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소 규모 6.5~7.0 지진에도 안전
지진·쓰나미 등 자연재해 대비, 안전설비 대대적인 보강
위급상황 발생하면 주민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훈련철저
7월5일 밤 8시33분 울산시 동족 52km해상에서 발생한 규모5.0의 지진으로 인해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지진 안전대책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지진은 국내에서 발생한 역대 다섯 번째 규모였지만 진앙지 인근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본부와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운영 중인 발전소는 모두 정상 가동됐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대형 지진에도 안전
울산해상 지진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는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부지조사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지진대비책을 세워 안전상 문제가 없도록 건설한다”면서 “특히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에 지진은 물론 대형 쓰나미에도 발전소가 안전하게 가동할 수 있도록 3중4중 안전설비를 갖춘 만큼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모든 원전은 규모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 했다. 해외 수출원전인 신고리3,4호기와 신고리5,6호기는 규모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원전을 운영하는 선진국도 비슷한 규모로 내진설계를 하고 있다.
국내원전이 일반 건물과 다르게 지진에 안전한 것은 부지조사단계에서부터 지질구조와 단층분포, 암석의 질 등을 정밀조사 하고 원자로건물 등 주요설비는 단단한 암반을 약 20m 깊이까지 굴착해 건설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 주요 건물은 단단한 암반 위에 특수공법으로 조밀하게 철근을 설치하고 일반 건물에 사용하는 것보다 약 2배 강도의 콘크리트를 타설해 건설하기 때문에 지진진동을 30~5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일본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규모9.0의 지진발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전 세계 지진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지나친 우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 지진이 수없이 발생하는 일본, 대만과 달리 환태평양 지진대로부터 약 600km 이상 떨어진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지진관측이 시작된 이래 국내에서 발생한 최고의 지진은 1980년 1월 북한 평북 삭주에서 발생한 규모5.3이다. 울산해역에서 발생한 규모5.0 이상의 지진도 지난 40여 년간 단 7차례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규모5.0이상 지진은 매년 1470회 발생하고 이웃나라 일본은 매년 평균 50회 발생한다. 대한민국은 년 0.14회 수준이다.
원자력발전소 주요설비는 단단한 암반을 약 20m 깊이로 굴착해 건설한 건물에 설치한다.
원자력발전소 핵심설비인 원자로가 설치되는 기초 암반
●국내원전 지진·쓰나미 등 자연재해 대책은
한수원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지진해일, 전력·화재·냉각계통, 중대사고 등 분야에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50건의 개선사항을 집중 보강했다. 지진이나 태풍 등 대형해일에 대비해 해안방벽을 높이고 발전소가 침수되더라도 전력공급계통이 정상 가동하도록 방수문, 방수형 배수펌프, 비상디젤발전시설에 대한 방수화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처럼 노심이 녹아내리는 중대사고가 발생해도 격납건물 내에 수소를 자동으로 제거하는 피동형 수소재결합기를 모든 원전에 설치해 수소폭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웠다. 일정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원자로가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도록 지진자동정지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대형 쓰나미에 발전소가 침수되어 전원공급이 끊겼던 일본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공급 체계도 발전소내전력, 발전소외전력, 비상디젤발전기, 대체교류발전원발전기, 이동형발전차량 순으로 4중5중의 전원공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수원은 밝혔다.
고리원자력본부 재난안전팀 관계자는 “지진해일과 쓰나미는 물론 발전소의 중대사고 발생에 대비해 단계별로 위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면서 “어떠한 상황이 발생해도 사고수습과 복구는 물론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유관기관과 협력해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형 쓰나미로 인해 바닷물이 발전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고리1발전소에 설치된 차수문
원자력발전소 전원상실에 대비해 운영되고 있는 이동형발전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