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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류창룽 (국립타이완 사범대학 국문과 교수)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현실을 초월하는 가치관은 전혀 다른 듯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이 책을 쓴 염세철학가는 세상의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하면서도 기꺼이 현실의 가치를 초월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지만, 한없이 자유롭다. 세상의 규칙을 부정하면서도 현실의 중요성을 재조명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자아를 찾고 세상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었는지, 온전한 자유를 누리면서도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일깨워준다.
어우양리중 (작가이자 교사)
우리가 세상의 수많은 이치를 알면서도 사는 것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뭘까? 나는 우리가 장자라는 철학자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장자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누구나 인생을 행복하게, 의미있게 살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책의 저자를 만나는 것은 첫 단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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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이른바 ‘염세철학가’인 나는 염세주의를 선호한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염세는 젊은 세대가 말하는 시니컬한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다. 나의 염세 성향은 어릴 때부터 두드러졌는데, 나는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무척 고독하다고 느꼈다. 다시 말해 나의 염세는 일시적인 기분이나 느낌이 아니라 내 삶의 기조라 할 수 있다.
세상이 정상적으로 굴러가려면 ‘기쁨, 희망, 아름다움’ 같은 가치들이 윤활유로 동원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사람이 저마다 작은 나사가 되어 세상이 요구하는 자리에서 밤낮없이 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는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을 것이고, 머지않아 산산조각 나고 말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남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살아가기가 매우 힘들다. 무엇을 보고 어떤 점을 의식하든 모른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나와는 상관없는 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한 사람’이라고 낙인 찍히기 십상이다. _5p
■ 도연명은 극단적인 염세주의자였다. 그는《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세상과의 인연을 끊었으니 다시 벼슬길에 나아간들 무엇을 얻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염세주의자로 출발했으나 결국 세상을 초탈한 이른바 ‘불계인’이 되어 평생을 자유롭게 살았다.
물론 이러한 생활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제를 축소시켜 내면의 평화를 구할 수 있다. 이런 생활태도가 뭐가 나쁜가? 옛사람들이 불계인이 되어 세인들로부터 고상한 경지에 올랐다는 칭송을 받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현대인이 불계인이 되려면 사람들로부터 소극적이고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 그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는데 말이다. _11p
■ 오늘날 사회는 우리의 공포심을 더욱 자극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나아가게 만든다. 두려움과 공포심을 떨쳐내려 할수록 당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허둥댈지도 모른다. 망연자실한 채 방황하며 왜, 무엇을 위해 살아야 사는지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_30p
■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제자리이며, 그동안 추구해온 이상적인 모습이 절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성공하기 위해 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도 사회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눈높이를 낮추자니 그런 자리는 우습게 보여 갈팡질팡한다. 착한 자녀, 성실한 학생, 자상한 부모, 유능하고 성격도 좋은 직업인이 되기 위해 인생의 젊은 시절 내내 행복과 자유를 희생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만족할 수 없다는 괴리감에 시달린다. 폐물이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었다. _34p
■ 나는 1등을 하면 인생이 순탄하게 풀릴 거라 믿었고, 1등을 하면 언제까지나 성공이 지속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내가 누구인지, 진정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같은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하거나 고민할 필요도 없을 거라 믿었다. 어쩌면 모두가 이런 삶을 갈망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누구의 인생도 순풍에 돛단 듯 항상 평탄할 수는 없으며 언젠가는 온갖 화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장자》는 바로 이런 화두를 들여다볼 의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장자 철학을 ‘폐물의 철학’이라고 정의하기로 했다. _35p
■ 아마 모든 사람이 장자의 주장대로 살아간다면 사회 시스템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대신 누구든지 자기 자신으로 온전히 자유롭게 살 수 있으며, 반질반질 윤이 나게 닦인 채 진열대 위에서 팔리기만을 기다리는 과일처럼 자신을 포장하지 않아도 된다. 겉모습은 초라할지 몰라도 내면은 건강하고 충만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당신은 더 이상 온실에서 길러진 화초가 아니라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피고 질 수 있는 나무이다. 누구도 당신에게 세상이 원하는 가격표를 붙이며 당신의 가치를 다른 사람들의 입맛대로 매기거나 당신 의지와 상관없이 사고팔지 못한다. 장자가 “사람들은 쓸모 있는 것이 좋다는 점만 알지 쓸모없는 것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지킬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라고 했듯이 말이다.
우리가 장자의 철학대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정말 남들 보기에 쓸모없는 인생을 살지도 모른다. 적어도 세속적인 시각에서 볼 때는 그렇다. 그러나 폐물이 되어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비로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 _37p
■ 모르는 상태에 안주할 수 있으면 뭔가에 집착하거나 증명하려고 필요 이상으로 애를 쓰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내면은 완전히 자유로워지며, 그때 비로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릴 수 있다.《장자》는 특정한 역할을 요구받거나 특수한 상황이 아닐 때, 어떤 대가를 추구하거나 결과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해진다고 주장한다. 모든 것이 이토록 단순하고 자연스러울 때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다. 진정한 자아는 노력한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며,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본인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할 수 있을 뿐이다. _47~48p
■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용기란 미움 받을 용기가 아니라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현실에 기꺼이 안주하겠다는 용기를 의미한다. 물론 타인으로부터 오해와 미움을 사는 데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현재에 온전히 안주하려면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진정한 나 자신이 되고자 한다면 먼저 무아無我의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_53p
■ 장자는 “똑똑하거나 어리석은 것과 상관없이 인간은 우주와 인생에 대해 저마다 견해를 갖고 있다. 자기만의 견해는 매우 뿌리 깊은 편견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똑똑하고 지혜로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남의 눈을 끄는 교묘한 방법으로 자기 신념을 고집한다. 똑똑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고하고 반론하는 데 더 강할 뿐이지, 그의 생각이 더 옳은 것은 아니다. _59p
■ 우리가 ‘세상에 진리는 없다’라고 말할 때의 의미는 인생을 함부로 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진리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진리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인생에는 도처에 진리가 있으므로 한두 가지 가치에만 집착할 필요가 없다. ‘진리가 없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이것도 일종의 편집증이다. 이런 고집까지 함께 의심하지 않으면 온전히 자유롭게 사고한다고 볼 수 없다. _74p
■ 우리는 저마다의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난 이상 늘 필터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나만의 생각이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며 타인과 소통한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서 ‘나의 관점’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세상에 대한 나의 기본 신념이 된다.
나 자신을 마땅히 죽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의 관점을 죽이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나의 입장에서 벗어나거나 나와 다른 방 식으로 해석되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 만들어낸 상상 속 이미지에 자신을 가두기 때문에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이해할 수 없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관점을 지키면서도 필요할 때는 이를 깨는 훈련을 죽을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_81~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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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금, 왜 장자를 읽어야 하는가_
장자 사상이야말로 지금 가장 필요한 메시지
많은 사람들이 ‘장자’ 하면 느긋함, 자유로움, 초탈 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다. 인간의 도리, 본분, 예의범절, 주어진 역할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들을 중요하게 여긴 맹자나 공자와 달리 장자의 메시지 중에는 소위 말하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가 많기 때문이다. 장자가 남긴 메시지가 주로 ‘세상에 얽매이지 마라’, ‘자기를 비울 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멈추고, 비우고, 내려놓으라’ 같은 가치를 담고 있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장자의 주장이 비현실적이고 무책임하며, 현대 사회에는 맞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철학가들은 장자가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자유롭게 살았던 인물 중 한 명이라고 손꼽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고대 중국의 수많은 사상가 중에서도 반드시 장자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의 사상이 오늘날 많은 사회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부정부패, 살인, 폭행, 비리, 사건사고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사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지는 오늘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도덕과 윤리성 회복을 강조하며 인문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저자는 다른 주장을 한다.
장자는 공자야말로 이런 부류라고 꼬집었다. 온종일 입으로는 군신과 부자, 인륜대의를 내세우며 마치 모르는 것이 없는 대사처럼 행동하지만 공자야말로 꿈꾸는 상태에 가장 깊 게 빠져 있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각성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여전히 꿈속에 있음을 분명히 의식하고, 각성한 상태마저 한갓 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진정으로 깨어 있는 사 람은 모든 것이 구름이나 연기처럼 금방 사라져버린다는 사실을 알기에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고, 자신을 ‘깨어 있는 자’라 자처하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지도하려 하지도 않는다.
_109p, 장자와 나비는 정말 꿈을 꾼 것일까?
모두가 알고 있듯 철학은 진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진리가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저자는 철학을 공부하면서 이른바 ‘자의식 과잉’인 전문가들이 세상을 다 안다는 듯한 태도로 대중을 가르치고 자신의 관점을 주입시키려 하는 것을 수없이 목격한다. 오늘날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열심히 구축한 자기만의 사상을 갖고 있는데, 이들이 대체로 지식인에 속하며 사회에서도 높은 지위를 누리다 보니 대다수가 자신감으로 무장한 채 자신의 지식과 주장에는 절대 오류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이 전문가의 주장에 반박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전문가들은 점점 두꺼운 갑옷을 두르고 열린 마음으로 토론을 하거나 생산적 논의를 하기를 꺼리게 되는데 이것이 사회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장자는 이는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우리가 저마다 마음속에 정해놓은 기준을 인정한다면 자기 견해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대단히 지혜로운 사람만 자기 견해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견해가 없으라는 법이 있는가! ‘옳고 그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인과관계를 뒤집어서 원래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원래 없는 것을 원래부터 있었다고 말하면 아무리 현명한 성인이라도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 어렵다. 하물며 나 같은 보통 사람이야 말할 나위가 없다.
_59p, 진리는 없다
장자는 세상에 객관적인 것은 없으며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은 자기 기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대망상에 빠지고 자신의 기준을 세상의 보편 기준이라 착각하게 된다고 경고했는데, 저자는 모든 영역에서 편을 가르고 자신의 말만 하는 세태를 비판하며 장자
의 메시지에 주목할 것을 당부한다. 세대, 성별, 지역, 이념 등 모든 부문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우리 사회가 장자의 메시지에 다시금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금, 왜 열정과 긍정이 아닌 염세에 주목하는가_
염세는 무기력과 시니컬이 아닌, 자기만의 해결책을 찾는 태도
https://www.youtube.com/watch?v=yqZ1KXahB4Y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철학=굶어 죽기 좋다’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철학자들은 항상 인상을 쓰고, 옷차림도 허름하고, 돈은 못 벌면서 입바른 소리만 해대는 현실 부적응자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술자리에서 진지한 이야기라고 할라치면 ‘개똥철학’이라고 핀잔을 듣는 때도 있었다.
철학에 대한 이미지가 이처럼 딱딱하고 부정적인 것은 많은 철학자들이 보여주었던 ‘염세적인 태도’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흔히 염세적이라고 하면 시니컬하고 건조한 표정, 이래도저래도 상관없다는 무심한 태도를 떠올리는데 이는 많은 철학가들이 대중 앞에서 드러내 보였던 자세이기도 하다.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염세와 철학자들의 염세적 태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먼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염세는 일종의 기분이다. 사람들이 어떤 상황을 표면적으로 보고 경험할 때, 그것이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을 불러오면 ‘염세적이 된다’고 말한다. 반면 철학자들이 말하는 염세는 ‘전체를 꿰뚫는 통찰’이다. 철학자들은 세상의 이치를 깊이 이해하고 세상이 돌아가는 원칙을 알며, 이를 인간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기에 스스로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긍정이나 노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게 되는데, 이런 태도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심드렁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이다.
저자는 국민 다수가 ‘열정’과 ‘노력’과 ‘긍정’을 외치는 대신 ‘소확행’과 ‘지금’, ‘여기’를 중요시하게 된 오늘날이 매우 특수한 시대라고 주장한다. 국가와 기업, 지도자들은 더 이상 필요 이상으로 노력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남 보기에 좋은 삶이 아닌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염세적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마음가짐이야말로 흔들리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마지막 태도일지 모른다.
염세대인 우리의 눈에 비친 이 세상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나 많다. 가끔 우리는 이 세상에 절박한 질문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또 때로는 지금처럼 사는 것이 숙명이라고 믿기도 한다.
어떠한 답도 찾을 수 없을 때, 인류의 위대한 염세철학가들을 스승으로 삼아 그들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그들은 어쩌다 세상을 미워하게 되었을까? 염세적인 정서를 그들은 어떻게 다스렸을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우리도 인생에 대해,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 좀 더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염세’는 하나의 출발점일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정서를 계기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가치를 탐색할 수 있다.
_7p, 세상을 꿰뚫어보는 가장 강력한 통찰, 염세
한자를 몰라도, 배경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고전 입문서
인문학이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다양한 고전 입문서가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철학, 특히 동양철학은 여전히
오래되고 낡은 느낌,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특히 한자에 대한 부담감은 동양 고전을 더욱 거리감이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당당한 염세주의자》는 독자들이 이러한 부담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고전 입문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고전 본문 텍스트는 최소화하고 저자만의 해석과 관련 정보를 방대하게 소개해,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장자뿐 아니라 공자, 노자, 도연명 등도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한 고전 해석본이 이미 많이 출간돼 있지만, 이 책은 독자들이 장자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장자 사상을 더욱 풍요롭게, 다채롭게 이해한다_
부록으로 만나는 유악, 유종원, 소식, 왕희지
이 책에는《장자》해석 외에도 부록으로 총 네 편의 고전 텍스트가 수록돼 있다. 바로 유악劉?의《노잔유기老殘遊記》〈자서自序〉편, 유종원柳宗元의《시득서산연유기始得西山宴遊記》, 소식蘇軾의《전적벽부前赤壁賦》, 왕희지王羲之의《난정집서蘭亭集序》이다.
대만에서는 이 네 편이 모두 고등학교 국어 과정에 포함돼 있는데 유악, 유종원, 소식, 왕희지 모두 장자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은 인물들이며, 이들의 글은 장자 사상을 더욱 풍요롭고 다채롭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만의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유악, 유종원, 소식, 왕희지의 텍스트를 새롭게 만나본다면 장자의 메시지가 보다 쉽게 친근하고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