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D onlygod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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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스캔들
굳게 다물어진 입, 미세한 떨림.
라희는 펑하고 터져버릴 듯 보였다.
동시에 고개를 돌린 하준과 철호는 라희를 보자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대체 이 끈은 언제쯤 끊어버릴 수 있는 것인지.
라희는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내가 잘못들었으면 하는데.."
나지막한 라희의 목소리는 그녀가 아주 큰 흥분을 했으리라 짐작하게끔 만들었다.
하준이 말을 더듬거리며 라희의 이름을 힘겹게 불렀다.
"오빠 꼭 결혼해."
"뭐?"
"그 예진이라는 그 배우랑 결혼하라고."
"라희야."
라희는 한 번 더 숨을 천천히 골랐다.
서있는 것조차도 힘에 겨워보이는 라희가 자꾸만 빨라지는 심작박동에 어쩔 줄 몰라했다.
"책임감도 없어? 내가 받아준다고 한 적 있어? 또...."
"................"
"똑같은 실수..할거야?"
라희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떨어진다.
"너 만약 그 여자 책임못지면 진짜 최악이야."
라희는 더 심한 말을 뱉으려 했지만 눌러 참았다.
성급히 결혼한다 싶더니 그런 일때문이었나, 하고 작게 읊조린 라희는 숨을 깊게 내쉬었다.
"라희야. 난 말이지."
"듣고싶지 않아! 돌아가. 빨리 돌아가. 누구 눈에라도 띄면 어쩌라고!
더 이상 숨어 사는 것도, 쫓기며 사는 것도 절대 안할거야! 지겨워! 내가 대체 왜 그래야 해."
라희가 뒤를 돌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도망치기 시작했다.
눈물을 흩날리며 무작정 달리는 그녀의 뒤를 쫓으려는 하준을 철호가 붙잡아 말렸다.
입 안에 멤도는 욕들을 중얼대며 계속 달리고 달리는 라희.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그 때 누군가 그녀의 손을 붙잡아 세웠다.
"어딜 그렇게 달려.."
집 근처를 배회하던 운호의 손에 라희의 손목이 잡혀버렸다.
새하얗게 뜬 얼굴에 눈물범벅인 그녀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는 운호는 무언가 심각성을 느꼈다.
덩달아 심하게 일그러지는 운호의 얼굴.
"누가 울렸어."
그냥 그런 운호의 한마디에 아무런 대답을 못하는 라희가 손을 뿌리치려고만 한다.
자신의 눈물을 보여주기가 싫은 모양. 하지만 그럴수록 운호의 손에는 힘이 더 들어간다.
곧이어 라희를 결국 뒤따라온 하준이 그 둘 앞에 나타났다.
'또 저 놈?'
운호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이는 실로 간단한 문제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랄까.
어둠 속에서도 그 영화배우 류하준이란 것 쯤은 느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상황판단을 위해 둘을 번갈아 보기 시작한 운호다. 라희는 도망치려는 듯 안절부절이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하준에게서 운호가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이것 좀 놔봐!"
하지만 하준은 더 가까이 다가올 수가 없었다.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랄까.
지나가는 한 사람이 하준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살펴보고 있었다.
뒤따라온 철호가 황급히 하준을 잡아 세웠다.
"가자."
"형."
"빨리 차로 가자. 지금은 득될 거 하나도 없어."
둘이 대화를 하는 듯 보이자 운호가 그제야 다시 라희를 살폈다.
"무슨 일이예요?"
"팔목 부러지겠어."
그제야 운호는 라희의 손목을 잡은 손을 놓아주었다.
잔뜩 구겨진 얼굴의 라희는 더이상 도망치지 않았지만 하준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잠시후 하준은 철호와 아쉬운 발걸음으로 뒤를 돌아 사라져갔다.
시야에서 완전 사라지고 난 뒤 추욱 힘이 빠진 라희가 구부려 앉아 버렸다.
"일어나요."
그런 라희를 억지로 세우는 운호.
쉬었다가요, 라고 하고는 자신의 집으로 부축했다.
코 앞의 운호집으로 정신줄놓은 라희가 아무런 생각없이 따라 들어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쇼파에 털썩 앉고보는 라희.
운호는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뱉는다. 그리곤 조용히 주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라희가 진정을 찾으려 했고 운호가 곧 나와 물한잔을 건냈다.
"화장 번졌네요."
"...화장 안했어."
툭.
라희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 위에서 무언가를 걷어낸 라희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수건이야, 행주야?"
"손수건없으니깐 그거라도."
"차라리 휴지가 낫지 않겠냐?"
참 마법같이 눈물이 쏘옥 들어가버린다.
매일 바보놀이를 하는 듯한 저 지운호때문에 어의없게도 헛웃음이 세어나온다.
수건 끝으로 눈물을 꾹꾹 찍어 지우던 라희는 자연스레 진정하게 된 듯 했다.
그녀의 앞에 운호가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 번 말해보세요. 무슨 일인지."
순간 라희는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평소 그녀답지 않게 당당한 모습이 아닌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가만히 하얀 수건만을 만지작거리는 라희.
"말 안하면 내딴에서 상상밖에 더 하겠나."
"뭐가 궁금한건데, 넌."
"항상 그 남자랑 있을때면 심각한 표정이잖아요."
"너랑 상관있어?"
순간 분위기가 촥 가라앉아 버렸다.
운호는 피식하고 바람빠진 웃음을 보였다. 상관?, 이라는 말을 작게 읆조렸다.
이젠 라희가 이 오묘한 분위기를 적응하지 못했는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딴에서 상상해도 좋아. 대신...오늘 우리 둘은 못본걸로 해줘."
".............."
"특히 다민이한테.."
"알겠어요."
라희의 말을 잘라버리는 운호.
어떤 말에서 분명 심통이 난 듯 하다.
고마워, 라고 작게 인사를 뱉은 라희가 뒤를 돌아섰다.
"근데요."
다시 입을 열며 운호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라희가 뒤를 돌아볼까 잠시 뜸을 들이던 그 순간 더 그녀의 몸을 굳게 만드는 운호의 다음 말.
"상관있다면요."
...
.
"나랑."
..
"상관있다면요. 그럼 어쩔건데요?"
...
눈치가 없을리 없는 라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허나 라희는 등을 보여 표정을 감추고는 아주 태연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상관이 있을 수도 있겠지."
"..............."
"넌 내 수업을 듣는 놈이고.. 같은 동네에 사는데다가 내 동생 친구니까."
"그러니..상관이.."
"아니면 그럴 이유 없잖아."
이번엔 운호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라희가 이를 알면서도 보고싶지 않아 고개를 끝까지 돌리지 않았다.
그저 끝인사를 하려 손을 흔들었다.
"...좋아하는데요."
"................."
"내가..좋아하면.."
"..풉...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냐."
마구 웃어대며 뒤를 돌아보는 라희.
운호는 자신의 마음이 무시당한 기분에 표정이 좋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고백인지라 스스로도 당황스러운 가운데 이런 식의 퇴짜라니.
"장난아니예요."
"나도 너 좋아. 우리반 아이들 다 좋아. 섭섭해마."
운호의 어깨 위로 손을 두어번 톡톡 내려놓는다.
할말을 잃은 운호는 멍한 눈으로 라희의 행동만을 주시했다.
정말로 갑작스런 내 고백은 물거품이 되는건가.
자신의 어리석음에 이젠 머리가 아파온다.
라희를 잡지 못한 운호가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인사하며 나가는 라희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다.
가슴 한켠이 살짝 아리다.
저 여자 어쩌면 이미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싶은 운호는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
허겁지겁 운호의 집을 빠져나온 라희는 닫힌 대문 너머를 한 번 흘겨보고는 그제야 큰 한숨을 뱉어냈다.
안된다 싶던 일이, 예상은 했으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말을 내뱉은 뒤의 녀석의 얼굴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평소와는 정말 다른 진지한 눈빛으로 절대 거부할 수 없는 그런 무거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운호의 마음은 자신의 스무살 활활 타오르던 풋사랑과 같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뜨거워진 얼굴과 몸. 라희는 손등으로 이마를 짚어본다.
누가 사람간의 애정문제는 게임이라고 했는가.
그렇다면 이건 정말, 엄청난 게임이다.
'위험해.'
★
9월은....한가할 줄...여유가 있을 줄 알았건만.........☞☜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들게싸와요. 아 더딘 연재, 찌든 하루하루. 감기조심하세요! 저처럼 고생..하필 요런 시기에. 흑흑
첫댓글 ★
★ 이제야 오셧네요ㅠㅠ다음편은 라희가 운호맘좀 받아줘요ㅠ
★아 어떻게 이어지나
★ 운호랑 라희랑 잘됬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
★ 고럼고럼!위험하징..★
★많이 기다렸어요ㅋㅋㅋ오랜만에 보니까 더 재밌어요ㅎㅎㅎ
★ 진짜 많이 기다린거 아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라희가 운호 언능 받아줬으면 좋게써요!
★진짜마니 기둘렸어요오오 ㅠㅠ 운호의고백이 허무하게 나왓넴요~
★운호랑 라희랑 잘되야죠!!!!!암~그런거죠!!!!!!!ㅋㅋㅋ담편기대할게요!!!!
마니 바뿌신가봐여~~~운호가 빨리 더욱더 적극적으로 라희의 맘을 움직여야 할텐데!!
오랫만이에요~ 하준도 왠지 불쌍해요~ 또 여자를 지쳐주지 못한다면 최악이죠.. 하지만 하준도 이제 좀 자유롭게 생활을 했으면
★아.,....진짜 무책임한것같아...ㅠ
★ 저두 감기에... 무튼 힘내세요!
★드뎌 오셧꾼요 ㅎㅎ 기다리고있었어여 ㅎㅎㅎ 감기 꼭 나으세여 !!!!!
★ 다시 돌아오셔서 다행이예요ㅜㅜ 운호가 미운건 아닌데 저는 그래도 음... 그래도 하준이랑 됬으면 좋곘는걸요!!! 그 여자가 막 거짓말하고 그런 거 였으면 좋겠어요ㅜㅜ 다른여자한테 맘이 있는 남자랑 사는 거 쉬운 일도 아니고ㅜㅜ 단지 아이때문에 그러는 거라면... 흑흑 그게 나은데!
★ 완전 오랜만이네요~~~~ 재밌게 보고가요~~~
★으악 ㅠ 안타깝군요
일편부터막다읽엇어요~아잠와ㅋㅋㅋ저두감기ㅠㅠ얼른나으세요!!!
★ 재밌게 잘봤어요!다음편도 기대할께요!
★운호가 고백을!!! 라희도 뭔가 마음의 변화가..
★작가님 오래 기다렸어요 > <ㅎ 잼있게 잘보다가요^^
★아 이제서야 봣어요ㅠㅠㅠ저번에 한동한 컴퓨터못햇는데 쪽지가 지워졋나봐여...ㅠㅠ 아... 난 운호가 안타깝당...ㅠㅠ 다음편도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