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만하는 회원이었는데 용기를 내서 글을 써봅니다.
예전에 등업신청방에 큐샨 왕궁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스페인의 메스키타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었으면서 왕궁의 장식에 대한 설명이 실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을 보고 놀랐었다는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베르세르크 34권에서 이(異)세계와 현실 세계가 교차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일종의 지옥을 묘사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바로 아래 그림)
참 해괴한 그림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글쎄 요새 읽고 있는 '천년의 그림여행' 이라는 책을 보다보니 비슷한 그림이 있는게 아니겠는습니까?!!
바로 이 그림입니다. 히에로니무스 보스가 그린 [쾌락의 정원] 이라는 세 폭 제단화로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 보관 중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은 수많은 인간 군상과 이름을 알 수 없는 동식물들, 세상의 온갖 피조물이 혼재한 가운데 헤아릴 수 없는 '내러티브'가 숨어있으며, 세 폭 제단화라는 서양 중세의 전형적인 그림 형식을 빌었으면서도 한번도 실제로 제단화로 사용된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특히 중앙부분은 넓은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진 온갖 피조물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남녀가 각각 파트너를 이룬 채 성행위를 암시하는 몸짓들로 활기차고, 인간보다 큰 딸기가 여기저기 넘쳐나며, 새들이 물에서 놀고, 고기가 날개를 달아 하늘을 날며, 온갖 동식물이 인간과 온연일체 되어 오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때까지 어디에도 없었던 유토피아의 가상적 시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른쪽 부분에 지옥을 묘사한 그림이 만화책의 묘사와 유사하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베르세르크라에서도 이 장면은 [쾌락의 정원] 작품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토피아(판타지아)를 묘사하는 장면 중 지옥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이런 유명 화가의 작품을 인용하다니~ 이거 참 놀랍습니다. ㅎㅎ
첫댓글 역시 벨섹!
작가분이 그리는 시간만큼 이런 사전정보를 수집하는데 시간을 할애하셔서 작품이 더 걸리는 것인가요? ㅋㅋ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역사/추의역사 라는 책들에 나오는 작품들이 베르세르크에서 많이 참고된 것 같습니다.
아하 어디서 많이 본그림이니 했었는데 이 그림이었군요...대단합니다.ㅎ
베르세르크 만화그림안에는 고드핸드 유빅이 있는거 같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