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생산자들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소비자들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마을기업이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위치한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법인’(이하 하늘농부유기농, 대표 조철호)이 바로 그 곳이다. 친환경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마을기업인 하늘농부유기농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건강한 친환경농산물로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안전한 생산기반 구축
한적한 농촌마을에 유독 차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 눈에 띤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용달차에 한가득 상추를 싣고 온 부부가 상추를 작업장 안으로 들여다 놓고 있다. 추운 날씨 탓에 생산량이 떨어졌다고 말하면서도 표정은 밝다. 뒤이어 ‘우리농’, ‘올가홀푸드’라고 쓰여 있는 납품업체 트럭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납품업체는 정갈하게 소포장된 친환경 농산물을 트럭에 가득 싣고 길을 떠난다.
매일 활기차게 움직이며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이곳은 친환경농산물을 유통하는 마을기업인 ‘하늘농부유기농’이다.
하늘농부유기농은 하늘과 이웃,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가톨릭농민회 오창읍회 회원 5명이 자발적으로 모여 지난 2004년 설립했다. 이후 현재까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친환경농산물 생산자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며 친환경농산물 대중화와 보급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늘농부유기농은 주기적으로 생산농가와 품목별회의를 하며 품목을 선정하고 계약재배 함으로써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하늘농부유기농은 15명의 조합원을 비롯한 50여농가와 계약재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적상추, 브로콜리, 얼갈이, 부추, 돼지감자, 도라지, 쑥갓, 대파, 감자, 가지, 아욱, 방울토마토, 딸기 등 각종 농산물들을 생산하고 있다.
하늘농부유기농 조철호 대표는 “농가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이 판로문제일 것”이라며 “하늘농부유기농에서 유통을 전담해 농업인들은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 대표는 “농산물 가격은 생산비 보장을 위해 품목별로 최저가와 최대가를 정해 그 한도 내에서 시장가에 준해 책정하고 있다”며 “만약 농산물가격이 폭락되더라도 농가에서는 생산비는 보장받을 수 있고, 정기적인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친환경농업을 이어갈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소득창출·일자리 창출 기여
하늘농부유기농은 계약재배를 통해 수매한 친환경농산물을 소포장 작업을 거친 후 올가홀푸드, 우리농 등 친환경농산물 매장과 친환경학교급식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농산물 유통을 통해 지난해 16억 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늘농부유기농은 수익의 80%는 생산농가에게 돌려주고, 20%는 인건비, 포장비, 유지비 등 운영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익의 대부분을 농가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하늘농부유기농은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역사회 환원을 위해 마을기업 운영 수익금의 일부로 쌀, 된장 등을 구매해 생활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근 7명, 비상근 12명 등 지역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로 하늘농부유기농은 지난 9월 행정자치부가 주최한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조 대표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친환경농산물 생산의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대한 정부시책 나와야”
하늘농부유기농은 설립 후 ‘친환경농산물의 보급화와 대중화’를 위한 사업들을 전개했다.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의 판로 어려움을 덜어주고, 누구나 부담 없이 친환경농산물로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날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에 하늘농부유기농은 친환경농산물 매장과 친환경학교급식 납품과 함께 직영매장 운영, 온라인판매, 꾸러미 사업 등 소비자들과 관계를 갖는 것을 중점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조 대표는 시대가 변하는 만큼 소비형태도 달라져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녹록치 않다고 전한다. 친환경농산물의 유통방식에도 변화를 줘야할 때라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와 생산자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10년간 운영했던 직영매장도 유통업무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중단했다.
또 꾸러미 사업은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수집해 구성품목의 변화를 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농가소득증대를 위해 잉여농산물과 규격외농산물을 이용해 친환경농산물 가공품을 만들 계획이다. 조 대표는 “앞으로는 대중화보다는 생산기반 안정화에 더욱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생산자들이 안정적으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조 대표는 “앞으로 우리나라는 친환경농산물 방향으로 가야하고 갈 수밖에 없다”며 생각을 밝힌 뒤, “그러나 친환경농산물 기준은 강화되고, 판로는 더욱 막막해 지는 등 친환경농산물 생산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며 “생산에 대한 지원이나, 판매지원 등 친환경농산물 확산을 위한 정부시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