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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문 요리팁 원문보기 글쓴이: M25
안녕들하십니까. 우리는 독한 것들입니다. 평소 20도 정도 되는 순한 녀석들하고만 노셨다고요? 그럼 오늘 긴장 좀 하십시오. 아, 그래도 집에는 곱게 보내드리겠습니다.
1. 진
좀 알고 마셔 1660년경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어. 처음에는 약용으로 쓰였지만 선원들이 술로 마시면서 널리 퍼지게 됐지. 당시 이름은 ‘게네베르’. 이후 영국에 전파돼 ‘진’으로 이름을 바꾸며 획기적으로 발전했어. 미국에서는 칵테일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술이고. ‘진은 네덜란드 사람이 만들었고 영국인이 꽃을 피웠으며 미국인이 영광을 주었다’는 말도 있어.
너무 독한데 진 60㎖와 라임주스 20㎖를 섞으면 ‘김릿(Gimlet)’, 진 60㎖와 레몬주스 30㎖, 설탕시럽, 소다수를 섞으면 ‘톰 콜린스(Tom Collins)’라는 칵테일이 돼. 도수도 낮아지고 달달한 맛이 더해져 홀짝홀짝 계속 마시게 될 걸?
얘는 뭐야 이름은 비피터. 진 중에서 최고라는 ‘런던 드라이 진’ 등급이지(자랑 맞아). ‘알코올 도수 40도 맞나’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느낌이 장점이야. 그러니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아가씨.
2. 럼 좀 알고 마셔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바베이도스’를 아나? 17세기초에 이곳으로 이주한 영국인이 나를 처음 만들었지. 원료가 사탕수수라 쿠바, 멕시코, 자메이카 등 세계적인 사탕수수 재배 국가에서 주로 만들고 있어. 이름의 어원은 ‘Rumbullion’. 흥분, 소동이란 뜻이야. 나를 마시면 흥분 좀 하게 된다는 거지. 어때? 좋지 않아?
너무 독한데 남자가 이렇게 술 못 마시면 안 되는데…. 차근차근 늘려보자고. 럼 40㎖, 라임주스 30㎖, 민트잎, 설탕 2스푼, 소다수를 섞어봐. 그 유명한 ‘모히토’라는 칵테일이 완성돼. 정말이라니깐. 헤밍웨이도 즐겨 마셨는데 왜 이러실까.
얘는 뭐야 우리는 쿠바산 럼 환상의 형제 하바나 클럽과 바카디지. 알코올 도수는 40도지만 단순히 독하고 쓴 술이 아니야. 풍부하고 짙은 향 한번 맡아보면 아마 중독될 걸? 아니 아니, 알코올 중독 말고, 이 사람아.
3. 테킬라 좀 알고 마셔 나는 멕시코 국가 대표야. 진하고 럼 쟤네들은 외국인이 와서 만들었잖아? 나는 토착민이 만들었어. 물론 16세기에 스페인 증류 기술을 도입해 진정한 테킬라가 탄생했지만 말이야. 원래 그리 유명한 술은 아니었어. 지방 토속주였는데 1968년 멕시코올림픽을 계기로 한 방에 빵 뜬 거지. 진작 떴어야 하는데 말이야.
너무 독한데 원래 스트레이트로 한잔 쭉 마시고 소금이나 레몬을 먹는게 제맛이지만 이렇게 예쁜 아가씨가 독하다니 어쩌겠어. 얼음을 넣은 잔에 테킬라 40㎖와 오렌지주스 90㎖를 섞고 그 위에 그레나딘 시럽 15㎖를 천천히 붓는 거야. 그럼 밀도 차로 인해 붉은 시럽은 아래로, 술과 주스는 위로 올라오거든. 이게 딱 해 뜨는 모습과 같아. 그래서 이름이 ‘테킬라 선 라이즈’. 자, 쭉 들이켜 봐. 옳지~.
얘는 뭐야 테킬라 최대 메이커인 호세 쿠엘보의 ‘에스뻬씨알’. 스트레이트든 칵테일이든 오케이. 맥주를 마시다 샷 한 잔을 주문해 마셔도 오케이. 알코올 도수 38도가 무겁지 않게 느껴지는 맛이야.
4. 위스키 좀 알고 마셔 오빠들이 흔히 “양주, 양주” 하면서 마시는 게 나야. 12세기 아일랜드에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크기는 스코틀랜드에서 컸어. 지금은 여러 나라에서 만들고 종류도 엄청 많아. 보리, 밀, 옥수수 등 주원료와 증류 방식에 따라 구분하는데 크게 스코틀랜드식(스카치위스키), 아일랜드식(아이리시위스키), 미국식(아메리칸위스키), 캐나다식(캐나디안위스키)으로 나눌 수 있지. 한국에서는 스카치위스키 인기가 가장 높더군.
너무 독한데 아쉽게도 위스키 칵테일은 별로 없어. 43도나 되지만 순수한 상태 자체의 맛이 좋잖아. 그래도 싫다면 얼음을 많이 넣어 온더록으로 마시거나 진저에일, 토닉워터, 탄산수를 섞어 희석해봐. 마시기 편할 거야. 레몬즙을 조금 첨가해 먹어도 좋아.
얘는 뭐야 스카치위스키 중 블렌디드 위스키 대표 발렌타인과 싱글 몰트 위스키 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글렌리벳이지. 요즘 싱글몰트가 대세라지만 어느 쪽을 선택해도 쌉싸래하면서도 깊이 있는 맛을 즐길 수 있어. 오빠, 오늘 달리는 거임?
5. 보드카 좀 알고 마셔 형님, 나를 선택하다니 역시 남자다워! 나는 11~12세기에 러시아에서 탄생했어. 보드카는 러시아어로 물이라는 뜻이야. ‘생명의 물’을 의미하지. 그렇다고 이 독한 보드카를 물처럼 마시지는 않아.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러시아인이 여러 나라로 망명하면서 세계적으로 전파됐지. 러시아 혁명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지?
너무 독한데 ‘남자는 스트레이’지만 많이 마셨으니 특별히 봐주겠어. 보드카는 과일주스와 섞어 마시는 게 최고야. 오렌지주스(스크루드라이버), 토마토주스(블러디메리)와 섞어도 훌륭하고 크랜베리주스와도 찰떡궁합이야. 비율은 알아서 조절하시고~.
얘는 뭐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인 앱솔루트 보드카와 감각적인 보틀이 인상적인 42빌로우 보드카야. 어떤 맛도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알코올을 느낄 수 있지.
에디터 장윤성 포토그래퍼 진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