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열엿새 동안의 아시안게임이 폐막되었습니다.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 최고위층 3명이 폐막식에 참석하여
하루 종일 이런저런 예측으로 시끌벅적하다가 돌아갔나 봅니다.
저는 아침에 눈을 뜨면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엽니다. 나름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고, 식구 모두 건강해서 더 감사하고, 가을걷이 할 수 있는 집이 있어 늘 기쁩니다. 어제 폐막식에서 그동안 기량을 겨루었던 이들이
그저 서로에게 소중한 추억이었음을 확인하는 모습은 뭉클했습니다만..... 그 중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서 있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분들은 늘 막막하다는 말씀을 하셨겠지요. 일을 마쳐도 찾아갈 식구가 없고, 맘 편히 있을 집도 없을테니... 그러니 막막할 수밖에요.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하루빨리 웃음을 되찾기를 빕니다.
우리말에 '막막하다'와 '망막하다'가 있습니다. 쓰는 게 비슷하고 소리도 같지만, 뜻은 조금 다릅니다.
'막막하다'는
의지할 데 없이 외롭고 답답하다, 쓸쓸하고 고요하다, 꽉 막힌 듯이 답답하다는 뜻입니다. 산사의 밤은 막막했다, 눈이 더 쌓여 오도 가도 못할 몇 달 동안을 생각하면 서로 막막하고 아쉽다...처럼 씁니다.
'망막하다'는
넓고 멀다, 뚜렷한 구별이 없다는 뜻으로, 망막한 우주, 망막한 평원, 그곳까지 걸어갈 생각을 하니 갈 길이 망막하다...처럼 씁니다. 주로 물리적인 공간을 이야기할 때 쓰죠.
이에 견줘 '막막하다'는 '망막하다'보다 더 많은 뜻이 있습니다. 분위기나 마음을 나타낼 때도 쓰니까요. 문법으로 따지자면, '막막한 바다'와 '망막한 바다' 모두 맞지만, 앞길을 이야기할 때는 '막막하다'를 써야 바릅니다.
식구와 떨어져 사는 것이 여러 가지로 힘들 겁니다. 그런 막막한 삶을 벗어나는 길을 하루빨리 식구와 함께 사는 것이라고 봅니다. 터놓고 말 못할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식구는 함께 살면서 서로 부대껴야 정이 든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