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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의 배경은 무엇인가?
충돌의 기원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모국’을 건설하려는 운동인 시온주의는 … 처음에는 극소수의 유대인들만이 이 운동을 지지했다. …
제1차세계대전이 종결된 후 팔레스타인에는 겨우 5만 6000명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다. 반면에 아랍인들의 수는 100만 명에 달했다.
시온주의 지도자들은 처음부터 주요 열강들의 도움으로 팔레스타인 땅을 뺏으려 했다. 그래서 그들은 처음에는 영국과 손잡았고, 영국은 제1차세계대전 이후 팔레스타인을 식민지로 삼았다. 그리고 제2차세계대전 후에는 미국과 손잡았다.
1947년 유엔은 시온주의 정착민들에게 팔레스타인 땅의 55퍼센트를 할애하는(그들이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했고 오직 6퍼센트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작성했다.
그러나 시온주의자들에게는 이 분할안도 성에 차지 않았다. 1948년 3월 시온주의 민병대들은 테러를 저지르며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땅을 뺏었다. … 약 75만 명을 고향에서 내쫓는 인종 청소를 자행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 서안 지구, 다른 나라로 도피했고 빈곤한 삶을 살았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역사적 팔레스타인 영토의 80퍼센트를 차지하게 됐다.
이스라엘은 1967년 역사적 팔레스타인 영토의 나머지 지역도 점령했다. 그리고 가자와 서안 지구를 약탈하고 모든 종류의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과 조직을 공격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ZKNAdwv_gs
● 홀로코스트: 시온주의의 정당성?
1939년에 전쟁[제2차세계대전]이 터졌을 때 … 시온주의자들은 유대인 중에 소수였다. 안전한 서방을 포기하고 팔레스타인으로 가는 유대인은 거의 없었다. …
그 답이 뻔하다고 잘못 여겨져 아무도 제기하지 않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 질문이 하나 있다. “유대인 난민 자신들은 어디에 정착하고 싶어했을까?” …
시온주의 조직자 채플린 클라우스너가 나중에 미국유대인회의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난민 대부분은 미국으로 가고 싶어했다. 사실, 클라우스너 자신의 태도가 시온주의의 비인간적 측면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렸다. “저는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을 선택하도록 강요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이것은 유별난 반응이 아니었다. 시온주의자들의 원칙은 연합국이 유대인 이주민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초대 총리] 벤 구리온은 …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독일에 있는 [유대인] 아이들이 영국으로 향하면 모두 살지만 이스라엘로 향하면 절반만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나는 둘째 방안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아이들의 생명뿐 아니라 이스라엘인들의 역사도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유대인들의 생명과 이스라엘 국가 수립이 서로 상충할 때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대인들의 구원자 이스라엘이라는 전후戰後의 이미지를 산산조각 낸다.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차지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트럼프의 ‘예루살렘 발언’은 유대인 세력의 로비 때문인가?
국내외 언론들은 트럼프의 ‘예루살렘 발언’의 배후로 그의 유대인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주목한다. 트럼프가 쿠슈너 등 미국 내 친이스라엘 세력의 압박 때문에 미국의 진정한 이익에 어긋나는 일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하는 것이 미국 내 유대인들의 로비 때문이라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는 유대인 음모 조직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좌지우지한다는 음모론과 연관 있다. 열렬한 시온주의자들이 역대 미국 정부에서 핵심 요직을 차지하곤 했고,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원조 규모가 언뜻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될 만큼 막대한 것은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미국 지배계급이 친이스라엘 세력을 용인·후원하는 것은 유대인들에게 ‘귀신 홀리는 재주’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 이후 미국 등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은 시온주의 국가를 건설하려는 유대인들과 손잡고 중동 한복판에 이스라엘을 심어 넣었다. 이스라엘은 이런 제국주의의 지원으로 키운 힘을 휘두르며 불안정성이 큰 중동에서 오늘날 미국 제국주의의 사냥개 노릇을 한다. 가끔 주인이 당기는 목줄에 저항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미국의 원조금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봐야 한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 매장된 석유를 통제하면서 누리는 이익(단지 금전적 이익뿐 아니라 지정학적 이익까지 포함)을 위한 선택이지 로비로 강요된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미국을 움직인다고 보는 사람들은 상황을 완전히 거꾸로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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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최근 트럼프가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하면서 팔레스타인 민중이 항의에 나서고, 주변 아랍 국가들도 트럼프의 선언을 전면 거부하며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하라고 촉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새로운 관심을 받으면서 많은 궁금증이 생기고 있다. 트럼프의 ‘예루살렘 발언’은 무엇 때문일까? 유대인 세력의 로비 때문일까? 이스라엘 국가는 성경에 근거하고 있을가? 유대인은 홀로코스트를 당했으니 팔레스타인 땅에 자신만의 국가를 가지는 것이 정당할까? 유대인과 아랍인은 원래 사이가 안 좋았을까?
이스라엘의 역사는 독특하다. 현대의 어떤 국가도 한 국민 전체를 쫓아내고 건설된 경우는 없다. 1948년에 이스라엘은 유대인만의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팔레스타인인 약 100만 명을 내쫓으며 대규모 인종 청소를 자행했다. 그리고 학살, 점령, 토지·물 약탈을 거듭하며 팔레스타인을 강탈해 왔다.
이스라엘이 이런 만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의 지원이 있다. 이스라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0.0001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이스라엘은 미국의 해외 원조 총액의 3분의 1 이상을 받았다. 1999년까지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 총액은 900억 달러 이상이었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미국의 아파치 헬기와 F-16 전투기였고, 이스라엘 경제를 계속 떠받친 것도 미국의 원조였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이바지하고 무엇보다 미국의 석유 지배력 확보를 돕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대인 사회주의자다. 이스라엘이 시온주의의 이름으로 자행한 팔레스타인 강탈의 역사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이스라엘과 제국주의와의 관계를 폭로하며 시온주의의 기원을 밝혀낸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민중이 왜 저항하는지, 팔레스타인 해방은 어떻게 가능한지 역사유물론의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