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숨을 얼떡이며 남대문 옆의 경전병원으로 달려가자
간호사가 4층으로 올라가라고 하는데 엘리베이터가 없던 시대라서 또 헉헉 거리며 올라갑니다.
4층 병실로 들어가자 매형이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 있고 누나가 옆에서 슬퍼하십니다.
"누나"
"너왔니?"
"어찌된일이예요?"
"네 매형이 자전거에 물건을 싣고 배달하는데 뒤에서 트럭이 들이 받았단다.
그래서 매형이 공중을 날라 떨어져 뇌진탕이 일어난겨"
"오 저런, 매형 ! 저 세근이 왔어요 매형 매형 눈을 떠 보새요 엉엉'
나는 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퍼서 마구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매형의 인상은 항상 웃는 모습인데 지금 의식을 잃었는데도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나는 그날 부터 제본소에는 가지 안고 누나와 번갈아 매형을 지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매형은 전혀 눈을 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보름이 되자 의사가 누나에게
"이제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세근아"
"예 누나"
"너 약현성당에 가서 신부님을 모셔오너라"
"예"
천주교에서는 누가 죽어가면 신부님을 모시고 종부성사 (죽음을 준비하는 기도)를 줍니다.
지금은 (병자성사 라고 함) 나는 성당으로 달려가 신부님에게 말씀드리자 신부님이 서둘어 가방을 챙기고 바람처럼 달려갑니다.
한 영혼이 지옥이냐 천국이냐의 갈림길에 신부님은 그렇게 서두르십니다.
내가 헉헉 거리며 신부님을 따라갑니다.
신부님은 오시자마자 기도하시며 의식이 없는 매형의 이마와 눈과 코와 입과 귀에 기름을 바르십니다.
그리고 가슴에도 바르시고 손과 발에도 발라주십니다.
기도를 마치고 신부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세근아"
"예 누나"
"너 용인 큰집에 좀 다녀오너라"
라고 하시는데 매형의 형을 말 합니다.
"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