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는 제약회사 임상시험을 돕는 용역업체이다.
내가 직전에 있던 PPD는 Full-Service Outsourcing이다.
임상시험 전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이 모델은 계약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복잡하고 쪼잔하다.
테이블 하나 만드는데 10시간이 든다고 생각해서 $1000을 책정했다면 CRO는 10시간 이내에 하면 그만큼 이익이고, 10시간 넘어가면 손해다. 그래서 직원을 쪼게 되어 있다.
게다가 직원이 쉴틈 없게 여러 제약회사로부터 계속해서 일을 공급해주어야한다.
그래서 여러개의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맡기는데 어쩌다가 일이 몰리면 죽음이다...
이 모형의 가장 비효율성은 계약에 없는 일이 발생할 때이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에서 테이블에 행을 하나 추가하고 싶어 이를 CRO에 요청했다고 하자.
CRO에서는 계약에 없는 out of scope라며 추가 비용을 위해 협상을 하고 난리를 쳐야해서 서로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고, 행정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이건 높은 사람들이 하기에 시간 단가도 높다.
현제 회사는 Full-Service Outsourcing외에 FSP라고 data management, biostatistics, medical writing등 특정분야만 골라서 제공해준다. 팀을 구성해 그 팀 자체를 빌려준다는 느낌이다.
나는 여기 속해있다. 신세계다...
PPD에 있을때는 매니저들이 내가 쉬는 시간이 있을까 가능한 많은 프로젝트를 맡겨 이를 방지하려고 했는데,
이 회사에서는 좀 큰 프로젝트 하나만 맡긴다.
그러고도 이런저런 일이 겹쳐 제시간에 못끝낼까 괜찮은지 계속 체크한다.
어디나 그렇듯이 바쁠 때는 좀 바빠다. 그러나 대부분 한가하다.
아직 작은애 당뇨관리로 밤에 잠 못잘때도 많고 신경 쓸 일도 많아 재택근무인 지금 직장은 신이 내린 직장같다는 느낌이다.
내가 사는 RTP에 제약회사는 GSK밖에 없었는데 몇년전 문 닫았다.
그런데 요즘 이런 저런 제약회사들이 들어와 statistician을 뽑고 있다.
CRO에게 제약회사는 "갑"이다.
그런데 제약회사 다니는 친구들 전화해보면 너무 바쁘다.
노상 미팅이고 회사내에서 clinical team의 조수노릇을 하고 있어 제약회사 statistician의 삶이 CRO statistician보다 나은지도 상당히 의심스럽다.
제약회사/CRO에 있다보면 노상 보고 있는건 기술통계이다.
이 분야에 계속 있다가는 조만간 통계 바보가 될듯하다.
애가 당뇨관리를 혼자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때는 옮겨야 할듯하다.
첫댓글 ㅎㅎㅎ, 언제나 3자입장에서 글을 써주셔서 재밌네요. 맞아요, 요즘은 FSP를 잘 씁니다. 어떻게 보면 full-time contractor에서 hybrid 된것이라고 볼수있는데, contractor를 쓰다보면 일일히 개인별로 contract를 쓰고 6개월이던 1년이던 contract을 쓰면 중간에 해지하는적이 드물고 일이 당장 있던없던 계속 고용을 하고있다보니 효율적이 못 되는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FSP가 한 10-15년전부터 시작했는데, 회사와 contract을 맺고 필요할때마다 단기간 service를 이용하는거죠. 차로 비교하면 정식사원은 차를 사는것, contractor는 차를 lease 하는것, 그리고 FSP는 차를 필요할때마다 단기간 빌리는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글쎄요, 제약회사가 좋다 아니다 라고 하기 보다는, 누가 ownership을 가진 decision maker냐 아니냐가 일을 하는 방식에 차이가 많다고 봅니다. 물론 Biostat FSP도 임상시험 setting을 할때 참여를 하지만 결국 client가 하자는데로 하는수밖에 없습니다. 어짜피 약에 대해서 client만큼 잘 모르니까요. 통계바보... ㅎㅎㅎ 거듭말씀드리지만 안재형님같이 true statistician은 제약회사에서 일하기 아깝죠. 응용통계이고 그저 이용할뿐입니다. 누구하나 심각하게 생각하지않습니다, 미팅에서도 SAS나 통계에 대해서 discussion하는일은 아주 드뭅니다. 조수노릇이요? ㅎㅎ 그들도 biostat한테 큰소리 못쳐서 치사하다고 생각하더군요.
저희는 통계를 모릅니다. ㅠㅠ
글쎄요. 전체 biometrics team (biostat, SP, CDM) 중에 통계를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은 2-3%??? 실제 Biostat도 약에 대해서, 임상시험자체에 대해서 잘아는것이 우선이지 우수한 어려운 통계 이론을 아는 사람은 거의 필요 없습니다. Head of biostat일지라도 너무 어려운것은 유명한 consultant를 찾아가죠. 그러니 사실 김병주님같은 분이 더 필요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임상시험 쪽은 경험이 없다 보니 흥미롭네요. 예전에는 제약회사나 임상시험 같은 데 통계가 매우 복잡할 줄 알았는데(물론 몇몇 내용은 낯설긴 합니다) 생각만큼은 아니고...
직장의 선택은 언제나 만족할 수 없는 신발인듯 합니다.
신기는 신어야 겠는데, 잘맞는지는 신어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는
처음 신었을 때 빨리 바꾸어야 겠다 생각이 드는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신다보니 별로인
제약회사에서 약사처럼 한 약에 대한 전체 임상자료와 통계를 관리하지 않는 이상, 해당 약의 새로운 임상시험의 통계를 설계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는 말인 듯 합니다. Sponsor에서 자신들이 설계하고 CRO에 통계에 대한 자문을 요청하지만... CRO에서는 자문 설계해 주는 내용은, 규제기관에서 제시한 추세정도 가 아닐까 싶네요.
"식약처가 이 약제에 대해서는 이런 디자인 아니면 안된데요.". "가이드를 낼꺼레요" 정도?
신발과 비교...참 좋은 비교네요. 좀 처음에는 빡빡해도 신고 다니면 좀 나아지기는 하지만 역시 처음 신었을때의 고통은 크죠.
CRO 무시하자는 것은 아닌데... 한 약물에 대해서 전체 임상과 개발단계의 정보를 알 수 없는CRO의 한계로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CRO에서 설계하는 임상시험 디자인... 시대가 지나면서 제약회사가 연구위주 개발전략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CRO에 Protocol은 주지만 자신들의 의도나 전략적 비밀을 이야기 해주는 제약회사가 없는 상황에서 CRO에서 설계하는 임상시험 디자인은 대부분은 식약처 허가가 되는 디자인, 연구자 주도 논문을 위한 디자인, 소규모 제약사들의 임상디자인이 주를 이루게 되는 듯 합니다.
물론 큰 Global CRO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CRO로서는 각 client의 궁극적인 의도를 모르니까 가지고 있는 template을 제시하는 정도이고, 아주 멍청한 client이던가 아니면 직원이 몇명안되서 적임자가 없는 회사가 아니고서야 제시한 template을 그대로 쓰는적은 없죠. 아무리 몸매좋은 젊은이들을 위한 요즘 유행하는 기성복도 아주 딱 맞는사람이 있을까요? 뭐, 돈 조금 더 주고 몸에 아주 잘맞게 고쳐서 입던가, 아니면 입을만하면 그냥 입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좀 비싸겠지만 tailor shop에가서 원하는데로 맞추어입던가. 신발에 비유를 하셔서 저는 옷에 비유를 해봤습니다. ㅎㅎ 큰 CRO라고 큰 차이는 없는것 같습니다. 오히려 담당자가 초보자일경우에는 도움이 안되죠
@SASMaster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할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범위를 알것 같습니다.
@박성훈 그렇죠, 어떤 일이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다르다는것을 알고 각자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