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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이게 바로 강원도 산행?
다음날 새벽 다섯시! 깨었습니다. 생각보다 추웠던 잠자리라 몇 번 뒤척이긴 했지만 저는 곯아 떨어져 잘 잤습니다. 희락당님께서는 아마 그러시지 못하셨을 것 같습니다. 송구합니다. 사실 좋은 꿈도 꾸었지만 잠자기전에 군대이야기를 한참 했던 탓인지... 이 나이에 다시 군대를 가서 아프리카어느 나라로 3개월 파병을 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희락당님 말씀으로는 제가 자다가 으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하시네요. 20년을 군대에서 생활했는데...아고~~ 남자는 다 그런가 봅니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진라면 세 개를 끓여서 아침을 먹습니다. 미쳐 햇반 같은 것도 준비하지 못했고, 주인장께 부탁해 찬밥이라로 한공기 얻으려 했지만 그게 또 여의치 못한 상황이 되어 할 수 없이 라면 세 개를 끓여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어 이러저러한 채비를 하고 출정을 합니다. 목표산행지 가까운 곳으로 숙소를 옮겼고 또 어제 오는 에 간단히 들머리까지 정찰을 했던지라 들머리에서 좀 떨어진 도로가 공터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들머리로 들어섭니다.
희락당님께서는 사전에 지기님과 말씀을 나누셨던지라 바로 들머리로 들어서 산행지의 하발부를 살핍니다. 원래 오늘 오르기로 한 심산행지는 제가 보기에는 그리고 아마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그렇게 느꼈을 듯 의외의 지형과 산세였습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던 낮은 산자락이 급격히 S자로 휘어 도는 계곡과 맞 닿은 북향면의 낮은 고도(그래도 400은 될 겁니다)입니다. 일반인들은 강원도하면 높은 산을 우선 할 것 같은데 의외로 이런 포인트를 초발부로 선택하는 것이 또 다른 기술인 듯 합니다. 일단 급격히 휘도는 계곡과 연한 경사도 높은 낮은 산자락을 따라 탐심을 합니다. 높이도 높지 않고 또 능선이 길지는 않지만...경사는 만만치 않습니다. 더덕이 참 많습니다. 근처에 마을도 있고 하발부는 논과 연이어 있는데도 이렇게 실한 더덕이 있다니... 제가 개인적으로 직접 캔 더덕중 가장 큰 크기를 여기서 보았습니다.
일단 1차 목표지였던 낮은 산자락을 살폈으나 본격적인 산행은 다음 코스이기에 방향을 틀어 등산로가 있는 산 정상부를 향해 오르기로 합니다. 사람이 별로 다닌 흔적이 많지 않은 등산로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상부까지 오르는데.....솔직히 저 죽는 줄 알았습니다ㅠㅠ
개인적으로 동네에서 혼자 산행을 즐기는 지라...오르다가 힘들면 알아서 쉬고 또 어떤 때는 산행을 접고 그냥 자리펴고 누워 하늘을 보며 유유자적 하다 오기도 하는데..오늘은 고수님께 한 수 배우는 산행! 페이스는 오로지 고수님 몫 입니다. 휴~~~~ 지금에서야 말씀드리지만 꽤나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여간 희락당님의 산행패턴대로 일단 목표로 한 정상부까지 올랐습니다. 능선을 따라 가다가 중간중간에서 골짜기를 살피시는 모습, 인상이 깊었습니다. 정상부에 오르니 여덟시쯤 되었네요. 해발이 거의 800쯤 되었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정상에 올라 보니 어느새 운해가 펼쳐집니다. 멋집니다. 충북에서는 속리산이나 월악산쯤이나 올라가야 운해을 어쩌다 볼 수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 오늘의 본격적인 산행을 구상하시는 희락당님(어쩌면 힘드셔서 그러셨을지도 모릅니다^^)께 부탁해 맨날 솔로 심산행인지라 셀카를 찍을 수 밖에 없다보니 디따리 큰 머리가 반을 차지하는 사진만 올리는 민망함에서 벗어나보자 사진을 부탁합니다.
역시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으신다는 희락당님의 말씀처럼 멋진 모습이 나왔네요.
정상부에서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땀을 식히고 이제 나침반과 지도로 정확한 골의 방향을 잡아 내려가기로 합니다. 목표는 골을 타고 내려가며 능선의 동향부를 주로 살피며 탐심을 하기로 합니다. 밑자락에서는 전나무인가 낙엽송인가가 펼쳐진 지대를 관통하여 처음에 들어섰던 초발부로 이어진 자락을 돌아 나가는 것이 오늘의 계획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 한껏 설레이기도 하고 좀 긴장이 됩니다. 약간 떨리는 마음...그게 솔직했습니다.
능선을 벗어나 골짜기쪽으로 내려가자 잠시 완만한 경사가 나오더니 이내 급경사골입니다. 바닥을 제가 가야할 방향에서 나타나는 자리를 손바닥크기라도 놓치지 않을세라 살핍니다. 희락당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시간도 있으니 서둘지 말고, 느낌이 온다 싶으면 빼놓지 말고 최대한 꼼꼼히 살피고...그렇다고 위험하다 싶은데는 돌파하지 말고...은근 바위가 많을 거니까...”
딱 그 말씀이 맞네요. 좀 평평하다가도 끝자락에 이르면 몇 미터 높이의 벼랑이 나타나기도 하고, 저 위에는 바위하나 있겠다 싶어 오르고 보면 여남은 평 크기의 바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촉의 업다운(Up-down)을 반복하며 골을 따라 내려가지만....왠 일인지...그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제 왼편 골 건너를 따라 탐심하며 내려오시는 희락당님도 어제보다는 한층 꼼꼼하고 세밀하게 심자리를 살피시는데 아직 저 보고 와보라고 부르시는 소리가 없으십니다.
그래도 오늘중으로는 볼 수 있겠지... 마음을 가라 앉히며 차분하게 탐심을 합니다. 시간이 꽤나 흐르고 이제 골의 중간부에 다다랐습니다. 잔잔한 바닥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곳에는 꽤나 잔풀이며 수목이 넓게 퍼져 있습니다. 이럴 경우 방법이 뭐 있겠습니까? 그 많은 풀이며 비스무리한 풀 무리 속에서 일일이 심을 모양을 보고 찾으려 했다가는 날을 새도 안 될 것 같아 색으로 탐심을 해보기로 합니다. 듬성듬성한 곳이 아닌 풀이 바닥을 채운 곳에서는 결국 ‘톡 튀듯’ 솟은 삼의 모습이나 연초록의 색으로 찾는 것이 더 확률이 높다고 어디서 배운 것 같고 실제로 몇 번 그런 방법으로 스캔뜨 듯이 치고나가며 본적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자리가 아닌지 나올 듯 말 듯한 상황이 이어지지만 결국 보이지는 않습니다. 가파른 경사와 바위자락에서 서너번 미끄러져 내리다보니 힘도 꽤나 빠집니다.
하발부쪽에 가까워지자 희락당님이 부르시네요.
“나오면 나올 자리 같은데...너무 폭이 넓고 밑의 다른 코스도 살펴봐야 하니 이쪽으로 와서 하수오, 더덕이나 보면서 빠집시다~”
고수의 판단은 틀릴 것이 없습니다. 독고다이의 욕심으로 혼자 택도 없는 고집을 부리거나 독단행동을 하는 것은 두 명이던 셋이던, 기왕지사 형성된 팀산행을 망치는 지름길 일이기도 합니다.
“네~~!”
씩씩하게 대답을 하고 고수님께서 계신 경사면으로 이동하여 간격을 두고 나갑니다. 해가 드는 쪽이라 그런지 잡목이 많네요. 아실 겁니다. 발에 걸리는 오만가지의 수목과 덩굴들... 그렇게 나가다가 더덕이 있으면 몇 개 취하고 그럽니다. 희락당님은 더덕을 보시고도 뒤에 따르는 사람이 있으시면 안 본체 하십니다.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그렇게 커다란 산자락의 하발부를 돌아 이산에서 마지막 포인트라고 느껴지는 곳을 치기로 했지만 멀리서 보던 수목의 세나 형세하고는 또 틀립니다. 산속에서는 늘상 겪는일이기도 하기에 조금 아쉽지만 바로 빠지기로 합니다.
개울가의 여유
그렇게 그 산의 상당부분을 골짜기를 타거나 등성이를 돌면서 심산행을 했으나 아쉽게도 그 분을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심을 보건, 못 보건 고수님의 산행요령이나 방법을 열심히 몸으로 따르거나 보는 것이 목적이기에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고수님께서는 마음이 좀 불편하신 듯 합니다. 간간히 입맛을 다시거나 짧은 탄식을 하십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저도 눈치가 있기에 잘 압니다. 멀리서 온 초보에게 기왕이면 좋은 결과를 만들게 해 주시고 싶은데 그게 예상외로 잘 안 되는 것이 마음에 걸리시는 겁니다. 저는 아무리 괜찮다 해도 산행을 리딩하거나 함께 산행을 제안한 사람의 마음이 어디 그렇습니까? 저도 왕초지만 작년 두어번 주제넘게 굳이 따라가고 싶다던 지인을 데리고 산행할 때 마음이 그랬습니다. 참.... 뭐라 해야 하나? 책임감? 아쉬움? 미안함? 하여간 말로 표현은 안 됩니다만... 솔직히 괜찮았습니다. 희락당님~~
하발부를 좀 더 돌아 볼까 하시던 눈치였으나 그냥 빠져서 제2의 산행지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멀지는 않은 곳이지만 그렇다고 걷기에는 거리가 만만치 않은 곳이라 고수님의 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합니다.
계곡옆으로 난 소로를 따라 가면 아쉬움에 옆의 야산 경사면을 보며 가는데... 앞서 가시던 고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아니 곡괭이로 그냥 어느 지점을 슬쩍 가리키듯 찍습니다. 가만보니 그곳에 더덕이 있네요. 이런~~~ 아무리 강원도지만 사람들이 나다니는 소로길 발자욱이 찍히는 옆에 더덕들이 있다는 것은... 도무지.. 이건 농락(?)수준 입니다.
냇가로 내려와 잠시 쉬기로 합니다. 온 나라가 가뭄으로 고충을 받는 모습은 여기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계곡의 물이 맑긴 하지만 수량은 한 눈에 봐도 설악산자락을 흐르는 계곡이라고 하기에는 좀 서운합니다. 고수님과 물가로 내려가 세수도 하고... 수건도 적시고 하다가 제법 물이 흐르는 계곡을 들여다보니 물고기들이 솔찬합니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이러저러한 어종, 게다가 꺽지도 보입니다. 희락당님은 입맛을 쩝쩝 다십니다. 어제 곰배령님 펜션 앞 개울가에서 ‘오함마질’을 하며 바위치기를 하던 생각이 나시나 봅니다. 둘이 한참을 돌에 앉아 낄낄거리며 물고기들을 보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그러다가 간식으로 먹던 소세지를 잘게 조각내어 던져 주기도 하고, 육포조각과 건빵을 부스러기를 던져주며 물고기들이 먹는 모습을 보며 좋아라 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논둑으로 올라오다보니 제방쪽에 또 먹거리가 있습니다.
복분자입니다. 시커먼 복분자를 또 한 웅큼 따서 먹느라 앞서간 희락당님을 바라보니 논뚝에 서서 무언가를 바라보십니다. 그 모습이 너무 진지해 일단 사진을 찍고 가보니 우렁이농법으로 벼를 키우는 논인 듯 논바닥에 우렁이들이 가득합니다.
‘히든카드’
다시 차를 몰아 희락당님께서 오늘의 마지막 ‘히든카드’로 설정한 포인트로 갑니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배낭을 꺼내는데 희락당님께서 선물을 주시네요. 바로 쇠곡괭이입니다. 희락당님이 쓰셨던 산행채비라 하시는데 묵직하니 만만치 않습니다. 오랫동안 쓰셔서 정이 꽤나 들으신 물건이라시는데 새로운 것을 들고 다니다보니 손맛에서 잠시 멀어지셔서 잘 안 쓰신다며 저를 주십니다. 저는 아직 도라지나 하수오를 제대로 볼 줄 몰라 곡괭이는 좀 사치인 듯하여 주로 나무작대기를 들고 다니는데 햐~~ 이건 폼이 납니다. 그런데 희락당님의 손때가 묻으신 것일텐데...이 괭이를 거쳐간 많은 사연들이 있을텐데 하는 마음에 마음이 오락가락 합니다. 받아도 되는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그렇지만 감사히 받았습니다. 오늘 산행에서 배낭에 달고 다니던... 군생활 할 때부터 쓰다보니 정이 많이 들었던 나이프와 철물점 괭이를 잃어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이 괭이는 제가 임자가 될 운명이었나 봅니다. 희락당님 잘 쓰겠습니다.
계곡을 건너 맞은편 산으로 들어섭니다. 계곡을 건너다보니 위쪽에서 몇몇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으시는 것인지 아니면 다슬기를 잡으시는 것인지 모습이 보이네요. 시간이 좀 된지라 서둘러 계곡가 바위를 올라 산으로 들어서 고수님을 따릅니다. 얼마 가지 않아 고수님은 제자리에서서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살피며 말씀하시네요.
“삼구, 각구, 오행이 나왔는데...아무리 찾아도 모삼이 없단 말여.....???”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수님은 이틀전 당신께서 보셨던 삼자리에 저를 데리고 오신 겁니다.
그날 산행을 하다가 시간이 늦어 상부와 좌우를 다 돌아보지 못하고 철수를 하셨었다네요.
그런데 이곳은 삼이 나올거라고 일반인들이 생각하기 쉽지 않은 포인트입니다. 비록 심을 보지는 못했지만 아침에 목표로 삼았던 심자리와 비슷한 환경입니다. 계곡이 굽이쳐 돌아가 꺽어지는 산자락 하발부에서 위쪽으로 이어지는 지세의 초입에 심자리가 있었습니다. 고수님 말씀대로 삼구, 각구, 오행, 삼행(사행)인데.....
모삼이 없다는 것입니다. 희락당님은 그게 영 걸리시는 겁니다. 뒤로는 바로 계곡이고 위로는 약간 경사가 있다가 바로 커다란 바위가 깔린 경사면으로 이어지는 형국입니다. 모삼이 있다면 바위 한가운데 있을 가능성은 당연 적고 바위를 중심으로 좌우나 작은 오른쪽에 있는 작은골 옆의 능선까지가 가능성이 높은데... 일단 저는 좌측으로 오르며 큰 바위위쪽으로 돌고, 고수님은 우측으로 돌아 올라 보기로 합니다. 한참을 그 주변과 또 인근을 살폈지만 없네요. 결론은 어느분이 모셔갔거나 아님 주무시고 계시거나 하여간 그렇습니다^^
우측능선너머 골 하나를 더 탐심하고 고수님은 아쉽지만 심산행을 접기로 합니다. 희락당님은 삼일째, 저 왕초는 이틀간 13시간을 산행한 셈이네요^^ 고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저 작은 거라도 돋구어 볼라우?”
물론, 물론 말입니다. 왕초가 왜 욕심이 안 나겠습니까? 그러나~~~~ 그건 아닙니다. 고수님께서 그렇게 어디에 계실지 궁금해 하시던 모삼도 보지 못했는데... 아무리 초짜 왕초라 욕심이 난다해도 그 분들을 탐하는 것은 결코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듭니다.
“아닙니다. 본 것 만으로도 저는 좋습니다”
그랬습니다. 마음이야, 바램이야 기왕지사 강원도하고도 인제까지 왔으니 괜찮은 심을 뵙는다면야 더 없을 것이고 또 그러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게 어디 뜻대로만 될 것이며 또 보지 못했다고 누굴 원망하거나 실망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고수님께서도 요령과 방법 그리고 노하우를 기왕이면 배워보고 또 가르쳐 주시고 싶으셨던 것이지 멀리서 왔다고 심자리로 가이드 해주실 그런 요량은 아니셨을테고 또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깊게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줘라!!’]
딱 그 말이 명언이자 초보가 오래오래 산을 느끼고, 즐기고 또 간간히 나름의 기쁨과 즐거움을 맛 볼수 있는 최고의 가르침이라 생각합니다. 하긴 몇 번의 심산행에서 꽝을 치고 투덜대는게 아깝다면, 아마 모름지기 그 횟수에 드는 만큼의 기름 값이나 경비로 그냥 그렇고 그런 심을 사 먹는게 낳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자고 심을 찾아 산행을 하고, 생판 처음 가보는 산속을 헤매며 땀을 흘리는 것은 아니기에...
이렇게 함께하고 배울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심 몇뿌리 본 것 이상의 값이 되었다고 왕초는 생각했습니다.
하산 그리고 여신님과 설악도사님을 뵙다
그렇게 홀가분히 마음을 먹고 계곡을 건너보니 어라~~? 어제 묵었던 민박집 주인장분과 마을분들이 토속민답게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아늑한 자리에서 천렵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러고보니 아까 초반에 본 그분들이 바로 이분들이었나 봅니다. 그중에는 어제 저녁 닭볶음탕을 맛있게 만들어 주셨던 식당 사모님도 계시네요^^
걸어놓은 솥에서는 청정곡에서 잡힌 물고기들이 매운탕으로 보글보글 변신하고 있는 중입니다. 절로 군침이 돕니다^^
이러저러 이야기를 잠시 나누다가 한 술 뜨고 가시라는 말씀에 괜한 민페를 드릴 것 같아 인사를 드리고 자리를 나서는데 오이를 한 개씩 또 주십니다. 갈증에는 오이만한 야채가 없지요.
그렇게 이틀간의 왕초의 배움산행의 대미를 찍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 청주로 내려가야 하기에 좀 시간이 어정쩡하지만 고수님께서는 기왕지사 여기까지 온 거 오색쪽에 계신 여신님과 지기님께서 말씀하시는 ‘설악도사님(주전골님)’을 뵙고 차 한잔 나누고 가는 게 어떠냐고 하십니다. 저요? 마다할 일이 없습니다. 당연~~~
그렇게 한참을 달려....설악산 한계령을 넘어 양양쪽 오색으로 내려갑니다. 오랜만에 넘으며 보는 설악의 모습이 참 반갑고 또 웅장합니다. 개인적으로 2002년인가? 월드겁으로 온 나라가 흥분의 도가니이던해에 저는 춘천시내에서 근무했었습니다. 그때 산을 좋아하던 특전사출신 후배의 꼬드김반, 저의 욕심반해서....춘천에서 배를 타고 양구까지 들어와 하루 야영을 하고 다음날부터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삼일간 100키로를 걸어 낙산사까지 행군을 했었습니다. 그때 이 길을 그대로 걸어봤기에 참으로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희락당님은 또 오색근처에 이르러 어느 식당 앞에서 차를 세웁니다. 여기가 여신님과 설악도사님께서 계신곳인가 했는데 식당이라 좀 의아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제가 배가 고플까봐...또 멀리 가야 하기에 식사를 챙겨주려 하신 것이네요. 아이구...몸둘 바를 모를 지경입니다. 허나...그 식당은 오늘 문을 닫은 것인지...그 시간대만 영업을 안 하는 것인지....실로유감!
좀 더 내려가 다른 식당에서 동해황태해장국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내륙에서 먹는 그런 맛이 아니라 구수하고, 담백하고..또 쫄깃하고...정말 아무리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꼴뚜기조림! 할 수 있다면 한 바가지 싸달라고 하고 싶을 만큼 제 입에 딱 맞네요.
그렇게 맛있는 황태해장국으로 식사를 하고 몇 분을 달려 산세 좋은 자락의 길가에 널찍하게 있는 여신님과 설악도사님의 약초가게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이 널찍해서 오가다가 차를 세우고 들르기에는 더 없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무지해서 약초가게라고 하는 것이 혹여 큰 실례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고 혹 실례가 되었다면 양해 구하겠습니다. 매장(?)의 이름은 ‘오색*초’입니다. 미리 전화를 드린 듯 설악도사님께서 나오셔서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저도 희락당님의 소개로 인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포스가 장난이 아니십니다. 뭐 어찌 묘사를 해드리기에는 송구하고...어쩐다? 아! 카페 사진방에 여신님께서 올리신 사진중에 모습이 있으십니다.
가게? 매장? 아...약초방? 약초원?..... 오색약초의 내부는 저 같은 왕초가 보기에는 참 경이롭습니다. 많은 심들이 들어있는 삼주, 이름만 듣다가 처음 실물로 보는 각종 상황버섯들...이러저러한 산약초며 묵나물 등등....수십해의 내공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여신님께서는 저를 금새 알아보셨는데... 일전 종산제때 뵌 것 같습니다만, 희락당님은 지치셨는지 막상 저를 소개하시려니 제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고 한탄하십니다. 산속에서는 ‘앤더슨~~, 앤부장~~~~’ 하면서 총명함을 보이시더니...막상 산을 내려오시니... 쫌 ^^ 농담입니다.
여신님께서 내주시는 시원한 냉차(맛이 참 묘하면서도 맛이 있고 특이합니다)를 마시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주로 어제와 오늘의 심산행에 대한 강평(?)같은 이야기를 나누시네요. 설악도사님께서는 허리가 좀 불편하셔서 요즘 산행을 자제하시고 허리보호대를 하고 계셨는데 2~3주후면 풀어도 될 듯 하다 말씀하십니다. 이 자리를 빌어 어서 쾌차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여신님께서 내어주시는 수박을 또 맛있게 먹고 자리를 뜨려는데... 희락당님께서 제게는 전설같은... 설악도사님께서 돌보시는 ‘칠구삼’을 한번 보고가라고 하십니다. 이야기는 들었지만...칠구심이라...답이 안 달립니다. 저도 내심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했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얼마전 임자를 만나 시집을 가셨다고 설악도사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돌아오는 길
그렇게 이틀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동해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청주로 내려옵니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동해쪽에서 나오는 차들이 많아 군데군데 차들이 정체되네요. 오면서 평창, 둔내, 횡성 그리고 주변 산자락에 눈이 갑니다 ^
욕심 같아서는 여주쯤에서 빠져서 최근에 욕심을 내고 있는 음성 감곡에서 충주로 빠지는 방향의 산세를 한 번 살펴보고 싶은데...시간이 늦다보니 아무래도 힘들 듯 해서 그냥 달립니다.
이틀간의 심산행...피로가 밀려오네요^^ 아무래도 쏟아지는 졸음이 만만치 않아 여주휴게소에서 차를 세우고 잠깐만 눈좀 붙이자 했더니... 헉! 한 시간이 휙 지나 버립니다.^^
오면서 중간에 지기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지기님께서는 되레 제게 미안해 하십니다. 강원도까지 왔는데...심을 보지 못해 마음이 그렇다며. 아이구 안 그러셔도 됩니다^^
그리고 언제 찍으셨는지 사진 몇 장을 제게 전송해 주시네요. 그렇게 쉬엄쉬엄 근 다섯시간만에 집에 도착합니다. 희락당님께도 감사의 전화를 드립니다. 안산맥가이버님께는 다음날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집에 도착하니...마눌님이 그럽니다.
“아이고~~~~얼굴이 반쪽이 되어 오셨네에~~~^”
저울에 올라가보니 정말 이틀만에 2.3kg가 빠졌습니다. 이야~~~~~! 다이어트 뭐 따로 할게 없을 것 같네요.
평상시처럼 산에 다녀오면 이러니 저러니 마눌님에게 떠들기 일쑤고 게다가 야생심이라도 보고 오는 날이면 온갖 호들갑을 떨었는데...오늘은 왠지 그냥 스스로 말이 없습니다. 마눌님이 고생했다고 시켜준 ‘ㄴㄴ치킨’과 ‘참 아름다운 이슬’에도 왠지 손이 가지 않습니다^^
자꾸 강원도의 그 웅장한 산세며, 고수님들과 들어섰던 산속의 풍경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그리고 그 동안 인근의 산을 오르며 ‘아이고 힘들어~~~’를 연발했던 것들이 좀 멋쩍어 집니다.
아무래도 이번주 심산행은 좀 홀가분히 가까운 곳으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힘도 좀 덜 들것 같고요^^. 오늘 아침엔 희락당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더덕을 듬성듬성 썰어 우유에 넣고 믹서기에 갈아 만든 쥬스(?)를 한 잔 마시고 왔습니다. 어제도 그제도요~~ 기운납니다.
작년 첫심을 우연히 보고, 어쩌다 심산을 우연히 알고 왕초로서 기웃거리며 많은 것을 배운 지금까지가 참으로 감사하고 기쁩니다. 앞으로도 큰 욕심보다는 건강과 소소한 즐거움 그리고 필요한 사람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보람과 또 조그만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값진 심산행의 즐거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불편함이 크셨을텐데도 왕초인 저를 불러주신 ‘지기님’, ‘안산맥가이버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틀간 제게 많은 것을 들려주시고 가르쳐주신 ‘희락당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곰배령님과 옆지기님’ 그리고 ‘여신님과 설악도사(주전골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여신님과 설악도사님과 사진을 함께 찍는 다는게 그만 다른데 정신이 팔려서...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언젠가 또 고수님들과의 즐거운 산행을 통한 배움의 기회를 기대해보며 이만 두서없이 길기만 한 왕초의 심산행후기를 접겠습니다.
심산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메르스 조심하시고 늘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6월 25일(심산행을 다녀온 4일째)
청주에서 왕초 ‘앤더슨’ 올림
첫댓글 희락당님에게 좋은 산행 경험을 배우고 오셨군요.
혼자 산행 하는것 보다 산행 고수님들의 산경험을 통해 더 나은 산행을 할수 있게 되지요.
여신님과 주전골님도 뵙고 오셨군요. 이틀간의 산행 수고 하셨읍니다.
살아있고 생동감이 있는 산행기 잘 보았읍니다.
감곡에서 충주 넘어가는 산은 감곡 저수지 옆에 있는 산을 이야기 하시는것 같아요.
그산을 넘으면 노은면이 되지요..
지난해에 오색약초에서 옆지기와 여신님 주전골님이 함께 찍은 사진 입니다.
무엇이든 터득하는 것은 참으로 외롭고 긴 시간이 필요한듯 합니다.
그러나 이미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의 길을 선행하셨던 고수님들의 경험을 이처럼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그리고 감사한 기회인 것 같습니다.
감곡에서 충주넘어가는 지역은 멀지 않은 지역이라 늘 가보고 싶은 지역인데...아직 초보다보니
인근에도 가 봐야 할 지역이 아직 많아 늘 지도 정찰만 하고 있습니다.
근간 한번 들어가 볼 요량입니다.
저 대신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좋은 분들과 멋진 산행 하시고 오셧네요 축하드립니다 좋은 인연 계속 유지 하시길 바랍니다
쉬리님, 감사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산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란하지도 않고 ....필요한 행동과 필요한 말씀들만
하시면서 오롯이 산행에만 집중하시는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말씀대로 좋은 인연될 수 있도록 저도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올해는 심보기가 많이 힘든 듯 합니다. 그래도 아직 어딘가에서 희망으로
자리하고 있는 분들이 있으리라 믿기에 늘 배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예쁘게 포장해주심 감사드리고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산행 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서 행복했었던 산행이었습니다.
감사해요. 앤부장님
네 감사합니다. 희락당님
함께 하실 기회를 주신다면야 저는 그저 영광일 뿐입니다. 친구라니요 과분하신 말씀입니다.
사부님이십니다. 희락당님
늘 건강하시고 좋은 산행 되시기 바랍니다.
멋지고...흥겨운산행....축하드림니다~~~^^
늘~~멋진나날...되세요..
네 멋지고 흥겨운 산행이었습니다.
장마가 시작된 듯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산행이루시기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하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기회는 또 있으니 그때 한번 기대감을 가져봐요.
먼데서 오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늘 안산 하시길바랍니다.
안산맥가이버님과 함께 할 수 있었다면 저로서는 무한한 영광이었겠으나,
업무가 우선이심을 십분이해하옵기에 다음 기회를 기대해 봅니다.
관심가져 주셔서 깊이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앤더슨님 산행기 보다가 이시간까지 잠도 안 자고 웃고 있답니다.ㅎㅎㅎ
다음에 기회 되면 다시 한번 산행 하십시다요
아니 아니주무시면 어떻게 합니까?
음~~ 초승달지기님의 쾌활하신 산행모습만 생각하면 저도 웃음이 납니다.
그리고...그리고 벌레쏘여서 고생하신거는 저만 알고 있겠습니다^^^
@앤더슨 ㅋ......
@희락당 뭘안다공 ㅎㅎㅎ
@초승달 음~~~~
글쎄 말입니다~~~^^
즐거운산행 즐겁게 보고갑니다.
영지53님...
즐겁게 봐 주시기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요 또 풍산과 안산의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
산넘어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신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요즈음 일이있어 산행을 못했는데 앤더슨님 산행기 보고 만족합니다...수고 하셨구요 담엔 꼭 심대박 하세요..청주시군요 저는 괴산입니다....
새벽녘님.... 일과 산행의 사이에서 늘 아쉬움이 많은 듯 합니다^^
괴산에 계시는군요... 기회가 되면 한번 뵙도록 하겠습니다.
괴산에서는 개인적으로 영...재주가 없어서(제가 실력이 없어서요^^)
올 여름엔 제대로 여기저기 다녀 보려고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바쁜일이 있으신가 봅니다.
좋으신분과 산행하시고 좋으신뷴 만나시고 하셨군요 부러버요
긴 산행기 한참을 보았읍니다 ㅎㅎ
사니조아거제님...
산행의 즐거움은 또 마음이 맞는 분들과의 그것도 큰 즐거움이 있는 듯합니다.
아마 저 때문에 고생들 하셨을 겁니다만...초보는 무지 즐거웠습니다^^
기회가 되면 함께 산행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셧습니다 멋진 산행 축하드립니다 ~
소호강호님 감사합니다.
소소한 내용을 괜히 길게 풀어 지루하게 한 듯해 송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장문의 산행기 대단 하십니다 늘 안산 즐산 풍산 하세요,,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빈수레가 괜히 요란만 떤 듯해 늘 겸연쩍네요. 그래도 조그만 읽음의 재미가 될 수 있다면....
저 또한 감사할 뿐입니다.
항상건강과 안산, 풍산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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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편안하신 밤, 주말 되시고 늘 안풍즐산
하세요~^
우리동네 왔다 갔네요. 희락당님과 전화하니까 인제하츄리 갔다하더군요.
축하드립니다.
인제쪽에 계십니까? 가고보니 하추리라는 곳이었습니다.
산세도 좋고, 경치며 풍경과 맑은 물이 아주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물고기 잡는 법" 제가 배우고 싶은 게 그거네요. 깨닳음이 많은 산행이셨을 것 같습니다.
한번 큰물에서 놀고나면 그만큼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깊어지지요.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게되는
혜안도 생긴다고 믿습니다. 심마니가 되는 첫발을 내디셨으니 이제 좋은 결과를 보실 날도
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늘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잡는 법도 좋지 만 가늠하고 보는 법도 그에 못지않는 것임을 열심히 느끼고 왔습니다.
장마라 산속에서는 더 힘이 들 듯 합니다.
늘 안산하시고 좋은 산행 되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고수분들과 기억에 남는 심산행 하고 오셨군요
수고 하셨습니다.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배운다는 것은 늘 즐거운 것 같습니다 .항상 안산하시고 좋은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산행기인지 장편의 소설책인지 분간이 어렵네요 ....
좋은분들과의 즐거운시간 보내신것 같습니다 언제나 즐산 하시기 바랍니다
소설책같습니다^^ 가만보니 나중에 묶어서 개인자료집을 만들어도 될 듯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산행의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