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의 정체가 뭔고 했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사주팔자가 아닙니까?
약간은 어이가 없긴 하지만 정체를 알기 위해 선입견을 버리고 조심스럽게
접근해보기로 했습니다. 부친께서 천간 지지 정도 손가락으로 짚고 토정비결을
봐주셨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제 생각에 아버지께서 가지고 있는 재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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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 비결 같은 명리학을 봐주던 것이 가장 큰 은사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결론부터 말하면 두 아들들 때문에 오래전 불쏘시개로 불살라져버렸습니다.
저같이 나일론 신자도 점집 한 번을 안 가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아마 같은 이유이었을 것입니다. 근데 어느 날은 아버지가 제 당사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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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더니 이혼을 한다는 것입니다. 자식도 3명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헐.
당시에는 1%의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20년이 지나 제가 이혼을
했습니다. 이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애쓴 것을 하나님께서 아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했고 임상시험을 해보니 제가 쥐 띠나 소띠,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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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하고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운명론은 동양철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고대 서양에서도 가장 강하게 지배해온 사상입니다. '오이디푸스'왕을 얼마
전에 일었습니다. 딸내미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해 일부러 읽은 것인데 '오 이디
푸스 왕'의 핵심 내용은 '운명론'이 존재한다는 주장입니다. 우리 기독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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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 중에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운명론과 배치됩니다.
에베소서에 언급한 선택은 하나님의 뜻과 경륜 속에서 이루어진 에베소 교회와
그 사람들이 살아가야 할 길에 대하여 저자가 치밀한 문맥 구조를 가지고 논리를
펴가는 내용으로, 내가 구원의 원천이 아니라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사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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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안에서의 선택, 즉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엡 1장)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선택은 오직 예수뿐이라는 뜻입니다. 뭐래?
점점 더 헛갈려지고 있습니다. 56회 생일을 위해 금요일 오후에 인 서울을 했고,
어머니의 컴-폼을 받은 막내가 거하게 차려준 생일상을 받고 보니 감격의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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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지경이었습니다. 머구(머위) 국을 보니 울 아버지 좋아하시던 보신탕 생각이
났습니다. 전라도는 고구마 순이나 머위나물을 밑반찬으로 많이 해먹습니다.
귀신들도 머귀 나물을 좋아하는 것으로 압니다. 고구마 순을 살짝 데친 다음
일일이 벗겨 학 독에 고추를 갈아 담가먹는 생김치 맛을 먹어본 사람만 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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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서 침샘이 흥건해지네요. 쫀득한 닥 광이 이렇듯 맛있어도 됩니까?
열무, 오징어포는 우리 막내 전용입니다. 고급 와인에 딸기 케이크까지 제대로
세팅해놓고 하는 생파에 감동을 안 받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육 남매 중에 막내와
제가 생일이 같은 달입니다(4.6./4.14).어머니 마사지를 30분 해주고 초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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잤더니 am3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오늘이 56년 전 저를 낳아 강보에
누이고 어머니께서는 미역국을 먹었을 것입니다. 딸 둘을 낳고 아들을 낳으면서
울 어머니는 시집살이를 면피하셨답니다. 이후로 한 번도 효도를 못한 저는
이제라도 어머니의 기쁨이 되기 위해 절치부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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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히 없어라." 제가 자식을 키워보니 내 자식이 행복한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디다. '에스더 예주야, 어버이날, 아빠 생일 못 챙겨도
괜찮아 아빠는 너네만 행복하면 그만이야 힘!" 아침에 화장실을 갔는데 똥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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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호텔급 비대를 사용하는 이 기분을 아실 여나 몰라?
마지막 한 덩어리가 못 빠져나왔고 만, 세정 버튼을 눌러버렸지 뭡니까?
아 근데 물줄기를 역류하며 힘차게 빠져나오는 노란 똥을 보면서 '오이디푸스 왕'의
운명론이 유레카처럼 떠올려졌습니다. 오이디푸스가 모든 것을 알고 난후,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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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눈을 찌른 행위는 더 이상 운명에 놀아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내가 직접
컨트롤하겠다는 치기이며, 자신의 상벌을 신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다는
것입니다. 울 어머니의 기쁨이 되기 위해 카르페디엠,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생을 살 것입니다. 춤추듯이 말입니다. "은혜 안에 뛰놀며 주의 영광을 보리라,
(대상 15:1-29)."
2019.5.18.sat.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