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폐차장으로 떠나는 차량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일었다
2년 전 주님 주셨다는 감격에 정말이지
내 분신처럼 소중히 타고 다녔는데
차 값보다 비싼 엔진 미션을 교체할 바에야
폐차하는 것이 낫다는 말에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주님을 만나고 생긴 인생 첫 차를 허무하게 보내야 했으니...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 세상만 추구하며 살던 내가
주님을 만나고 인생관이 바뀌면서 세상을 좇지 않게 되었고
근검절약하며 살기 시작하자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마음이 생긴다
작은 차 큰 기쁨 참조
이제 와보니 이번 차량 교체는 나에게 있어 참 좋은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차량의 말썽에
처음에는 왜 이런 일이 생기냐며 원망했는데
이번 일로 인해 서먹했던 아내와의 관계가 ...앙천이타(仰天而唾) 참조
서로 차를 알아보는 과정 중에 나누는 대화로 많이 풀어져 회복되었고
드디어 차를 바꿨다는 기쁨에 들뜬 기분으로 한동안 살아갈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골 2:7)
특히 차량을 바꾸도록 하신 것이 주님의 뜻이었다는 확신은
때에 맞도록 쓸 것을 채워 주신 역사에서 알 수 있었다
없는 형편에서도 알뜰한 아내가
조금씩이라도 모은 돈이 있어 그 돈으로 차값을 지불할 수 있었고
차를 바꾸면서 추가된 보험료와 정비료 등은 여러 모양으로 정확히 채워 주셨는데...
먼저 폐차에 대해서는 시중 폐차 업체에 물어보니
내 차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기껏해야 10만 원이었다
차를 사려면 한 푼이라도 더 있어야 할 마당에
10만 원밖에 안 나오는 폐차 비용은 한숨부터 나오게 했는데 우연히
차에서 늘 틀어놓는 기독교 라디오 방송에서 폐차 전문 업체 광고가 나오는 것을 들었다
카트리 폐차로 돈 받아 가세요
카트리 폐차로 전국 어디서나
1522-5454 카트리 폐차
1522-5454 카트리 폐차
혹시 하는 마음에서 문의하니
자그마치 금액을 22만 원이나 준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시중보다 두 배나 더 준다는 말에 나는 바로 계약을 진행했고
그렇게 받은 돈으로 생각해 보니 백만 원짜리 차를 샀지만
1~2년 정도 더 타다가 팔면 그다지 손해날 것도 아니라는 계산이 나왔다
그리고 이번에 차량을 바꾸면서 추가로 들어간
보험료 6만 원과 차량 정비료 4만 원 도합 10만 원은
뜬금없이 입금된 선불금에서 충당할 수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매장에 방문해서
교제도 나누며 마사지 관리를 받는 집사님이 계시는데
오늘 그 집사님께서 느닷없이 10만 원을 입금하는 것 아닌가!
무슨 돈이냐고 물었더니 선불금이라고 하면서 보내온 것인데
평소 이런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이렇게 보낸 것은 분명 주님의 채우심이었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 4:19)
그렇게 새 차를 몰고 집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환호성을 부르며 달려 나온다
바라던 대로 사이드미러가 전동인 것에 신기해했고
쾌적한 실내며 전과 다른 안정감 있는 승차감은 내내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우와~ 우와!!!
그렇게 우리 가족은 기념으로 마트로 향했다
전에 타던 차는 높은 곳을 올라가지 못해
층수가 있는 마트 주차장에는 감히 갈 생각을 못 했는데
이제는 언덕에서 멈췄다가 출발해도 쉽게 올라가는 것에
연신 아이들은 박수를 쳐 대며 즐거워했는데 순진한 건지..
그동안 얼마나 내가 무능력했으면 아이들이 이러는 것에 불쌍한 건지..
그렇게 어젯밤 일을 마치고 돌아온 후
마트로 오고 간 잠깐의 드라이브는
작은 것에서 시작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그리고
앞으로 점점 나아질 형편에 나올 감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했다
"주께서는 주의 크신 긍휼로 그들을 광야에 버리지 아니하시고
낮에는 구름 기둥이 그들에게서 떠나지 아니하고 길을 인도하며
밤에는 불 기둥이 그들이 갈 길을 비추게 하셨사오며 또 주의 선한 영을 주사 그들을 가르치시며
주의 만나가 그들의 입에서 끊어지지 않게 하시고 그들의 목마름을 인하여 그들에게 물을 주어
사십 년 동안 들에서 기르시되 부족함이 없게 하시므로 그 옷이 해어지지 아니하였고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사오며"(느 9:19~21)
주님을 만나고부터 시작된 광야와 같은 시간
어느덧 그 시간은 이십 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생각해보면 정말 말씀대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풍족하진 않아도 때마다 내려주시는 하늘의 만나로 살아가게 하셨는데
이 모든 것이 주님의 때 안에 있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므로 앞으로 이 과정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르지만
내가 걷는 십자가의 좁은 길인
구원으로 향하는 문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먹이시고 입히시는 문제만큼은 철저히 돌보시겠다는 예표로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