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통회
통회란 하느님을 거스른 것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우리가 지은 죄를 미워하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은 죄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면 대죄나 소죄를 막론하고 하느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않습니다. 통회는 다음과 같이 해야 합니다.
1) 마음속으로 진실히 죄를 뉘우쳐야 합니다.
2) 하느님을 거슬러 지은 죄에 대해 먼저 뉘우쳐야 합니다. 즉 어떤 인간이나 자연적인 동기의 결과에 대해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지존하신 하느님을 거스른 것을 뉘우쳐야 합니다.
3) 죄로 인해 겪는 괴로움에 아파하기보다 죄 지은 것을 아파하며 뉘우쳐야 합니다.
4) 우리가 지은 모든 죄를 빠짐없이 뉘우쳐야 합니다.
통회는 완전한 통회와 불완전한 통회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죄를 지음으로 해서 마땅히 사랑해야 할 하느님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리고 무한한 사랑을 욕되게 한 것을 진심으로 슬퍼하며 죄를 뉘우치는 것이 완전한 통회입니다.
자기를 돌보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무서운 벌을 받을까 두려워하여 뉘우치는 것은 불완전한 통회입니다.
고해 성사를 타당하게 받기에는 불완전한 통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완전한 통회는 우리를 하느님께 더욱 의합하게 하며 하느님의 도우심으로써 그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항상 완전한 통회를 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은 진심으로 죄의 용서를 받을 뿐 아니라 죄를 지을 기회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고해할 때 우리가 소죄만을 지었다면 적어도 그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단호하게 피할 것을 결심해야 합니다.
1) 통회의 뜻
진실한 통회와 죄를 미워함
바리사이파 사람과 세리의 비유 말씀을 들은 적이 있는 한 군인이, 통회하는 기도의 힘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은 성전 맨 앞에 나아가 자기는 아무것도 죄를 지은 것이 없으니 용서를 청할 것이 없다고 거만하게 말하였으나 자기가 지은 죄를 알고 있는 세리는 가슴을 치고 뉘우치며 겸손되이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죄인인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처럼 세리가 바친 통회의 기도를 알게 된 군인이 죽음을 앞두고 간절한 기도문을 적었습니다.
하느님, 제가 한 번도 당신께 기도하지 않았음을 알고 계시겠지요. 이제야 비로소 제 입술로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이 계시다면 세상이 이렇지 않을 거라고 제게 말했지요.
어리석은 그들과 더불어 저 또한 그렇게 믿었습니다.
지난 밤 잠들지 못한 채 창 밖에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을 보았습니다.
그때 저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내게 거짓말을 했음을.
하느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을 보았을 때 저들이 분명 사실대로 말해 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느님, 많은 죄로 얼룩진 저의 손을 당신께서 잡아주실지 걱정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의 주님이시니 이 마음을 아시리라 믿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당신을 알기 전에 먼저 지옥의 길을 지나 이곳에 이르렀습니다.
그러하오니 저의 죄에 대해 무엇을 더 말씀드려야 할지….
오직 당신을 알게 됨을 기뻐할 뿐입니다.
이 세상을 떠나야 할 시간이 제게 다가왔음을 알고 있으나 당신이 제 곁에 있으므로 저는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제 마음을 안고 이제 당신 앞에 나아가리니, 이 마음을 당신께서 아시기를 진실로 바랍니다.
뜨거운 눈물이 당신의 발치에 이르면 당신께서 제 눈물을 닦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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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군인은 많은 죄를 지어 하느님의 마음을 상해드렸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앞에 두고 지난날의 죄를 뉘우침으로써 하느님께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가 흘린 통회의 눈물은 죽음마저 두려워하지 않도록 그를 회개시켰습니다. 반드시 눈물을 흘려야만 참된 통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마음을 상해드린 것을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이 참된 통회임을 나타내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