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ichard Hamilton, [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homes so different, so appealing?]1956 작품
리차드 해밀턴의 이 대표작은 26×25cm의 작은 작품이지만 재치 넘치는 이 콜라주의 요철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작품설명을 따가가면 더욱 흥미진진한 감상이 될것입니다
위에 보이는 [오늘날의 가정을 아주 색다르고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콜라주 작품은
1956년 런던의 인디펜던트 그룹 전시에 출품한 작품으로, 현대소비사회로 진입하는 가정의 보편적인 변천사를
그대로 보여주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거실엔 텔레비전이 놓여있고 녹음기, 그때 막 등장한 진공청소기, Ford 스탠드, 통조림 캔이 자리하고
팝아트의 전성기를 예고하듯 POP라고 쓰인 테니스 라켓 만한 막대사탕을 든 흑백사진의 근육맨과
노출이 자연스러운 여성이 물질적 쾌락주의를 말하듯 몸매를 한껏 뽐내고 있다
곳곳에 물질문명의 총아들을 배치하고 왼쪽 계단에 가정부인 듯한 여성이 신개발 상품으로 갓 보급되기
시작한 청소기로 계단 먼지를 빨아내고 있다
풍요로워 보이는 이 집 창밖으로 극장 상영작 간판이 보이고, 집 천장은 뻥 뚫린채 거대한 달이 너무 가까이 떠있다
성적 대상을 추구하고 물질에 집착하고 과시하며, 대량생산적인 소비문화에 길들여진 대중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바로 집안을 위협하듯 닿아있는 달이 말해주는 건 아닐까?
그림 안에 콜라주된 텔레비전이나 여타의 대량생산 상품이 아닌, 천장화로 착각하도록 감춰진
오브제의 발견을 통해서 이 팝아트의 시조에 보다 근원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 이상한 콜라주의 작가인 리차드 해밀턴(Richard Hamilton)은 대중문화의 소비성과 쾌락주의를 비꼬고
풍자하는 방식으로 그때의 오늘날(50년대)의 가정을 표현한 것이다
가정 내에서, 그 고유의 색과 빛을 발하는 것들이, 흑백 꼴라주로 표현한 '사람'이 아닌
사물들이라는 것은....!!! 천편일률적으로 획일화 되어 가는
《 오늘날의 가정을 아주 색다르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 정작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팝아트의 고전답게, 리차드 해밀턴은 진지하게 캐묻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 소개
리처드 해밀턴은 1922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해밀턴은 로얄 아카데미 스쿨과 슬레이드 미술학교에서 공부했고 런던 Central School of Arts & Crafts와
뉴캐슬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밀턴은 인디펜던트 그룹의 핵심 멤버였고 1950년대에 현대미술학회와 연을 맺었다
해밀턴은 1993년에 영국 대표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했고 세계 각지의 미술관과 개인 콜렉터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해밀턴은 1950년대 초기부터 사망하는 2011년까지 60년이 넘는 작품활동 기간동안
꾸준히 미술을 탐구하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장시켰다
리처드 해밀턴의 첫 번째 회고전이 2014년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열렸었다
해밀턴은 대중문화에 남다른 관심이 있어 디자인, 페인팅, 사진, 그리고 텔레비전을 자신의 작품에 활용했고
프란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그리고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과 콜라보 작업을 진행하며 당시 예술가들에 비해
다른 아티스트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뒤샹의 작품 The Bride Stripped Bare by her Bachelors Even (The Large Glass) 복원작업과
동료 아티스트들에게 부탁해 만든 자신의 폴라로이드 초상화 역시 콜라보 작품이다
해밀턴의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은 해밀턴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거장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디지털 드로잉에도 영향을 끼쳤다
미국에서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의 주도로 팝 아트는 예술계 전반을 강타하며
확고한 미술 장르로 자리잡고, 원한을 품은 내부 직원에게 살해당하기까지 온갖 화제의 중심에 있던 앤디 워홀로
인해 팝 아트는 대중들을 사로잡으며 여타 미술 장르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앞선 시기부터 팝 아트의 시조로서 팝아트의 고전답게 '리차드 해밀턴'의 작품은
오늘날까지 여전히 삶의 영역 곳곳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Richard Hamilton, Swingeing London 67 (1968-1969)
Swingeing London 67” presents a newspaper image – Mick Jagger and art dealer Robert Fraser
handcuffed together in a police car – like a poster which only gradually, through several variations,
yields up painterly and conceptual nuances.
Variations here use myriad techniques – silkscreen and oil, airbrushing, acrylic, etching, die-stamping, watercolour –
to present the image as a relay of information and illusion.
Some versions are painterly or – like the collage with glittering aluminium handcuffs –
wonderful distillations of glamour; others are stylised, documentary, photographically blurred.
Throughout, careful play of technique tempers feeling.
The result is a key pop work – agit-prop infused with art’s sense of political empowerment and optimism.
“Swingeing London” gives this show an almost dizzyingly nostalgic mood.
No political art today can match Hamilton in the 1960s for elan, inventiveness, a fine-tuning of form and content, all underpinned by the conviction that art can effect social change.
Hamilton takes on what he called “the great visual matrix that surrounds us” by fragmenting
the newspaper image which was his source and manipulating it to focus on two figures shielding their faces
from the camera’s flash with lordly, popstar sweeps of the hand.
Richard Hamilton, Swingeing London 67 (1968-1969)
Screenprint on canvas, acrylic and collage
67 x 85 cm
대중문화의 유명인사를 대상으로 한 사진을 활용한 작품으로
Mick Jagger믹 재거와 화상 로버트 프레이저Robert Fraser: 해밀턴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프레이저 갤러리 주인이
마약 소지혐의로 체포되는 장면의 당시 타블로이드판 신문보도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해서 제작한다
이 series, 연작을 1967년부터 1973년까지 버전을 달리해 다양하게 제작했다
해밀턴은 그만큼 대중매체를 타고 안방으로 침투하는 이미지에 착안, 활용한 팝아트를 이렇게 정의한다
"대중적이고 순간적이고 소모적이며, 값싼 대량생산의, 젊고 위트있고 섹시한 허울좋고 매력있는거대사업 "이라고.
당시 텔레비전의 확산으로 광고 이미지가 부각되고, 전파를 타고 우리의 의식구조 속에 깊이 파고든,
대중의 눈에 '익숙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삶과 예술의 공존]을 실현시킨 거장의 면모를 구축해 나간다
대중의 관음증 욕망을 충족시켜 결정적으로 자신의 팝아트의 명성을 획득해낸다
80이 넘은 노장이 되어서도 계속, 이슈가 되는 화제의 인물사진 초상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롤링스톤즈의 시문기사를 오려 스크랩한 작품
그는 더 이상 매체와 장르의 경계를 의식하지 않는 수준에 이른다
1960년대 그가 만든 비틀즈 앨범 커버도 있고, 위의 작품처럼 신문기사 스크랩을 해놓은 작품도 있었다
대중문화 스타들을 거리낌없이 작품 속에 등장시키고,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해밀턴의 팝아트는 1960년대 드디어 [ 동시대성 ]을 획득한다
Richard Hamilton, Treatment Room (1983-1984),Installation
275 x 550 x 550 cm
(마가렛 대쳐 Margaret Thatcher의 텔레비전 연설 장면이 빈 치료실에 무음으로 진행중이다)
Richard Hamilton, The Citizen (1981-1983)
Oil on canvas, 2, each 200 x 100 cm
팝아트 작가로서 드물게, 해밀턴은 당시 사회 이슈나 정치적인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80년대 작품 중에 북아일랜드 감옥에 갇힌 죄수 '보비 샌즈'를 (IRA prisoner in a blanket: long-haired,
bare-chested, Christ-like)예수처럼 형상화한 The Citizen이라는 또 한점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테이트브리튼의 걸작 ‘시민'은 팝아트의 성향보다는 보다 광범위하게 정치적, 종교적 사색을 담고 있는 그림이다
80년대 초반 영국의 한 교도소 벨파스트 근교 메이즈(Maze)라는 감옥에 투옥된 아일랜드 독립군(IRA) 투사들은
자신들에게 단순 범죄인이 아닌 정치범 대우를 해 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마가렛대처 정부의 대응은 단호하였다
자신들의 요구를 거부당하자 그들은 결국 최후의 항전을 불사한다. 아주 원시적인 투쟁방식이었다
죄수복 착용을 거부하였고 자신들의 분뇨를 벽에 칠하며 단식투쟁을 벌였다
그 모습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되어 TV를 통해 방영되었다
영국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프로그램이다
영국인들에게는 실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각종 매스컴을 통해 영국인들의 상식에 각인된 IRA는 그저 황당한
사람들이었다. 억지스럽고 이상한 불순분자들이었다.
그런데, 그 다큐멘터리를 통해 드러난 그들의 현장은 마치 거룩한 신화처럼 숭고한 종교처럼 보여졌던 것이다
리차드해밀턴이 표현한 것은 바로 그런 충격의 모습이었다
해밀턴은 단식투쟁 66일 만에 사망한 보비샌드스라는 남자를 그리고 있다
두폭화 유화인 이 그림은 감옥의 현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서인지 금속 액자에 들어 있다
왼쪽은 추상의 형상들이 확대된 듯 한 모습이다. 아마도 남자가 감방의 벽에 칠한 자신의 분뇨일 것이다
오른쪽은 남자 보비 샌드스의 모습이다
쇠그물망의 창 같은 것이 보이고, 자신의 몸에서 나온 분뇨로 벽에 그린 그림이 보인다
남자는 그 안에서 담요를 죄수복 대신 걸친 채 아주 의연한 자세로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있다
자신의 최후의 수단인 자신이 분출한 똥으로 그들은 투쟁하였던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종교적 순교의 모습처럼 숭고해 보였으며, 하나의 전설이나 신화처럼 믿기 힘든 현실이었다
우리는 이 그림에서 쉽게 그리스도의 형상을 떠올리게 된다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원시 상태의 감방 안에서 그들이 택한 저항과 죽음에서
우리는 폭력이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가르쳐 주게 된다
더불어 리차드해밀턴은 예술이 지닌 원초적이고 즉물적인 속성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데올로기나 종교적 신념 같은 추상적 권력에 의해 원시의 상태로 회귀한 어느 남자의 필사적 몸부림은
가히 예술의 핵심에 가깝게 다다른 심각하고 엄숙한 예술의 가치를 보여주는 서글픔 같은 것으로 다가온다
남자의 창백한 얼굴은 결코 패배할 수 없는 인간의 신념을 보여주는 듯이 눈부시며,
그가 자신의 배설물로 이루어낸 벽화들은 아름다운 무엇이다
우리를 인간이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리차드 해밀턴식의 물음을 던지고 싶게 만드는 그림이다
“오늘날의 인간을 그토록 다르게, 그토록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경향은 계속 이어져 토니 블레어의 바그다드 침공을 비난하는 작품을 제작한다
Richard Hamilton, Shock and Awe
(2007-2008)
Inkjet print on Hewlett-Packard Premium canvas
200 x 100 cm
토니 블레어 Tony Blair 의 이단아적이고 독선적인 성향을 중년의 카우보이로 분한 모습에서 보여주려 했다
(as a middle-aged maverick cowboy )
Richard Hamilton’s ‘Unorthodox Rendition’ (2009)
'이례적인 용의자 인도' 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행사,휴머니즘을 시사하는
해밀턴의 프로테스트(항의,시위) 그림이다
Richard Hamilton is often referred to as the 'father of Pop art'.
The artist engaged with mass media through his series of paintings, installations and prints
(some, like Unorthodox Rendition, 2010, in which he used politics, riots, war and terrorist acts
as subject matter.)
위 사진 속 주인공 모르데차이 바누누(1954~유대인 정통파 아들로 모로코 태생)는 이스라엘 핵무기 기술자이며
소위 내부고발자이다
1986년 영국 신문 [선데이 타임스]에 이스라엘이 모호한 정책으로 함구하던 핵무기보유를 폭로하고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계획한 암호명 ' 신디'의 미인계에 넘어가 타임스의 경고에도 로마로 밀월여행 중 납치
18년을 복역 (그 중 12년 독방감금은 기네스북에 최장기 독방수감 기록)하고 2004년 석방
Mordechai Vanunu is disappearing through the Jerusalem streets in the back of a police van.
He is on trial for exposing Israel's covert nuclear arsenal to the west.
Unable to communicate with the outside world, he presses his palm against the window
in the hope that the message written there will tell his story to anyone with a camera:
"Vanunu M was hijacked in Rome ITL 30.9.86, 21:00."
It depicts Mordechai Vanunu, the Israeli nuclear technician kidnapped and imprisoned for blowing the whistle
on his country’s nuclear programme.
The title plays on Vanunu’s non-orthodox stance in giving away Israeli secrets,
possibly on his non-orthodoxy (he is a Christian convert), and on the illegal
means by which Mossad returned him to Israel.
It also refers to Hamilton’s surprising rendering of a flat TV image into a lyrical, painterly canvas.
기독교로 개종한 이스라엘 핵무기 기술자가, 서방세계에 이스라엘의 은밀한 핵무기 보유를 폭로한 죄로
사회적으로 옳고 마땅한 행위를 하고도 권력의 무소불위의 협잡에 의해
(즉 이례적이지 않은 행위로 non-Unorthodox)로 이례적으로 Unorthodox,로마에서 납치되어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으러 가는 Vanunu가 경찰차 뒷자리에서 세계에 전달하는 자기 목소리를 손바닥에 적어 펼쳐든 채
우리의 눈에서 사라져 가는 TV장면을 포착해 캔버스에 담아내는 해밀턴은
사진기 발명 이래 예술의 사실기록의 기능을 상실한 시대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History Painting 장르의 새 버전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첫댓글 리차드 하밀톤을 아주 잘 소개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회원들에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구체적인 소개입니다.
리차드 하밀톤은 팝아트의 창시자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팝아트 미술가로 의식이 살았있는
진짜 대중미술가였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유태인 미술상인의 농간에 과소평가를
받고 있지만..그가 최고의 팝 아티스트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감사드립니다
훌륭한 아티스트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배우는 기회를 주셔서
기쁘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진짜를 알려주셔 감사합니다, 은시님!
설 분위기가 한국은 도로가 꽉 찾어요.
이국에서는 먼나라 이야기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밀톤 이야기는
새로운 화가의 길이었군요.
참 공부 많이 했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내일 부터 바쁠겁니다.
오늘 시장 잔뜩 보고 왔습니다.
향수에 젖을 님에게 미안합니다.
그럼 새해에 만나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오! 님이시어^^
의식하고 있지 않던 구정을 입춘대길로
예고하시더니 곧 설이군요....
와우 설에 어머니보다 요리 솜씨가 좋은 아버지와 함께
농수산물 시장에서 장을 보아, 가족 모두가 북적이며 명절 준비에
들썩였고...밤을 곱게 치시던 아버지가 생각 납니다
정말 울컥해집니다
건강하시옵고 행복하시며
복이 가득한 새해 새날 뵙겠습니다
고소한 전 냄새가 벌써부터 은은히 밀려오며 설도
제 가까이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글도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정말 공부가 많이 되고 있어요.
설 연휴에 정신은 없지만 먼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인사 감사합니다
유림님 건강하고 소망하시는 일들 잘 이루어나가시는
건실한 한해 빌어드리며
명절 좋은 추억 가득 만드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