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화예술의 대표단체인 천안예총(회장 윤성희)에는 8개 협회가 협의체를 이뤄 활동하고 있는데 후원회가 조직·운영되는 곳은 문인, 미술, 그리고 연극협회 뿐이다. 나무가 생장하는데 거름이 필요하듯, 협회의 영양분은 후원회. 이들의 태동에서 현재, 미래를 조망해 보기 위해 3회에 걸쳐 연재하기로 한다.
<편집자 주>
향토연극문화 활성화 및 지역연극인 육성에 힘 쏟을 터
천안 연극협회가 올해 두가지 홍복을 누리며 연극문화 활성화에 전환점을 삼고 있다. 지난 2월 22명으로 구성된 천안연극협회 후원회(회장 유명렬)가 발족됐고, 6월에는 전국연극제에서 ‘만선’이란 작품으로 ‘은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내년에는 시립극단이 창립될 것으로 기대되며 십수년간 제자리 걸음에 머물렀던 연극문화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김태원 천안연극협회장은 “오랜 기다림 끝에 볕이 들었다”며 연극활동에 강력한 동력원이 생긴 만큼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다부지다.
연극협회 후원회는 우연찮은 계기에서 출발했다. 선후배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천안농고출신 연극배우들의 어려움이 화두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의기투합돼 결국 ‘연극후원회’가 결성됐다. 후원회 바람은 천안농고에서 불었지만 이들은 작은 불씨에 지나지 않는다. 지종현 후원회 고문은 “몇몇이 주동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35명의 후원회원에는 농고출신이 몇 안된다”며 천안사람 모두의 후원회임을 강조한다.
십시일반으로 작은 도움이 될까 시작한 터라 ‘1년 500만원’이라는 후원금 범위를 정해놨다. 이 금액은 타 후원회 역할처럼 후원밑천의 기본단위로 파악한 것으로, 이같은 재정적 지원한도 외 임의로 발생하는 쓰임새는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본다. 후원회원들의 연회비는 따로 정해놓지 않고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개인 의사를 존중할 부분이 ‘후원액’일 것으로 보고, 마음이 원하는 내에서 자발성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다.
유명렬 후원회장은 ‘시민에게 다가가는 연극문화’를 위해 후원회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힌다. 무대, 배우, 관객이라는 연극의 3요소를 언급하며 도병수 부회장은 “금전적인 후원도 중요하지만 보는 관객의 중요성을 감안해 후원회원들이 서포터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연극협회의 연중 중요행사는 상반기 전국연극제와 하반기 향토연극제가 있다. 특히 향토연극제는 해당 지역의 향토적 속성을 끌어내 연극화하는 것으로 소재와 관련한 지역민의 관심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천안의 지리적 장점은 서울의 고급연극무대를 유치할 수 있다는데 있지만 단순히 사오는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 연극인을 육성해 고유한 ‘향토문화’를 이끌어 내자는데 있다. 즉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지역문화 활성화에 값진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중앙에서 내려오는 연극에는 지역문화의 정신이 숨쉬지 않는 것 아닌가.
이런 이유로 유명렬 회장은 “지역배우들을 육성하고, 고유한 향토연극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 후원회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편 후원회는 일본과의 교류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천안시와 연관을 갖고 있는 구모모토현이나 다카마쓰시의 연극협회와 상호교류를 통해 지역 연극문화의 국제화도 일궈내는데 일조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