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음을 받아 주소서
-레퀴엠1
류윤
죽어서 살아,
사람들의 마음을 묶어버린 한 사내 있었다
나사렛 예수
우리들의 죄를 대신해
모욕의 가시 면류관을 쓰고 조롱 당하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른,
*‘이 독배를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뜻대로 마옵시고
하느님 당신 뜻대로 하소서 ’,
순명하며
기꺼이
십자가 나무에 못박혀
그가 숨을 거두던날
장엄한 핏빛 노을 번지는 가운데
느닷없는 비바람치고
하늘을찢 는
천둥 번개 로 응답하시었네
까마득한 이 천년 후
또 다른 사내가 제 십자가를 지고
숨을 거둔 날
상한 마음이 전깃줄에 매달려
잉잉거리고
객관의 인연으로
표면장력이 억누르는
잔잔한 물결을 만드는 하오
*‘당신의 어린 양이 여기 왓나이다
이 주검을
파란 풀밭에 고이 뉘여 주소서’
그는 죽었지ㅣ만
세상은
모자이크 한 조각 깨지지 않는
단단한 수면
이 죽음도 영광이 되나요
사나운 바람이 흩어버린
가벼운 한 줌
뼛가루의 수장
처연한 소복 입은
남겨진 한 여인이
강가에 서있다.
등가로 전이되지 않는 저 아픔에
동행할 수 없는 난
잠시 머물다
무심히 등돌려 지나쳐 가고 잇으니
*레퀴엠- 진혼곡
모과나무를 친친 감고 올라가는 등나무 줄기같은
류윤
모과 나무를
등나무 줄기가 친 친 친
감고 올라가는 풍경
세상이
너무 따분하고 떫어서
생긴대로 울퉁불퉁
덜컹거리는 성질머리로
찍찍 침깨나 뱉는
tj불량 소년기를 지나
모르는새 성큼 성장한 딴판의
뭇눈길을 사로잡는
온화한 얼굴
마치 금동 불상처럼
환하게
세상의 한구석을 양생하는 것이니
사람의 미래란 정말 알 수 없는 것
그러니 제발 크는 아이들에게
가벼운 입으로
싹수 운운하지는 말일
진로 불분명한 문제 소년에ㅐ 빌 붙어
널 보면 목이 졸리는 것 같다며
차갑게 뗴어낼려해도
그 무슨 죽고 못사는 집착인지
한결같이 가방모찌로 따라다니던
범생이 녀석은 엇길로 나가
부모도 선생님도 뜯어 낼 수없던
못 말리는 그 연정을
온 동네 사람들이 저 봐라 저 봐라
입에 올리거나 말거나
곱상한 계집아이 하나 옆구리에 끼고
학교 운동장이고 어디고
풍문을 흩뿌리고 다니며
연심을 주저리 주저리 걸어놓았던 것
그 뒤로도 죽 모과나무와 등나무의
밀착 관계는
마치 손등에서 팔뚝까지
시퍼렇게 감고올라가는
돌올한 정맥같은 것이엇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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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윤모詩人┃
이 죽음을 받아 주소서 -레퀴엠1
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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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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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곧 부활절이 다가오죠?
류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예수의 일생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