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강바람이 등 떠미는 숲길 충주 풍경길 종댕이길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사)한국의 길과 문화 사무처장 y02599@daum.net> 어디든 걸어야 한다면 그 길은 울창한 숲속을 가로지르면 좋겠다. 그리고 시원한 바닷바람 혹은 강바람이 살랑살랑 옷깃을 스쳐간다면 웃음 가득한 발걸음이 이어지겠지. 지금 소개하는 충북 충주의 종댕이길은 아름다운 숲길이 충주호 연안을 따라 띠 두르듯 놓여있어 이러한 행복걷기 조건을 충족시킨다. 얼마 전 가족과 걸은 종댕이길에서 만난 충주호의 푸른 수면은 한참 밑으로 끌려 내려가 있었다. 지난 겨울부터 지속된 가뭄이 여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다행이 종댕이길은 충주호 호반이 인접한 덕분인지 여느 숲길과 달리 건조한 느낌이 별로 없어 걷는 이의 마음이 팍팍해지지 않는다. 휴일을 맞은 종댕이길은 이른 아침부터 승용차는 물론 대형버스가 물밀 듯이 들어와 주차장 곳곳을 채운다. 요즘 핫한 걷기여행길로 세간에 오르내리는 것을 주차장부터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찻길 옆으로 걷는 길을 확보해 놓은 데크 구간을 지나 종댕이 오솔길로 접어드니 주차장의 시끌벅적함은 우거진 숲 속으로 슬그머니 사그라진다. 충주호 남한강과 숲길의 만남 종댕이길은 지네가 많다는 계명산의 동쪽 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오롯한 숲길에 기댄다. 충주호 수면 쪽으로 툭 튀어 나온 산기슭에 놓인 숲길이어서 숲과 호반의 정취를 동시에 누리는 지형의 이점을 살리며 설계되었다. 여기에 쉼터와 전망대, 그리고 종댕이길의 명물이 된 출렁다리까지 설치되어 걷는 맛을 배가시킨다. 걷는 거리가 안내판에는 11.5km로 되어 있으나 그것은 본선과 지선을 모두 포함하는 거리를 나타내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원점회귀하는 루트를 한 바퀴 돌아오면 5~7km 정도 된다.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가뿐하다. 그래서 종댕이길을 걷고 볼 것 많은 충주시의 다른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비내길이나 하늘길 같은 충주의 다른 길을 더 걷는 것도 좋다. 종댕이길의 어둑한 숲길을 걷다 충주호 쪽으로 시선 터지는 곳이 나오면 여지없이 전망대가 수면 쪽으로 놓였다.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 없지 않으나 남해 바다가 연상되는 검푸른 충주호 물길을 만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출발점으로 원점회귀하므로 가족단위 탐방객들도 많이 찾는다. 길 곳곳에 놓인 너와지붕 쉼터들은 이런 4인 구성 가족 탐방객에게 알맞은 다리쉼 장소를 제공한다. 종댕이길을 걷는 동안 다양한 나무들로 구성된 숲을 만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신갈나무 중심의 참나무 숲길이 이어지다 어느새 길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쭉쭉 뻗은 낙엽송으로 주인이 바뀐다. 그리고 다시 얼마 안가 종댕이길은 소나무로 옷을 갈아입는다. 에메랄드 물빛 아래 수중세계는... 종댕이길의 경쾌한 피날레는 주홍빛 출렁다리가 맡는다. 지독한 가뭄은 다리 밑에서 찰랑거려야할 충주호 물길을 저 멀리 끌어갔지만 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살의 편린은 여전히 아름답게 빛난다. 숲길을 걷는 중에도 언듯언듯 비치는 충주호의 광활한 수면이 뿜어내는 습기는 아침마다 하얀 물안개를 골짜기마다 넓게 펼쳐 메마른 수목들을 이불처럼 촉촉이 덮을 것이다. 오래전 충주호 수몰 이전의 오만 분의 일 축적지도를 본 적이 있다. 그 지도에는 남한강이 충주댐으로 막히기 전 이곳에 살던 수몰 이주민 5만 명의 흔적이 점과 선으로 뚜렷이 살아 있었다. 수몰 후 몇 년간은 주인을 잃어버린 수몰마을의 장독대와 담장, 골목길 등이 물속에 그대로 남아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다이버들의 증언도 기억났다. 30년도 훨씬 넘은 지금도 그 장독대와 골목길은 짙푸른 수면 아래 아직도 그들의 삶을 견디어 내고 있을까. 충주호의 검푸른 에메랄드 물빛은 어쩌면 그들의 수중세계를 감추기 위한 장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충주호를 건너온 시원한 강바람이 어서 제 갈 길이나 가라며 등을 떠 민다. ●걷는 거리: 약 7.5km(지선을 모두 포함하면 11.5km) ●걷는 시간: 2시간30분 내외(쉬는 시간 포함) ●걷는 순서: 마즈막재~종댕이길 오솔길~생태연못~제1조망대~망계정~쉼터~제2조망대~출렁다리~숲해설안내소~마즈막재 ▶걷기 TIP -화장실: 마즈막재 주차장 화장실, 숲해설안내소 화장실(휴일 청소 안하여 불편) -식수: 사전준비 필요 -식사: 사전준비하거나 마즈막재 식당 이용 -길안내: 갈림길마다 방향안내판이 있으나, 본선과 지선의 구분없이 되어 있어 다소 헷갈릴 수 있음. -기타: 숲해설안내소 화장실은 휴일 청소를 하지 않아 여성 탐방객들의 불편이 큼. 따라서 가급적 화장실은 마즈막재 주차장 화장실 이용을 권장함. -코스문의: 충주시 건축디자인과 (043)850-6450~2 ■교통편 ▶대중교통: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513, 514, 515번 버스(1일 4회 운행)를 타고 마지막재 정류장에서 하차. 버스운행횟수가 많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택시요금은 시외버스터미널 기준 만원 이내. ▶주차장: 마즈막재 주차장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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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기님의 가족나들이 길이 더욱 싱그럽게 보입니다.
가족끼리 화목한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충주 중원문화길을 답사하고 가을에 가려고 하는데 또 다른 코스가 나타났군요.
좋은 정보도 감사합니다.
넵. 감사합니다. 새벽을 도와 가서 다 걷고 나오는데, 대형버스들이 굉장히 많이 찾더라고요.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 인근의 하늘길이나 비내길과 연계해서 걸으면 좋을 듯하네요.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
가족 나들이 행복해 보이네요~~보기 좋아요~~막내 진아 많이 컷군요~~^^
진아가 초딩6의 포스를 보이고 있어서 참 어려워요. ^^ 그래도 이 시기를 지나야 더 성숙한 아가씨가 되겠지요. 늘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와~종댕이길..걸어보고 싶은 길입니다~
가족분들과 참 보기 좋읍니다~
숲향기님 따님들과 있는 모습이, 꼭 자매들 같아요~
모녀지간에는 자매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졸린 눈을 비벼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갔는데, 나름 씩씩하게 걸어서 좋았습니다.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