좁은 방파제 길을 따라 차를 몰아간다,,,아직 만조가 덜 된
까닭에 바다 한가운데서 움직이지 않고 대기중인 연안여객선을 기다리는 차량들 또한 얼음 땡! 이제
차이나타운으로 길을 제촉한다,,,들를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만 조금씩 변해가는, 엄밀히 말해
조금씩 현대화 되어가는 모습이 오랜만에 와도 전혀 낮설지 않은 모습을 간직하는 비결인듯,,,
빨간 레온싸인은 이국의 풍경을 자아내고 평일 임에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은 분주하기만 하다,,,
요즘 이곳에서 유명세를 타고있다는 萬多福이라는 청요리집엔 때 지난 저녁 시간임에도 대기 손님이
제법 많다,,,입구 옆 의자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 좋게 생긴 주인장의 자랑이 한창이다 배우
김희애가 형사로 출연하는 드라마 녹화를 이곳에서 오전에 찍었다며 사진까지 보여주며 연신 허허거린다,,,
유명하다는 하얀100년짜장과 해물이 남다른 짬뽕으로 아직 꺼지지 않은 胃를 혹시 시키고, 맛에 간사한
혀만을 만족시킨다!
차인나타운에 올 때 마다 꼭 들르는 신포시장,,, 나만의 주차 장소인 골목엔 평일이라 빈자리가 반긴다!
시장골목을 느긋한 마음으로 걸어다니다 신포만두 앞집 옷가게로 집사람이 들어간다 무심코 들어간 가게는
지난번 왔을 때도 옷 한벌을 건져간 바로 그 가게다! 無心한 動線의 신비함 이라고나 할까!
가끔씩 후두둑 거리는 빗방울이 上京을 제촉하는 통에 어둠이 짙어진 항구도시 인천과 작별을 고한다,,,
밤 공기에 실려 온 비릿한 바닷 내음이 등 뒤로 멀어지는 이 여름의 끝자리를 이번에도 저번 처럼 또 그렇게
그냥 놓아 버려야만 하는가,,,가을로 가을로 줄달음 치는 9월의 여름밤은 내손을 떠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