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미국 동부 시각)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세계 경제가 일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음이 지표로 확인되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9월 제조업 PMI는 3개월 연속 50을 하회하며 위축세를 보였다. 독일의 8월 소매판매(계절조정치)는 전월보다 2.9% 감소, 지난 2007년 5월 이후약 4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또 지난 8월 미국의 개인소득은 2009년 10월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개인소득은 0.1% 감소했고 소비지출은 0.2% 증가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와 시카고 지역 제조업지수가 호조를 나타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미국 경기순환연구소(ECRI)는 미국이 새로운 불경기에 막 진입했거나 진입하기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에 미 국채 가격이 상승했고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와 주말을 앞둔 경계감의 영향으로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40.60포인트(2.16%) 급락한 10,913.3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5거래일 만에 11,000선을 반납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8.98포인트(2.50%) 내린 1,131.42를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5.36포인트(2.63%) 밀린 2,415.40에 끝났다.
주요 지수는 5월부터 5개월 연속 월간 등락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분기별로는다우지수가 12%, S&P 500지수가 14%, 나스닥지수가 13% 하락해 2008년 4분기 신용 경색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안게 됐다.
미국의 개인소득을 비롯해 중국과 독일 등 주요 경제 대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난 문제가 세계 경제를 해치고 있다는 인식이 고개를들었다.
중국의 9월 제조업 PMI가 3개월 연속 50을 밑돌았고 독일 소매판매도 8월에 예상보다 훨씬 많이 감소했다.
지난 8월 미국의 개인소득은 0.1% 감소해 2009년 10월 이래 처음으로 줄었고 소비지출은 0.2% 증가했다.
또 유로존 9월 물가상승률은 연율로 3.0%를 기록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였다.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장관은 독일 의회가 전날 가결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증액 외에 추가로 기금 규모를 확대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모건스탠리는 이 은행의 유럽계 은행 투자가 우려돼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스트만 코닥이 구조조정 전문 변호사를 고용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이 업체 주가도 폭락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중국의 경제지표 악화와 그리스의 질서있는 디폴트 우려 상존으로 일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화에 급락했고 엔화에도 큰 폭으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8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97달러보다 0.0211달러급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3.1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4.46엔보다 1.34엔이나 밀렸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7.0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76.83엔보다 0.21엔 상승했다.
중국 경제지표 악화와 미 개인소득 2년여 만에 처음 감소 등으로 세계 1위와 2위의 경제국들에 대한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됐다.
유로존 역시 EFSF 증액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질서있는 디폴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했다.
ECRI가 지난주 초에 발간하고 이날 웹사이트에 게재한 고객 보고서는 미국의 경기 후퇴를 지적하고 "정책 결정자들이 이를 피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연구소는 십여 가지 선행지수를 지적하면서 "가장 믿을 만한 선행지표들이 집합적으로 연착륙이 아닌 완전한 경기 후퇴 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경제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보지 않은 것이다. 이는 메인 스트리트와월스트리트에 의미심장한 암시를 한다"고 결론지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중국·미국 경제지표 우려와 그리스의 질서있는 디폴트 전망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분기 말이자 월말인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7/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9bp 하락한 연 1.91%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4분기에 3.16%로 출발했다. 3분기 하락률은 분기 기준으로 2008년 12월 이래 최대이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3-7/32포인트나 높아졌고, 수익률은 15bp 밀린 2.91%를 보였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4분기 초에 4.38%로 시작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bp 낮아진 0.26%를 나타냈다. 3분기에 0.79%로 시작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는 뉴욕연방준비은행을 통해 국채스왑프로그램에 따른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뉴욕연은은 오는 10월 3일부터 440억달러 어치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440억달러 어치의 단기 국채를 매도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제지표 악화와 미국 개인소득 감소, 유렵연합(EU)의 EFSF 증액 전망에도불구하고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 등이 뉴욕증시 약세를 부추겼고 안전자산인 국채와달러화 매수를 견인했다.
반면 긍정적 경제지표가 나왔으나 시장에 일시적 영향을 주는 데 그쳤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된 때문이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9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가 월초 예비치와 전월최종치인 57.8과 55.7보다 상승한 59.4를 기록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57.6을 보였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는 9월 시카고 PMI가 전월의 56.5에서 60.4로 올랐다고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3ㆍ4분기에는 유로존 부채 위기 전이 위험과 세계 경제 둔화 우려에 따른증시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 증가로 안전자산인 국채시장에 투자자들이 대거 진입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중국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뉴욕증시 약세로 80달러아래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
94달러(3.6%) 낮아진 79.20달러에 끝났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0년 9월29일 이래 최저치이다. 3.4분기에 유가는 17% 급락해 2008년 말 이래 분기 기준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이달에는 11% 낮아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과 미국 경제지표 악화, 유로존 부채 위기 속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에너지 수요 감소 우려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로존 역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따라서 원유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