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여성노동자의 목숨과 이윤을 맞바꾸는 살인 경영 규탄한다.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SPC 허영인 회장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처벌하라.
지난달인 8월 8일, SPC그룹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는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끝내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 작년 10월 15일, SPL평택공장에서 노동자 끼임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작년 SPL평택공장 사망사고 6일 뒤, 허영인 회장은 SPC 그룹 차원에서 대국민사과를 하며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25년까지 3년간 1000억원을 계열사 안전경영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에는 안전경영 비전과 전략체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그저 립서비스에 불과했음이 또 한 번의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에 사망 사고가 일어난 샤니는 위험요인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작업안전수칙과 관리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안전경보장치, 경광등 등의 최소한의 방호장치 또한 설치하지 않았다. '안전경영'이라는 약속이 무색하게도, 작년 10월의 사건 이후로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작년 10월의 SPL 사망사고로 SPC 허영인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했다. 실질적 경영책임자인 허영인 회장이 안전·보건 점검과 관리감독 위반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검찰은 SPC 허영인 회장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책임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허영인 회장이 SPL 사업을 대표하거나 안전보건 등 업무에 관해 결정권을 행사하는 경영책임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이는 SPC 그룹의 꼬리자르기에 동조한 것이다. SPL사고에서 허영인 회장이 책임자로 지목되어 처벌되었다면 SPC는 그룹 전체가 남다른 각오로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사업장 환경을 점검했을 것이다.
이번에 사건이 일어난 샤니 또한 작년 SPL과 마찬가지로 SPC 그룹의 계열사이다. SPC 그룹은 허영인 회장 일가가 지주회사 격인 파리크라상 지분 100%(허영인 회장 63.31%)를 소유하고 있다. 샤니 지분 중 파리크라상은 20.34%, 허영인 외 특수관계인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은 무려 69.86%다. 허영인 회장은 사실상 샤니 지분의 90.2%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시민단체들은 허영인 SPC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경영의 실질적인 책임자인 SPC 허영인 회장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유에서다.
작년 10월, 소스 배합기에 끼어 사망한 이는 20대 여성노동자였다. 지난달인 8월 샤니 제빵공장에서 사망한 이는 50대 여성노동자였다.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여성노동자들이 연달아 피해자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윤을 사람의 목숨과 맞바꾸는 반 노동적 경영이념, 사고가 일어나면 꼬리자르기로 일관하는 SPC 그룹의 지배구조는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돌아가고 있다.
사람을 기계처럼 착취하는 공장에서 2인 1조의 안전 매뉴얼은 무시되고, 안전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노동자의 안전은 철저히 무시되는 와중에 저들은 꼬리자르기로 안전하게 이윤만을 위한 살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는 면죄부 속에 최고 경영자는 안전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이윤을 낸 기업이, 사고에 책임이 있는 ‘진짜’ 책임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 한, 이 모든 일은 반복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강력하게 요구한다.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두 사망사고의 실질적인 책임자, SPC 허영인 회장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처벌하라. 그리고 SPC 전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그것만이 반복되는 비극적인 사건을 막을 수 있는 길이며, 인간의 목숨을 이윤과 맞바꾸는 살인경영을 끊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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