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찌꺼기·자투리 채소 15가지 활용법
대단한 요리를 매일 하는 것도 아닌데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버리는 것도 고역이어서 고가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가 인기라지만, 한 번만 더 생각하면 버릴 것이 전혀 없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로 고민하다 절반 이하로 줄이는 노하우를 쌓게 된 가정요리 연구가 박연경씨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자투리 채소와 음식물 찌꺼기 활용법을 알아본다.
●기름때 벗겨낼 때= 차 찌꺼기가 효과적이다. 싱크대나 조리대를 청소할 때 활용하면 좋다. 차의 사포닌 성분은 세균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원두커피 찌꺼기, 녹차·홍차 찌꺼기, 먹다 남은 소주, 김빠진 맥주, 쌀뜨물, 국수 삶은 물, 쓰다 남은 밀가루 모두 기름때 제거에 효과적. 자투리 무나 감자껍질로 싱크대 주변을 문질러 닦으면 반짝반짝 윤이 난다. 야채나 과일을 씻을 때 찻잎 우린 물로 헹구면 농약 걱정을 덜 수 있다.
●표백·염색= 말린 귤껍질, 말린 레몬껍질, 달걀껍데기 등을 넣고 흰옷이나 행주를 삶으면 더욱 하얗게 된다. 염색도 가능하다. 소재는 좋아 오래 입고 싶은 면 티셔츠가 있다면 깨끗이 빨아서 물기가 남지 않게 꼭 짠 뒤 주름을 편다. 홍차 티백을 물에 넣고 푹 끓이다가 색이 우러나오면 티백을 건져낸 다음, 소금과 식초를 각각 두 티스푼씩 넣고 다시 끓인다. 소금과 식초는 물이 잘 들도록 촉매제 노릇을 하며 한 번 든 물이 잘 빠지지 않게 해준다. 끓는 찻물에 손질한 천을 넣고 20분 가량 삶는다. 은은한 베이지 색으로 물들면 꺼내어 물기를 짠 후 그늘에 말린다.
●탈취= 커피 찌꺼기, 각종 차 찌꺼기, 식빵 자투리 등을 냉장고나 전자레인지처럼 냄새가 배기 쉬운 곳에 넣어두면 좋다. 특히 전자레인지에 홍차 또는 블랙커피를 한 잔 넣고 1~2분간 가열하면 악취 제거에 효과적.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주전자나 플라스틱 밀폐 용기 등에도 홍차나 녹차 찌꺼기 한 스푼을 넣어 두면 냄새가 없어지고, 생선을 구운 프라이팬을 마시다 남은 찻물로 닦아 내도 냄새가 쉽게 없어진다.
●냄새= 돼지고기, 쇠고기나 생선을 요리하기 전 홍차나 녹찻잎을 넣어 두면, 차 속의 폴리페놀 성분이 좋지 않은 냄새를 없애고 육질도 부드럽게 만든다. 양파 껍질과 뿌리도 돼지고기를 삶을 때 넣으면 누린내를 없애준다. 생선을 만지는 등 요리를 하다 손에 밴 냄새 역시 찻잎으로 닦으면 말끔하게 없어진다. 간고등어나 비린내 나는 생선을 쌀뜨물에 담가놓으면 짠물과 비린내도 빠지고 육질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쌀뜨물에 죽순, 토란대 등을 넣고 삶으면 아린 맛을 확실하게 제거한다.
●얼룩= 찻잔이나 티포트에 생긴 얼룩 역시 녹차찌꺼기, 감자껍질 등을 물에 잠시 담가놓은 후 문지른다. 그을린 스테인리스 냄비는 먹다 남은 피클 국물, 레몬처럼 신맛 나는 과일 껍질을 넣어 끓여 수세미로 닦는다.
●화초비료= 쌀뜨물을 화초에 주면 영양제가 필요 없다. 커피 찌꺼기도 도움이 된다. 마시고 난 홍차 티백에는 여전히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많은 양분이 남아 있으므로 차 찌꺼기를 꺼내 화분에 뿌려준다.
●천연방향제= 말려 둔 찻잎을 망사 주머니에 넣어 옷장, 냉장고, 신발장 속에 걸어 두면 좋다. 홍차의 타닌성분과 엽록소의 강력한 흡수력이 곰팡이 냄새를 없애주고, 은은한 향기가 옷에 배어 기분이 상쾌해진다.
●가구·마루 닦기= 목재 가구나 나무를 닦을 때는 물 한 컵에 홍차 두 봉지를 넣고 끓인 뒤 식혀 헌 수건에 묻혀 닦으면 좋다. 홍차 속 타닌 성분 덕에 가구에 윤도 내고, 마루도 선명하고 깨끗하게 닦아 낼 수 있다.
●감기= 진피(귤 껍질 말린 것), 사과껍질 등 과일껍질과 물, 자투리생강, 파뿌리 등을 모아 물 5컵을 붓고 3컵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에 끓여 차처럼 마시면 환절기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곶감 꼭지도 버리지 말고 모아 두자. 꼭지 20개에 물 300ml를 붓고 30분 정도 끓여 뜨거울 때 마시면 효과가 있다.
●속 쓰림= 버리기 쉬운 양배추 심을 즙으로 내어 먹으면 속 쓰림에 효과적이다. 감자를 껍질째 갈아 1큰술 공복에 먹어도 효과가 있다.
●입안이 헐 때= 그늘에서 말린 가지 꼭지 5~6개에 물 4컵을 부어 절반으로 졸 때까지 달인 다음 굵은 소금을 한 줌 넣어 몇 번 목안을 헹궈낸다.
●족욕= 마시고 남은 녹차 티백 몇 개를 모아 세숫대야에 40℃ 정도의 따뜻한 물을 붓고 티백을 넣은 다음 발을 담가 족욕을 즐기면 발 냄새 제거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반신욕= 먹다 남은 청주나 와인을 욕조에 넣고 목욕을 하면 피로 회복에 좋다. 술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도록 도와주므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뭉친 근육이나 피로를 빨리 풀 수 있다. 욕조에 40℃ 정도의 따뜻한 물을 절반 이상 채우고 청주나 와인 반 병 이상을 부은 다음 10분 정도 몸을 담그기를 2~3회 반복한다.
●부기= 아침에 유난히 잘 붓는 사람이라면 녹차나 홍차 티백을 활용한다. 한 번 우려낸 티백을 차갑게 해서 눈두덩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책을 읽다가 눈의 피로를 느낄 때도 이 방법이 좋다.
●벌레= 우려 마신 찻잎을 말려 두었다가 모깃불처럼 태우면 벌레를 쫓는 데 도움이 된다. 인공 모기약과는 달리 사람에게 자극이 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