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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뭐니해도 드림카의 지존은 단연 슈퍼카다. 차량 값도 비싸고 출력 역시 먼 달나라 이야기 같으니까. 다이캐스트 모델로 구입한다면 보험료나 값비싼 메인터넌스 비용 걱정 없이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도 오너가 될 수 있다. |
부모님들이 20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흔히 ‘애들이나 갖고 노는 장난감’에 취미를 가지고 있을때 흔히 애어른(키덜트, Kidult)라고 부른다. 하지만 애들이 갖고 놀기에는 값이 만만치 않다. 재료부터가 실차와 거의 비슷한 뿐더러 제조 공정상 수제작 과정이 많고 정밀하기 때문이다. 다이캐스트 모델이 다소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일단 성년이 되기전에 갖고 놀던 이른바 ‘조립식 완구’에 대해 먼저 집고 넘어가자.
특정 사물을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다양한 조합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을 ‘모형’이라고 부른다. 레고는 보통 어릴 때 갖고 노는 아이템인 만큼 조립이 복잡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프라모델은 대상 연령에 따라 다양한 조립 난이도를 자랑한다. 간단하게 몇 조각으로 구성된 것부터 수백 가지 부품에 색칠까지 별도로 해야 할 만큼 복잡한 것도 많다.
▲ 포르쉐 역사상 35대만 한정 생산된 전설의 레이싱카, 포르쉐 917 르망 1971. 포르쉐는 ‘더 이상 서킷에 경쟁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있으니 소장 가치는 더욱 높다. |
다이캐스트의 구조는 조립식 프라모델에 가깝다. 외형이 합금으로 되어 있고(경우에 따라 플라스틱 재질도 있다) 다양한 부품을 실제와 비슷하게 도색이 된 상태로 나오는 것이 다르며 결정적으로 ‘거의 조립이 완료된 상태’로 판매되는 것이 프라모델과 다르다.
실제와 같은 모델을 일정 비율로 줄여서 제작한 틀에 금속을 녹여 부어 고압으로 성형을 하기 때문에 여느 프라모델 보다도 정밀하고 튼튼하다. 값이 일반 프라모델에 비해 5~10가량 비싼 이유도 제작 방식에 따른 차이 때문이다. 다이캐스트를 제작하는 브랜드는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원가 절감을 위해 거의 대부분 중국에서 만든다.
▲ 도요타 스프린터 트레노 GT(AE86) 모델을 구해 일본 애니메이션 이니셜D의 주인공 ‘타쿠미’가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
솔직히 우리는 레고를 갖고 놀기 전부터 다이캐스트 모델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뒤로 잡아 당겼다가 놓으면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는 ‘미니카’가 바로 그것. 예상외로 다이캐스트의 역사는 길다. 1914년 미국에서 T형 포드를 모델로 만든 미니카를 시작으로 장난감 왕국인 일본은 1959년에 도요타 크라운을 1/42 크기로 줄인 모델이 처음 선보였다.
프라모델을 비롯한 모형품에는 1/18, 1/24, 1/43 등의 다양한 스케일이 있지만 특히 많은 비율은 1/43이다. 철도 분야에서 주로 쓰는 축척이 1/43~1/48로 그 비율에 맞게끔 제작했기 때문이라고. 지금까지도 많은 제품이 1/43 축척 비율을 따르고 있으며 보다 큰 1/18과 1/24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 스바루 임프레자 WRC 2004 모델. 자동차 최첨단 기술은 F1 경기에 최초로 도입되지만 이를 상용화한 시험대는 WRC 경기다. WRC 드라이버 피터 솔베르그(Peter Solberg)의 이름이 유리창에 어 있어 차량 보다는 레이싱팀의 드라이버 팬에게 권할 만하다. |
‘그래봤자 장난감인데 얼마나 정교하겠어?’라고 의심을 하는 이들도 있겠다. 다이캐스트 제조사로 유명한 HPI RACING의 과정을 살펴보면 이런 의심은 단번에 불식된다. 일단 실차와 최대한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 약 1,000장의 이상의 사진을 찍어 3D 데이터를 제작하고 다이캐스트 최소 크기인 1/43 스케일로 재현 가능한 부분까지 표현한다. 색상이 변하거나 변형이 오지 않도록 데칼이나 스티커를 쓰지 않고 페인트를 통한 도색으로 마무리 하는 것도 프라모델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 아메리칸 머슬의 대명사 닷지 바이퍼. 고유가 시대에 전혀 걸맞지 않은 8L 배기량으로 ‘세상에서 가장 배기량이 높은 차’라는 오명을 지닌 자동차. 말 그대로 미국인들의 드림카다. |
지금까지 다이캐스트 모델에 대해 알아 봤으니 이제는 직접 지를 차례. 무작위로 오픈마켓에서 쇼핑하듯이 가격만 보고 구입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일단은 자신의 드림카를 제일 먼저 구입하겠지만 취미로 발전한다면 컨셉트가 있어야 한다. 자동차 회사별로 수집할 것인지, 색상, 제조 국가, 스케일 등의 분류를 통해 하나씩 모으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