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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발로 까버린다는 내 협박이 먹힌 건지, 아님 진짜로 짜증이 나서 그런 건지, 정말 나를 잡지 않은 아로하. 문을 닫고 나오
는데 안녕히 가시라는 비서의 말에 '이따 또 올께요!' 하면서 시계를 보고 열라게 뛰었다. 4시 50분.. 앞으로 딱 1시간 10
분 안에 집에가서 옷 갈아입고 다시 와야하는 상황.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정신없이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니 집무실에서 나
오던 하실장 언니가 놀라서 나에게 다가온다. 나이는 아로하보다 두 살 많고, 우리 집에서 일한진 벌써 5년이 넘었다.
"아가씨! 무슨 일 있어요? 그렇게 뛰다 다치세요."
"으아악!!!"
"아... 내가 저럴 줄 알았어. 괜찮아요?"
"아씽. 아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넘어져 결국 무릎을 찧어버린 나. 곧 멍들것처럼 빨갰지만 평소처럼 오래 여유부릴 시간이 없어
서, 어디 보자고 다가오는 언니의 손을 잡고 무작정 다시 뛰기 시작했다.
"오늘 로하오빠 생일인 거 알지?? 나 빨리 옷 갈아입고 나가야 되는데, 뭐 입고 가? 응??"
아주 급한 손놀림으로 교복을 훌러덩 벗어버리고 얘기하자, 못 말린다는 듯 웃고 있는 하실장 언니. 속옷차림으로 멀뚱멀뚱
서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으니, 내 옷장을 활짝 열어놓고 하나하나 옷걸이를 넘기며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기 시작한다.
"로하씨가 그렇게 좋아요?"
"응!"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요?"
"그냥 다 좋아."
"정말? 근데 왜 그랬을까~"
"응? 뭐가??"
"아니에요. 이 옷 어때요? 아가씨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엑.. 이건 너무 야해! 그리고 나이들어 보이지 않아?"
"섹시해 보이고 좋은데요 뭘."
"섹시...?"
하실장 언니가 골라 준 옷을 대고 거울 앞에 서봤다. 가슴 부분이 V 자로 겹쳐진 하이웨스트 스타일의 스킨색 원피스. 완전
하늘하늘한 소재에 분위기 있어 보이는게 딱 디너드레스 스타일이였다. 옷은 정말 예쁘고 마음에 들었지만 가슴골이 드러나
는데다가 등까지 시원하게 파여서 앞 뒤로 부담스러운 옷. 평소에 파티나 어디 특별한 자리에 갈 땐 이보다 더 몸매가 드러
나는 옷도 많이 입었던 나지만, 이건 왠지 괜히 민망했다. 사실 그렇게 야한 옷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냥 둘이 그냥 밥 먹으러 가는 건데... 이건 너무 튀지 않을까?"
"이거 막상 입으면 그렇게 많이 야하지도 않고, 아가씨가 입으면 섹시하면서도 귀여워 보일 것 같은데. 정말 싫어요?"
"...한번 입어 볼께."
옷걸이를 빼서 옆에 자크를 내리고 쭈뼛쭈뼛 들어가 어깨에 끈을 끼우면, 여전히 가슴 부분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나랑
굉장히 잘 어울리긴 했다. 꼭 나한테 맞춰서 나온 옷처럼, 사이즈도 딱 맞았고 몸에 착 감기는게 왠지 느낌도 좋았다. 그런
데 차라리 클럽 갈때 입는 야한 옷이라면 가슴이 파이든 길이가 짧든 전혀 신경 안 쓰겠는데, 이건 너무 여성스러워서 그런
가 괜히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게 많았다. 오늘이 아로하 생일이라 더 뻘쭘하기도 했다.
"이거... 두겹이니까 조명 있어도 비치진 않겠지?"
"당연하죠~ 이제 여기 앉아봐요."
날 화장대 거울 앞에 앉혀놓고 하나로 높게 묶여있던 머리를 풀러준 뒤 메이크업을 해주는 하실장 언니. 메이크업이라고 해
봤자 뷰러로 눈썹 찝고, 투명 마스카라로 올린 다음 약간의 볼터치에 펄이 들어간 연한 피치색 립글로스를 바르는게 전부였
지만, 확실히 그 전보다 생기있게 빛나는 얼굴.
"김대리님, 십분 뒤에 아가씨 나갈 거니까 차 좀 대기시켜주세요."
역시 나 혼자 했으면 한 시간이 아니라 두 시간이라도 모자랐을 일이, 하실장 언니가 도와주니까 시간이 남았다. 김대리님
에게 차 대기시켜 달라는 전화까지 마친 후, 이번엔 고대기로 내 머리를 말아서 올렸다가 내렸다가 한참을 만지작거리더니,
양쪽에서 머리를 조금씩 잡고 뒤로 넘겨서 예쁘게 묶어주는 언니다. 투명한 끈에 달린 아주 작은 비즈장식들이 내 머리 뒤
에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얼핏 보면 반 묶음을 한 것 같지만 거의 풀려있는 머리.
"여기에 귀걸이 안 하면 부족해 보이니까 너무 튀지 않는 걸로 하나 하고, 다른 악세사리들은 다 빼요."
"아 맞다. 나 선물로 향수 샀는데 오빠가 좋아할까?"
"아가씨가 주는거면 다 좋아하죠. 그게 먹다 버린 껌이라도 좋아할 걸요?"
"아...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언니가 오빨 너무 좋게 보고 있는 것 같아."
"아가씨가 잘 모르는 게 아니구요?"
"내가? 아! 나 양치해야지!!"
원래 립글로스 바르기 전에 했어야 하는데 잠시 까먹고 있었다. 또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가는 날 보고 넘어지니까 조심하라
고 일러주는 하실장 언니. 후다닥 양치를 끝내고 나오니, 내가 들고 갈 백과 신고 갈 구두를 꺼내 놓고 대기중이였다. 형제
도 엄마도 없이 자라 온 나한텐 그냥 우리 집에서 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가족 같은 존재. 수건으로 입가에 물기를 닦
으며 나오는 내게 씨익 웃으면서 립글로스를 다시 발라주고 귓가에 뭐라고 속삭이는 탓에 또 금방 얼굴이 빨개져버렸다.
5시 50분. 다행히 늦지 않고 회사에 도착해 수줍게 웃으면서 조신하게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옷은 그 사람의 분위기도 바
꿔주고 하는 행동까지 달라지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길게 풀러내린 머리 덕에 이제 옷도 덜 야해 보이고 '또 오셨네
요' 하며 눈웃음을 건네는 비서를 지나쳐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고개만 빼꼼히 내밀면. 일이 끝났는지 일어서서 수트 자켓
을 걸치고 있던 아로하랑 눈이 딱 마주쳤다. 분명히 또 등장한 날 보고 놀랐으면서도 퉁명스럽게 대하는 아로하.
"...뭐냐."
"말투가 왜 그래? 나 안 반가워??"
"왜 또 왔어?"
"치... 나 갈래."
"야!!! 왔으면 들어오지 왜 얼굴만 내밀고 그러고 있냐고!!!"
다시 문을 닫고 나가는 시늉을 하자 버럭 소리를 지르는 아로하 때문에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참고 뻘쭘하게 안으로 들
어갔다. 이런 모습 너무 어색해서. 주춤거리며 안에 발을 들여놓고, 등 뒤로 문을 닫으며 '안녕' 이라고 얘기하자, 내 모습
을 보고 완전히 벙쪄버린 아로하. 천천히 한발짝 한발짝 다가가 정면에 마주보고 서서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면 괜히 당황하
며 눈을 피하는 아로하.
"나 이상해?"
"아니."
"근데 왜 자꾸 딴데만 쳐다봐? 들어오라며~"
"크흠!"
"이제 막 헛기침까지 하고!?"
"왜... 이러고 왔어?"
"맨날 교복 입고 데이트 하는 거 지겨워서. 원조교제 하는 거 같잖아 우리."
"하... 내가 동안이라서 아무도 그렇게 안 보거든?"
"오빠가 동안인진 몰라도, 옷차림이 맨날 이러니까 교복이랑 안 어울리는 건 사실이잖아!?"
"그래서 이러고 왔다고?"
"응. 나 오늘 완전 샤방샤방하지! 진짜 공주님 같지 않아?"
빙그르르 돌면서 해맑게 웃는 날 보고 얼굴까지 빨개진 주제에 행동은 정 반대로 토하는 시늉을 하는 아로하. 갑작스런 내
변신에 조금 알딸딸해 하면서도 기분은 좋아보였다. 정말 가끔씩은 서로를 위해서 달라질 필요가 있는 듯... 어쨌든 난 아
까 아로하의 고백에 몰라보게 자신감이 충만해졌지만, 갑자기 집에서 나오기 전 하실장 언니가 내 귀에 대고 속삭인 그 말
이 떠올라 괜히 혼자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양치도 했으니까 가서 키스해야죠? 가끔은 여자가 먼저 덮쳐줘야 더 매력 있는 법이래요.'
"일루 와봐. 넥타이 삐뚫어졌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아로하가 날 점점 이상하게 보기 시작할 때쯤, 굳은 결심을 하고서 괜히 멀쩡한 넥타이가 삐뚫어졌다며
트집을 잡은 후. 벌렁거리는 가슴을 뒤로하고 천천히 까치발을 들어 입술을 포갠 나.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필요 이상으로
너무 꽉 쥐고 있는 넥타이와 부들부들 떨리는 손. 아... 키스는 입 안이 뽀송뽀송할 때 해야 하는데 도저히 더는 못하겠어
서 입술만 포개고 한참을 있다가 그냥 다시 뒷꿈치를 바닥에 붙였다.
민망함에 얼굴은 빨개질 대로 빨개지고, 실패한 계획에 표정은 거의 울기 직전.. 남의 눈엔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지금 내
심정은 그랬다. 차라리 그냥 대담하게 해버렸음 되는데 이게 뭐야? 아로하는 내가 무슨 생각으로 지 입술을 덮쳤는지 알리
없겠지만, 그래도 실패하고 나니까 어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였다.
"그게 끝이야?"
"으응??"
"달아오르게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지."
"으..아아!!"
처음에 내 기습 뽀뽀로 조금 놀란 듯했던 아로하가 갑자기 피식 웃더니 저딴 말을 내뱉었고, 책임지라는 말에 눈을 크게 뜨
고 어리둥절해하고 있으면. 아기 안듯이 나를 번쩍 안아들고 책상 위에 앉히더니, 첫키스 때처럼 눈 감으란 예고도 없이 바
로 다가와 내 입술을 빨기 시작하는 아로하. 아 근데.... 기분이 쫌 이상해. 왠지 우리가 회사라는 신성한 일터에서 뻘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더 긴장이 된달까? 점점 눈도 꽉 감게 되고 책상 모서리를 손에 꽉 쥐고 있는데.
"입 벌려."
헉..... 나도 모르게 너무 긴장해서 이빨까지 꽉 깨물고 있었던 듯. 입 벌리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눈을 번쩍 떴다가 정확히
마주친 두 눈에 또 피식 웃어버리는 아로하와, 순진한 개새끼마냥 바로 다시 감아버리는 나. 긴장이 풀려서 살짝 몸이 쳐지
는 동시에 살짝 벌어진 이 사이로 조금씩 들어오는 아로하의 혀.
.
.
.
"오늘은 손 안 잡을 거야."
"그럼?"
사무실을 나와 회사 복도를 걷는데,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나를 내려보며 팔짱을 끼라는 듯 팔꿈치를 들어보이는 아로하다.
"여기서? 여긴 회산데?"
"무슨 상관이야? 내가 회장 아들인데."
"..."
"싫어?"
"아니."
그렇게 팔짱을 끼고 주차장까지 와 나란히 차에 올라 탄 우리.
"안전벨트 안 해?"
"원래 이런 건 남자가 해주는 거 아니야? 장차 대기업 회장 될 사람이 왜 이렇게 매너가 없어!? 완전 개매너야 개매너."
"다시 말해봐. 뭐라고?"
"개... 아야!! 왜 때려???"
"공주가 꿈이라는 사람이 말을 그렇게 해서 쓰나."
"짜증나."
"그놈의 짜증은."
어차피 해줄 거면서 괜히 한번 튕기고 내 입을 더럽게 만든 후, 꿀밤까지 한대 콩- 때리고 해주는 놈. 안전벨트 한번 해주
는게 뭐가 어렵다고. 옛날엔 맨날 해줬으면서! 어떻게 우린 하루라도 안 싸우고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는 건지. 왜 우리는
항상 이렇게 시끄러운 건지. 다른 연인들처럼 좀 사이 좋게 지낼 순 없는 건가? 이씨. 살짝 때린 거 같은데 잘못 맞았는지
맞은 부위가 아파서 손으로 만지며 인상을 확 찌푸리고 있었다.
"살짝 때렸는데 왜 엄살이야."
"아... 죽여버려."
'빡-!!!'
"악!! 씨... 너 진짜 미쳤냐????"
"살짝 때렸는데 왜 엄살이야?"
방금 건 누가 봐도 '살짝' 이란 말에 100% 무리가 있었다. 난 아픈데, 엄살이란 말에 극도로 빈정 상해서 주먹에 힘을 주고
머리통을 빡 내려쳤더니, 진짜 오만상을 다 쓰면서 날 아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 아로하. 그러던지 말던지, 난 도도하게
팔짱을 끼고 앉아서 앞만 보고 말했다. 꼭 기사부리 듯이.
"뭐해? 출발 안 해??"
"아오... 진짜 저걸 그냥 확."
"이왕 나랑 결혼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공주님처럼 떠받들어. 그게 내 어릴 적 꿈이였던 거 알지?? 아직 결혼 전이니까 확실
히 말 하겠는데, 난 내 꿈을 이뤄 줄 수 있는 사람한테만 시집 갈 거야. 알았어??"
어릴 적 내 꿈이라 함은, 유치원 다닐 적에... 그러니까 내가 고작 5살 어린 아이였을 때 유치원에서 생일 파티를 해줬는데
원장님이 한명씩 돌아다니면서 꿈이 무어냐고 물었고, 그때 난 아주아주 당당하게 '공주가 될 거에요' 라고 말했었다. 그때
당시 같은 유치원에 다녔던 아류 놈이 아예 배꼽까지 잡고서 대놓고 나를 크게 비웃었었지. 거기에선 아류가 유일하게 나를
비웃을 수 있는 사람이였다. 어쨌든, 어린 맘에 왕실이 없는 나라에서 태어났던 게 한이 됐던 나.
"지랄.."
"뭐?"
"난 결혼하면 따로 아파트 얻어서, 일 해주는 사람 없이 애기랑 셋이 알콩달콩 살 거야. 다른 부부들처럼 평범하게."
"누가 니 아이 낳아준데?"
"그럼 밖에서 씨받이라도 해와야지 뭐."
"장난해? 그리고, 일해주는 사람 없으면 살림을 나보고 하라고????"
"그럼 주부가 되서 손에 물 한 방울도 안 묻히려고 했냐?"
"아씨... 나 너랑 결혼 안 해."
이건 완전히 식모가 될 게 뻔했다. 대한민국 주부들.... 뭐 내가 직접 눈으로 안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드라마 같은 거 보
면 맨날 살림에 찌들어서 살맛 안나 보이던데. 지금 나보고 그렇게 살라고?? 여태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자랐는데, 결
혼해서 나보고 그러고 살라니 말이 돼?? 차라리 혼자 늙어죽고 말지. 아니야!! 나같이 잘난 애가 왜? 데릴사위 구한다고 광
고라도 하면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라도 내 옆자리 차지하려고 다들 안달이 날텐데. 내가 왜??
쌓여 있는 설거지에, 애기 똥 기저귀 갈고, 손 빨래, 이불 빨래 다 해가며 때 되면 밥 차리고, 치우고.... 정말이지 상상만
해도 너무 끔찍해서, 갑자기 극도로 흥분해버린 탓에 급하게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버렸다. 차 문을 쾅 닫고 뒤도 안
돌아보고 또각또각 걸어가는 내게 소리지르며 뒤 따라오는 아로하.
"저게 진짜... 홍지애! 너 갑자기 어디가??"
"몰라 따라오지마. 나 결혼 안 해! 너 그냥 딴 여자랑 결혼 해. 난 진짜 안 할래."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단 타."
"우리 할아버지한테 오빠가 얘기 할 거야?"
"그래. 내가 얘기 할께."
"2주도 안 남았어 빨리 얘기해."
"알았다고! 조용히 하고 따라와."
다시 아로하 손에 잡혀서 질질 차까지 끌려가는 중. 새침한 표정으로 직접 안전벨트를 매는 날 보고 한숨 한번 쉬고서 드디
어 차를 출발 시키는 아로하다. 처음 결혼 얘기가 나온지는 아직 일주일 밖에 안 흘렀는데 약혼식은 이제 고작 2주도 안 남
았다. 무슨 성질들이 그렇게들 급하신지 말 나오자마자 날 잡고, 언제 언제 몇 시라고 통보만 받았던 나.
"근데 미성년자도 결혼 할 수 있어? 나 생일 빨라서 내년에 학교 졸업해도 19살인데."
"결혼 안 하신다면서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남자는 만 십.팔.세. 여자는 만 16세 이상이면 부모님 동의하에 가능해."
"아~ 씨발세?"
"너 진짜 죽는다..."
"내가 뭐? 운전이나 똑...으악!!!!!!!!!!!!!!"
"다 왔어. 내려."
갑자기 어느 건물 앞에 급정거를 하더니 다 왔다고 내리라는 아로하. 안전벨트 안했으면 분명이 앞 유리에 머리를 쳐박고도
남을 정도였다. 무방비 상태에서 미친 듯이 앞으로 쏠렸다가 다시 뒤로 튕겨나와 좌석에 머리까지 박았는데 난 안중에도 없
는 놈. 차 문을 쾅 닫고 먼저 내리더니 발레파킹 맨에게 키를 거의 던지듯이 쥐어주고 건물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아... 어이없어."
뒤늦게 차에서 내려 발레파킹 맨이 차를 끌고 사라질 때까지 혼자 꿍시렁거리다가, 아로하가 들어간 건물 반대 방향으로 몸
을 틀었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 앞에 서있다가, 막 초록불로 바껴서 한발 한발 힘을 주며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좋아
한다면서... 지도 나 많이 좋아한다면서. 어떻게 나 혼자 차에 두고 먼저 갈 수가 있어??
사귀기 전엔 참 자존심도 없이 그렇게 많이 끈질기게 따라다녔는데, 막상 사귀니까 왜 이렇게 맨날 심술만 나고 투덜거리게
되는지 모르겠다. 괜한 자존심만 살아서 이런 사소한 다툼에도 다시 돌아갈 용기가 안 나. 따지고 보면 처음부터 오빤 잘못
한 것도 없었는데 나 왜 이래? 왜 이렇게 어렵지? 왜 이렇게 소심해졌지? 괜히 속상하고 서러운 마음에 점점 발걸음이 느려
지고, 그렇게 횡단보도를 반쯤 건넜을 때.... 갑자기 등이 따뜻해지면서 양팔과 함께 내 허리를 꽈악- 감싸안는 사람. 굳이
얼굴을 보지 않아도,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그냥 느낌만으로... 체온만으로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또 어디가는데..."
"...."
"미안. 오빠가 잘못했어."
미안하단 한마디에 마음이 울컥해서, 빠르게 돌아 두 팔로 목에 매달려 엉엉 우는 나.
"바보야 왜 혼자가고 그래! 으아앙."
"이제 안 그럴께 울지마."
"으흑... 바보."
"뚝. 다 큰 아가씨가 길에서 울면 창피한 거라고 얘기 했지?"
"언제?"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뚝하고 밥 먹으러 가자."
눈가를 닦으며, 코를 훌쩍거리며, 한 손을 아로하 손에 붙들린 채 건너 온 길을 다시 건너고 있는 나. 그러고보니까 오늘
아로하 생일인데 벌써 몇 번을 싸운 건지. 이러다 선물이나 잘 줄 수 있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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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제주도 갔다와써요.... ㅋㅋ
아 여러분 댓글이 점점 줄고 이써요 ㅠㅠㅠㅠㅠㅠ 흑흑 ㅋㅋㅋ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넘 감사해요 ♡]
첫댓글 오랜만이예요 ! 정말하루에몇번싸우는지난싸우는커플좋아하는데로하가얼마나보고싶엇는데요엄청그리웟어요 !
둘이 엄청 티격태격하죠? ㅋㅋㅋㅋ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ㅋㅋㅋ 로하 ㅋㅋㅋ 그리우셨다니 ㅠㅠ 아웅 ㅠㅠ 넘넘 감사합니다 ♡
아너무 귀여워요 ㅜㅜㅜㅜ 오늘따라 옆구리가 더시리네 ㅜㅜ 향수 선물해주면 또 어떤 반응일지><
옆구리 ㅋㅋㅋ 으으 저 머리 아파 죽겠어요 ㅠ ㅋㅋㅋ 지금 일어나자마자 어둠속에서 컴퓨터중ㅋㅋㅋ
아고고 !! 로하의 명대사 나왔네요..ㅋㅋ 입.벌.려. ㅋㅋ ㅋ 아구!!! 로하 왜이리 귀여운지!!! 지애도 ㅋㅋ 만만치 않게 귀엽지만요!!! 담편 기대할께요!!>0<
입벌려 ㅋㅋㅋㅋㅋㅋㅋ 명대사였나요? ㅋㅋㅋㅋ 로하 넘 귀엽죠? ㅋㅋㅋㅋㅋ 으크크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아로하 너무 멋있다..
ㅋㅋㅋㅋㅋ 로하 멋있나요? ㅋㅋ 감사합니당 ㅋㅋㅋㅋㅋ
제주도~~으아!!좋았겠어용^^아로하 넘 멋져요~~지애 진짜 천방지축 ㅋㅋㅋ로하가 마니 챙겨줘야 겠어요^^
네 ㅋㅋㅋ 좋았는데 감기 걸리고 막 그래서 ㅠㅠ ㅋㅋㅋㅋㅋㅋ 지애 때문에 로하만 고생이죠 ㅋㅋㅋㅋ
ㅎㅎ 로하가 맘고생이 심해~~~ ㅋ 그래두 좋아용~~
그죠 ㅋㅋㅋㅋ 괜히 로하만 ㅠ ㅋㅋㅋ 감사합니당~~ ㅋㅋㅋ
ㅋㅋㅋㅋ 둘 다 진짜 너무 귀여움
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아흥 귀영워ㅗㅇ
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
재밌어요오 ^ ,^
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ㅋㅋㅋ
주인공들 너무 귀여워요ㅋㅋ
ㅋㅋㅋ 주인공들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재밌어요 ~
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ㅜㅜ 지애 너무 귀여워요 ㅎㅎ 로하야...ㅜㅜ 자꾸 날 빠져들게 하지마..ㅠㅠ 아 자꾸 로하가 탐난다능..ㅎㅎ담편에 선물 주겟죵?ㅎㅎ 로하 반응 완전 궁금해용>__<ㅎㅎ
으흐흐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하가 탐나시나요? ㅋㅋㅋ 그만큼 맘에 드신다니.. 다행이에요 ㅠㅠ ㅋㅋㅋㅋ 담편도 기대해주세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오홍..지애야 좀 싸우ㅈㅣ말고 잘 지내보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지애가 문제죠? ㅋㅋㅋㅋ 지애도 언젠간 철 들겠죠? ㅋㅋㅋㅋㅋ
귀여워귀여워 !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ㅠ ㅋㅋㅋ
이거본다고 옷갈아입는것도까먹고 보고있었어요 ㅋㅋ대박
재밌게 봐주시니 그저 감사할따름이라는 ㅠㅠ 끝까지 달려주세요 ㅠ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