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와 퉁구스어와도 유사점이 많은 고구려어
고구려어 어휘는 신라어 및 중세한국어·일본어·퉁구스어 등의 어휘와 공통요소가 많다. 예를 들면 고구려어의 奴·惱·內·那(土·壤)는 nua로 재구성되는데 이는 남방 퉁구스제어의 na(地), 신라어의 內(世), 중세한국어의 나랗(國, 랗은 접미사), 고대일본어의 na(地)와 비교된다.
중세한국어와 고구려어 사이에는 현저한 어휘의 일치가 보인다. 고구려어의 es 於斯(橫)는 중세한국어 엇(橫)과 일치하고 <k m r 今勿(黑) → 검-(黑)> <paxe 波兮, pa'i 波衣, 巴衣(巖)→ 바회(巖)> <suni 首泥(峰) → 수늙(嶺)> <?u 首(牛) → 쇼(牛)> 등은 서로 일치한다.
한편 고구려어는 일본어와도 많은 공통점이 있다. 고구려어의 tan·tuan <旦·呑·頓(谷)>, usaxam 烏斯含(兎), namer 乃勿(鉛) 등은 고대일본어의 tani(谷), usagi(兎), namari(鉛) 등과 음운에 있어 각각 대응한다.
특히 고구려어 수사로 mir 密(三)·uc 于次(五)·nan n 難隱(七)·t k 德(十)이 확인되는데, 이들과 고대일본어 mi(三)·itu(五)·nana(七)·towo(十)와의 유사함은 특기할 만하다. 알타이제어 사이에는 수사의 일치가 매우 드문데, 이 사실은 고구려어와 일본어의 분화 연대가 그리 오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위의 예들을 종합해 볼 때 고구려어는 분명한 알타이계 언어로 퉁구스제어와 가까운 일면이 있으며, 신라어 및 일본어와 각별한 친족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어와 알타이제어, 특히 퉁구스제어의 관계는 신라어와 알타이제어의 관계보다 훨씬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고구려어가 알타이제어와 신라어의 사이에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신라어·일본어의 관점에서 보면 고구려어는 가장 가까운 친족관계를 보여주는 언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