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 해전을 보고
연평도 하면 먼저 떠 오른 것이 꽃게와 조깃배다. 꽃게와 조깃배만 오락가락 하던 평화로운 곳에 그것도 2002년 6월 29일 한국과 터키 월드컵 3-4위전으로 온 국민이 축제로 달아올랐을 때 연평해전이 벌어졌고 아깝게 우리 장병 6명이 전사하여 우리의 곁을 떠났다. . 이 영화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제 분위기 속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차단하기 위하여 기동 하던 참수리 고속정 357호를 북한 경비정이 함포로 기습 공격하면서 30분 남짓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 스크린 속 전투 장면 30분은 실제 있었던 교전 시간과 같았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하여 자기의 목숨을 헌 신짝처럼 버리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했습니까? . 우리는 월드컵을 보면서 그 사실을 까맣게 잊었고 당시 군통수권자인 김대중 대통령은 연평해전 발발 다음날 한일 월드컵 폐막 경기를 보려고 일본으로 날아갔다.
.그 교전 이틀 뒤 치러진 희생 장병 영결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영결식에는 국무총리도, 국방장관도, 합참의장도 없었다. 대북 햇볕정책에 매달린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북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추모행사를 정부가 아닌 해군차원으로 축소해 치르도록 했다. .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평화적 공존을 원치 않고 시시때때로 전쟁만을 획책하는 북한 정권에 대하여 무턱대고 인도적 지원만을 외치는 햇볕정책이 얼마나 허구였나를 알게 됐다. . 고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씨는 우리는 대통령이 버린 군인의 부모라고 말했다. 이 씨는 세금도 열심히 냈고, 아들 낳아서 해군 보낸 죄밖에 없는데 내가 그들에게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그 정권은 기무사를 시켜 우리를 미행하고, 도청하고, 감시했다며 오늘도 울부짖고 있습니다. .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전사한 순국용사를 이렇게 홀대 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기를 꺼려하는 것입니다. . 이 나라를 누가 지켰으며, 누가 버렸습니까? 말은 안 해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왜 이런 생생한 기록이 매몰차고, 철저히 묻혀 져야 합니까? 아! 원통하고 슬픈 일입니다.
.늦기는 했지만 잊어 질 뻔 했던 진실과 실화들이 밝혀지고 영화를 통하여 다소 알려지게 되다니 그나마 다행이며 해군은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여섯 용사를 기리기 위해 유도탄 고속 함1-6번 함을 진수해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으로 명명했다. . 이 또한 잘 한 일이다. 우리는 그 날의 비극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을 기리는 우리의 의무다. 고 윤영하 정장의 부친 윤두호씨는 "짧은 인생, 영원한 조국애"라는 묘비명처럼 산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우리는 나라 없으면 살 수 없다. 물고기는 물의 존재를 모른다. 물의 존재를 알 때는 이미 물 밖으로 끌려나왔을 때라 한다. . 우리 일상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은 이들이 나라를 위하여 흘린 고귀한 피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당하고 나서야 후회해서도 안 된다. 후회한들 이미 때는 늦었다. .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그것을 다시 살게 한다. The one who does not remember history is bound to live through it again)라는 말이 있다. 그것이 간결하게 천안 함에서도 교훈적으로 잘 가르쳐 준다. . .잊지 말자. 한 순간이라도. 우리는 예전에 비하여 잘 산다. 누구 때문에 이 만큼 살 수 있었겠나. 정치가들 천만의 말씀이다. . 그 중심에는 항상 자기 일에만 묵묵히 매진 해 온 깨어 있는 국민과 나라를 철통같이 지켜 온 젊은 용사들의 피나는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 그런 그들을 우리는 돌보기는커녕 오리려 그들을 홀대하고 버렸다. 대통령만 장병과 유가족을 버린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버렸다. . 대한민국이 과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제대로 예우(禮遇)하고 있는지. 정부는 전사자 1인당 4억여 원 등의 보상금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 이 정도의 보상금이면 됐지 하는 식으로... 이는 보상금의 개념이 아니다. 보상금의 개념이 아닌 전사자로서 예우를 해 주어야 합니다. 늦기는 했지만 그들을 전사자로서 명예를 회복해 준다고 발표 했으니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 또한 연평해전에서 부상한 뒤 전역한 사람들의 신체적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꾸준히 치료해주고, 각별한 관심을 갖고 취업도 보장해 주어야 한다. . 그 어느 재난, 참사보다도 더 나은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 과연 그랬을까? 그렇다고 대답하기에는 너무 미흡하다. 나 또한 그들을 한동안 잊고 지냈던 것이 부끄러워 울고, 또 울었다. . 이 영화는 순 제작비 60억 원 중 20억 원이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과 후원금으로 만든 영화로서 제작자나 감독만이 만든 영화는 아니다. 국민들이 자금을 모아 만든 영화다. . 그리고 엔딩 크레디트(Ending Credits)에 담긴 이름만 7,000명에 이른다. 고 윤영하 소령은 살아 있을 때 선상 인터뷰에서 저희들은 경기장에는 갈 수 없지만 온 국민과 함께 16강 진출을 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인터뷰 한 후 2주 후 연평해전에서 6명의 참수리 357호 대원들과 함께 전사 했다. . 어이 이리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전사한 장병들의 명복을 빈다. 다소 늦기는 했어도 이 영화를 통하여 전사한 장병들의 넋을 기리며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2015년 6월 30일.
(음악-우리에겐,노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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