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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팔라완 다이빙
일정 : 2023년 5월 27일 0시 45분 출발
항공편 : 세부퍼시픽
총 6인(초이강사, 제이강사, 황강사, 주디, 치즈, 망고)이 참가한 이번 투어는 준비과정부터 출발하기까지 여러 상황이 발생했다.
항공권을 1월에 예약했는데 항공사의 비행일정 변경으로 2회나 예약사항을 수정해야 했으며, 예약 내용 중 좌석 및 식사, 추가화물 문제로 10번 정도는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내용을 수정 한 듯하다.
그리고 5월 26일 출발 당일, 오후 3시경에 망고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권을 찾을 수 없다고. 지난 3월에 태국에 여행을 다녀온 후 잊고 지내다가 이번 투어 출발 직전에서야 챙기려 하니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고 했다. 다행히 긴급여권제도 덕분에 급히 긴급여권을 발급 받을 수 있었다.
저녁 8시 집결지에 모여 차에 짐들을 욱여넣고 공항으로 출발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주차장에 도착하니 밤 9시30분 정도다. 3층 출발게이트로 이동하여 22번 수속 카운터로 향한다. 인천공항1터미널을 바라보고 좌측(제일 안쪽) 이다.
주차 후 H구역으로 올라왔으나 엄청 걸어야 한다.
황강사와 주디는 사전 첵크인을 했는데 나포함 4명은 사전 첵크인이 되지 않아 카운터에서 첵크인을 해야 했다. 미리 무게를 점검해 보니 치즈와 망고의 캐리어가 허용중량 20Kg을 조금씩 넘는다. 초과한 무게를 줄이려 조금 여유 있는 우리 캐리어와 백팩으로 짐을 분산 시킨다.
6명의 7개의 캐리어가 20Kg언저리에서 무게를 맞추고 탑승수속을 시작한다. 수속을 위해 열린 카운터가 5개 밖에 되지 않아 대기시간이 너무 길고 느리게 진행이 된다.
비행기 탑승권을 2장 준다. 인천-마닐라(필리핀 아키노국제공항 3터미널), 마닐라(필리핀 국내선 4터미널)-부수앙카공항. 그리고 수화물 도착지는 부수앙카로 표기되어 있다. 부수앙카공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마닐라공항 3터미널에서 4터미널로 이동해서 환승해야하며 수화물을 찾아서 움직여야 한다는 안내를 받으며 수속을 마치니 탑승 수속 직원이 한마디 덧붙인다. 우리 수화물들을 스포츠팩(스쿠버다이빙 장비)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일반 수화물로 처리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처리해 주었지만 필리핀 현지에서는 추가요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신경 쓰이게 만드는 멘트다.
기내반입용 짐 검사를 하고 이동하니 전신스캐너가 기다린다. 3월에 세부에 다녀올 때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그사이 생겼나? 아니면 출국 수속하는 카운터가 달라서인지 생소하다.
모두 출국 수속을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왔다. 시간은 이미 밤 10시 30분을 넘겼으니 대부분의 면세점들이 문을 닫았고 공항 라운지도 영업 종료다. 면세품 구입한 사람은 간단하게 물건 찾고 하염없이 문 닫힌 면세점 간판만 구경하다 트레인을 타고 탑승구로 이동 한다.
113번 게이트. 우리를 태우고 갈 비행기에 주유하는 모습을 보며 드디어 출발을 실감한다.
5월27일.
저가항공인 세부퍼시픽은 낮은 가격에 걸맞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기내좌석은 경량좌석으로 등받이 조정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당연하게 모니터가 없다. 필리핀 마닐라까지 4시간여 비행동안 개인 미디어장비 없으면 멍 때리거나 잠만 자거나 혼자 놀아야 한다.
기내식은 사전 주문해서 나온다. 5명은 소고기 밥(?)을 주문했는데 밥 위에 올라간 조려진 소고기는 간장조림과 비슷했고(매우 짜다는 말이다), 고기를 안 먹는 제이는 피쉬버거를 선택했는데..., 다음번에 혹시 세부퍼시픽을 이용하게 되면 기내식은 선택하지 않는걸로 결론을 내렸다.
만석인 기내에서 어찌어찌해서 비행 4시간 20분 만에 마닐라 공항 3터미널에 도착했다.
입국 서류인 접종증명서, 한국에서 사전 신고한 이트레블 큐알코드, 여권을 준비한다, 그런데 검역하는 곳에 사람들이 없다 그냥 무사통과. 다음은 입국심사, 6명 모두 간단하게 통과한다.
이전에는 기내에서 입국신고서를 작성했는데 이번에는 미리 이트레블 작성 할 때 모든 사항을 작성해서인지 입국신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입국심사로 간단하게 처리되니 매우 편리한 시스템이다(3터미널 특징인지 모르겠다).
우리 짐을 찾아서 4터미널로 이동을 해야 한다. 짐을 찾아 4터미널(필리핀 국내선전용)로 이동해서 다시 환승수속을 하고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사전 정보대로 환승(Transper)이라는 화살표를 보고 이동하는 중에 ‘Transper Baggage’라는 팻말이 보인다. 가서 물어보니 우리 짐은 애초에 도착지가 부수앙카 공항으로 되어 있고, 국내선 항공편도 같은 세부퍼시픽이라서 연결해준다고 한다. 그 곳에서 별다른 수속 없이 우리 수화물들을 맡기고 간단한 짐만으로 환승팻말을 따라 이리 저리 이동한다. 공항직원 여러 명을 거쳐서 환승 대기 장소에 도착하니 우리말고도 몇 명의 환승객이 기다리고 있다. 한 10분 정도 지났을까 공항 직원이 따라오라고 한다. 밖으로 나가니 공항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환승버스를 타고 공항 내 이곳저곳에서 잠깐씩 멈췼다가 공항 밖으로 나와 5분 만에 4터미널에 도착했다. 공항 내부에 들어와 보니 넓지 않은 공간에 다들 탑승수속 때문에 길게 줄을 서 있어 매우 혼잡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마닐라-부수앙카 항공 티켓까지 받았으니 줄 서지 않고 바로 탑승대기 장소로 이동한다. 혼잡을 피해 들어간 탑승대기실은 앉을 자리도 없이 인산인해다.
한참을 서성이며 눈치를 보다 겨우 자리를 찾아 앉아서 보니 아직 아침 6시도 안된 시간이다. 앞으로 2시간 30분은 더 기다려야 우리가 탈 부수앙카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제이가 준비한 간식(떡)으로 간단한 요기를 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3터미널에서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현지 유심을 사려고 했는데 일사천리로 환승장소로 오는 바람에 유심을 사지 못했다. 공항을 둘러보다 공항 직원에게 현지 유심을 구할 곳이 있는지 물으니 따라 오란다. 외부로 나가니 바로 유심 파는 곳이 있다. 1달 20G사용 유심이 500페소(약10$ = 13,000원) 이다.
판매 직원에게 휴대전화와 여권을 건네니 유심등록도 다 해준다(요즘은 필리핀도 유심 사용 시 인적 사항을 등록해야 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었다).
다시 탑승대기실 돌아와 현지에 등록된 전화 데이터를 이용하여 와이파이에 접속 할 수 있도록 일행 모두의 전화기를 셋팅했다.
공항 대기 중 갑자기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린다. 세찬 소나기가 한바탕 퍼붓는다.
지리한 기다림 끝에 오전 8시가 되니 세부퍼시픽항공 부수앙카행 비행기 탑승 수속을 진행 한다. 비행기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는데 나와 제이, 황강사까지 타고 버스 문이 닫혀버리고 만다. 버스는 출발하고 창밖으로 멀어지는 주디, 치즈, 망고가 보인다. 그 아련한 눈빛들...을 뒤로 하고 비행기에 도착하니 우리 수하물들이 먼저 와 있다.(안심)
뒤에 처진 동료들을 기다리려고 했는데 바로 다음 버스로 오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먼저 탑승하라고 안내한다.
비까지 내려 후텁지근한 날씨에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 비행기에 올라 미리 예약한 자리에 앉으니 그제야 버스가 도착하고 일행들이 내리는 것이 보인다. 좌석은 만석에 에어컨은 잘 나오지 않아 기내가 덥고 답답하다.
요란한 프로펠러 소리가 들리고 기내로 기름 냄새가 훅 밀려들어 온다. 냄새에 예민한 제이가 기침을 시작하고 목이 칼칼하고 답답해져 온다고 호소한다. 1시간 20분 정도의 비행에 부수앙카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공항 직원들이 노란 우산을 들고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우산을 준다. 비가 내리고 있다.
짐을 찾고 1인당 200페소의 관광세를 납부하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내 이름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없다. 분명히 리조트에 예약했을 때 픽업을 나온다고 했는데 나를 맞이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우리의 목적지는 ‘산호다이브 리조트!!’. 목청 좋은 아저씨가 어디로 갈 건지 물어보아 산호로 간다고 하니 그분이 큰 소리로 “산호” “산호”하고 외쳐주신다, 그래도 아무도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비도 오는데 당황스럽다.
다이빙샵에 연락하니 우리 픽업 팀이 이미 도착해 있을 거라고 하는데 이리저리 다녀보아도 우리 픽업팀은 보이지 않는다. 족히 20여분을 기다리니 그제야 출국장 쪽에서 어슬렁거리며 나타난다.
승합차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하여 숙소에 도착을 했다. 숙소를 배정받고 잠시 여유시간이 생겼다.
숙소에서 점심이 제공되지 않아 다운타운 지역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막연히 방향만 잡아 정처 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거리를 배회한다. 그런데 너무 덥다.
길거리에 즐비한 간판들을 대충 둘러보다 여러 음식점 중 한 곳을 정해 들어갔다. 씨푸드 모듬, 맥주, 샐러드 등을 주문하고 음료 먼저 가져다 달라고 해서 목을 축인다. 그런데 음식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설상가상 기다리는 중에 전기가 나가버려 그나마 더위를 식혀주던 선풍기도 멈추어 버렸다. 그래, 여긴 필리핀이지!
한참만에 맞이한 음식은 그럭저럭 이었지만 배가 고팠던 터라 깨끗하게 비웠다(나에게는 다소 매웠다).
식사를 하고 나오니 여전히 더운 날씨에 장례행렬이 지나간다. 망자는 2012년생이라고 한다. 사망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 어린 나이에 하늘의 천사가 되었나 보다!
너무 더워서 시내 구경을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좁고 지저분하다. 좌측으로 사진으로만 보던 수상 가옥이 얼기설기 모여 있고(현지인들 주거지인 듯하다), 길가에서는 아이들이 물건을 팔고 있다. 삶의 현장이다.
숙소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꽤 큰 슈퍼마켓을 발견했다. 여기에서 맥주(산미구엘과 레드호스)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부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매점이라고 한다.
숙소에 돌아와 보니 여기도 정전이 되어 에어컨이 돌아가지 않는다. 설상가상 화장실 물도 나오지 않는다. 숙소 수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날은 덥고, 땀은 나고, 오늘이 여행 첫날인데 아직 샤워도 하지 못해서 모두 짜증 지수가 급격히 상승한다. 리조트에 문의하니 급한 대로 미네랄 워터 10리터들이 2병씩을 제공해 주어 고양이 세수로 땀을 닦아내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원래 저녁 식사시간이 오후 6시인데 정전으로 인해 7시로 미뤄졌다. 실내가 너무 더워 잠시 밖으로 나오니 치즈도 나와 있다. 저 멀리(대략 200미터 정도) 좌측으로 불빛들이 보이고, 그곳에서 오는 사람들마다 손에 장을 본 물건들을 들고 온다. 시장이 있나? 역시나 현지 시장이다. 육류, 생선, 채소, 과일 등을 판다. 시장 곳곳을 둘러보다 망고(우리 팀원 말고 먹는 망고)가 눈에 띄어 가격을 물어보니 1Kg에 200페소, 저렴한 곳은 180페소다. 주머니에 돈이 없어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제이에게 돈을 받아서 시장에서 망고 2kg을 300페소에 구입했다.
숙소로 돌아오다 보니 가로등이 켜진다. 숙소에도 전기가 들어 왔다.
식당은 다이빙샵 2층에 있다. 식사는 뷔풰식으로 밥, 국, 고기, 채소, 부침개 등이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사전에 팀원 중에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얘기했더니 따로 개별음식을 준비해서 준다. 고마운 배려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물탱크에 문제가 생겼는지 물이 찔끔찔끔 나오다 말다 한다. 샤워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쓰고.
황강사님 방(가장 큰 방이다)에 모여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 놓고(참고로 나와 제이방은 에어컨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맥주 한잔과 망고를 먹으며 그간 다녔던 다이빙에 대한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5월28일.
새벽녘에 요란한 비 소리가 들린다.
여전히 급수문재가 해결되지 않아 오늘 아침에도 샤워는 딴 세상 이야기다.
대신 오늘은 바다에 나가니 그때가지만 버텨보자.
아침 식사는 2층 식당에서 7시에 시작하는데 전날 미리 다음날 아침식사 메뉴를 주문 받아 준비해 준다. 몇 가지 오믈렛이랑 팬케익, 스팸밥 중에 고를 수 있다.
자, 그럼 아침식사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내려 볼까? 치즈는 해외로 다이빙투어를 갈 때마다 모두를 위해 맛있는 원두커피를 챙겨 온다. 이번에도 치즈 덕분에 향긋한 커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새삼 고맙다.
현지 제이강사님에게 우리방의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니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수리를 할 수 없고 내일(월요일) 처리를 해 주신다고 한다.
8시 30분.
산호다이브샵에 모여 타비강사님에게 간단히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트라이시클 2대에 나누어 타고 밤새 비가 내려 흙탕물이 가득한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배로 향하는 길, 팔라완에서의 첫 다이빙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도 함께 들썩인다.
첫 다이빙 포인트는 디망록. 적당한 수심(입수 6미터 평균 13미터, 최대 깊이 28미터)에 산호 지역, 현지 다이브마스터는 필립.
내가 첫 번째로 입수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균형이 틀어진다. 아래를 보니 좌측 핀이 저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발에서 핀이 빠져버린 것이다. 이런 낭패가 있나!!(이번에 가져온 핀이 드라이슈트용 핀이라서 스프링 스트렙이 헐거워 빠져버린 것이다. 사전에 확인하지 못한 나의 불찰이다). 다행히 수심이 낮아(5M정도) 다이브 마스터가 재빨리 건져다주었다. 다시 핀을 신고 나니 눈앞에서 제이가 도와달라고 한다. 제이도 입수하는 순간 핀이 발에서 빠져 버린 것이다(제이도 내가 드라이슈트용 핀을 챙긴 것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제이도 마스터가 핀을 가져다주어 다이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인솔 강사가 민폐를 끼쳤다. 나와 제이를 제외한 다른 일행 들은 다들 별 무리 없이 입수하였다, 근 4년 만에 다이빙 하는 망고도 서서입수하고 하강에도 문제가 없다. 마스터의 안내로 서서히 하강하여 주위를 둘러본다. 전형적인 산호지대로 경산호가 주로 분포되어 있다, 산호에 서식하는 작은 돔 종류와 말미잘에 서식하는 아네모네피쉬(일명 니모)가 먼저 우리를 반겨준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산호들의 화사함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쉽다. 30도의 수온, 조류 없음, 다이빙타임 40분으로 체크다이빙으로는 적당한 첫 다이빙을 마치고 안전하게 출수 하였다.
첫 다이빙이 늦어진 관계로 점심식사(도시락)를 마치고 휴식 시간에 다음 포인트로 이동을 한다.
두 번째 다이빙은 바라쿠다 레이크다.
이곳은 특이한 지형으로 수심에 따라서 담수와 해수가 나뉘어 있는 지역이다, 물의 밀도차이로 구분이 되며, 중간층에 40도 정도 되는 수온 층이 있다. 그리고 외롭게 혼자 살고 있는 바라쿠다 한 마리가 있다.
수온이 높은 지점이 있어 웻슈트를 벗고 수영복 차림이나 레쉬가드만 입고 다이빙을 하는 포인트다(가끔 아찔한 비키니 차림의 방문객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보지 못했다!).
방카를 타고 접근하여 도보로 다이빙 개인장비를 메고 호수까지 이동해야 하는 포인트다. 이동 거리는 대략 70미터 정도(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제이가 장비를 메고 이동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제이, 치즈, 망고 3인은 포터(방카보트 보조선원)에게 부탁을 하고 남은 3인은 장비를 메고 이동을 했다(포터들 비용은 개인부담).
길이 좁아서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이 마주치면 오래 비켜서 있어야 한다.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아 이 포인트로 사람들(호핑투어)이 몰려 길이 혼잡하다고 한다.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비좁은 통로를 지나면 입수 준비할 공간도 코딱지만 해서 서로 엉키어 발 디딜 틈이 없다. 도착한 순서대로 장비를 착용하고 개별 입수한다.
하강하여 깊은 수심으로 이동 한다. 조금 내려가니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시야가 흐릿해지며 따뜻해진다. 밀도와 수온이 다른 경계면에서 물이 서로 섞이는 현상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과 다르게 위쪽의 물이 차갑고 그 아래의 수온이 따뜻하다. 마우스피스를 빼고 물을 조금 마셔본다. 바닷물처럼 짜지는 않고 조금 염기가 있는 맛(밍밍한)이다. 바닥에는 진흙층이 얇게 있어 핀 킥을 세게 하면 부유물이 올라온다. 수중에서 수심을 달리하며 오르락 내리락 유영(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느낌)을 한다.
호수에는 메기와 고동들 이외에는 다른 생물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수중 아치형 굴을 통과하면 하트모양으로 패인 암반이 나오고, 누군가 만들어둔 수중 나무다리도 있다. 나무다리에서 핀을 벗고 걸어도 본다.
20분 정도 물속에서 놀다가 출수 지점으로 이동하다 보니 바라쿠다가 보인다. 여유롭고 평온하게 돌아다닌다. 호수에서의 제왕다운 모습으로(호수 내에서 제일 상위 포식자다. 바라쿠다의 먹이는 메기) 자기의 힘을 과시하는 듯하다.
바라쿠다 사진을 찍고 35분 정도의 다이빙을 마치고 출수 한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포인트인 씨에떼페스카토로 이동을 한다. 이 포인트는 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포인트다.
입수 후 섬을 좌측으로 돌아서 이동 후 조류에 따라서 되돌아오거나 섬을 돌아 나올 수 있다고 다이브마스터가 설명을 한다.
이 때 우리와 같이 다이빙을 하신 분(이 분은 혼자 오셔서 우리와 같이 다이빙 하게 되었는데‘산호다이브샵’에 여러 번 방문하셔서 포인트에 익숙해 보였다)이 마침 옆에 있던 배에 산호다이브 소속 직원이 있는 걸 보고 여유분 핀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마스터에 이야기 하신다. 우리가 핀 때문에 불편해 하는 게 맘에 걸렸었나보다. 다행히 그 배에서 2세트의 핀을 빌려 나와 제이가 사용할 수 있어 남은 다이빙이 조금 편하고 수월해졌다. 이 자리를 빌려 그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입수하기 위해 수심을 확인해보니 수심이 1미터 내외라서 출수할 때 사용하는 계단을 통해 입수한다. 다이빙을 하면서 처음 해보는 입수 방법이다. 통상적으로 비치다이빙이 아니면 걸어서 입수하는 경우는 드물다. 수중으로 진입하여 수심 4미터 지점에 제법 큰 스톤피쉬가 보인다. 25분 정도 진행 하였다가 수심을 조금 올려 갔던 길로 돌아왔다. 전형적인 산호지대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다이빙이었다.
다이빙을 마치고 하선하면서 수고해준 마스터와 스텝들에게 조심스럽게 적은 금액이나마 손에 슬쩍 쥐어주었다. 그들의 눈가에 작은 눈웃음이 번진다.
숙소에 도착하니 어느덧 5시가 다 되어 간다. 다행히 급수문제가 해결 되어 샤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출발 3일 만에 샤워를 하고 나니(하루 종일 바다 속에서 놀았지만 민물과 바닷물은 피부에 와 닫는 감촉이 다르다) 몸과 마음이 다 개운하다.
오후 6시 저녁 식사가 준비된 2층으로 향한다. 잘 차려진 저녁을 먹고 있으니 우리 테이블로 케이크가 들어온다. 오늘이 제이생일이다. 사전에 샵에 이야기를 했었는데 잊지 않고 케이크에 네이밍까지 해서 선물해 주셨다. 식당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제이에게 생일 축가를 함께 불러 주었고, 옆 테이블에서 파전과 계란말이를 선물로 보내주었다. 제이는 답례로 홀에 있는 사람들에게 맥주와 망고쉐이크를 돌렸다. 생일 파티를 마치고 나면 마사지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 방은 에어컨이 고장이 나서 마사지사들이 더위에 많이 고생을 했다.
마사지 이후 노곤함에 잠으로 빠져들었지만 더워서 수시로 깬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