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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그룹 서처스(Searchers)의 드러머였던
크리스 커티스(Chris Curtis)는 런던의 한 섬유회사 사장인
토니 에드워즈(Tony Edwards)를 만나 자신의 매니지먼트를 부탁했다.
그는 아트우즈(Artwoods)를 거쳐 플라워포트 멘(Flowerpot Men)에서
활동하고 있던 키보디스트 존 로드와
당시 독일에 있던, 아웃로스(Outlaws)와
스크리밍 로드 서치(Screaming Lord Sutch),
닐 크리스천 앤 더 크루세이더스(Neil Christian & The Crusaders) 등
여러 그룹들을 전전한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를 맞이하여
라운드어바우트(Roundabout)라는 이름의 밴드를 결성한다.
몇 번의 리허설을 거친 이들은
1968년 메이즈(Maze)라는 로컬 밴드 출신의
드러머 이언 페이스와 보컬리스트 로드 에반스(Rod Evans)
그리고 조니 키드 앤 더 파이어리츠(Johnny Kidd & The Pirates)
출신의 베이시스트 닉 심퍼(Nick Simper)와 함께
새로운 라인업의 완성을 이룬다.
이들은 블랙모어의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노래 제목에서 이름을 딴
딥 퍼플로 밴드 명을 바꾸고
영국에서는 [EMI]와,
그리고 미국에서는 빌 코스비(Bill Cosby)의 레이블인
[테트라그라마톤(Tetragrammaton)]과 계약을 이룬다.
밴드의 데뷔 앨범은 같은 해 9월 발매되었다.
1968년 8월, 미들섹스주 선버리에서 개최된
선버리 페스티벌(Sunbury Festival)을 통해
본격적인 무대 데뷔를 이룬 이래 밴드는 꾸준한 투어로 팬들을 확보한다.
사실 1기 딥 퍼플의 작품들은 밴드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이질적이고 ‘덜’ 헤비한 사운드로 특징된다.
이 시기에 이들은 ‘Hush’나 ‘Hey Joe’, ‘Kentucky Woman’ 등
전형적인 '60년대 스타일의 록 사운드를 들려주었는데,
당시의 조류인 사이키델릭 또한
이들의 음악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특히 ‘Anthem’이나 ‘April’ 등 존 로드의
클래시컬한 면모가 담긴 작품들 역시
1기 밴드의 커다란 매력으로 자리한다.
하지만 세 번째 앨범 발표 후인
'69년 7월, 로드 에반스와 닉 심퍼가 밴드를 탈퇴하여
각각 사이키델릭 그룹 캡틴 비욘드(Captain Beyond)와
하드 록 그룹 워호스(Warhorse)를 결성한다.
그룹 에피소드 식스(Episode Six) 출신의 보컬리스트
이언 길런(Ian Gillan)과 베이시스트 로저 글로버(Roger Glover)가
새로운 라인업으로 자리한 후
밴드 최고의 전성기이자 가장 큰 음악적 성과를 올렸던,
그리고 밴드의 ‘본령(本領)’이라 할 수 있는
2기 딥 퍼플의 시대가 시작된다.
밴드의 대표작으로 인정되는 앨범들은
모두 이 시기에 발표된 작품들이며,
리치 블랙모어의 주도 하에 밴드는
‘완벽한 헤비 메탈 그룹’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oyal Philharmonic Orchestra)와의
협연을 담은
존 로드의 [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70)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Who Do We Think We Are]('73)를
제외한 이 시기의 앨범들은
모두 뛰어난 완성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In Rock]('70), [Fireball]('71), [Machine Head]('72),
[Made In Japan]('72) 등 걸작 앨범들의 행진은
밴드의 정체성에 대한 가장 명확한 대답이었고,
존과 리치의 뚜렷한 코드 진행과
이언 길런의 더할 나위 없이 거칠고 강력한 보컬은
헤비 메탈 사운드의 모범을 이루었다.
이 시기에 밴드는자신들의 레이블 [퍼플(Purple)]
레코드를 설립하기도 했다.
헤비메탈 리프의 교과서로 일컬어지는
‘Smoke On The Water’와 ‘Highway Star’,
그리고 존의 영롱한 해먼드 오르간과
이언 길런의 샤우트가 돋보이는 ‘Child In Time’,
가장 인상적인 리프를 선보이는 ‘Black Night’와 ‘Speed King’,
실험적인 ‘The Mule’ 등
이 황금기의 음악은
하드 록 팬들에게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전해주었다.
하지만 리치의 독단적인 성격과 마찰을 빚은
이언 길런과 로저 글로버의 탈퇴로
그룹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3기 딥 퍼플의 시대를 연 인물은
그룹 트래피즈(Trapeze) 출신의
베이시스트 글렌 휴즈(Glenn Hughes)와
로컬 밴드 거번먼트(Government)에서 노래를 하던
블루지한 창법의 소유자 데이비드 커버데일(David Coverdale)이다.
그의 보컬은 이전의 이언 길런과는 확실히 다른 색깔이었지만
원초적인 외침을 연상케 하는 파워풀한 목소리는
이언의 그것과는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었다.
3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Burn]('74)에 수록된,
흡사 이후의 바로크 메탈 곡을 듣는 듯
화려하게 전개되는 타이틀곡이나 ‘Might Just Take Your Life’,
그리고 펑키하고 블루지한 매력이 돋보이는 [Stormbringer]('74)의
느른한 발라드 ‘Soldier Of Fortune’과
소울 풍의 리듬과 보컬을 담은 ‘Stormbringer’ 등
이전과는 다른 향기를 간직한 사운드들이 이 시기를 수놓고 있다.
1975년 5월,
딥 퍼플 내에서 더 이상의 음악적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된 리치 블랙모어는 밴드를 떠나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가 몸담고 있던
그룹 엘프(Elf)의 멤버들을 모아
자신의 그룹 레인보우(Rainbow)를 결성한다.
그리고 리치의 후임으로 새로이 밴드에 가입한 인물은
그룹 제퍼(Zephyr)와 제임스 갱(James Gang)을 거친
탁월한 기타리스트 토미 볼린(Tommy Bolin,
1976년 12월 4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사망)이었다.
하지만 퓨전적인 성향의 연주를 특징으로 하는 토미의 가입은
밴드의 사운드 자체를 판이하게 변화시켰다.
4기 딥 퍼플의 유일한 앨범인 [Come Taste The Band]('75)에서
이들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이전의 강렬하고 가슴 벅찬 매력을 전혀 표출해내지 못했다.
결국 밴드는 1976년,
마지막 투어를 끝으로 공식적인 해체를 선언한다.
이언 길런은 자신의 밴드 길런(Gillan)을,
데이비드 커버데일은 그룹 화이트스네이크(Whitesnake)를 결성했고
토미 볼린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1984년,
최고의 전성기였던 2기 시절의 멤버들로 재결성된 밴드는
[Polydor] 레이블을 통해 앨범 [Perfect Strangers]('84)를 발표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이어 [The House Of Blue Light]('87)와
라이브 앨범 [Nobody's Perfect]('88)가 발표된다.
이 시기의 음악은
전성기의 그것과 차별되는 스타일을 보이지는 않지만
더 이상 과거의 힘이 넘치는 사운드는 창조하지 못했다.
이후 또 다시 내부의 갈등이 불거져
'89년에 이언 길런이 탈퇴하고,
레인보우와 잉베이 맘스틴을 거친 보컬리스트
조 린 터너(Joe Lynn Turner)가 가입을 한다.
그가 참여한 [Slaves & Masters]('90)가
[RCA] 레이블을 통해 발매되었지만
앨범은 혹평을 면치 못했고,
이언 길런이 재 가입하여 발표한
[The Battle Rages On]('92) 역시 밴드의 졸작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이 앨범의 투어 도중 리치 블랙모어는 딥 퍼플을 떠났고
투어 기간 동안 그의 자리는
조 새트리아니(Joe Satriani)가 대신하게 된다.
(리치 블랙모어는 1997년 자신의 애인인
캔디스 나이트(Candice Night)와
블랙모어스 나이트(Blackmore's Night)를 결성하여
딥 퍼플이나 레인보우의 그늘에서 벗어나
중세의 포크 음악을 행하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1994년, 밴드의 새로운 기타리스트로 자리한 인물은
딕시 드렉스(Dixie Dregs)와
캔사스(Kansas)를 거친 스티브 모스(Steve Morse)였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딥 퍼플은 [Purpendicular]('96)로
골수 팬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고
보다 하드한 [Abandon]('98)이 이어졌다.
이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ondon Symphony Orchestra)와 함께 한
실황을 담은 [Live At The Royal Albert Hall](2000)이발표되었고
2003년 여름, 레인보우와 마이클 솅커 그룹(Michael Schenker Group),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과
게리 무어(Gary Moore) 밴드 등을 거친
록 계의 탁월한 키보디스트 돈 에어리(Don Airey)를 영입하여
새 앨범 [Bananas]를 발표하여 꾸준한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84년의 재결성 이후의 밴드를
굳이 5기, 6기 등으로 구분하는 것은 그리 의미가 없는 듯하다.
더 이상 이들의 음악에서 새로운 사운드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록의 역사에서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던
시기의 밴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80년대, '90년대의 딥 퍼플이란
과거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Hush','April','Child In Time','
Black Night','Highway Star','
Smoke On The Water'등과 같은 곡들이 주었던
충격과 감동을 생생히 기억하는 한 ....
Smoke On The Water
첫댓글 잘 들었습니다. 헌데 도입부분에 최초 5초 정도 작은 소리로 들리는데 다른 사이트에서 딮퍼플의 이 곡을 들어봐도 그렇던데
원래 일부러 이렇게 녹음했는갑네요
네~일부러 그렇게 녹음한거지요. 그래서 더욱 멋진 사운드의 전개가 되는듯...^^
아, 역시 그랬군요. 감사함다, 코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