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기다림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시월 스무날
오늘도 여전히 추운 아침이다.
벌써 사흘째 영하 16도의 기온으로 아주
매서운 추위와 함께하는 설다목 산골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만 겨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하늘의 뜻인지라 그러려니 하며 산다.
겨울이 반년이나 되는 이 산골의 사람들은
나머지 반년의 시작이 되는 봄을 기다리며
기나긴 엄동설한을 꿋꿋하게 견디며 산다.
그 누구보다 더 간절한 기다림으로 말이다.
기다림,
그 누군가에게는 설레임이기도 하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초조함이기도 할 것이다.
그 기다림의 종류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은
각양각색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산골살이 하는 촌부의 경험상으론 그랬다.
흔히들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표현을 한다.
거창하게 학문적인 견해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라 자연스런 상태, 인간 본연의 자세로
잠시 멈춰 다가올 것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위하여 인내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이다.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도,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미래에 이 세상을 책임지고
살아갈 사람들도 한결같이 마음속에는 뭔가
모를 자기만의 기다림이 있었고, 있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우리네 인간의 삶, 일상에
늘 존재하고 있는 것이 기다림이기 때문이다.
그 기다림의 결과 또한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좋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좋은 결과로 나타났을 때의 그 느낌을,
그 기쁨을 그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으리라!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어색하지 않겠지?
아마도 그 희열, 그 기쁨, 그 감격, 그 만족감,
그 뿌듯함은 느껴본 사람만이 아는 것이리라!
어제 아내와 함께 오대산 월정사에 다녀왔다.
예정에도 없었으나 촌부도, 아내도 같은 마음,
이심전심(以心傳心)었는지 둘 다 같은 생각,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다녀오자고 말했다.
긴 기다림 끝에 얻은 소중한 마음, 감사함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욕심없이 잘 살아가겠다는
우리들의 의지를 부처님께 다짐을 하고 왔다.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마음이 편하다.
아내도 그렇다며 웃는 모습이 편안해 보였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기다림이란
늘 희망을 생각하게
된답니다.
길지만 멋진 풍경 속
겨울도 즐기시고
희망찬 기다림을
맞으시길요.
오늘도 행복으로
뛰뛰 빵빵~~~
그렇지요.
기다림은 희망이면 좋지요.
이렇게 오늘도 기다림이란
희망을 안고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다정하게 걸으시는 모습이
떠 오릅니다
그랬었죠.
주차장에서 대웅전까지는
꽤 걷는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