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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이른바 `삼포세대`의 비극과 박탈당하는 한국의 미래
권종상 추천 1 조회 151 11.05.13 00:45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우연히 '삼포세대'라는 말을 들어서 이게 뭔가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봤다가, 경향신문의 기사와 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서 그 말뜻을 알게되고나서는 그냥 한숨이 폭 나오는 것을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연애도, 결혼도, 고로 출산도 모두 포기하는, 즉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포기한 세대, 바로 요즘의 젊은 세대가 '삼포세대'라는말은 정말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기사참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112139085&code=940702)

 

사람이 사랑하고, 그래서 연애를 하게 되고, 성의 신비를 통해 다음 세대를 만들어내고, 그들이 그 새로운 세대를 부양하고 하는 것은 인류가 사회공동체를 만들어 살게 된 이래 가장 오래 된 법칙임과 동시에 생명체로서의 법칙이기도 합니다. 가장 아름답고 정열적이어야 할 젊은 시대에 미래에 대한 고민과 장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그 인간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아니 '생명체'로서도 가장 중요한 '자기복제의 욕구'마저도 상실당해야 하는 사회를 어떻게 '잘 사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질적인 것이 발달하고, 그것으로 인해 정신적인 욕구들이 발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가치를 하나의 목표로 삼고, 그 가치의 달성을 위해 살고 있습니다. 그 가치가 어떤 것이든간에, 결국 우리는 그것을 자기 뿐 아니라 미래의 자기 세대를 위해서도 달성하려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 구조가 너무나 물질적으로, 금전적으로 치우치면서 우리는 이 모든 욕망들을 '많이 가지는 것'에 쏟아부었고, 우리의 욕망을 투사한 사회는 그것을 가장 극단적인 면으로 몰고 갔습니다.

 

지금도 가끔 스팸메일을 통해 '고래를 잡으라'는 등의 광고가 들어옵니다. 전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주식투자라는 합법적인 도박을, 그리고 돈 없는 이들은 '바다이야기'라는 승률은 매우 낮지만 회전율 빠른 도박에 그대로 자신들을 매몰시킬 수 있도록 사회가 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하는.

정직한 노동의 가치, 그리고 그것이 모두 채워주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복지제도와 부양장치 등을 통해 일하는 사람이 일한 만큼의 댓가를 받는 사회가 구조적으로 튼튼하게 만들어진다면 젊은이들이 저렇게 절망하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사회, 그리고 그런 사회를 이끌어가는 정부가 그런 사회구조를 만들어주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그저 열심히, 죽을만큼 일할 것만을 강조한다면 그것으로 이미 자기들의 책임을 방기해 버린 것이 아닐까요. 미래가 없어서 젊은이들이 방황하는 사회는 복지사회에서의 젊은이들과는 또 틀립니다.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곳에서는 놀고 먹자는 사람들도 생긴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적어도 극한의 삶의 경쟁에서 모두 억지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가득 찬 곳보다는 행복한 사회임엔 분명합니다. 무한경쟁속에 성취감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희생자를 만들어내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문제는 가장 꿈 많고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그 불확실성만으로도 아름다워야 할 젊은 세대들이 '억지로 내몰리는 상황'을 그냥 아무런 대책없이 놔두고 있는 사회와 그 사회의 지도층들입니다. 미래를 자기의 뜻과는 상관없이 박탈당한 것은 결국 '죽음'과 별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미래가 없는 삶이 '살아가는 삶'입니까? 그리고 그들에게 미래를 고쳐주는 것은 제일 먼저 가진 이들이 조금 욕심을 덜 부리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유럽인들의 삶에 녹아 있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세금에 대한 관념 같은 것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그들도 끝없는 욕심의 추구가 사회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목격하고 나서 그 교훈들을 체화하기 시작한 거지요. 그런데서 배우는 교훈들로 타산지석을 삼을 생각은 못하고 계속해서 사회를 끝없는 경쟁과 더불어 있는 사회안전망마저 치워버리며 미래를 짊어질 세대를 벼랑 끝으로 몰아내는 체제에, 과연 어떤 식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겠습니까?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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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5.13 09:46

    첫댓글 "삼포"~병역포기~주권포기~국민포기~갑자기 생각나는 것은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 작성자 11.05.13 10:16

    아... 그 인간 되기를 포기한(아니 원래 인간이 아닌) 것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네요.

  • 11.05.13 12:46

    ㅎㅎ...두분의 대화가 작품이군요....^^

  • 11.05.14 14:33

    찍~찌~`익

  • 11.05.13 12:48

    점점 팬이 되어가는 소중한.....^^ 잘 읽었습니다.
    조중동 종편 불매 운동에 불을 확 붙일 수 있는 잼난 글도 부탁드려요~~~(슬슬 청탁 들어갑니다.^^;)

  • 작성자 11.05.13 14:14

    음... 그런 비슷한 글을 먼저 한번 썼었습니다. 아마 또 쓰게 될 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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