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관전평)KB국민은행 대 삼성생명
2. KB국민은행 59 : 62 삼성생명
오랜만에 삼성생명이 K리그로 돌아와서 기분좋은 1승을 챙겼습니다.
두 팀 승부의 key word는 역시 1번(포인트 가드)입니다.
삼성생명의 김재삼(19점 3리바운드 3A)의 폭 넓은 시야를 활용한 패스 웍과 드리블 웍 그리고 안전 위주의 경기 운영이 돋보였는데 이에 반해 KB국민은행은 쿼터마다 다른 선수가 1번을 보느라 경기가 잘 될 때와 그렇치 못할 때가 반복되면서 막판 뒤집기에도 실패하며 패배를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KB국민은행은 신병기(6리바운드), 유상현(16점 5리바운드 3스틸), 최동오(6점 4리바운드) 등이 번갈아 가며 톱에서 경기를 운영했고 어떤 경우에는 박준현(20점)까지 톱까지 나와 지휘했습니다.
아마도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선수 기용에 있어서 확립된 원칙이 없다보니 볼을 가진 선수가 리딩을 하는 경우가 아닌 가 싶습니다.
KB국민은행의 경기결과를 보면 +1선수인 박준현의 득점력이 돋보입니다. 물론 요즈음 과거와 같은 공포스러운 3점 슛은 많이 무뎌졌지만 그래도 정확도에 있어서나 슛팅 마인드에 있어서는 가장 득점 가능성이 많은 선수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너무 무모하다 싶은 슈팅을 하는 장면이 많아 아마도 팀 구성 상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 부담이 많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다음은 가드 유상현이 스피드와 정확한 중거리 슛으로 팀 내 두 번째 득점원입니다.
최동오, 이병기(6점 4리바운드)도 모두 외곽과 인사이드에서 득점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나름 대로 득점력도 있고 경기 경험도 많은 선수가 있는데 이들을 꿰어 주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점입니다.
농구라는 종목은 5명의 선수가 좁은 코트 내에서 유기적으로 돌아 가기 위하여는 선수 전원이 일치단결해야 함은 물론 계획성 있는 플레이를 두뇌로 과학적으로 구사하면서도 자기를 희생을 통한 봉사 의식이 있어야 승리를 얻을 수 있는 종목입니다.
상대가 바로 앞에서 이를 저지하는 마당에 서로 각자의 결과물을 만들려고만 한다면 좋은 결과가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과정이기 때문에 포지션도 있고 협동심도 필요하고 희생정신도 필요한 것입니다. 이는 농구라는 종목이 손으로 하는 종목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농구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KB국민은행은 잘 하든 조금은 모자라든 확실한 1번 포지션을 특정하여야합니다.
한 때는 신병기가 이 역할을 잘 수행한 적도 있지만 최근에 들어 와서는 존재감이 많이 떨어지며 다른 선수들로 자주 대체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문제는 정해 진 확고한 선수를 다른 선수들이 믿어 주고 따라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KB국민은행이 나름대로 노력하는 것에 비하여 결과물이 좋지 않아 자주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안타깝지만 재미있고 즐거운 주말이 되기 위하여는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기를 권합니다.
삼성생명은 이 경기에서 오세훈(25점 7리바운드 3스틸)이 가장 많은 득점을 했고 두 번째로 포인트 가드인 김재삼이 19득점으로 뒤를 이었지만 맛깔스런 경기운영을 하면서 이런 정도의 득점을 해서 좀 더 돋보입니다.
물론 1번 포지션의 제일 덕목인 어시스트 수가 좀 적긴하지만 공격에서는 완급의 문제와 상대의 제 1선을 돌파하여 빅 맨들에게 기회를 주는 플레이는 돋보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작은 신장에도 상대에 대한 수비를 적극 펼침으로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바꾸거나 차단한 것도 그의 공입니다.
오세훈 이외에도 조형범(11점 13리바운드 7A)의 운동량도 많았고 그에 따라 공헌도가 높았습니다.
13개의 리바운드와 7개의 어시스트를 보면 그가 가장 돋보이는 플레이를 했다고 해도 전혀 거슬리지 않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오랜만에 경기를 해서 인지 무리한 공격 옵션이 많았고 지리한 몸 싸움으로 부상 위험도 있었습니다.
슬라이딩을 하면서 볼을 지키려는 마음은 이해되기도 하지만 본인이나 상대편의 신체에 부상이 더해 질 수 있습니다.
첫 경기이라 경기 적응도가 떨어 져 보였지만 세 명의 빅 맨들이 골 밑을 장악하고 기동력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면서 마지막 점수를 지킨 건 틀림없는 수확이고 앞으로 경기를 해 나가면서 좀 더 유연함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삼성생명의 아쉬운 점은 백업멤버의 역할이 너무 없다는 점입니다.
삼성생명의 선수 등록인원이 20명인데 이 경기에는 9명 만 출장을 했습니다.
더구나 득점은 단 4명 만 했고 나머지 선수들의 팀 공헌도가 주전들과 너무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경기력 향상이나 경험 축적을 위한 경기 운영도 차후에는 생각을 하여야 합니다.
출장하지 못한 인원 중에 가용자원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필수 인원은 코트를 지키도록 회장, 총무가 수고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 KB국민은행보다 훨씬 강한 상대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